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3년 1월 21일 (토요일) 오피니언 A8 김정자 (시인·수필가) 행복한아침 섣달 그믐 뉴스칼럼 존콜작 케이글 USA 본사특약 시사만평 계란값이 치솟다보니… 담보요? 농담하시는 거죠? 대출 계란값폭등 음력동지섣달을다채우고일년 열두달 마지막 문이 닫히려 한다. 섣달세밑은어인연고인지정겹고 다사로운 평온이 깃든다. 섣달 그 믐 끝자락에서 또 한 번의 새해를 만나새다짐을개선복구할수있 음이요, 희망이 새로운 차림새로 등장할 여유가 열리기 때문일 게 다. 새해 1월을작심삼일로어영부 영 보내버린 조급증을 지긋이 누 르며 처연한 설맞이 과세를 할 수 있을것같다. 오늘일을내일로미루지않으려 달려왔지만못다했던연연한일들 일랑 이월로, 삼월로 미루어 가자 고마음을정하고보니한결여유 로워진다. 겨울 바람에 가랑잎 더 미가 혼비백산 흩어진다. 더는 머 물수없어낯선곳으로휘몰이당 하면서호기심과막막함이교차되 는 낌새다. 낙엽 더미처럼 지나간 시간들이 쌓여가는데 끝없이 흩 어졌다몰려다니는가랑잎들을편 안히끌어모아주고싶어진다. 갑 작스런한파로임인년매듭을어영 부영 해버린 아쉬움이 설날 새 아 침이열리면서당혹스럽게흩어져 버린 시간을 모으고 싶은 심정이 되면서, 쓸려 다니는 가랑잎 같은 흩어진 세월의 조각들을 퍼즐로 맞출수있다면어떤풍경조합이 이루어질까.궁금해진다. 해가저물고집집마다불빛이밝 혀지면 마음이 따뜻해진다. 오늘 하루 해도 저물고 지난 해도 저물 었고 덤으로 주어진 것 같은 섣달 도문을닫아야할시간앞에서어 차피우리네인생도마지막과맞물 리는 정점에 도달할 것이다. 산다 는 것은 끝없이 해변에 밀려드는 파도처럼 생과 마주친 과제를 풀 고 나면 다시 밀려드는 문제들이 기다리고 있었으니까. 뜻한 대로 문제의 미로들이 쉽게 풀려나는 것은아니었지만어찌어찌시간이 지나다보면결론을찾게되더라는 것이다. 섣달이 가고 정월이 열려 도여전히난제들은끊임없이존재 하게 될 것이다. 숙제를 풀어가다 파도가잔잔해질무렵이면감당못 할 일은 없었구나 하고 안도의 한 숨을쉬게된다. 지치고힘들긴했 지만 그런대로 한 해라는 세월을 잘버텨왔던것같다. 섣달 그믐이면 왠지 서글퍼진다 고들한다. 하루사이묵은해와새 해가 바뀌면서 또 하나 나이테가 덧대어지는아쉬움이안타깝기때 문일게다. 문학평론가이어령교수님은‘지 금은 눈물의 시대이다. 피의 시대 에서 땀의 시대를 지나 이제는 눈 물의 시대를 맞이했다, 위로와 공 감, 누군가 함께 흘려주는 눈물이 필요한시대’라하셨다. 따뜻한마 음이, 따뜻한 손길이 그리워 지고 기다려지는 섣달 세밑이다. 나이 가 깊어 갈수록 외로움은 쌓여가 고어쩔수없이품고살아가게된 다.맨몸이부끄러워옷을걸치듯 외로움을 이겨내기 위해 못난 모 습이 들통나는게 싫어 시를 쓰고 친구를 찾는다, 어쩌겠는가. 어차 피인생은외로울수밖에없는존 재인 것을. 외로움 깊이를 알아가 면 갈수록 인생은 지혜로워 지고 침묵하게되는것인데. 한해를구 비구비 돌며 넘어 오시느라 지치 셨을 시니어 분들에게도 주님의 사랑과 은총이 힘겨웠던 노구를 감싸 주시기를 간절히 소원 드리 게된다. 섣달그믐세밑이라유난히외로 움에고독감이밀려들터인데. 각 별하게소일거리가없으신시니어 분들께서그날이그날같은일과 속에서도주말이기다려지신다는 속내를듣게되었다. 토요일이면한국일보‘행복한아 침’과의 해후를 기다리는 것이 일 상의리듬의결을놓치시지않으시 려는 행보로 그나마 위로가 되고 있다는 사연을 접하게 되었다. 어 쩌면‘행복한아침’을기다리시는 분들을 향한 사명감 같은 따스한 기류때문에지금껏‘행복한아침’ 이이어져왔던것같다. 토요일아 침마다‘행복한아침’을배설해드 리고 싶은 소박한 소망이 지금껏 팬을 붙들어 온 에너지원이 되어 주었나싶다. 독거하시는 몇몇 시니어 분들이 한국일보를 픽업하기 위해 한인 마트 앞에 설치된 신문 박스를 뒤 적이는 모습이 떠올라 가슴에 통 증같은 애잔한 느낌의 감각 반응 에시달리곤한다. 결코글이남달리뛰어난데가있 어서가 아닌, 다만 열세해를 이어 온독자님들과의연이이렇듯마음 을북받치게만들줄을몰랐다. 한 국일보를 귀한 보물처럼 가슴에 안고돌아오셨다는이야기며,무료 한시간탓도있겠지만겨우한줄 의글에공감만해도여러번을읽 고또읽으신다는자제분들의이야 기며, 글을읽는동안함께웃기도 하고울기도하셨다면서잘읽었다 는 전화 한 통화에 독자와의 이음 줄을 다시금 소중하게 붙들게 된 다. 귀하신독자분들을위해어찌하 든 공감대를 구사하는 글을 다듬 어 내야지 하는 책무 감이 어쩌면 삶의이유가되어왔을지도. 돌아보면 한국일보 존재감이 얼 마나 크고 소중한 것이었는지 밤 새울것같은마음이된다.섣달그 믐밤에 잠이 들면 눈썹이 하얗게 샌다는풍습따라졸음을참다참 다‘까치까치설날은어저께고요, 우리우리설날은오늘이래요’동 요를불러대곤했던흑백영화같은 기억에어우러지며노심을풀어낸 다. 섣달그믐같은인생노정의뒤 안길에서. 2023년 경제판 토정비결 새해가 되면 토정비결 보듯 한 번 들여다보고 싶은 것이 신년 경제전망이다. 특히 비즈니스 를 하게 되면 한 해의 경제적인 길흉지사에 관심이 가지 않을 수 없다. 작고한 LA 경제개발사 (LAEDC)의경제학자잭카이저 박사나채프만대학총장을지낸 제임스도티교수같은전문가들 이한때신년에내놓던LA,오렌 지카운티지역경제전망은적중 율이높아인기였다. 하지만 지금은 여러 가지가 뒤죽박죽 헝클 어지면서이전의경제 토정비결같던신년지 역경제 전망은 기대하 기 어렵게 됐다. 비교 기준이 달라졌고, 뉴 노멀이 출현해 자리를 잡아가고있다.세상이 전과달라진것이다. 팬데믹이 세계를 휩쓸고 있어 극심한인플레는지구촌공통문 제가됐다. 공급문제도마찬가지다. 한때 화장지가떨어지더니, 지금은원 하는유아용포뮬러를선반에서 찾기 힘든 때가 있다. 월그린은 포뮬러구매를한번에 3개이내 로 제한하기도 했다. 늘 쌓여 있 던코스코계란이떨어지기도한 다. 언제, 어떤품목에, 어떤문제 가또생길지점치기어렵다. 그런가운데올해가장확실하 게 미국 경제에 변화가 감지될 부분은공급선의문제가될것이 라고 경제판 토정비결들은 전망 한다. 결정적인 계기가 된 것은 아시아, 더 구체적으로는 중국 이꼽힌다. 제로 코로나 정책을 거세게 몰 아치면서‘세계의 공장’은 엉망 이 됐다. 생산 라인이 멈춰 서고 제품과 부품 출고가 중단됐다. 뜨거운 경험을 한 외국 기업이 한둘이아니다. 공급처의해외의존은위험요 소가 너무 크다는 것을 절감하 게 됐다. 공급 네트웍을 자국내 로 끌어 들이든지, 아니면 다른 곳으로돌릴필요성이절실해졌 다. 아시아, 그대부분은중국에공 급을의존하고있는미국과유럽 의제조사60%이상이앞으로3 년내공급처일부를타지역으로 옮길계획인것으로조사됐다고 공급문제전문가인노스웨스턴 대학의 한 경제학 교수는 전한 다. 불확실하고, 통제 불가능한 해 외 네트웍 보다 공급선의 국내 복귀를추진하겠다는것인데대 표적인 업체는 최대 유통체인 의 하나인 월마트. 앞으로 10년 간미국에서생산되는메이드인 USA제품구매를3,500억달러 더늘리겠다고발표했다. 영국의 750개 스몰 비즈니스 를대상으로한조사에서도 5개 업체중2개꼴로공급선을영국 으로돌리는방안을고려하겠다 고응답했다. 기존 공급체인에 변화가 예상 되면서같은아시아국가중에서 는인도와베트남이대체지로주 목받기도한다. 예를 들면 제품의 98%를 중국에서 만 들어 오던 애플은 최 근 아이폰14를 인도 에서 생산하기 시작 했다. 애플의최대부 품 공급업체인 팍스 콘도 베트남내 생산 물량을 늘리는데 동 의했다. 대신지난해8월이후중 국주문량은20%이상줄었다. 자동차 메이커 볼보는 생산처 를 60년만에 처음 같은 유럽 국 가로 돌렸다. 슬로바키아에 공 장을세우기로한것이다. 미국,멕시코,캐나다등북중미 3개국 비즈니스 리더들은 지난 해중국사태후공급처를역내로 옮겨오기위한접촉을이어가고 있다. 공급선을 옮길 처지가 아니라 면새로운커뮤니케이션기술을 개발해 해외 공급에 어떤 문제 가 있는지 보다 면밀하고, 정확 하게파악하겠다는기업이많다. 전처럼 전적으로 맡겨 두지 않 겠다는 것이다. 현지 업체의 현 황과 전망, 원자재 조달과 유통 과정 등에서 생길 수 있는 문제 를 더 정교하게 파악할 수 있는 신기술을개발하겠다고한다. 이들 기업들은 제품 구매 방법 도 수요가 발생할 때 하던 주문 (just in time order)에서, 만일의 사태에대비한주문(just in case order)으로 바꿔 안정적인 물량 확보를도모할것이라고한다. 문제는 이렇게 되면 가격 상승 을 피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생 산처를미국으로옮기면인건비 가 오르고, 새로운 테크놀로지 개발과운용에는신규투자가필 요하다. 미리 주문해 놓으면 보 관 비용도 있다. 부담은 소비자 몫으로돌아오게된다. 지난2년만큼은아니지만올해 도 가격상승을 피할 수 없는 원 인중하나다. 토정비결은 길흉을 미리 알아 피해가자는 것인데, 글쎄, 피할 방법이 있는 흉사인지 모르겠 다.

RkJQdWJsaXNoZXIy NjIxMj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