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2년 12월 31일 (토요일) 오피니언 A8 김정자 (시인·수필가) 행복한아침 권정희 의 세상읽기 하루가 저물고, 한 달이 흐르 고, 계절이 겅중겅중 건너 뛰더 니어느새임인년이저물겠다고 서둘고 있다. 무한대 우주공간 속에서유한한삶을살수밖에 없는인생이라기울어질날이기 어코 찾아올 것이다. 긴 기차여 행을 끝내고 종착역이 바로 저 만치인데, 차창 너머 풍경까지 도, 눈여겨 보아왔던 시야에서 점점 흐릿하게 스치운다. 풍경 은 빠른 속도로 뒤로 물러가는 데 세월은 앞만 보고 달려왔는 데또다른새날이, 새해라는이 름으로 찾아 왔다. 임인년 마지 막날아침에떠오른해와계묘년 새해 아침에 떠오른 해가 묵은 해와새해를구분지어주지만새 해라해서그리야단스럽지않으 려한다. 오늘도어제와같은오 늘 일 터이니까. 평범한 일상의 연속이기를 지향하려 한다. 시 작은 늘 비장했고 마무리 무렵 이면치열했던만큼의아쉬움이 밀려들었으니까.어떤인연의점 하나가보태어질까.어떤추억의 하루가기억으로남겨질까.어떤 목표가 드디어 마침표 찍기를 해주려나. 장대하지 못했던 날 들에게 더 후한 칭찬으로 격려 를 아끼지 않으려 한다. 누구에 게나 새해 행운을 누릴 자유가 골고루주어지길바라는마음으 로. 해마다 송년 절기가 들어서면 한 해를 결산하며 시대상을 반 영하는키워드가되었던말들을 뽑게된다. 2022 월드컵, 러시아 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전쟁, 세계적인경제인플레이션,심심 찮은 북한의 미사일 도발, 암울 한단어를뒤따라정계, 재계, 사 회적지도층들이부끄러운짓을 하고도염치없는뻔뻔한이기심 을 조준한 한국 교수 신문은 올 해의 사자성어로‘과이불개(過 而不改)를 선정했다. 잘못을 고 치지 않는 것이 바로 잘못이라 는것과맥을잇는말이다. 지하갱도에서 221일 만에 생 환된광부의말처럼 끝까지희 망을 붙잡는 마음 자세로 송년 을 보내고, 새해맞이가 되었으 면한다. 우리가 살고 있는 미국은 3% 유능한두뇌가미국을이끌고있 다 한다. 부정부패는 어느 시대 이든 만연하지만 20%의 옳고 바른 생각이 이 시대를 이끌어 간다 했다. 20%에 포함되는 올 바른가족으로살아가려하지만 불시에다가서는산같은장벽이 존재하고있는것이라서일상스 피드가제한받기도하고좌절하 기도하면서개인에게주어지는 산이란존재가물질만능주의시 대의 자화상이 되어가고 있다. 누구에게나 예고 없는 고난의 골짜기를건너야하는일을만나 기도한다.자녀문제,건강문제, 정신적이나 기능 장애 문제까 지, 괴로움과 재난, 고초의 가시 밭길을극복하고이겨내며살아 왔다. 임인년 한해도 혼자가 아 닌함께해온삶이었기에생에끼 어드는골짜기나큰산을피해갈 수없는것이라포기하지않으며 다시금회복기회를붙들고한계 를극복해왔다. 일찍이 인생을 자기와의 싸움 이라 했던가. 산책길에서 종종 만나는 일이다. 소나무 등걸 위 를 오르고 있는 개미가 더는 갈 길이막혀버린것같은데도멈추 지 않고 이리 저리 맴돌면서 위 험해 보이는 골을 찾아 계속 거 친 나무를 오르는 모습을 보곤 한다. 인생살이와 무에 그리 다 를까 싶다. 일생을 두고 새해를 맞고 사계절을 떠나 보낸다. 모 진 추위가 지나면 봄이 가까워 지고 꽃이 만개했는가 하면 뜨 거운 여름이, 가을이 다 내려놓 고 떠난 자리에 겨울이 들어서 기 무섭게 묵은 해와 새해가 비 껴가는 석별과 해후의 간극이 소란스럽게연출되고있다. 온가족이한해를무사히지나 왔음을 먼저 천지의 주재이신 주님께 감사와 영광을 올려드 리게 된다. 어찌 우리 능력만으 로 감당할 수 있었겠는가. 미처 마무리하지못한일, 처음계획 과 거리가 멀어버린 일이며, 시 작과 달리 서운함만 남겨진 관 계, 감사를 잊었던 일들이며, 꼭 찾아뵈어야했던분들이생각나 는 세모를 맞았다. 괜스레 분주 해지고서성이게되지만생각해 보면정직하고야무진아름다운 매듭을 지을 수 있는 귀하고 소 중한 기회가 되지 않을까 싶다. 유능한 생활인은 삶의 우선 순 위를지혜롭게정립하기위한스 케줄링 처리와 위험 요인 정리 수순에 우선 집중적으로 시간 을할애한다했다. 후회없는삶의백서를만들기 에는그리넉넉하지않은시간임 을 간파하게 된다. 누구에게나 무슨일에서나가장적절한정점 을 파악해야 한다. 소중한 시점 인데귀하고값진순간을넉넉하 다고 방심하는 순간 실상은 그 다지넉넉한시간이아님을뒤늦 게 깨닫게 된다. 지금 여기 세모 절기가 최상의 적기일 것 같다. 차분한 보살핌으로 옛 것을 보 내고 새 것을 맞이하는 길목에 서행복한배웅이되어지기를소 망드린다. ‘행복한아침’창을통해만나 주시는독자님들께머리숙여깊 은 감사의 마음을 올려 드립니 다. 새해에는매일매일의아침이 행복한 아침맞이가 되어지시기 를소원드립니다.한국일보를만 들어 가시는 제위 분들 가정 마 다행복한새해가열리시기를기 도 드립니다. 귀하신 모든 분들 덕분에 2022 한 해도 행복했습 니다.‘새해복많이받으십시오’ 송년에 부치는 글 렌덜이노스작 케이글 USA 본사특약 시사만평 허위 경력 의원 당선자 본인이 믿었다면 거짓 말은 아냐! (공화당) 조지 산토스 지금은 몇 시일까? 셀폰을 열면 바 로시간이뜨는시대이다. 인류역사 상 지금처럼 시간이 정확하게 통일 된 적이 없다.‘해가 중천에 뜰 무렵 ’ ‘저녁먹고나서’정도로느슨하게 때를정해모이던시절로부터우리는 아주멀리와있다. 미국의공식시간은콜로라도, 볼더 에있는국립표준및테크놀로지연 구소(NIST)가 결정한다. NIST가 21 개의 초정밀 시계들을 토대로 시간 을 송출하면 전국의 컴퓨터 네트웍 과 셀폰 타워들을 거쳐 개개인의 기 기들에 전달되면서 전 국민은 똑딱 똑딱같은시간을살아간다. 그시간 에 따라 비행기가 이륙하고, 출근하 고, 마켓이문을열고닫으면서사회 는조직적이고효율적으로움직인다. 하지만이런시간은진짜시간이아 니라고 물리학자들은 말한다. 사회 적약속같은것일뿐시간은본질적 으로 상대적이라는 것이다. 시간에 영향을 미치는 대표적인 요소는 중 력. 중력이 강할수록 시간은 느려져 서 블랙홀 주변에서는 시간이 거의 정지된 상태가 된다고 한다. 공상과 학 영화‘인터스텔라’에 그런 내용 이나온다. 주인공은우주여행중중 력이어마어마한블랙홀을통과하게 되고, 집으로 돌아오니 딸은 임종을 앞둔 할머니가 되어 있다. 아버지인 그는시간의흐름에서벗어나여전히 젊다. 2017년 노벨물리학상 공동수 상자인킵손박사가자문을했다고 하니 이론적 근거가 있는 설정일 것 이다. 시간이 상대적이라는 것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20세기 초반 아인슈 타인은상대성이론을소개하면서이 런예를들었다.“아름다운여자와는 두시간을같이있어도2분처럼느껴 지고뜨거운화덕위에앉아있으면2 분만 지나도 두 시간처럼 느껴진다. 이것이 상대성이다.” ‘아름다운 여 자’와같이있었던것도아닌데, 1년 이라는세월이순식간에지나가버린 것은 또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임인 년(壬寅年), 검은호랑이의해라며호 랑이처럼용맹스럽게살기를다짐한 게엊그제같은데어느새그끝에서 있다. 시간이시속 60마일 70마일로 달린다는나이든세대는하나같이“ 시간을도둑맞은것같다”고말한다. 그리스신화를보면잔인한아버지 이야기가 나온다. 제우스의 아버지 인 크로노스는 자식이 태어나는 족 족 삼켜버린다. 자식이 자신을 몰아 낼것이라는예언이두려웠기때문이 다. 그자신이아버지인하늘의신우 라노스를 내쫓고 왕이 되었으니 두 려워할만도했다. 크로노스의누이이자아내인레아 는 아기 다섯을 남편이 삼켜버리자 묘책을세웠다. 여섯번째출산후아 기를빼돌리고돌덩이를포대기에싸 서 남편에게 건네주었다. 덕분에 목 숨을 건진 아기가 바로 제우스이다. 예언대로 제우스는 훗날 아버지 크 로노스를 몰아내고 올림포스 신들 의왕이된다. 아기를꿀꺽꿀꺽삼키 는 크로노스는 시간의 신이다. 시간 은이땅에서생겨난모든것을삼켜 버린다. 부도 명예도 사랑도 생명도 … 시간을 버텨내지는 못한다. 그런 가 하면 고대 그리스인들에게는 또 다른 시간의 신이 있었다. 카이로스 다. 크로노스가과거현재미래로흘 러가는연대기적시간이라면카이로 스는때, 아주적당한때나기회를의 미한다. 활시위를 당겨서 과녁 뚫기 딱좋은바로그때같은것이다.전자 가객관적이고양적인시간이라면후 자는 주관적이고 질적인 시간, 삶에 의미를주는시간이다. 제우스의 막내아들인 카이로스는 외양이 특이했다. 머리의 앞부분에 만 머리채가 있고 뒷부분은 완전 반 들반들한대머리다. 등에도날개, 발 목에도 날개를 가진 그는 당장이라 도 튀어나갈 태세이다. 카이로스를 잡으려면 방법은 하나, 앞에서 다가 올때머리채를잡는것이다. 기회는 다가올때잡아야한다는의미이다. 높은산정에서있는마음으로한해 를돌아본다. 매일아침눈뜨면주어 지던 24시간의시간중에무엇을채 우며 365일을 살아왔는가. 시간을 너무 아끼다 보니 시간에 매여 사는 것이현대인의역설이다.“시간을낭 비하지마라” “시간은아무도기다려 주지않는다” “시간이돈이다”같은 말을귀에못이박히도록들어온우 리는시간을분초로쪼개며살고있 다.결과는주객의전도.시간의주체 가 되어야 할 사람이 시간의 노예가 되고말았다.‘점심무렵’혹은‘저녁 먹은후’로시간관념이느슨하던시 절삶은얼마나여유로웠는가. 재깍재깍옥죄는시간의틀에서벗 어나야 삶이 삶다워진다. 매순간 동 동거리며사는게능사가아니다. 시 간을 다스리며 사는 지혜가 필요하 다. 때를 따라 사는 삶, 카이로스가 이끄는삶이다. 구약의 전도서는 말한다.“천하만 사가다때가있나니,날때가있고죽 을때가있으며심을때가있고심은 것을뽑을때가있다.”통찰력을가지 고때를보며움직이는삶이다.“슬퍼 할때가있고춤출때가있으며,돌을 던져버릴때가있고돌을거둘때가 있으며… 찾을 때가 있고 잃을 때가 있으며지킬때가있고버릴때가있 으며…잠잠할때가있고말할때가 있다”고전도서는이어진다. 한해를 마감하는 지금, 때를 따라 산 사람들은 추수를 마친 농부처럼 뿌듯할 것이다. 기쁨, 슬픔, 아픔 … 삶의 모든 경험들을 아우르는 알곡 같은결실들로충만할것이다. <LA미주본사논설위원> 때를 따라 사는 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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