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2년 12월 21일 (수요일) A6 특집 세계 3대 암호화폐 거래소였던 FTX는 그동안‘자동화된 리스크 관리시스템으로세계에서가장안 전한 암호화폐 거래소’라고 선전 을해왔다. 하지만 FTX의파산보호신청이 후 이 회사가 얼마나 주먹구구식 으로 운영이 돼 왔는지 그‘민낯’ 이낱낱이공개되고있다. 샘 뱅크먼-프리드(30) 창업자는 2019년 회사를 설립했을 때부터 사기행위를기획했고FTX는사내 의 기본적인 비용 처리 절차도 제 대로 지키지 않았다는 것이 드러 난것이다. 18일주요외신등에따르면연방 검찰뉴욕남부지검과연방증권거 래위원회(SEC), 얀방상품선물거 래위원회(CFTC)는 지난 13일 일 제히뱅크먼-프리드를기소및고 소했다. 데이미언 윌리엄스 뉴욕남부지 검장은“이번 사건은 미국 역사상 가장큰금융사기중하나”라며뱅 크먼-프리드를 형법상 사기와 돈 세탁, 불법 선거자금 공여 등 8개 혐의로기소했다. 공소사실이모두인정되면뱅크 먼-프리드는 최대 115년 형을 받 게된다. 뉴욕남부지검은 13페이지짜리 공소장에서“뱅크먼-프리드는 FTX가 출범한 2019년부터 고 객과 투자자들을 속이는 음모를 꾸민 뒤 고객 돈을 암호화폐 헤 지펀드 계열사인‘알라메다리서 치’로 빼돌려 이 회사의 채무를 갚고 지출을 충당했다”고 적시 했다. 뱅크먼-프리드는정치기부규제 를 우회하기 위해 다른 사람의 명 의를 사용하는 등 불법 기부행위 도서슴지않았다. 그는 주로 조 바이든 대통령을 비롯한 민주당과 진보 성향 정치 인에게 기부했지만 공화당에도 적지않은돈을뿌린것으로알려 졌다. 이날 뉴욕남부지법에 그에 대한 민사소송을제기한SEC의소장에 는 그의 범행이 더 적나라하게 드 러나있다. SEC는“ 뱅크먼-프리드는 FTX가 출범한 날부터 사기를 지 휘했고이런행위는그가 FTX 최 고경영자(CEO) 자리에서 물러난 지난달까지도 계속됐다”고 밝혔 다. 또“FTX는최고수준의자동화 된리스크관리시스템을갖고있 어 투자금은 안전하다고 투자자 들을 안심시키면서도 이 돈을 비 공개벤처투자, 호화로운부동산 구매, 대규모정치기부금에활용 했다”며“그가 개인 투자를 하기 위해 알라메다를 자신의‘돼지 저금통’처럼이용했다”고지적했 다. 이날바하마당국에따르면FTX 가 바하마에서 사들인 부동산은 35곳, 금액으로는 총 2억5,630만 달러규모에달한다. 게리 겐슬러 SEC 위원장은“뱅 크먼-프리드는 속임수에 기반한 ‘카드로만든집’을지어놓고투자 자들에게는‘암호화폐 세계에서 가장안전한건물’이라고속였다” 고꼬집었다. 이날CFTC도연방상품법위반 혐의로뱅크먼-프리드와FTX·알 라메다리서치에대한소송을제기 했다. 한때 기업가치가 320억 달러에 달했던FTX지만경영행태는기업 이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허술했 다. FTX파산절차를진행중인존 J 레이 CEO는 하원 금융위원회 청 문회에서“FTX는 어떤 기록도 보 유하고있지않다”면서“직원들도 사무용메신저인‘슬랙’을통해청 구서와비용을교환해왔다. 이모티콘으로 비용이 승인된 사 례도있었다”고지적했다. 또“FTX에는 회계사도 없었다” 며“중소기업이나 사용하는 회계 소프트웨어‘퀵북’을 사용했다는 것을알고충격을받았다”고밝혔 다. 과거 엔론 청산을 맡는 등 기업 구조 조정 전문가로 불리는 레이 CEO는 이어“뱅크먼-프리드가 채권자인 동시에 채무자인 대출 사례도 발견됐다”고 말하며“전 세계 다른 고객들이 FTX에 접근 이 안 될 때 뱅크먼-프리드는 바 하마 투자자 1,500명이 1억 달러 를 인출해가도록 도왔다”고 폭로 했다. 한편FTX사태를사전에막지못 한 규제 당국에 대한 비판도 일고 있다. 증권사 TD아메리트레이드의 조 모글리아 전 CEO는“SEC와 CFTC는암호화폐분야에서누가 무엇을감독하는지에대해합의조 차 하지 못해 규제 공백이 발생했 다”며“뱅크먼-프리드가 투자자 피해에 대한 책임이 있는 만큼 규 제 당국도 책임이 있다”고 꼬집었 다. “고객 돈으로 호화 생활”… 세계 3대 코인거래소의 민낯 출범한 날부터 자금 빼돌려 비공개 투자·호화 부동산 매입 명의 도용해 불법 정치기부도 혐의모두인정땐최고 115년형 회계사 없이 SW ‘퀵북’ 사용 이모티콘으로 비용 처리 승인 구멍가게식 경영 민낯도 공개 “사전에 못 막은 당국도 책임” 샘뱅크먼-프리드(가운데) FTX 창업자가지난 13일바하마의수도나소의법원에서기소인정여부절차를진행한후수갑을찬채 이동하고있다. <로이터> ■ 드러난 FTX 사기실상충격 거대 가상화폐거래소 FTX의 파 산 사태를 계기로 연방 의회에서 가상화폐업계에대한규제론에힘 이실리고있다고로이터통신이보 도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방법론을 놓고 는 의원 간 시각차를 노출하고 있 다. 보도에 따르면 연방 의원들은 FTX 파산 사태 이후 가상화폐 업 계에대한규제론에대체로동의하 고있다. FTX 청문회를통해회사가기본 적인회계시스템도없이주먹구구 식으로운영됐다는폭로가나오고 있기때문이다. 엘리자베스 워런(민주) 연방상원 의원은최근상원은행위원회청문 회에서“이제 의회가 나서 가상화 폐 업계도 똑같은 돈세탁 방지 규 제를따르도록해야한다”고주장 했다. 앞서 워런 의원은 로저 마셜( 공화) 연방상원의원과 함께 가 상화폐 업계의 돈세탁 방지 규 정의 미비점을 보완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법안을 제안한 바 있 다. 로이터는 가상화폐에 대한 비 판론자는 이 업계가 사기와 위법 으로가득찼다고비난하고있지 만, 지지층에선 가상화폐 업계가 단순히 적절한 규제가 부족했기 에 차질을 빚었다고 본다고 전했 다. 하지만가상화폐업계규제의방 법론에 있어선 의견이 갈리고 있 다. 연방상원은행위원회 중진인팻 투미(공화) 의원은 돈세탁 방지 규제를 적용하기보다는 증권거 래위원회(SEC)에 가상화폐 감독 권한을 넘겨주자는 의견을 내고 있다. 이에 대해 같은 당의 신시아 루 미스 상원의원은 연방상품선물 거래위원회(CFTC)에 가상화폐 에대한규제권한을부여하는법 안을 다시 발의할 것이라고 밝혔 다. CFTC는 가상화폐 업계 규제에 충분히적극적이지않아보인다는 비판도받는기관이라고로이터는 전했다. 아메리컨대학 법대 교수인 힐러 리 앨런은“가상화폐에 대한 규제 가 없다면 가상화폐 투자금의 가 치는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경고 했다. FTX 사태로 연방의회서 가상화폐 업계 규제론 확산 “돈 세탁 방지 규제 필요” 규제기관 등 방법엔 이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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