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3년 2월 4일 (토요일) 오피니언 A8 독자기고 (애틀랜타거주) 김대원 김정자 (시인·수필가) 행복한 아침 ▲이메일: ekoreatimes@gmail.com *모든 칼럼은 애틀랜타 한국일보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여러분의 의견을 기다립니다 세상을 바꾸는 천재들 겨울 나무 시사만평 고유가 시대 이익 속에서 뒹굴기 몬트울버튼작 케이글 USA 본사특약 석유재벌 이른아침,언제나처럼겨울숲을 찾아나선다. 겨울이짙게깔린숲 속 벤치에 겨울 햇살이 포근하게 내려앉는다. 느티나무마른가지 에도 보드랍고 평안한 햇살이 일 삼아찾아준것같은몸짓으로흡 족한일면식을나눈다. 짐짓빈가 지 사이사이로 비끼는 햇살이 겨 울 숲의 목마른 냉기를 목도리처 럼 둘러준다. 다 비워버린 맨몸으 로하늘을받들며올곧게빈가지 를 뻗어내고 있는데 무참한 매서 운겨울바람이빈가지들을흔들 어댄다. 다비워낸겨울나무는유 유자적 신명에 실려 리듬에 겨운 듯 자유를 펄럭이며 나붓나붓 흔 들어댄다. 서로를부축하듯하늘 우러러 푸르렀던 날들을 기억하 며빈둥지를받들듯지키고있는 전설같은 적막이 맴도는데 바람 은 몸부림으로 메아리를 쏟아낸 다. 앙상한가지들을뻗고있는나목 들이겨울산을지키고있다. 나목 을 대하는 시선 또한 각색각양이 다. 시인의 눈길에서 빚어져 나온 시의울림도시인마다가감지인의 자태로 그려질 것이요, 유능한 사 진작가의 시선에 사로잡힌 빈 가 지의 뻗음을 선과 선들로 각색해 낸사진예술의극치매혹에매료 될수밖에없는작품이탄생할것 이다. 화가의 촉에 붙들린 절정에 이른 겨울 나무 정경을 심미안에 아우르며정서의흥취를캔버스에 옮겨놓기 위해 화가는 끝 없이 소 재의배경을찾아헤맬것이다. 음 악만드는일을사명삼고있는음 악인들은 감흥을 느끼는 것에, 심 령에 와 닿는 멋을 읊어내는 선율 이오선지를메워갈것이다. 옛야 사에서나만날법한나무꾼들은‘ 실한 장작들이 지천이로세’도끼 를 만지작거리며 손바닥에 침을 바를 터이다. 이처럼 같은 사물을 대하는 시선이나 태도가 하나같 이차이가있고구별이있고다른 것이세상을사는멋이겠다. 인생은마치숲을거쳐지나가야 하는 노정처럼 곧은 길도 지름길 도 없는 구불구불한 길의 전개이 다. 초록으로 울창했던 시절을 지 나, 다내려놓은앙상한빈가지들 을드러내는시절앞에섰다. 계절 순환이불러낸봄이찾아들면나 무 가지는 다시 소성하고 푸르른 여름이 연출되고, 비움의 가을이 도래한다. 겨울이모질수록끝나지않을것 같은 위축감이 들기도 하지만 봄 은 기어코 연록의 잎새들로 초록 향연을펼쳤고, 무성한숲을이루 며겨울나목에이르기까지그모 습을 기억해두라 한다. 대자연의 한몫으로충실해왔던것인데초 라하고 빈 나무라며 함부로 업신 여김으로 대하지 말아달라는 비 명같은 소요가 우리네 인생들의 옛 모습과 훗날 모습을 돌아보라 는견책을일깨워주고있다. 보여지는 겉모습으로 판단하는 경망한시대상을일깨워주고있음 을본다. 겉모양이전부가아닌것 인데. 인생에 대한 평가를 단순히 일시적으로보이는모습으로쉽게 판단하다 보면 자만에서 기인된 교만으로 때로는 스스로를 자학 하게되는착각을범하게된다. 겨울나무의고고하고강직한자 태는 먼 태고적부터 숭고하게 이 어져온 존엄한 자연의 신비다. 만 상을 바라보는 시선을 올곧게 가 꾸어야 한다는 꾸짖음을 듣는 것 같다.만물이있기전모습과그과 정과지금에이른결국을볼줄알 아야 한다는 것이다. 겉모습 만으 로 함부로 판단하지 말라는 의연 한 경고음이 장황하다. 매서운 겨 울 바람과 맞서고 있는 과묵한 결 연을보게된다. 울울창창무성한초록으로가려 주었지만 잎새를 떨구어 버린 겨 울 나무는 기어코 건너편 산야까 지훤히볼수있는경지를잠깐이 나마 맛보게 해주는 미덕까지 밝 히피력해주었다. 갈잎으로갈아 입은 상록수와 빈 가지들이 구상 해낸 극치의 예술품에 바람과 햇 살이 배경이 되어 주었다. 비움과 내려놓음이 어우러진 최상의 정 취를인생들과공유하려는경지가 두드러지게 돋보인다. 더는 고갈 될 것도 없는 기력이 쇠하여 가는 겨울 나무들. 모진 바람에 시름없 이시달리며빙판같은차가운하 늘을빈손으로하늘무게를받들 고 있지만 안으로는 여린 생명을 키워내고있다. 더는가진것없는 정직한두손들어올려무한창공 과 마주하며 기도하는 나목은 천 상 기도로 지새우는 우리네 어머 님모습이다. 겨울 나무는 침묵에 잠겨 있을 뿐이지만 다가올 계절로 하여 생 동하는생명력의잉태를드러내지 않는 은은한 추세만으로도 인류 에게 희망과 기백을 덧입혀 주고 있다. 겨울 나무는 더 이상 텅 빈 나무가 아니라며 빈 가지들의 충 만을즐기고있다. 살아간다는게 스산하고힘겨워도겨울나무처럼 기다리며인고하는인생들에게는 소망의 훈기가 다가올 것이다. 겨 울나무는조용히지는해노을을 배웅하고 있다. 달관과 의연을 품 은 겨울 나무의 마지막 풍경이 될 것같다. 천재들은 대체적으로 세가지 특징이있다고하는데, 혼자공 원에서 걷기를 즐기며 늘 메모 하는습관이있고또낮잠을즐 긴다고한다. 유비가자신의참모로등용하 려고 삼고초려 끝에 초가집에 살고 있던 제갈량을 찾아갔을 때 낮잠을 자고 있었다는 일화 는유명하다. 얼마전우연히애플이란회사 의 공동 창업자이며 매킨토시, 아이폰, 아이팻, 아이튠의 발명 자인 스티브 잡스의 일생을 주 제로한 다큐멘터리를 빌려다 보게되었다. 스티브잡스가낮 잠을 즐겼는지는 확실치 않으 나나머지두가지,즉공원걷기 와 메모하는 습관은 즐겼다고 한다. 캘리포니아의 팔로 알토(Palo Alto)라는 동네에서 스티브와 어린 시절을 함께 놀고 지내던 빌 페르난도(Bill Fernando)에 의하면 그는 공원을 함께 걸으 면서도인간은이세상에왜태 어났을까? 우주는얼마나클까, 또내가이세상을위해서할일 이 무엇일까 하는 어른스러운 질문을 던지곤 했다고 하니, 될 놈은 떡잎부터 알아본다는 옛 말이결코틀린말이아닌것같 다. 그런데스티브잡스와빌게이 츠, 메타의 마크 저커버그 그리 고 요즈음 여론의 집중 조명을 받고 있는 테슬라 자동차의 일 론 머스크 같은 천재들의 특징 이또한가지있는데일론머스 크만 빼고 모두 대학을 중퇴했 다는사실이다. 물론일론머스 크는 대학원에서 물리학을 전 공하고 스탠포드 대학의 박사 학위 과정(material science)에 입학했으나 이틀 만에 그만두 고당시인터넷붐을타고유행 하던 시절이라 인터넷 사업에 뛰어들어서동생과함께 Zip 2 란 회사를 만들어서 불과 4년 만에compaq회사에팔아서거 금을번것이그의나이28세때 였다. 그럼 매킨토시 컴퓨터를 개발 한 스티브 잡스의 나이는 당시 몇 살이었을까? 스티브의 나이 는그당시불과풍운의22살이 었다. 아마도 인간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는브레인기능이전성 기인20대때가아닌가하는생 각을해보게된다. 왜냐하면20세기최고의과학 자라고 하는 아인슈타인이 상 대성원리를 발견한 것도 26세 였고, 뉴턴이 중력의 법칙을 발 견 한 것도 23세 때였으며, 하 이젠베르크가불확정성원리를 발견한것도26세때요, 1965년 양자전기역학의발전에기여한 공로로 일본의 도모나가 신이 치로, 리처드 파인만과 함께 노 벨상을 공동 수상한 줄리언 스 윙거(Julian Schwinger)는 22 살에 하버드 대학의 물리학 교 수가되었던천재였다. 그런데한가지재미있는사실 은 당시로서는 불치의 병인 췌 장암 판정을 받고 애석하게 56 세에저세상으로간스티브잡 스는 생전 마지막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은 중요한 명언을 남 겼다. “내가 깨달은 단 한가지 가장 중요한 사실은 이 세상에 나와 있는 모든 물건들은 결코 나보 다더스마트하지않은사람들 에의해서만들어진것이다”라 고… 이게도대체무슨뜻을내 포하고있는말일까? 나는늘인류를위해서무엇인 가를할수있는사람이라고자 처하고 살았다는 스티브 잡스 의자서전에나온말과함께퍼 즐을맞추어보면그해답은명 약관화하다. 항상 자신의 포텐 셜을 과소평가하지 말고 만물 을 자세히 관찰하라는 말이 아 닐까? 리처드파인만도“당신이어떤 것이든지 한 가지를 아주아주 세밀하게관찰하면당신은이미 전 우주의 움직임에 동참하고 있는것이다”라는엄청난말을 남겼다. 천재와 바보는 종이 한 장 차 이라는말도있지않은가? 젊은이들에게 조금이나마 위안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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