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2년 11월 25 · 26일 (금 · 토요일) D10 오피니언 2019년 5월 ‘대림동 경찰관 폭행사건’이 라는동영상이퍼졌다. 2인1조남녀경찰관 이술취해난동을부리는남성2명을제압하 는과정에서여성경찰관이나이가들어보이 는피의자를제대로체포하지못하고주위에 “남자분한 명나와보세요”라며도움을요 청하는내용이다.“노인하나제압못해동료 를위험에빠뜨린다”며여경들에대한비난이 쏟아졌다. ■ 경찰 체력검사는 100m 달리기, 1,000m 달리기, 윗 몸일으키기, 팔굽혀펴기, 좌 우악력측정이다.종목은남 녀가 동일하지만 평가기준 이다르다.예컨대여성지원 자가 1,000m에서만점 ( 10 점 ) 을맞아도남성기준으로 1점밖에안된다.이런체력검정방식을개선 하라는요구가거세지자경찰에서는“체력이 좋은 사람으로만 경찰을 뽑는다면운동선 수가아니면안될것”이라는불만도나왔다. 그러나범죄자에맞서려면‘경찰은체력이기 본’이라는통념과 맞설수는없었다. 대림동 사태이후경찰이검토한 ‘여경체력검정개선 방안’은크게3가지.남녀동일종목에동일기 준을적용하는 방안, 동일종목으로 평가하 되기준을 차등하는 방안, 성별과 상관없이 일정기준통과여부만보는것이다. ■ 내년7월부터여경지원자들도체력검사를 할때정자세로팔굽혀펴기를하게된다.지금 까지는무릎을대고무릎아래는바닥과 45 도각도를유지했는데내년부터는남성지원 자처럼정자세로 해야 한다. 여경들 체력향 상에도움이될지모르겠으나과도기방식이 다. 2026년부터는 경찰에 지원하려면 성별무관하게 4.2kg 조끼를입고 장애물 코스 달리기, 구조하기, 방 아쇠당기기등 5개코스를 기준시간내에통과하면합 격하는방식 ( 순환식체력평 가 ) 으로바뀐다. ■ 물론이방법도만병통치 약은아니다.남녀가동일하게순환식체력평 가를실시하면남성합격률은 96%,여성11% 에그친다는시뮬레이션결과가있다.가정폭 력·성범죄·아동학대등의증가로경찰내여경 필요성도늘고있는데딜레마가아닐수없다. 경찰내여경비율은12~13%로정부부처평균 ( 48.2% ) 의4분의1도안된다.시민들을안심시 키면서도여성들의경찰진출기회를차단하지 않을묘수가필요하다. 이왕구논설위원 기억할오늘 아우토반의밝지않은미래 지평선 ‘여경체력검사’딜레마 아우토반 ( Autobahn ) 은독일자동차전 용도로 ( 망 ) 의통칭이지만, 흔히 속 도무제한 도로를가리키는 말 로 쓰 인다. 독일주요도 시를경유해인 근 9개 국 고 속 도로망과 연 결 되는아우토반의 총길 이는1만3,192  .그 중 실제로법 규 상 속 도제한이없는 구간은약 70.4%다. 어 쨌 건독일은 차 량 속 도 제한이 없는도로를보유한유일한 문 명 국 가다. 아우토반은 1920년대바이마르 공화국 이 독일을 유 럽중 심 국 가로자리 잡 게하고자 구상한 세 계최초 고 속 도로 네트워 크 프 로 젝트 . 1930년대나치정 권 이대 공황 기 미국 의 뉴 딜정 책 처럼1차대전전후의불 황 과실 업 률 타 개를위한 공공 사 업 으로건설에본격 착 수 했다.1934년수도본과 쾰른 구간이처 음 개 통했고,이 듬 해 프랑 크 푸 르 트 - 다 름슈타트 구간이 열렸 다.아우토반은 ‘ 질 주하는 새 로 운독일’의상 징 으로, 벤츠 등독일차의우수 성을세 계 에과시하는무대로 활 용되며 속 도 에대한독일인들의 열 망을 충족 시 켰 다.일부 독일인은지금도아우토반을시민자유의상 징 으로여 긴 다. “독일인에게무제한 질 주의 권 리는 미국 의 총 기 소 지 권 리와유사한비 중 을지 닌 다”고 천 명한정치인도있었다. 2차대전전시나치가 휘발 유 절감 을위해 단행한 속 도제한 ( 80 / h ) 을전후서독이나 치의유 습 이라며 폐 지한것도, 중 동 오 일 쇼 크 가한 창 이 던 1973년11월 24일 두번째속 도 제한 ( 100 / h ) 이불과 111일만에 중 단된것 도 그런 문화 적, 정서적영향이 컸 다. 지지자 들은아우토반 사고치사율이다 른 도로보 다 오 히려 낮 다는점을부각하 곤 한다. 근 년 통 계 에 따 르면아우토반 사고치사율은 10 억 당 1.6명으로도시일반도로의4.9명,시 골 도로의6.5명보다 낮았 다.보행자없는도 로라는점을간과한통 계 라는반 박 도있다. 근 년의 저항 은환경운동가들이주도하고있 다.그들은과 속 으로인한 연 료과 소 비와 온 실 가스등유해가스 배 출을 줄 이기위해 속 도제 한이필요하다고주장한다. 최윤필선임기자 해가 넘 어가는 연말 이다가 오 면 곳곳 에선그동 안의결실을 돌 아보고 계획 을정비한다.기 업 들은 한해결 산 을 통해성과를 낸프 로 젝트 를칭 찬 하 고, 올 바 른투 자 엔 보상을하고내년도사 업 방향 을설정하 곤 한다.대학수학 능 력시험이마무리되 면서입시성과를 받 아 드 는수험 생 들은이때 쯤 이 면나 름 대로학 창 시 절 의 추억 을 돌 아보며 더 나 은청 춘 의 삶 을 계획 하기마 련 이다. 그래서인지대 형 서점 매 대에는 새 해다이어리와 캘 린 더 가크리스마스 캐럴 보다 매번먼저 당도했 다. 연말 은 매 조지이면서스 타트 라인이다.한해의 풍 성한수 확 을만 끽 하고동시에 새 해의 희 망을 얘 기하면서여기 저 기가부 산 하다. 생 명이고개를 숙 이는것처럼보이는 겨울 이지만,그 씨앗 은 속 으로 부터움 트 는 시간이다. 덕 분에 춥 지만 따뜻 하고 활 기 찬계절 이 겨울 이기도하다. 하지만 올 해 연말 은 스 산 하고아 프 기만 하다. 열매 에만 족 하고기 쁘 게내일을 논 하기가어 느 때 보다 힘 들다.10월이태원에서 생 때 같 은자식들을 잃 은부모의애가 끊 어 져누 구하나 슬프 지않은 이가없다.그들의 죽음 이이유없고,그이유를 누 구 하나 책임 지거나 제대로 묻 지않 았 다. 참 사의 현 장에있지않아 죽 지않은이들은 겨울 이 따뜻 하 다고 말 할수없고 더 구나 희 망을 품 을 염 치가없 다고 느낀 다. 억울 한 죽음뿐 이아니다. 노동자들 은 근 면했고,기 업 가들은 묵묵 히부지런했지만대 체로어제보다 가난해진한 해를 겪 었다. 러시아 가일으 킨 전 쟁 에,전세 계 를 3년동안 옥죈팬 데 믹 에, 천 정부지로치 솟 은 미국소 비자물가에우리는 아무것도 더 하지않 았 지만금리와물가폭등의 철 퇴 를피할수없었다. 연 간무 역 적자는 400 억 달러 에달하고, 젊 은이들은 더많 이‘조용한사 직 ’을 말 하고, 젊 은부부들은 더 적게아이를 낳 는다.결실 은 커녕 그 럴듯 한 꽃 조차피 워 내지못한비운의한 해를 살 아 낸 것 같 다. 그래서 희 망을 얘 기하기 힘 들고좌 절 하는 연말 이라면, 혹 은체념한 채새 해가 오더 라도 열매 를 꿈꾸 지못할것 같 다면우선이 말 을 곱씹 어보자. ‘ 싹 은 틔웠 으나 꽃 을피우지못할경우가있고, 꽃 은피 웠 으나 열매맺 지못하는수도있다 ( 苗而 不秀者有矣夫秀而不實者有矣夫 ) .’ 논 어자한 편 에 실린 문 장이다.노력했으나 끝 내결실을거 두 지못 하고,안 타깝 게 꽃 이 꺾 이기도한한해 였 다. 다만 열매 를 얻 을수없었 던 건가지가상했고수분 ( 受 粉 ) 의 타 이 밍 이 빗 나 갔 을 뿐 이라고 생 각해보자. 뿌 리가 싱싱 하다면수목의 저깊 은 곳엔씨앗 이있고 꽃 이있고,그리고 열매 가있으리라. 3년 째 애지 중 지키 워온 동 백 나무는아 직꽃 조차피운적이없지 만, 새봄엔죽 지않은그 뿌 리를한 번더믿 어보려 한다. 지난 주 말 서 산 개심사로이어지는 산길 을 걸 었다. 낙엽 마 저 바스러 져깔 려있는 길끝엔 어 느 가지하나 손 에 닿 지않는모과나무가 홀 로우 뚝 서있다.그가지에 계절 을 잊 은 듯 주 렁 주 렁매 달린 노 란 모과들은한 파 를 견디 고 언젠 가는 생 명의 힘 을보여주겠다고단단하게 말 하는것 같았 다. 모 두 가 낙담 하고 고 생 했 던 한해를 꾹꾹 밟 고 일어서려면, 그러나개인의마 음 가 짐 만으로는 힘 에부 칠 수밖에없다.여기에 더 해 져 야할건정치의 존재감 이고위로이다.토 양 에부 족 한 양 분을 공급 하고, 썩 은가지를 잘 라내 열매 가자 랄 환경을만 들어주는 역 할은 오롯 이 공 동체의 최 상위 엘 리 트 인정치영 역 에서 맡 아야한다. 국 회예 산 심사가정 쟁 에 발 목 잡 혀 오 도가도못하는모 습앞 에 국 민 은내년 엔올 해이 루 지못한결실을기대할수있 을까. 눈 물을쏟는이태원 참 사유가 족 들 옆 에서 함께울 어주는정치인하나없다면우리는이을 씨 년스러움을이 겨 내겠는가. 대통 령 실과 MBC 의 갈 등이정 국 블랙홀 이되 고있다. 대통 령 실이 MBC 취 재 진의대통 령 전용 기 탑승 을불 허 한결정이시 발 점이다. 논란 이일자 단지 편 의를제 공 하지않 았 을 뿐 이라고반 박 했지 만 짧 은기간에압 축 적으로진행되는대통 령 순방 취 재 는 편 의를제 공 하지않는 것이 곧 취 재 를 제 약하는것과 같 다는 걸 대통 령 실도 모르지않을 것이다. 일 례 로전용기를 타 면기자단은출입 국 심사를 따 로 받 지않아도되지만, 민 항 기를이용하면 많 은시간을 공항 에서 허 비해야한다. 나라를 옮겨 가며분단위로 쪼 개 숨 가 쁘 게 돌 아가는정상 외 교 일정을 따 라가기 란 불가 능 에가 깝 다.각 언 론사가 많 은 돈 을지불하면서전용기를 타 는이유다. 윤 대통 령 의이 번 동남아순방도4 박 6일의비 교 적 짧 은일정이었 음 에도1인당900만원을지불했다. 윤 대통 령 은 MBC 의전용기 탑승 배 제이유에 대해“해 외 순방에 국 익 이 걸 려있기때 문 ”이라고 대 답 했다. 하지만 외 신 이 특 정 언 론사전용기 탑 승 을 배 제한사실을대대적으로보도하면서 국 제 적이 미 지만 추 락 했다. 국 제기자 연 맹 은 15일“ 윤 대통 령 의 MBC 공 세가위험한선 례 를남 겼 다”며 비 판 성명을 냈 다. 그런데도 대통 령 실은 MBC 와 갈 등을 키우고 있다. 윤 대통 령 출 근길문 답 ( 도어스 테핑 ) 과정에 서 벌 어진 MBC 기자와대통 령 실 홍 보기 획 비서관 의 말 싸 움장면이고스 란 히방 송 을 탔 고, 대통 령 실은 MBC 를 향해“이게악의적이다”라며 날 선 반 응 을 내 놓 는 등 감 정 싸 움으로까지 확 장시 켰 다.일부여당의원은도어스 테핑 당시기자가팔 짱 을끼고, 슬 리퍼를 신 었다며태도를 문 제 삼 는 지경에이르 렀 다. 여 권 에서조차 조선시대 ‘예 송 논쟁 ’과 다를 게 없다는자조가나 올 정도다. 대선 캠 프 전 략 기 획 실장을 맡았던 금태 섭 전의원은“한 국 사회가지 금이런 문 제를 풀 고 앉 아있을때인가”라고지적 한다.한여 권 인사는“이 렇 게가다간‘기자가 양말 을 신 고있었 느 냐 ’까지 문 제 삼 을지경”이라고한 탄 했다. 2019년 판 문 점에서 열 린남 북 미 정상회 담 당시, 북 미양 자회 담직 전 북 측은도 널 드트 럼 프 대통 령 과 함께온백 악관순방기자단을 막 아 섰 다. 외 교 관 례 상정상 간 만남은 양국 이동의해야 공 개하 는만 큼 회 담 취 재 는불 발 되는 듯 했다.하지만세 라 샌 더 스 백 악관대 변 인은회 담 장 문앞 을가로 막 던 북 한 호 위사 령 부 소속 경 호 원들을향해 육 탄 돌 진했고, 백 악관기자단이회 담 취 재 를할 수 있도 록 길 을 텄 다. 먼길 을동행한기자단을위해 외 교 적결 례 가될수있는행동도마다하지않은 것이다.하지만 윤석 열 정부대통 령 실에는 샌 더 스 대 변 인 같 은사람이보이지않는다. 윤 대통 령 은 역 대대선 중 가장적은 0.7%포인 트 표 차로당선 됐 다.그만 큼 , 듣 기 싫 은 소 리가 듣 기좋은 소 리만 큼클 수밖에없는상 황 이다. 우려 되는건여 권 이지금처럼비 판 적 언 론보도를자 신 들이차지한 권 력을 훔 치려는행위 쯤 으로바라본 다면, MBC 전용기 탑승배 제 같 은 소 모적 논란 이 반 복 될가 능 성이크다는점이다.당장대통 령 실과 MBC ‘ 싸 움구경’에시 급 한 국 정과제는 공 론장에 서사라졌다.당면한경제위기 극복 을위해필부필 부의지 혜 까지 끌 어모아도부 족 한이때진 짜 국 익 을해치는행위가무 엇 인지되 묻 지않을수없다. 이동현 정치부기자 여의도별별 이태원참사와가난해진경제 결실에기뻐할연말은사라져 낙담위로할정치의역할필요 양홍주 디지털기획부문장 꽃 피우고 열매도 맺는 새해 메아리 대통령취재편의대가900만원 일부독일인은아우토반의질주권리를미국인의총기권 과유사한위상인시민자유의상징으로여긴다고한다. 위키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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