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2년 12월 5일 (월요일) D4 기획 비욕구의 확대는 사회 적차이화의속도와 관 련된다고 설명한다. 더 불어경제적생산의 증 가에는 한계가 존재하 지만, 소비욕구의확대 에는 한계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예 를 들어음식을 소화하 는 능력은 한계가있지 만, 음식에관한문화체계 ( 즉사회적차 이 ) 는 무한하다는것이다. 최근 소셜미 디어에서유행하는무수한먹방동영상 을보라!우리는모든것을먹을수없지 만,먹는행위에대한관음 ( 觀淫 ) 은끊임 없이할수있다. 그에게이러한소비욕구의초과는광 고와 도시화를 통해가능해진다. 왜냐 하면 광고를 통한 유행의사회적연쇄 반응은 도시라는 밀집된 ‘기하학적’ 장 소에서확대되기때문이다.그러나보드 리야르는도시의인구집중은결국개인 을소외시키고,성장의사회는풍요로운 사회와는정반대의방향으로발전한다 고주장한다.결국경제성장은역설적이 지만,구조적결핍의재생산에의해유지 된다는 것이다. 필자는이부분에서영 화 ‘택시드라이버’가 떠올랐다. 1970년 대고속성장하는뉴욕의거리를트래비 스 ( 로버트드니로분 ) 는밤마다택시운 전을하면서돌아다닌다.거리에는화려 한네온사인의향락시설이즐비하다.트 래비스는아무 생각없이포르노를 소 비할 뿐아니라, 첫데이트의여인을아 무렇지않게포르노극장에데리고간다. 거기에는사유의실존적존재보다는거 대한 도시와 화려한 향락과 광고의체 계에 포섭당한 결핍된 자아만 존재할 뿐이다. 지금까지설명한‘소비의사회’는전체 저서에서극히일부분일뿐이며,필자가 제대로이해하고설명했는지도분명하 지않다 ( 그러나자크데리다의해체주의 적관점에서텍스트는이미필자의손에 있고 오독은필자의권리이니까 ) . 필자 는보드리야르가날카롭게분석한현대 소비사회의모순들,예컨대과잉소비에 대한병적인집착,사회적불평등의구조 적재생산 등은 분명개선돼야 하는 사 회경제적문제들이라고인정한다. 더불 어보드리야르의사회분석이영화등다 양한 예술작품에일정부분영향을 준 것은 확실하다. 그러나 보드리야르의 소비이론은경제학에대한몇가지오해 를 바탕으로 발전했기때문에그 부분 에대해서는명확히지적하고자한다. 먼저, 경제학에서재화들은소비자의 선호 ( 選好 ) 체계에의해선택되는 사물 들이지그것들이가지고있는기호학적 혹은사회학적의미들이직접적으로고 려되지는않는다.경제학은소비되는사 물들을계량화된수치로대상화하지소 비자의소비되지못한욕구를계량화할 수는없다 ( 욕구는 소비의효용과는전 혀다른개념이다 ) .여기서보드리야르의 이론과경제학의차이가분명히드러난 다. 경제학이이러한계량적 ( 수학적 ) 방 법론을사용하는이유는경제현상을단 순히해석하는것을넘어가장최선의해 ( 解 ) 를찾고,소비자의경제적행동을예 측해경제정책을수립하기위해서다.팬 데믹의경제위기를막기위한과도한유 동성공급및전쟁으로인한공급망불 안정으로인해전 세계는 높 은 물가를 경 험 하고 있다. 각국의중 앙 은행들은 고물가로인한자 원배 분의왜 곡 및경기 가부진해지는것을 피 하면서도고물가 를안정시키기위한최적의기준금리경 로를 찾으려고 노력하고있다. 더불어 정부는이러한 긴축 통화정책으로인한 고금리및고물가로인해 피 해를 보는 취약 계 층 을 보호하는적 절 한재정정책 을집행하려고한다.이는 엄 밀하게계량 화된경제모 형 을통해서만가능해진다. 두 번째 , 보드리야르가 지적하는 것 처럼 경제통계는그렇게단순하지않다. 한국은행과 통계 청 을 들어가 보면, 국 내총 생산 ( GDP ) 의세분화된 항목 뿐아 니라기 업 , 노동, 소 득 분 배 등사회적문 제를다 루 는다양한 표 준화된경제지 표 들을확인할수있다.결국경제및기술 이발전할수 록복잡 한경제현상을분석 하기위한지 표 들은계속해서개발되고, 전문가들은관련경제지 표 를가지고고 령 화,소 득 양극화등사회경제적문제를 해결하기위해경제정책을고 민 한다. 세 번째 ,현대경제학은 매 우세분화돼 경제주체간이 질 성 ( heterogeneity ) , 비대 칭 성, 불평등, 경제적마 찰 과 제 약 등을 고려한 경제학 분야뿐 아니라 비 합 리성 ( 제한된 합 리성 ) 을가정하여인간 행동를 분석하는 ‘행동경제학 ( 2 017년 노 벨 경제학상수상 ) ’도있다. 그렇다고 비 합 리성으로서모든경제학적현상을 설명하지는않는다.모든경제적문제들 이하나의경제모 형 으로설명되지는않 으며,가장오래된학문중하나인수학 도정 합 성이 완 전하지않 듯 ,경제학의정 합 성도 완 전하지는않다.하지만경제학 은19세기이 후본격 적으로발전하기시 작한 신 생학문으로 빅 데이 터 및인공지 능 ( AI ) 등기술 혁신 의도 움 을 받 아사회 경제적문제들을해결해나 갈 여력이 충 분한학문임은 틀림 없다. 마지막은보드리야르가비 판 한현대 자 본 주의의대안 ( 代案 ) 이다.‘소비의사 회’에서는명확하게제시되지않지만,그 는수 렵 - 채 집사회를예로들면서미개사 회의집단적생 활 에서는현대사회가 겪 고있는 빈곤 과 결핍이없다고 강 조한 다. 그러나 그것은 현대사회가 돌아 갈 수없는향수 ( 鄕愁 ) 일뿐지금까지 축 적 된문화나 문명그리고 사회적자 본 을 파괴 할 수는없는 노 릇 이다. 그리고현 대사회는이미팬데믹을 겪 으면서 강 제 로 붕괴 된소비가어 떻 게 타 인의경제 활 동을 파괴 할수있는지분명히보 았 다. 이제 처 음의 질 문으로 돌아가자. 소 비의 신 화는계속되는가 ? 아니다. 끊임 없는사물들에중독된 군 중 ( 群衆 ) 에대 한풍자와 교훈 의우화 ( 寓話 ) 만계속 될 뿐이다. 장 보드리야르의‘소비의사회 : 그 신 화와구조 ( 1970년 프랑 스어 출 간,1991 년한국어 번 역 ) ’는전 후 급 격 히발전한 서구사회의소비현상을 사회 철 학적으 로 분석한저서다. 장 보드리야르는 포 스트모더니 즘 사상가들 중 한 명으로 이 후 ‘기호의정치경제학비 판 을위하여’, ‘생산의거 울 ’ 그리고대 표 작 ‘시 뮬 라크 르와시 뮬 라시 옹 ’ 등을통해소비,기호 및가상 ( 假像 ) 이서로어 떻 게연관돼사 회구조를 구 축 하는지설 파 한다. 포스 트모더니 즘 은모더니 즘 ( 현대성 ) 으로대 표 되는서양 합 리주의 ( 혹은이성중 심 주 의 ) 에대한근 본 적인회의 ( 懷疑 ) 를가지 고,이성, 권위, 규칙 등의 합 리주의적체 계를 해체하려는 사조다. 즉 포스트모 더니 즘 은 “합 리성은어떠한문제도해결 할 수있다 ” 는이성주의에대한안 티테 제 ( Antithese ) 로서현대성의구조에서 약 한고리를찾아공 격 하고해체 함 으로 써 현대사회를해석한다. 특 히보드리야 르의‘소비의사회’는현대사회의소비현 상을경제학의개념보다는구조주의적 기호학에기초해분석한다. 보드리야르에 따 르면 소비사회에서 사물들 ( 좁 은의미로는재화들 ) 은대 형 마트, 백 화점등에서끊임없이전시 됨 으 로 써윤 택 함 의이미지, 즉 행 복 의기호 ( 記號 ) 체계를구성한다.그는이것을모 든 것이과잉된 ‘ 축 제’의이미지라고도 설명한다. 그리하여현대사회는기호 질 서인소비 질 서가생산 질 서와 얽 혀있는 장소가된다고한다. 결국그에게소비 는대중 매 체와연결된일상성속에서행 복 이라는기호 ( 記號 ) 를 추 구하는것과 동일한것이다.이러한소비의일상성은 쾌 락주의적행동이자‘우 울 한즐거 움 ’을 유발하며, 대중 매 체는이 런쾌 락주의에 대한 죄 의식에전 략 적으로면 죄 부를주 는기능을 발 휘 한다고 주장한다. 최근 개인의일상생 활 을공유하는소셜미디 어를 보면그의지적을 부정할 수는없 는 것으로 보인다. 거기서개인들은 소 비한 사물들의 사진을 끊임없이 올리 고, 그안에서개인들은 소비된사물들 을통해의사소통을한다. 하물며 프 로 필사진조차도 서비스산 업 에의해물화 상을 힙합신 의‘ 플렉 스’ 라는 행위로 확인할 수 있다. 특 히,일반인은전 혀 따 라할수없는 낭 비, 즉과잉의‘ 플렉 스’가소 셜미디어에서일 종 의‘소 비 놀 이’로 정착되면서, MZ 세대의명품소비 열 풍을 유행시키는 데일 조했을가능성이있다. 이와더불어보드리야르는소비를차 이 ( 혹은차 별 ) 의상 징 적과정으로분석 한다. 즉 소비행위는 사회적의미작용 및의사소통과정에서의 교환 체계이며, 언 어적 활 동과 동일하다고 본 것이다. 다시 말 하면, 소비된사물들은 사회적 의미상차이일뿐아니라사회적지위의 기호들로서중 층 적으로해석된다고한 다.그것은마치영화 ‘ 악 마는 프 라다를 입 는다’에서 앤 드리아 ( 앤 해서 웨 이분 ) 의 정체성이그 녀 가 입 는 패션 에 따 라해석 되는것과 같 다. 물론영화의결 말 에서 주인공은자아 ( 최초의 패션 ) 로다시돌 아가지만, 보드리야르의현대소비사회 에서는자아는존재하지않으며,개인들 은오직소비된사물들의차이 ( 기호 ) 로 정체성이해석 될 뿐이다. 또 한 보드리야르는 현대산 업 체계에 서소비욕구는재화의공급을 항 상 초 과한다고 설명한다. 그는 재화의생산 속도는 경제의생산성과 연관되나, 소 <3>소비의사회, 그신화는계속되는가? 인 문 학 속 경 제 남창우 KDI거시·금융정책연구부 선임연구위원 일반인이따라하기힘든‘명품소비’$ MZ세대, SNS서놀이로정착 ( 物化 ) 된 사물로서소셜미디어에서소 통된다. 보드리야르는 특 히경제학은공공서 비스와사적서비스를전혀구 별 하지않 고모든 종류 의생산물과서비스의가치 를 합 계한다고 비 판 한다. 그에게공공 지 출 등 사회적평등을 위한 정부의재 분 배 정책은사실상자 본 주의 특 권 층 을 보호하는 전술적요소로서인식된다. 또 생산성향상이라는개념은노동자들 을경쟁시키고, 고용불안이라는보 편 적 인 ‘ 강박 관념’을 만들어 낸 다고 주장한 다. 그리하여소비는 고용불안에대한 보상으로경제성장에서생 활 수준의향 상이라는 항목 으로개념화된다.그리고 경제성장은소비를통해사회적불평등, 특 권계급, 불 균형 등을 재생산한다고 주장한다. 특 히, 그는 ‘ 낭 비’라는 비 합 리적개념 에주 목 하는데,개인이나사회가진정으 로 살 고있다고 자각하는것은여분의 재화를 소비할 때라고 주장한다. 결국 그에게소비는생산적인 낭 비로정의되 는것이다.예를들어개인이주거지가있 음에도 시 골별 장을 따 로 소유하는것, 그 행위야 말 로 ‘여분의어 떤 것’에대한 낭 비라고설명하며이러한 낭 비의사회 에서는 유명인들은 소비의영 웅 으로서 대중문화의아이 콘 이된다고설명한다. ‘ 낭 비’는 탈 공 업 화사회의지 배 적인기능 가운데하나인것이다.우리는이러한현 ‘소비의사회’저자보드리야르는 포스트모더니즘사상가중한명 소비를구조주의기호학으로분석 “소비의일상성은쾌락주의행동 대중매체, 죄의식에면죄부”주장 개인, SNS서소비통해의사소통 유명인은소비의영웅으로떠올라 광고^도시화로소비자극하지만 도시인구집중,되레개인소외시켜 장보드리야르의저서 ‘소비의 사회’ 표지. 아마존제공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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