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3년 1월 28일 (토요일) 오피니언 A8 김정자 (시인·수필가) 행복한 아침 권정희 의 세상읽기 이태원 참사 그 이후 이태원참사가발생한지3개월 이흘렀다. 지난해 12월 24일부터 23년 1 월 17일까지 참사 발생 원인과 참사 전후 당국의 대처 등 사고 전반에 대한 철저한 진상 조사 를 통하여 참사 책임소재를 명 백히 규명하고,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함으로써국민의미래안전 을 보장하기 위하여 국정 조사 특별위원회가 조직되었지만 국 민이원하는명쾌한결론은아직이다. 대형 안전사고 진상규명은 여야를 떠나 먼 저 구조 실패 원인을 밝혀내고 재발 방지를 위해 철저한 조사를 서두를 줄 알았는데 결 국 여야 원색적인 말잔치에 그쳤다. 서로를 공격하고방어하기에급급한국정논의가국 민 앞에 어떻게 투영될지, 아예 생각이 없는 듯하다. 재발방지최종목표가무색해진다. 어느누 구도책임질기관도없고발뺌하기에몰두하 느라진상규명은묘연할뿐이다.정당의이해 타산이진상규명보다앞서고창과방패로끝 없는 저항으로 이어지는 모습으로는 아무런 결론도 얻을 수 없음이 자명하다. 한심하다. 국민을위한국정을다루는국회의진부한태 도가거북스럽다.‘다시금또이런대규모안 전사고 참사가 일어날 수 밖에 없겠구나’관 료주의적 매너리즘의 반복은 두고두고 계속 될전망이다. 젊은이들이 왜 이태원으로 몰려들었을까. 풀어지지않는질문이계속맴돈다. 과연 청년들이 이태원을 찾은 까닭은 대한 민국 국가나 행정안전부와 경찰 측은 제대로 알고 있을까. 2022 월드컵 경기로 송구영신 절기를 보내면서 어느덧 국민들의 마음에서 잊혀져버린것같은기우가기웃거린다. 그날 청년들이절규가반추를거듭하고있다. 때로 는아픔을잊고살아가기도하고구태의연한 한낱뉴스거리로여기며흘러보내버린건아 니었는지. 가슴에불기둥같은뜨거움이치솟는다. 왜 인재를 겪어내야만 겨우 모든 것이 시정되어 야한다는목소리가커질까. 사고원인을분석 하고다시는이러한불행이반복되지않게시 스템을 보완해야 한다는 목소리들이 비로소 높아지는것일까. 왜청년들이하필할로윈을 택해서 이태원에 모여들었을까. 이를 이해하 려는, 이해해보고싶어하는기성세대는전무 한것일까.다양성과자유상징인이태원을찾 을 수 밖에 없었던 젊음 들의 목마름을 어른 들은알고있었을까. 이토록절박한목마름을 해갈을해줄수있는, 개성과자유를맘껏표 출할수있는거침없는안전한공간이필요했 던것을일찍이어른들이마련해주었어야했 다. 고단하고번잡한삶에매달리느라어른들은 가장소중한사실을스치고지나친것이다.인 생은유한한존재인것인데,컴퓨터만열면세 상을한눈에알아볼수있는이시대에젊은 이들이얼마나목말랐기에같은또래들이모 여들것같은거리로몰려나왔을까. 세상은 출세를 위해 명문 교육을 지향하고 새벽부터 늦은밤까지혹사당해야하 는현실이다.학원을전전하 며청소년시절부터쉼없이 학원가를 전전하느라 심신 을윤택하게만져줄음악이 나시한구절을, 제대로된 독서조차 할 여유를 갖지 못하고기형적인시대를살 아가야 하는 젊음 들을 사 지로몰아넣은것도어른들이다. 명문에서 공부해야 돈 버는 기계로 인정받 을수있긴하지만인성교육은성적을넘어정 서까지껴안아야했었다. 인생을살아가는길 에함께해줄동반자격인행복과는거리가멀 어지는가치편향적교육정책자체도많은문 제를안고있다. 살아가면서세월이흘러도유가족들은상실 의아픔을넘어서지못할것이다.어느평범한 시간쯤에서박탈당한상실의격렬한통증은 결코무딜수없는날카로움으로되살아날것 이다. 더이상곁에없기에무엇으로도채울수없 는비어버린영역으로, 부재의공간에서만존 재하는가족으로여전히언제까지나함께살 아갈 것이다. 얼마나 보고싶고, 손을 잡고 싶 고, 따뜻하게 포옹하고 싶을까. 곁에 두고 닿 고싶은본능의근원은무엇일까. 물리적으로 닿을수없을때는무엇으로든연결을추구하 게되는것이자의식이아닐까. 2001년9월11일오전8:14세계무역센터는 대혼란속에빠졌다.‘마지막’을직감한희생 자들은가족, 부부에게전화를하고메시지를 남겼다. 이절박한시간을기억하고있는남은 사람들은무언가에연결되고싶은욕망을붙 들고나누고싶은말들을품고살아갈수밖에 없었다. 이에호응이라도하듯NPR(National Public Radio)은 구식 공중전화 부스를 설치 했다. 911추모행사를앞두고뉴욕브루클린브리 지공원에는강건너로보이는세계무역센터 쌍둥이빌딩이서있었던그곳을바라보면서 보고싶고만나고싶은이들에게하고싶은말 을음성메세지로남기라고“NPR’측은구식 공중전화부스를설치했다. 연결선이끊어져 있는전화임에도저마다붙들고하고싶었던 말들을 쏟아 놓는다.‘너무 너무 보고싶다’ ‘구해주지못해미안하다’ ‘우리아이가많이 자랐어요’목이메어말을잊지못하는가슴 저리는슬픈메시지들이이어졌다. 이태원참 사그이후에뒤따르는어떠한방안이든위로 의방편이마련되었으면하는안타까운소망 이인다 많은관계자들이사고원인을분석하고있지 만이를통해다시는이러한불행이초래되지 않도록국가모든시스템보완이이루어져야 할 숙제가 남아 있다. 이태원 참사 그 이후는 영원한미제로남겨질지, 국민들이안전한일 상을누릴수있는세상이만들어질것인지는 두고지켜보아야할일이다. 분명한것은이태원참사는인재였다는사실 을잊지않았으면한다.꽃다운삶을접어버린 156명의명복을빌어드리며유가족모든분 들께어떤위로의말로도대신할순없겠지만 따스함을담은깊은위로의말씀을전해올립 니다. 아메리칸 드림, 아메리칸 저주 이민 1세의삶은고단하다. 미국땅에 첫발을내딛는순간부터긴장의연속이 다. 낯선땅, 낯선언어, 낯선문화, 낯선 시스템 그리고 빈약한 주머니 … 험한 일 마다 않고 밤낮으로 뛰어야 의식주 의모양새나마갖출수있다. 그렇게악 착같이 일해서 살림 늘리고 아이들 공 부시켜 번듯하게 독립시키고 나면, 어 느새세월은흘러노년. 숨돌릴틈없이 열심히살아온인생이다. 그리고나면“ 이제는 나를 위해 살 때”라며 골프, 여 행등젊어서못해본것들을즐기며느 긋하게여생을보내는것이 1세들의보 편적삶의모습이다. 중국계 1세들도 다르지 않은데 그들 은 특히 사교댄스를 좋아한다. 주말마 다멋지게차려입고사교댄스홀에가서 춤추는 것을 노년의 큰 즐거움으로 삼 는다. 지난21일음력설전야를맞아남 가주의대표적중국계밀집지역인몬트 레이 팍 댄스홀에는 특히 많은 사람들 이모여들었다. 대부분60대70대인그 들중 11명은그러나설을맞지못했다. 돌연생이끝났다. 총소리, 비명소리, 피…밤 10시넘어 축제분위기가 한껏 무르익었을 때 후 칸 트랜이라는 남성이 나타나 반자동 소총을쏘아댔다. 자그마한체구, 72세, 중국계 베트남 이민 1세. 과거 그 댄스 홀 단골이었다는 그가 어떻게 악마가 되었는지, 무엇이 그를 분노로 눈멀게 했는지… 그 자신 목숨을 끊었으니 추 측만가능할뿐이다. 참극의주말이지나고월요일인23일, 이번에는 북가주에서 사건이 터졌다. 샌프란시스코 남쪽의 작은 마을 하프 문 베이에서 66세의 중국계 이민자 춘 리자오가공격용반자동총기로7명을 사살했다. 그곳 농장 일꾼인 자오는 일 터에서무슨갈등이있었는지, 농장두 곳을 찾아다니며 총질을 해댔다. 그리 고 같은 날 저녁 오클랜드에서 총격사 건이일어나한명이숨지고 7명이다쳤 다. 이로써 캘리포니아에서는 44시간 동 안3건의총기난사사건이발생, 19명이 살해되었다. 전쟁터가아니고서는세상 어디서도일어날수없는참사, 총의나 라미국에서나가능한일이다. 이번 남가주와 북가주 사건들은 좀 예외적이다. 범인이 60대 70대(최고령 총기난사범기록)로고령인점, 인종별 로아시안인점, 피해자들역시대부분 아시안인 점 그리고 사건 발생지역이 범죄율낮은조용한도시라는점. 게다 가 캘리포니아는 총기규제가 강해서 총기로 인한 사망률이 전국에서 가장 낮다. 그럼에도전혀그럴법하지않은곳에 서전혀그럴법하지않은사람들의손 에무고한사람들이죽어나갔다. 인구( 대략 3억3천만)보다민간인소지총기( 근4억)가더많은나라, 담배보다총사 는게더쉬운나라에서누구도예외는 아니라는사실이증명되었다. 성실하게 일해서 아메리칸 드림 성취하는 모범 소수계, 아시안도미국의총기문화로부 터 자유롭지 못하고 느닷없이 날아드 는총탄에비명횡사할수가있다. 미국은꿈의나라이다. 누구에게나기 회가 주어지고 노력하는 한 꿈을 이룬 다는 아메리칸 드림을 좇아 수많은 이 민자들이몰려왔다. 하지만수만년인 디언 원주민들이 살고 있던 땅을 유럽 의 백인정착민들이 차지할 때 충돌이 없을수없었다. 평화롭게살고있던인 디언 부족들을 백인들은 총으로 몰아 냈고, 거의 몰살시켰다. 인디언과 백인 정착민 사이에 벌어진 인디언 전쟁은 1600년대 초반부터 20세기 초반까지 300년넘게이어졌다. 건국의아버지조지워싱턴은건국이 전 뉴잉글랜드를 중심으로 한 동부지 역에서인디언말살정책을펼쳤다.이어 독립전쟁이끝나고서부개척시대가열 리면서 백인정착민들이 밀려들자 인디 언들이격렬하게저항,인디언말살정책 은 극한으로 치달았다. 수많은 생명이 희생되었다.그렇게뿌리내리며깊어진 것이 미국의 총기문화이다. 그리고 그 후손들이 물려받은 것은 총에 대한 본 능적애착,하해와같이넘쳐나는총,언 제어디서어느총이불을뿜을지모르 는 위험한 현실이다. 수백년 무고한 피 를삼켰던이땅의저주일지모르겠다. 총기난사사건은계속될것이다. 수억 의총기를없앨수는없고, 총을가져서 는 안 되는 위험분자들의 손에도 총은 계속 쥐어질 것이다. 1990년대 시행되 고종료된공격용총기및대용량탄창 금지법만되살려도좋겠지만공화당이 연방하원을 장악하고 있는 한 가능성 은제로이다. 하원공화당은오히려총 기소지,판매및제조권한을확대보호 할법안을추진중이다. 총기에대한발상의전환이필요하다. 미국에서 공공의 건강을 해치는 대표 적인요인은술,담배,자동차이다.음주 흡연자동차사고로많은인명이희생된 다. 그렇다고 이들을 금지할 수는 없으 니 다양한 안전규정들이 도입되었다. 술담배구매연령제한, 판매세부과, 음 주운전 처벌, 흡연의 위험성 경고문 명 시 등이다. 자동차에 대해서도 운전면 허취득,자동차등록,보험가입등을의 무화했다. 그결과관련사망률은크게 낮아졌다. 총기에 대해서도 비슷한 규정이 필요 하다. 총기소지 면허를 취득하고 지문 을 찍고 신원조회를 거쳐 허가를 받은 후총기를구매할수있게한다면사고 는많이줄어들것이다. 총탄에스러진사람들이아메리칸드 림을찾아이땅에와서평생열심히살 았을이민1세들이니더욱가슴이아프 다. 동병상련이다. 아메리칸 드림의 이 면에있는총의저주를비켜나가지못했 다.한인사회는부디무사하기를빈다. *모든 칼럼은 애틀랜타 한국일보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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