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2년 11월 25일(금) ~ 12월 1일(목) A4 근서울종로구삼청동의한카페에서스 포츠한국과만난배우유해진(52)은안감 독의출연제안을받은후첫질문이‘왜나 야?’였다고말했다.“‘왜나를캐스팅하려 고 했을까’가 가장 궁금했어요. 그랬더니 감독님이‘기존에본적없는왕을그리고 싶다, 유해진이연기하는왕은다를것같 다’고하시더라고요. 그말을듣고보니저 역시도‘내가하면어떤왕이나올까’궁금 하고기대됐죠.” 유해진이맡은조선의제16대왕, 인조는 병자호란이후청에인질로끌려갔던아들 소현세자(김성철)가8년만에돌아오자반 가운마음도잠시, 이유모를불안감에휩 싸인다. 이후명나라를따라자신의정통성을지 키고자하지만,청나라를벗으로삼고신문 물을받아들여야한다는아들과갈등을빚 는다.그러던중,건강이악화된소현세자가 석연치않은죽음을맞게되고인조의불안 감은광기로변해간다. “역사속실존했던인물이지만극중의인 조는독립적인캐릭터로생각했어요.‘올빼 미’는역사를그린다기보다사건을다룬스 릴러물이니까요. 인조를연기할때는욕망 하나만보고갔어요. 그사람이가진권력 욕,이기심같은것들인데인조는그게옳다 고생각하고움직이거든요. 인간으로서해 서는안될짓을하지만내가이사람을이 해하지못하면관객들은더이해하지못하 니까최대한제내면에인물화하려고했어 요.” 광기에휩싸이는인조처럼선굵은연기 를앞두고걱정한건평소이미지와의괴리 때문이었다.최근tvN‘삼시세끼’(연출나 영석)시리즈,‘스페인하숙’(연출나영석, 장은정) 등 인기 예능 프로그램에서 뽐낸 소탈하고친근한매력이관객들의몰입을 깰수도있다는우려였다.이에유해진은첫 등장장면의연출까지바꿔가며집중도를 높이기위해각고의노력을기울였다. “제가해온게게임하는예능프로그램들 은아니었지만코미디연기를해왔던터라 ‘이런 내 얼굴이 어떻게 보일까?’에 대한 고민은있었어요.왕이라고나왔는데웃음 이터지면어떡해요. 그래서첫등장을바 꿨어요. 원래느닷없이‘짠’하고등장하기 로했는데그럼부작용이있을것같아서 조금이라도더천천히관객들에게스며들 듯나타나기로했죠.그래서멀찌감치그림 자만보이다가카메라가쑥들어오는방식 으로처음등장했어요.” 유해진은 널뛰듯 폭주하는 인조의 감정 을 밀도 있는 연기로 풀어냈다. 그는 과거 연극무대에섰던시절을떠올리며인조의 얼굴을만들어갔다.“‘올빼미’는전체적인 이야기도굵고배역도무겁다보니까자연 스럽게연극무대가생각났어요.특히어의 이형익(최무성)과대화하는장면을촬영할 땐진짜연극하는느낌이었어요. 연극적인 에너지로 연기해야겠다고 마음먹으면 얼 마안되는짧은거리를걷더라도공기의질 감, 걸음걸이마저 달라지죠. 촬영 현장이 마치무대처럼느껴진순간들이많았고그 런 무게감이 연기에 확실히 도움이 된 것 같아요.” 특히유해진의디테일한열연은‘올빼미’ 를보는가장큰재미중하나다. 그는인조 의날카로운심리변화를표현하기위해미 세하게떨리는얼굴근육의움직임까지조 절했다. 여기에눈빛, 목소리, 손끝하나에 도인조의감정을담아사실감을극대화했 다. “특수분장은안했어요.주변에서권유했 는데아무리생각해도연기하는데영거추 장스러울것같아서요. 저는원래사극아 니고서는분장잘안해요.왜냐하면‘지금 내얼굴에뭘붙였지,분장했지’이런걸생 각하다보면 미세하게 제약이 생기거든요. 안그래도수염을붙였는데특수분장까지 하면표현을못할것같아서분장없이어떻 게든해보겠다고말씀드렸죠. 수염도원래 더길게‘얌생이’처럼하려다가중간정도 의길이로바꿨고요, 혼자자꾸한쪽얼굴 근육만움직여보고어눌한말투를연습하 기도했어요.” 무엇보다 이번 작품이 유해진에게 남다 른의미인건, 1997년데뷔이후처음으로 도전한왕역할이기때문이다.‘신라의달 밤’(감독 김상진)의 넙치,‘왕의 남자’의 육갑이,‘전우치’(감독최동훈)의초랭이, ‘승리호’(감독조성희)의업동이등주로 맡는배역이름부터남달랐던그가‘올빼 미’에선웃음기를쏙뺐다.‘유해진의왕은 다를것’이라는안감독의믿음에부응하 듯, 유해진은독보적인카리스마와탄탄한 연기로자신만의색깔을입힌왕을탄생시 켰다. 그의또다른인생캐릭터가될것이 란전망도나온다. “확실히왕역할은상징적인것같아요.이 를테면대통령이랑도좀다르죠.콕짚어표 현하기힘든특별함이있어요.촬영할때도 색다른 기분이 들었어요. 곤룡포 안에 옷 을굉장히여러겹껴입어야하거든요.궁중 의상을전문적으로하시는분이오셔서입 혀주시는데그사이에약간마음가짐이달 라져요.그걸입고촐싹거릴수없으니까쉬 는시간에싱거운소리도안하고혼자걷다 들어가곤했어요. 솔직히데뷔때부터‘내 가왕연기를해볼수있을까, 그런기회가 올까’혼자생각한적은있는데이렇게실 제로올줄은몰랐죠.진선규씨가‘형이왕 역할을해서좋다, 나도나중에형과같은 길을갈수있을것같다’면서좋아하더라 고요.(웃음) 주변에서도좋은반응이많아 정말좋고요,관객들에게듣고싶은얘기는 단순해요.‘이영화재밌다’그말한마디 죠.저도이야기에잘섞여있었다는뜻일테 니까요.” 조은애스포츠한국기자 ”데뷔후왕역할은처음 광기와욕망에올인” 영화 ‘올빼미’(감독 안태진)가 11월 극장가의 다크호스로 주목받 고 있다. 영화는 밤에만 앞이 보이는 맹인 침술사가 세자의 죽음을 목격한 후 진실을 밝히기 위해 벌이는 하룻밤의 사투를 그린 스릴러 다. 인조실록에 ‘마치 약물에 중독돼 죽은 사람 같았다’고 기록된 소현세자의 죽음을 둘러싼 역사적 미스터리에, 밤에만 볼 수 있는 맹 인 침술사가 보지 말아야 할 것을 봤다는 영화적 설정을 더해 신선 한 팩션(fact+fiction) 사극 스릴러의 탄생을 알렸다. 제작진과 배우진 부터 막강하다. 지난 2005년, 천만 관객을 동원한 ‘왕의 남자’(감독 이준익) 조감 독 출신인 안태진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조선시대 배경에 세련된 스 릴러 요소를 완벽하게 녹였다. 여기에 ‘택시운전사’(감독 장훈), ‘봉오동 전투’(감독 원신연) 이후 세 번째로 호흡을 맞추게 된 배 우 유해진과 류준열은 한층 쫄깃해진 시너지로 ‘올빼미’를 날아 오르게 했다. 영화 ‘올빼미’ 유해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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