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2년 12월 10일 (토요일) 오피니언 A8 김정자 (시인·수필가) 행복한 아침 권정희 의 세상읽기 그럴 수도 있지 기다렸다는 듯이 쉼을 이야기 하고 싶어지는 송구영신 절기가 다가왔다. 한 해를 달려오느라 기진한마음들끼리가쁜숨결을 돌리며가감없이평안과안식을, 느긋한 휴식과 치유, 재충전을 한가롭게나누고싶어진다. 임인 년 한 해를 마치 긴 터널을 지루 하게 건너온 것 같아 새해를 여 는마음에소망이부푼다. 떠나보낼 한 해라해서 각별한 아픔만 있었을까. 웃을 일도 있 었을터이고남모르는고통을안 고살아가기마련인것이세상살 이가아니던가. 그나마오늘들을 올곧게 살아갈 수 있는 까닭은 몰두할수있었던기쁨이떠오르 기 때문일 게다. 기쁨에 잠길 때 가 올 것이란 기대감이 오늘을 있게해준에너지가되어준것에 대해서 의미 있는 삶을 위한 작 은실천들에관심을갖기시작했 다. 관계 서적과 좋은 글들을 만날 수있는매스미디어를살펴보는 동안 줄곧 떠오르고 있었던‘그 럴수도있지’가마음에서맴돌 고 있었음을 알아채게 되었다. 실생활에 적용하기에는 비교적 힘겨운편이라‘그럴수도있지’ 가생각의주변을선회하고는있 었지만성공적인사례는그리많 지 않았던 것 같다. 누군가 힘들 어 할 때, 비난이나 위축되는 말 은응당삼가하게되지만자신의 실수, 과실에는관용보다좌절하 기 쉬운 자기 평가를 서슴치 않 게 되더라는 것이다. 고작 그것 밖에안되냐며미흡함을지적하 고 자책하게 되는 경우에라도‘ 그럴 수도 있지’한 마디면 실수 를쉽게인정하게되고가책이나 죄책감까지도 내려놓기가 쉬울 수있었을터인데. 화를쉽게잘내는사람, 시간을 무시하듯항상늦게나타나는사 람, 사람이 모이는 자리면 염치 불구 갑이 되려고 하는 사람, 눈 치 없고, 인색하게 구는 사람도 더는따지지말자. 인생이고단해 진다. 나도 범할 수 있는 예견된 일이요 세상 만사 그럴 수도 있 는 일이기에. 어차피 누구나 크 고 작은 단점과 부족한 부분을 지니고있기에부족함이드러날 때비난받기보다따뜻함으로격 려받고, 응원받고 싶은 마음 또 한 동일한 것인데 이 또한 잊고 살아가기십상이다. 서로에게따 뜻함을내어주자. 나의부족함도 그럴수있음이요상대의부족함 도 그럴 수 있음이다. 또한 생김 새나외모를두고함부로평가하 지 말아야 하는 것은. 세상을 창 조하신그분께서인생들을손수 지으셨기 때문이다. 그럴 수도 있지를 매사에 대입시킨다면 스 스로에게도 너그러워질 것이요 타인의허물에까지관대해질수 있게될것이다. 그럴 수도 있지가 아름다운 습 관으로자리잡게되면상대적감 정이입이초래한흔들림도조절 할수있게되고어떤분위기에서 도정답고포근하게감응하게될 뿐아니라생각이나느낌을언어 로나몸짓으로묘사하게되는표 현력에도 낯익게 되고 친숙해지 기마련이다.‘그럴수도있지’가 품고있는내재된시현이요묘출 의힘이다. 내 생각과 다른 사람의 생각이 다를수도있다는것을인정해야 할터인데인정하지않으려하는 사람들이모여드는곳은언제나 시끄럽고고단하기마련이다. 주 변에대한배려가없다는것을수 치인 줄을 모르기 때문이다. 그 럴 수도 있지를 크고 작은 공동 체 뿐 아니라 모든 관계에 접목 하며 알맞게 반영해가며 구체적 으로 실현하려는 의지를 다짐해 간다면 매사가 얽히거나 뒤틀리 지않음은물론복잡하게꼬이는 일도멀어질것이다. 모름지기 서로에게 그럴 수도 있지가 부담없이 적용되어 간다 면세상은한결넉넉하고따뜻해 질 것이 자명하다. 서로 그럴 수 도있지를허용하며너그럽게용 납하며 받아들인다면 아름다운 관계형성도 한결 부드럽고 가볍 게 흘러갈 것인데. 작금의 세상 은 하루도 편할 날이 없다. 지구 반대편의 소식도 실시간에 알려 지고 있는 시대인지라 세상살이 분진이쉼없이지구를덮고우리 네 일상을 덮고, 가정 요람에까 지덮이려는참이라가족관계도 예외일수없음을감안해야함은 물론직시해야할것이다. 창조주께서 누구에게나 공평 하게주신시간인데값어치있게 사용하시는분들이있는가하면 함부로 써버리는 삶도 있다. 허 송 세월을 한 후에 탄식하는 것 보다 지금 주어진 이 시간을, 분 초를내것으로감당해내지못한 다면미래라는시간조차내것이 될수없다는사실을두려움으로 받아들여야할송구영신길목이 다. 인생시계태엽은단한차례 만감겨지는것이라서언제멈출 지 모른다는 것이다. 시간 흐름 에는‘그럴수도있지’가결코용 납되지 않음을 명료하게 기억해 두어야할 일이다. 의미 있는 삶 을 위한 작은 실천들을 위해 따 뜻한 메아리로 돌려보내는 일에 열중해 보자는 것이다. 세월 속 도에 버금가는 보폭으로 이어갈 순 없지만 세월을 살아온 품격 만큼은기품있는뒷모습을남겨 야하지않을까. 매일을 임인년 마지막 날이라 는개념으로살아보자. 임인년이 떠나기 전에 함축성 있는 마침 표를찍으려면‘그럴수도있지 ’라는 작은 실천들을 유용한 익 숙함에이르도록해야할것이다. 짜임새있는숙려와모색으로반 짝이는구상을궁리해가며. 리버스작 케이글 USA 본사특약 시사만평 크리스마스 소원 제정신으로 돌아갔으면… 산타 “내가 조지아입니다. 조지아 역사 의 본보기입니다. 그 고통과 약속, 그 잔인함과 가능성의 본보기입니 다.” 이번주조지아연방상원결선투표 에서승리한라파엘워녹민주당후 보가승리연설중한말이다.남부의 흑인후손으로서그는고통으로점 철되었던 과거의 어두움과 희망찬 기대를 함께 짚으며 승리를 기뻐했 다. 전국적관심을모았던조지아연방 상원의원 선거가 지난 6일 마무리 됨으로써 2022 중간선거가 마침내 막을내렸다. 현역상원의원인워녹 은지난달8일실시된중간선거에서 근소한표차로공화당의허셜워커 후보를눌렀지만과반득표에실패 (49.4%), 주법에따라1,2위후보간 결선투표를 거쳐 승리를 확정지었 다. 조지아상원선거에미국정계의관 심이 뜨거웠던 것은 그것이 단순히 ‘한 석’의 문제가 아니었기 때문이 다. 지난달중간선거결과민주당은 50석,공화당은49석을차지한상태 에서 마지막‘한 석’은 연방상원의 무게중심을 바꾸는 결정타이다. 공 화당이그‘한석’을차지할경우상 원은 민주 공화 50 대 50인 지금의 구도를유지한다. 카말라해리스부 통령이 상원의장으로서 캐스팅보 트를쥔덕분에다수당지위를갖기 는 하지만 집권당으로서는 답답하 기그지없는형세이다. 50대 50 구도에서 바이든 대통령 과민주당의중점법안이나인준절 차는위원회차원에서막혀오도가 도못하고,민주당중도파인조맨친 상원의원 한사람의 반대로 국정운 영의발목이잡히기일쑤였다. 워녹 의승리로민주당은51석을확보,명 실상부한 다수당으로서 한결 안정 된운영이가능해졌다. 바이든과민 주당은숨통이트인것이다. 민주당 은잔치분위기이다. 조지아결선을포함한이번중간선 거는몇가지흥미로운사실들을보 여준다. 첫째는 정치인이 우선적으 로갖춰야할것은자질이라는사실 이다. 집권당이으레참패한다는중 간선거에서‘붉은 파도’즉 공화당 의압승이일어나지않은것은함량 미달후보들이너무많았기때문이 었다. 트럼프전대통령이내세운후 보들을자질검증없이무작정받아 들인 것이 공화당 패배의 원인이었 다. 예비선거중트럼프계열후보들 을민주당이측면지원한영향도크 다. 공화당후보가약체이고흠집이 많을수록 자당의 본선승리 가능성 이높아진다는계산이었다. 결과는펜실베니아를비롯한경합 주에서친트럼프후보들의줄이은 패배. 조지아상원선거결선에나선 워커 역시 트럼프가‘절친’이라며 일찌감치 내세운 후보였다. 프로풋 볼선수 출신으로 정치경력 전무한 그는 선거 중 가정폭력, 낙태문제, 사생아등온갖구설수에휘말렸다. ‘2020 대선은 사기’라는 트럼프 의거짓주장을앵무새처럼따라함 으로써트럼프눈에들었던함량미 달후보들은그렇게무너지고, 그들 을 밀었던 트럼프의 영향력은 그에 비례해무너지고있다.“트럼프지지 유권자들의표를몽땅차지한다해 도, 예선에서는이길지몰라도본선 은안된다”는현실인식이공화당정 치인들사이에퍼지고있다. 눈길을 끄는 것은 정치인 워녹의 존재감이다. 2년 전 보궐선거를 통 해 정계에 입문한 정치신인 워녹은 이번조지아결선에쏠린관심덕분 에전국적지명도를얻었다. 민주당 의‘떠오르는 별’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붙고 있다. 트럼프가 저물어가 는시점에그가떠오른다는사실은 흥미롭다. 유색인종과 이민자들에 대한 백인들의 고질적 분노에 불붙 여급부상한트럼프로부터그는아 주멀리떨어진정반대방향에서있 다. 침례교목사인워녹은진보신학의 기수이다. 흑인민권운동가마틴루 터킹목사의제자를자처하며그의 발자취를따라갔다. 킹목사가졸업 한 모어하우스 칼리지에서 신학을 공부했고, 2005년부터는애틀랜타 의 에버니저 침례교회 담임목사로 일하고있다. 1955년~1960년킹목 사가 시무하며 민권운동의 요람이 되었던역사적교회이다. 한편뉴욕 의 유니온 신학교에서 석박사 과정 을 이수할 때 그는 흑인해방신학의 아버지로불리는제임스H. 콘박사 를멘토로삼았다.사회밑바닥의억 눌린 자, 가난한 자, 불평등을 강화 하는사회시스템, 이를해결하기위 한사회정의실현이그의관심의중 심에있다. 그런 그가 트럼프 시대를 받아들 일수는없었다.트럼프공화당이못 가진자들은외면하면서넘치게가 진 자들에게는 퍼준다고 질타하고, 편협과분열로나라를혼란에빠트 린다고비난했다.그리고2020년보 궐선거에출마해조지아사상최초 의흑인연방상원의원이되었고, 이 번 결선승리로 6년 임기의 정식 의 원이되었다. 목사이자상원의원인 그는“교회가할일은교회문앞에 서 끝나지 않는다”고 말한다. 같은 맥락에서그는투표를“우리가바라 는세상을위한기도”에비유한다. 지난몇년이나라를숨막히게했 던증오와분노의기운이걷히고공 감과배려의기운이찾아들기를바 란다. 우리의 기도, 우리의 투표가 간절하면아마도가능할것이다. <LA미주본사논설위원> “우리가 바라는 세상을 위한 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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