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3년 1월 10일 (화요일) 오피니언 A8 애틀랜타칼럼 이용희 (목사) 중년의 시편 성경에는 중년에 대한 가르침이 있습니까? 중년기에 대한 성경적 인 조명은 몇 가지로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시편102편은 중년의 시 편이라고 말합니다. 시편 중 어떤 부분은인생에서특히중년기라는 이시기적특성과아주정확하게부 합할수있는메시지를담고있습니 다. 시편102편:23-24에서 시편기자 는“저가내힘을중도에쇠약케하 시며 내 날을 단촉케 하셨도다 나 의 말이 나의 하나님이여 나의 중 년에 나를 데려가지 마옵소서 주 의 연대는 대대에 무궁하니이다.” 라고 고백합니다. 인생의 날이 가 고 있다는 허무함과 공포로 인해 시편기자는“하나님. 나를 중년에 데려가지 마십시오.”하고 기도하 고있는것입니다.시편102편전체 를 보십시오. 중년기에 있는 시편 기자는 그의 경험을 이 시편에 어 떻게반영시키고있습니까? 3절에 는“대저내날이연기같이소멸하 며내뼈가냉과리같이탔나이다.” 라고 합니다. 인생의 허무감에 대 한 증언입니다. 인생이 너무 짧다 는 말을 이렇게 묘사하고 있는 것 입니다. 4절의“내가 음식 먹기도 잊었으므로 내 마음이 풀같이 쇠 잔하였사오며”는 심리적, 신체적 좌절감의 표현입니다. 식욕도 상 실하고 생애 대한 의욕도 상실합 니다. 5절에서는“나의 탄식 소리 를 인하여 나의 살이 뼈에 붙었나 이다.”라고 표현합니다. 심리적이 고육체적인고통을구체적으로온 몸으로경험하고느끼는시기입니 다.그런가하면6-7절을보십시오. “나는광야의당아새같고황폐한 곳의부엉이같이되었사오며내가 밤을 새우니 지붕 위에 의로운 참 새 같으니이다.”너무나 절실한 말 입니다. 여기서 광야의 당아새란 광야의올빼미를가리킵니다. 메마 르고 황폐한 땅의 부엉이와 지붕 위의 외로운 참새. 잠이오지 않는 밤문득깨어일어나내삶을어떻 게 살 것인지 생애 대한 회의를 주 앞에 털어놓을 수 밖에 없는 시기 가바로중년입니다. 8절에서보면“내원수들이종일 나를 훼방하며 나를 대하여 미칠 듯이 날치는 자들이 나를 가리켜 맹세하나이다”라고 합니다. 이 시 기에오게되면인간관계에대한상 처가 많아지면서 그것이 축적됩니 다. 그러면신뢰가안가고보기싫 은 사람들이 많아져 인간관계가 혐오스럽게느껴질수있습니다. 10절에는“이는 주의 분과 노를 인함이라주께서나를드셨다가던 지셨나이다”라는 표현이 나옵니 다. 드셨다가 던지셨다는 것은 삶 에대한낭패감을말합니다. 11절에서는“내날이기울어지는 그림자 같고 내가 풀의 쇠잔함 같 으니이다”라고 하여 절망감으로 인생에대한비젼을상실하고희망 이위축되는중년기의시기를조명 합니다. 그러면이중년기의갈등에대한 성경적예방과치유의길을생각해 봅시다.첫째는손쉬운해결의길을 택하지 말아야 합니다. 부부관계 가 어려워질 때 가장 쉬운 길은서 로얼굴도쳐다보지않고말안하 고사는것입니다. 또그보다더손 쉬운 해결 방법은 아예 집을 나가 버리거나 마음 편한 다른 사람과 어울리는것입니다.그러나스트레 스를이런방법으로해소하기시작 할 때 해소는 커녕 더 커다란 절망 을가져옵니다. 사업이어려워지면 중년들은 사업을 바꿀 생각을 해 봅니다. 그런데 너무 성급하게 새 로운 구상을 추진하다가 더 커다 란 낭패를 경험하는 것을 종종 봅 니다. 이직 문제도 그렇습니다. 그 러나그리스도인이라면이시기에 “하나님아버지. 제가나머지인생 을어떻게살아야할까요?”하고진 지하게기도하면서말씀과기도의 인도하심을받아야합니다. 하나님의 말씀과 기도를 주님이 이 길로 내 삶을 인도하신다는 확 신 속에서 삶의 방향을 바꾸어야 하는 것입니다. 사업과 직장을 바 꾸는것이내삶의벽앞에서도피 하고싶은일종의현실도피에불과 한 것은 아닌지 스스로에게 물어 야합니다. 나비의 꿈 퍼팅을 하기 위해 올라선 그린 위로하얗고작은나비한마리가 날아들어 온다. 홀컵 주변을 날 아다니던나비는이내공위에앉 는다. 날갯짓이 힘겨웠는지 마치 숨을 고르는 듯 공 위에 앉아 있 는 나비는 마치 나를 보며 무슨 말을 하고 싶었던 것인지 그렇게 한참을앉아서나를쳐다보고있 다. 나 역시 퍼팅을 하지 않고 가 만히나비를바라보고있다. 퇴근 무렵 아내의 다급한 전화 를받고회사에서일찍나와병원 으로향했다. 임신초기의아내는 병실에누워있었고상황은좋아 보이지않았다. 상황파악중이던 나를담당주치의가따로불러내 어간단히상황을설명했고한가 지 결정을 요구했다.“양수가 많 이부족하고아기가나오는곳이 많이벌어져있어수일내로아기 가나올수있습니다.이때아기를 살리기 위한 응급처치를 원하십 니까?”이질문은나에게선택의 여지가없게들렸다.누가이상황 에서 응급처치를 원하지 않겠는 가.답이정해져있는주치의의질 문에그러겠다고답을하였고주 치의는 나의 사인까지 받고 떠났 다. 아내는 침대 위에 꼼짝 못하고 정자세로누워서내게말한다. 아 직23주밖에안되었지만이대로 병원에서불편하더라도견뎌보겠 다고. 아기의건강한출생을위해 남은 17주를침상에누워지내겠 다는것이다. 이틀을침상에서지 내보니버틸수있어보였다.힘들 긴하겠지만 17주라는시간도견 뎌낼수있을것같았다. 3일째 되는 날 극심한 통증을 느끼던아내는결국분만실로들 어가게되었다. 모든상황이갑자 기빠르게진행되었다.잠시후문 이열리며스테인리스운반장비 위에손바닥만한아기가실려나 와응급실로들어갔다. 나의적절 한 사전판단이 있었기에 아기는 출생직후응급실로가서처치를 받을수있었다.출생을기뻐할틈 도 없이 응급실에서 무탈하기를 바라는상태가되었다. 하지만그 날끝내아기의울음소리는듣지 못했다. 산모의 상태를 확인하고 안심 할 무렵 아기의 소식이 전해져왔 다.“조치 잘 받고 인큐베이터에 있습니다. 이후수많은어려운검 사들을받아야하는데매번부모 의허가가있어야진행될수있습 니다.”인큐베이터의아기를보기 위해매일병원으로향했다. 발걸 음은무거웠으나잘되리라는기 대를안은채하루도빠뜨리지않 고병원을찾았다.그게부모로서 의도리일것같았고그것말고는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예상은 했지만, 막상검사결과가안좋다 는얘기를들었을때는하늘이무 너지는것같은기분이었다. 성당에서 건강을 기원하는 기 도를올리기위해출생신고도하 고세례도받았다. 이렇게간절하 다면반드시좋아지리라믿고기 도하고또기도하였다. 아기는조 금씩커가는게느껴졌지만아직 상태는좋아보이지않았다. 담당 의사는잠시보자고하더니질문 을 했다.“혹시라도 아기의 상태 가좋지않을때응급조치를할까 요?”그는또다시당연한질문을 던졌고나는당연히그렇게하자 고하였다. 3주가까이매일병원을찾아인 큐베이터의 아기를 보았다. 주변 의 다른 인큐베이터의 아기들은 잘회복되어집으로갔지만, 우리 아기는 아직도 인큐베이터 안에 얼마나더있어야할지도모른채 계속해서 수많은 주사바늘을 견 뎌내며 목숨을 유지하고 있었다. 이를보는부모와그부모들의부 모는모두점점마음이무거워졌 다.눈물이마를날이없었다. 그러던 중 인터넷 기사를 하나 읽었다. 너무이르게출산된아기 에대한희망을함부로가지지말 아야한다는내용이었다. 인터넷 기사에는 그렇게 기적적으로 삶 을 이어가는 이야기들만 희망적 으로나오지만막상대부분은아 기가커가면서겪는고통과가족 들이 겪는 어려움에 좌절한다는 내용이주를이루었다. 핑크빛기 대를 가지고 시작했다가 어려움 을겪는가정이많다는내용의기 사도많이보였다.순간머리를한 대 맞은 것 같았다. 막연하게 좋 아지리라는 믿음은 그동안 내게 보내준모든말들을무시하게만 들었다.당연한질문을하는주치 의에대한의문이풀리는순간이 었다.누구하나속시원히이래라 저래라할수없는상황에서도덕 적 책임감과 막연한 기대감으로 의사들도 이미 포기하고 있었던 일임에도 불구하고 의료적 처치 단계를밟는것은부질없는일이 었던것이다. 힘든 결정을 내려야 하는 상황 이 왔다. 주치의로부터 그네들은 최선을다했다는말을듣고는, 아 기에대한미안함과죄책감에눈 물이흘렀다. 이젠정말보내주어 야할때가왔음이분명해보였다. 아내의 생일날에 하늘나라로 간 것은영원히저를잊지말아달라 는 뜻일까. 자식은 가슴에 묻는 다는말의속뜻을이제는이해할 것 같다. 그렇게 아기는 한 줌이 되어 나비동산이라는 곳에 뿌려 졌다. 유난히도눈부시게맑은날 그렇게떠나갔다. 다말라버린것 인지더이상눈물조차나오지않 았다. 한참을 앉아 있던 나비는 힘껏 날아오르더니 그날처럼 눈부시 게 맑은 하늘 위로 유유히 사라 져버린다.“잘 지내고 있으니 걱 정 말아요. 그리고 나를 잊고 잘 살아줘서 고마워요.”라는 말을 하고 싶어 잠깐 날아왔나 보다. 나도고맙다. 이해해줘서. 행복하 렴. 이준호 엔지니어 · 1979년5월5일생 건국대학교기계공학학사 조지아라그레인지거주 제7회 애틀랜타 신인문학상 수필 대상 ■수상소감 학창시절부터글을쓰는것에 대한동경이있었습니다. 언젠가 는나도글로써누군가에게재미 와 감동 그리고 위로와 희망을 줘야겠다는생각은늘있었지만, 바쁘다는핑계로글쓰기는마치 밀린 숙제처럼 항상 뒤로 미루 곤 했던 것 같습니다. 이번에 이 렇게 좋은 기회를 주신 주최 측 과아직많이모자란저의글을 채택해주신심사위원분들께먼 저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습 니다. 비록 한 번 안아보지도 못한 자식이지만, 부모와 자식의 연 으로 만나 먼저 보내는 마음은 이루 말할 수 없는 슬픔입니다. 당시 상황에서 나는 과연 올바 르게한것일까죄책감도들었지 만, 밝게 커가는 아들 녀석들을 보면서과거의아픔들은점차희 미해져같던것같습니다. 저의 이야기가 비슷한 어려움 을 겪는 누군가에게 따뜻한 위 로가되었으면좋겠습니다. 이번수상을계기로앞으로작 가로서의창작활동을지속적으 로이어나갈것이며,세상에울림 을줄수있는글들을많이내보 내도록하겠습니다.감사합니다.

RkJQdWJsaXNoZXIy NjIxMj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