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3년 1월 31일 (화요일) 오피니언 A8 엄마 되기 애틀랜타칼럼 이용희 (목사) ■당선소감 우연히아는분이올린문학상포스터를보 고겁없이도전한글쓰기였는데이렇게상 까지받게되어어안이벙벙할뿐입니다. 지 난10달간엄마로그리고틈틈이심리상담 사로 정신없이 하루하루를 지내던 제게 글 을쓴다는것자체가참으로사치였던거같 습니다. 그래도용기를내어아이가잠든밤시간에 틈틈이생각을글로풀어내다보니제가참 정신없이뒤도앞도보지않고살고있었음 을느꼈습니다. 글을쓴다는것이그리고내삶을돌아본 다는 것이 이렇게도 어려운 일이였던 걸까 요? 이번문학상공모를통하여잊고지내던글 쓰는 제 모습을 새삼스럽게 다시 발견하게 되었습니다.학창시절저는몽상가이기도했 으면때로는날카로운눈으로세상을관철하 기도하던꿈많은소녀였는데지금은애기 키우기바쁜아줌마가되어버린거같습니 다. 제가쓴글에상을받아마땅하다가치를 부여해주신 애틀랜타 문학회 관계자 및 심 사위원 분들께 심심한 감사의 말씀을 올리 는바입니다. 잠과싸워가며아이가깰까조 심스럽게키보드를두드리며적은글이지만 이렇게상을주신다고하니엄마가아닌인 간으로서 무언가 인정받은 기분에 가슴이 설렙니다. 앞으로도이렇게글을쓰고나눌수있는 기회가있다면열심히써보고싶습니다. 조지아에정착한지아직반년도안되는제 게여러분이주시는뜻깊은환영인사라생 각하며감사히이상을받겠습니다. 벌써아홉달이나되었다. 내가엄마 라는또하나의타이틀을가지게된지 도. 딱히 의도하지 않았고 언젠가는 되리라막연히생각했던그것.‘난정 말잘할수있을거야’하고오만방자 하게여겼던그것.그것이바로엄마다. 임신했다는걸처음알았을때는모든 것이막연하고마치남의일인것처럼 실감이 나지 않았다. 첫 초음파 검사 를할때에도내몸안에또하나의생 명이자라고있다는것이별로와닿지 않았다. 그도그럴것이난늘눈에보이고잡 히는것만이진실이며그이외의것들 은늘불안정하고신뢰하기어려운것 들이라여겨왔기에,그작은콩알만한 초음파 사진을 보면서도 딱히 엄마가 된다는설렘은생기지않았다. 그리고 조금씩배가불러오면서나의호르몬 은이리저리널을뛰며날감정의롤러 코스터에싣고마구마구끝없이휘둘 러댔고,그런나를감당하기힘들어한 아기아빠또한태교에조금의긍정적 영향을 주지 못한 체 난 만삭이 되었 고출산을했다. 제왕절개로하반신이 마비된채누워있으면서의사선생님 이빨리아기를꺼내기만바라던찰나 ‘응애’하는소리가귀에울렸다.그리 고는너무신기한일이일어났다. 임신내내7년넘게키우던고양이들 이뱃속의아기보다더애틋했고아이 가태어나도난그고양이들이아마더 사랑스러울지도 몰라 하며 헛소리를 늘어놓던내안에서뭔가새로운종류 의감정이북받쳐오르는느낌을받았 다. 그것은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새로 운감정혹은느낌이었다.조그마한핏 덩이가 내 머리맡에 내밀어지고서야 난알았다.내가엄마가되었구나.이것 이바로엄마라는감정이구나.그감정 은그핏덩이가처음기특하게젖을찾 아물고빨던그순간더욱커졌다. 그 리고 처음 눈을 뜨고 내게 눈을 맞추 던그순간, 또다시커졌으며하루하 루새로운것을해내고보여주는순간 마다더더욱커져만갔다. 하지만 그 감정은 참 견고한 듯하지 만흔들리기도쉬워서밤새울어대며 그어떤내노력도통하지않는그아 이를미워하는날도늘어갔다.일을그 만둔나와아이를부양하기위해원래 한국에서평생을살아온아이아빠는 출산얼마후한국으로돈을벌기위해 돌아갔고,친정엄마도체류기간을다 채우고한국으로귀국하셨다. 난그렇 게‘독박육아’를시작했다. 난그때까 지어리석게도혼자아이보는것쯤은 큰일이아닐거라생각했다.베이비시 터(baby sitter) 이모님께서 낮에는 도 와주시지만그시간에난청소와다른 집안일을해야했으며이모님이퇴근 하시면또끝이없을것같은밤을아 이와함께고군분투해야했다. 나는세살무렵부터엄마와둘이살 았다.부모님은잦은갈등끝에이혼하 셨고무남독녀인나는엄마와함께외 가에서더부살이를했다. 당시서른도 안됐던엄마는이따금친구분들과늦 게까지놀고들어오실때가있었고,외 할아버지와 할머니께서 날 돌봐주실 때도 많았다. 엄마는 나를 부족함 없 이키우시고최선을다해뒷바라지하 셨지만당신도젊고어렸던지라내기 억 속에는 몇 가지 매우 서운했던 일 들이늘떨어지지도않고남아있었다. 아이를가지기전, 난반드시우리엄 마보다는좋은엄마가되어야지, 엄마 같은 엄마는 되지 말아야지, 하는 못 된생각을몰래하고있었다. 하지만 아이를 낳고 나니 또 이렇게 혼자돌보다보니내가정말천하에배 은망덕한멍텅구리딸임을깨달았다. 그몇번의서운한기억때문에난엄 마가보냈을이모든잠못이루는밤 들과끝이보이지않는빨래와젖병소 독의 무한반복을 완전히 무시해버렸 던것이다.그시절에는내가쓰는멋진 젖병 소독기도 없었을 것이며 빨아서 바로건조까지할수있는빨래건조기 또한없었을것이다.그리고그모든걸 20대초반이던엄마는혼자서해냈을 것이다. 지금은 스마트폰으로 손가락 몇 개 만움직이면누군가가장도봐와준다. 무엇이든 검색해서 이유식이든 뭐든 원하는정보는다얻을수있다. 그시 절엔 정말 물어 물어서 발품 팔아 나 를 키우셨을 터인데, 참 나란 사람은 그키워준은혜를그야말로원수로갚 고있다는느낌이었다. 부끄럽게도그 자신만만하던나는엄마가떠나신지 체두달도되지않아울고불고엄마에 게도움요청을했다. 엄마는아무말 없이다시미국행비행기에오르셨다. 본인도본인의삶이있을터인데마흔 이 다 된 딸을 도우려 기꺼이 당신의 삶을뒤로하고태평양을건너오신것 이다. 누군가말했던가? 자식은인생에업 보라고. 결코 버릴 수도 그렇다고 내 맘대로되지도않는것이라고.난그렇 게우리엄마삶의영원한업보이며지 금도우리엄마는그업보를짊어지고 살고 계신다. 이제는 나도 내 업보 하 나를만들어또그길고긴여정을시 작했다.이제시작인데믿기지않을만 큼버겁고힘들어도난그업보가사랑 스럽고애틋한걸어찌하랴! 그런업보가또다른업보를낳으면 어떠할지 난 감히 상상도 할 수 없다. 난죽을때까지우리엄마의애틋함을 그리고그깊은모정을헤아릴수없으 리라. 꼭너같은자식낳아보란말이 최고무서운말임을난이제야비로소 실감한다.엄마는이제내업보까지자 신의업보인양열심히돌봐주신다.엄 마란참신기한존재인것같다. 이 힘든 일을 해내면서 늘 아이에게 미안하고애틋하다. 그리고내아이를 위해서는어떠한것도감수할수있는 용기가생긴다. 엄마도그렇게날키웠 을것이고나도이제이아이를그렇게 키울것이다.엄마가된지금도엄마는 신기하고위대한것같다.엄마는아마 도신이당신을대신해사랑스러운아 이들을돌보라고보낸존재는아닐까? 은퇴는 후퇴가 아니다 노년기가 되어 부딪치는 과제는은퇴의문제입니다. 성경 민수기 8장에는 이런 말씀이 있습니다.“여호와 께서 또 모세에게 일러 가 라사대레위인은이같이할 지니곧이십오세이상으로 는희막에들어와서봉사하 여 일할 것이요. 오십세 부 터는그일을쉬어봉사하지 아니할것이나…”(23-25) 구약의 모세 오경이 기록 되던당시에는사람들의수 명이지금보다짧았으므로 50세면은퇴의연령으로생 각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 나 저는 이 구절을 보면서 아주재미있는사실을발견 했습니다.“그일을쉬어봉 사하지 아니할 것이나.”하 는 부분입니다. 회막 안에 들어가서 직접적으로 봉사 하던사역은중단되지만모 든 일이 중단되는 것은 아 니라는말씀입니다. 그래서 26절에보면“그형제와함 께회막에서모시는직무를 지킬 것이요”라고 합니다. 여전히그들이해야할일의 부분을남겨놓고있다는사 실입니다. 은퇴라는 것이 모든 일을 중단한다는 뜻은 결코 아 닙니다. 은퇴가 쉼을 동반 하여인생의활동을새롭게 제조정해야하는시기인것 은사실이지만그것이모든 것으로부터의 후퇴를 의미 하는 것은 아닙니다. 칼 융 이라는 유명한 심리학자는 노년기는 신체적인 능력은 감퇴는하지만정신적인능 력은 오히려 강화될 수 있 는계절이라고했습니다.노 인이되면망령이든다는생 각은어떤특수한노인들에 대한경험이나사회가강요 하고있는통념에의한것일 뿐모든노인에게적용되는 현상은결코아니라는주장 입니다.그러므로은퇴는내 면 탐구를 통해서 삶의 의 미를완성해야하는시간을 제공합니다.우리는그런각 도에서바울사도의고백을 다시 한 번 묵상해 볼 필요 가 있습니다.“그러므로 우 리가 낙심하지 아니하노니 겉사람은 후패하나 우리의 속은 날로 새롭도다.’(고 후4:16) 그는 인생의 의미를 껍데 기같은외적인육체에만두 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주 님을닮아가며빛나고아름 다운 인생의 결산을 할 수 있는계절을노년의계절로 보고있는것입니다. 그러면 은퇴를어떻게해야바르게 준비할수있습니까? 첫째로 질병의 가능성에 대해 수용하는 자세를 준 비해야 합니다. 노화현상 에 따른 질병은 피할 수 없 는일들이므로이런현상을 받아들일준비를해야합니 다. 더 나아가 장애의 문제 에대한예방과적응도준비 해야합니다.어쩌면우리들 이경험하게될신체적인질 병 때문에 육체의 어떤 한 부분을 잃어버리거나 사용 하지못하는장애가찾아올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그 장애를미리에방하는일이 우리들의 중요한 책임입니 다. 또한 장애를 받아들이 는 적응력도 중요한 일 가 운데하나입니다. 구세군의 창시자인 윌리 엄부스는80세되던날. 시 력이갑자기나빠지는것을 느꼈습니다.병원에가서진 찰을하고검토를해보았더 니시력을잃어버릴것이라 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이 통고를 아들이 먼저 받았 습니다. 그 아들은 며칠을 벼르다가 조심스럽게 아버 지에게 말했습니다.“의사 선생님은 아버지가 시력을 잃게될거라는군요.”그러 자 한 평생 믿음으로 살아 왔던윌리엄부스는이런인 상적인 대답을 합니다.“지 금까지두눈을가지고주님 을 섬겼는데 이제는 두 눈 없이주님을섬길채비를차 려야겠구나.”충격을 받고 놀라는 것이 아니라 장애 를수용하는이태도가얼마 나아름다운삶의모습입니 까? 이처럼나이가들면들수 록 우리의 몸에는 이상 신 호가하나씩다가오는것입 니다. 이것을 노년의 삶의 순리로받아들이는준비가 우리에게도있어야할것입 니다.그리고또한노년기에 는부부가서로어루만져주 는따뜻한사랑을이루어야 합니다. 부부의 따뜻한 사 랑은 노년의 삶을 더욱 더 힘차게 살아가는 활력소가 되는것입니다. -동의과학대학교관광일어통역학과 -HampshireCollege(Amherst,MA) 심리학,비교종교학학사 -HarvardUniversity,ClinicalPsychol- ogyLabresearchassistant -UniversityPennsylvania,Psychology &CriminologyLabresearchassistant -ColumbiaUniversitySchoolofSocial Work사회복지학석사 -St.Vicent’sHospital(Harrison,NY), Inpatientsocialworker(정신과병동사 회복지사)2019-2022 -StructuredFamilyIntervention(Atlanta, GA),TeamLeadTherapist(소아청소년 심리상담사)2022-현재 정유일 제7회 애틀랜타 신인문학상 수상작 - 우수상 수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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