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2년 12월 2일 (금요일) 오피니언 A8 마음의풍경 최 모세 (애틀랜타문학회 회원) 어느덧 단풍이 지고있는 가을의 끝자락에 머물고픈 마음엔 아쉬 움이 자리하고 있다. 소슬바람에 물결치는 억새밭의 장관에 늦가 을의 정취가 짙어가고 있다. 늦가 을의환상적인풍경에경이로움과 자연의 오묘한 섭리를 체험하는 감동의순간이다. 한때 억새밭을 물들였던 채색의 향연은 이제 빛이 스러지며 쓸쓸 한풍경으로남아스산한데가있 다. 억새밭을 황금빛으로 물들이 던 햇살마저 서쪽으로 기울어져 먼지평선을넘어사라져간다. 가을의찬바람에실린삶의체관 을 담은 첼로 피아노 소나타가 있 다.“슈베르트”의 <아르페지오네 소나타>이다.슈베르트작품세계 의본질은짙은우수로가득찬비 애이다. 우수에 잠기는 애틋한 슬 픔이 배어있는 첼로의 깊은 탄식 과 서정적인 피아노의 영롱한 선 율이그지없이아름답다. 원래“아르페지오네”악기는 1823년에발명된첼로몸통의여 섯 줄을 지닌 현악기이었다. 이내 사라져버린악기로서지금은첼로 로 연주하는 제목 이름만 유지하 고있다. 가을의끝자락에서듣게되는현 악기 첼로의 애조 띤 선율과 피아 노의 맑은 선율이 쓸쓸함을 머금 고가슴을파고든다. 31년을 단명하게 살다간 슈베르 트의 삶은 정신적 경제적 고통 속 에서 만년은 최악의 상황이었다. 그가 삶에 지치고 힘들었을 그때 그의일기한구절은눈시울을뜨 겁게 한다.“나는 매일 잠자리에 들 때마다 다시는 눈이 떠지지 않 기를바랍니다. 그리고다음날아 침에눈을뜨면, 전날의슬픔이밀 려옵니다. 이렇게 기쁨도 따뜻함 이 없이 나의 하루하루는 지나갑 니다.” 참으로슬프고가슴아픈고백이 아닌가? 진정한예술의참정신은 삶의 고통 가운데서 승화되는 것 이아닐는지? 바흐, 헨델, 하이든, 모차르트, 베 토벤,슈베르트,쇼팽,차이콥스키, 브람스 등의 음악은 고통 가운데 서 탄생했으며 후대에 인류의 찬 란한문화유산이되었다. “바흐” “헨델”은 어떤 상황에서 도 하나님을 찬양하는 열정과 감 사의마음으로작곡에임했다. 고 전파 음악가“하이든”의 삶은 유 머와 위트로서 밝음을 지향한 순 수음악의일생이었다. “모차르트”는 경제적 고통 속에 서도 사랑의 순수한 감정을 아름 답게 노래하는 기쁨의 삶을 살았 다. 그의 천재적인 음악성은 영롱 하게 빛을 발했지만 애석하게도 단명했다. “베토벤”의 위대한 생애는 자신 의 운명과 역경을 초극하는 투쟁 정신으로 인류를 위한 승리의 찬 가를제창했던악성이다. “슈베르트”는 가난한 처지에서 자신의 삶을 한없이 슬프게 노래 했다. 그의 일생은 안타깝게도 짧 았지만, 사후에는 사랑의 시정을 노래하는가곡의왕이되었다. “쇼팽”은 맑은 시심으로 자신의 삶에서 사랑을 아름답게 수놓았 던피아노의시인이었다. “차이콥스키”는우수에찬삶을 아름다운 선율로 표현했던 음악 으로서 후기 낭만파 음악의 절정 에이르렀다. 그러나그의삶은불 행의연속이었다. “브람스”는 스승인“슈만”의 부 인을 사랑하는 마음의 고통을 내 면으로 아름답게 승화시킨 고결 한영혼을지녔었다. 그의 <현악 6중주 제1번> 2악 장의 애절한 선율은 가슴에 켜켜 이 쌓인 그리움의 절규처럼 처절 하다. “브람스”는 평생을 독신으로 지 내며“클라라”를 향한 순수한 사 랑의 마음을 지켰다.“클라라”사 후 그는 충격을 받아 이내“클라 라”의뒤를따르게된다. 그는 음악사에서도 고전파의 음 악 형식의 전통을 고수했고 후기 고전파의 명맥을 이어나갔다. 위 대한 음악가들의 공통점은 가난 한 삶 가운데서 순수음악의 가치 를 추구했다는 점이다. 그들의 맑 은 영혼에서 격조 높은 예술성의 작품이탄생했다. 우리가 정신문화의 값진 혜택을 누리고 있음은 훌륭한 음악가들 의고통스러웠던헌신이있었기에 가능해감사한다. 순수음악은삶에지친우리의영 혼을 어루만져주며 내면을 순(정) 화하고있다. 고전음악감상은정 서함양차원에서도삶을풍요롭게 하는유익하고귀한시간이될것 이다. 어느덧늦가을의낭만을품은절 경 앞에서 가을의 끝자락에 머물 고픈 마음은 자연이 베풀어 주는 교향악에 전율하고 있음이 아닌 가. 종우(宗愚) 이한기 대한민국국가유공자 미주한국문인협회회원 애틀랜타문학회회원 가을의 끝자락에서 또돌이 네 바퀴 열두장이던달력,하나씩 버림을받더니한장만매달려있다. 생애두번다시만나지못할 2022년이한해도 여정(旅程)의뒤안길로사라질날이 얼마남지않았다. 쳇바퀴달린우리안에 가두어진다람쥐가열심히 쳇바퀴를달린다. 달리고또달려보았자그 자리가그자리인데---- ‘세월이흐른다’, ‘시간이간다’고말한다 그럼우리는흐르거나 가지않고서있는것인가? 실상(實像)은우리도큰 수레바퀴네개를돌리고 또돌리는것은아닐런지----- 스물네개의가느다란살이 달린‘날(日)’바퀴,일곱개의 조금더굵은살이달린 ‘주(週)’바퀴,네개의굵은 살이달린‘달(月)’바퀴, 열두개의아주굵은살이 달린‘해(年)’바퀴를돌리며 살아간다는생각이든다. 이들네바퀴를돌릴힘이 없을때우리들은영원한 안식처로이사(移徙)를 가야만한다. 어느누구도이이사에서 벗어날수없을것이다. 우리들은그렇게지음받았다. 이왕돌리는네바퀴일찐데 바퀴살마다사유(思惟)하며 돌려봄이어떨까? 특별히일곱개의살이달린 ‘주(週)’바퀴를열심히 돌려봄이---- 일요일,태양의열렬(熱烈), 원만(圓滿),광명(光明)한 정기(精氣)를받으며 월요일,농월(弄月)하며향수에 젖어보고 화요일,불(火)처럼뜨거운 열정(熱情)을가지며 수요일,낮은곳으로만 흘러가는물(水)처럼. 몸을낮추고 목요일,서있는곳불평하지 않는나무(木)처럼 묵묵히자리를지키며 금요일,정승(政丞)처럼 돈(金)을쓰다가 토요일,본향(本鄕)인 흙(土)으로 돌아감이---- ‘돌고 도는 물레방아 인생’이라는 노래처럼 네바퀴를돌릴수있는것도큰복(福)이다. 내 마음의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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