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3년 2월 9일 (목요일) 오피니언 A8 사모 단상 수필 박경자 (전숙명여대미주총회장) 김백규씨와 은종국씨 코리언아메리칸아리랑 제3부 - 아리랑 여정의 종착역 애틀랜타(79) 지천(支泉) 권명오 (수필가·칼럼니스트) 한자&명언 ■ 本末(본말) *밑본(木-5획, 6급) *끝말(木-5획, 5급) 다잘하다가한가지를잘못하 여 낭패를 당하면 참 곤혹스럽 다. 오늘은그런불상사를사전 에 경계하는 내용의 명언을 찾 아소개해본다. 먼저‘本末’이 라는 한자어의 속뜻을 알아본 다음에... 本자는‘나무목’(木)과‘一’ 이 합쳐진 것이다. 여기에서 ‘一’은‘하나’를뜻하는글자가 아니라, 나무뿌리의위치를가 리키는 부호에 불과한 것이다. ‘나무뿌리’(the root of a tree) 가 본뜻인데,‘책’(a book) ‘문서’(a document)‘밑천’ (capital)이라는 뜻으로도 쓰인 다. 末은‘一’과‘木’이합쳐진것 으로, 이 경우의‘一’은‘하나’ 를뜻하는글자가아니라, 나무 의‘끝’부분을 가리키는 부호 일 따름이다.‘나무 끝’(the end of a tree)이라는본뜻에서 일반적인 의미의‘끝’(end)으 로확대사용됐다. 本末은‘사물이나 일의 처음 [本]과 끝[末]’이 속뜻인데, ‘사물이나일의중요한부분과 중요하지 않은 부분’을 이르기 도한다. 본말이뒤바뀌는일이 없어야겠다. ‘삼국지’(三國志)오서(吳書) 편의주해에이런말이전한다. 특히 맨 마지막에 마무리하는 일을 잘못하면 모든 일이 허사 가 된다. 흔히‘끝날 때까지 끝 난것이아니다.’는말은이를두 고한말인듯! “한가지만잘못해도 만가지선행이빛을잃는다.” 一爲不善,일위부선 衆善皆亡.중선개망 전광진(성균관대명예교수 속뜻사전편저자) 김백규씨는식품협회회장을오 랫동안 역임하면서 회원들의 안 전과권익을위해헌신해왔고한 인회장과 평통위원장을 역임하 고 한인회관 건축위원장과 평화 의소녀상건립등한인사회를위 해 몸을 바쳐온 분이다. 회장 재 임시회관을수리한공이크고연 극공연을적극도와준분이다. 그리고 평통 위원장 재직시 나 는 평통고문이었고 내가 애틀랜 타이민사집필위원일때한인회 장이었던 김 회장이 적극 도와 준인연이있다. 그후구한인회 관이화재로인해김회장이긴급 회관건축위원장으로 선출돼 회 관구입과모금활동을신임오영 록한인회장과함께전념할당시 한인회 자문위원장이었던 나는 건축위원인은종국전회장과함 께회관건립을위해일을한일이 있다. 김백규 회장은 여러 단체의 중 책과 회장직을 역임하면서 많은 일과 봉사를 했지만 그 중에도 현한인회관구입과평화의소녀 상 건립에 대한 업적이 가장 크 다. 세월이흘러그의공로를실 감하지 못할 사람이 많을지라도 그당시회관구입을위해얼마나 많은 난관과 가시밭길을 헤치고 극복했는지잘알고있다. 지금도 김백규씨는 한인사회를 위해 열 심히 몸과 마음을 다 바치고 있 다. 그리고 은종국 전 회장은 한인 사회단체에참가하기전부터말 없이돕고매년거금을무명으로 한인회와 봉사회와 한국학교에 기증해 온 분이다. 구 한인회관 구입당시 건축 위원회 사무총장 을역임할때한국학교대표로참 석했던나와인연이생겼다. 그 후 이승남 한인 회장과 은 종국씨가 한미재단애틀랜타지 부를 만들고 애틀랜타 한인이민 사편찬후원회장으로이민사탄 생의 공로가 큰 은 회장과 함께 일하면서 그의 투철한 봉사정신 과생활철학을보고존경하게됐 다. 그분은4년간한인회장직을 역임하면서 한인들의 화합을 위 한 다리 놓는 한인회를 만들기 위해노력한공로가크다. 그리고 박선근 전 회장과 함께 한미 우호협회를 이끌며 미주한 인들과미국인들간의우애와신 뢰를굳건히할수있는노력을하 고있다. 그리고 85번 고속도로 111번 출구 선상에 Thank You America 빌보드 싸인을 설치했 으며그외에도한미재단과기독 실업인협회회장을역임했다. 은 회장은 한인회장 재임시 한 인회 주최 라디오코리아(박건권 대표) 주관으로코리언페스티벌 을개최해대성황을이루는화려 한잔치를펼쳤다. 항상겸손하고 티나지 않게 자신보다 한인사회 를 위해 열심히 혼신의 힘을 다 한은종국회장재임시부족한내 가자랑스러운한인상을받은일 도있다. 은회장은 임기가 끝난 후에도 회관 건립위원으로 전력 을다한분이다. 나는 김백규씨 그리고 은종국 씨와함께일할수있는인연을맺 게된것을더없이소중한인생의 일부라고생각하면서 보람을느 낀다. 사랑을 다해 사랑하였노라고 정작할말이남아있음을알았을 때/당신은 이미 남의 사람이 되 어있었다/불러야할노래를가슴 으로죽이며/당신은멀리로잃어 지고있었다/하마곱스런웃음이 사라지기 전/두고두고 아름다운 여인으로 잊혀 달라지만/남자에 게서 여자란 기쁨 아니면 슬픔/ 다섯손가락끝을잘라 핏물오선 을그려/혼자라도외롭지않을밤 에울어보리라/울어서멍든눈흘 김으로/미워서 미워지도록 사랑 하리라/한잔은떠나버린너를위 하여…/또한잔은 너와의 영원한 사랑을위하여…/그리고또한잔 은 이미초라해진나를위하여… /마지막 한잔은 이미 알고 정하 신 하나님을위하여… (사모-조 지훈) 누군들 빗속을 거닐며 옛 추억 을내정신깊숙이숨겨진 사랑의 무늬를 만드는시,세상일에찌들 려 세상속을 한번 쯤 벗어나고 싶을 때 광활한 우주 은하수 꽃 길에 걸터 앉아 옛 추억 속을 거 닐며 지구촌세상을내려다보고 싶을때, 웃음반절, 울음반절아 무도알아듣지못한끓어오른가 슴으로속세를내려다보며 한번 쯤읊어보고싶은시아닌가…사 랑 쯤이야… 한번 쯤 누구나 앓 아본 가슴저린혹독한 아픔, 옛 선비의가슴에도 영혼을 흔드는 시가 풍류 속 멋과 지조, 옛 선비 님 그사랑의 아픔을‘이미초라 해진나를위하여’…‘사모곡’에 담았다. 시인조지훈(1920-1968)은 경 북영월군태어나 시인이며, 학자 로서 유명하다. 저서‘한국 민족 운동사’ ‘민족문화연구소장’대 학교수로,조국이어려울때민중 의가운데서서6.25아픔을겪으 시며 우리조국을지키신 큰어 른이셨다. 지훈시인은단장을짚 고두루마기자락을 날리는멋쟁 이시인…얼큰히술에취하면툇 마루에 앉아시를읊는다. ‘차운 산 바위 우에 하늘은 멀 어/ 산새가 구슬피 운다/구름 흘 러 가는/물길은 칠백리/ 나그네 긴 소매 꽃잎에 젖어/술 익은 강 마을의저녁노을이여/이밤자면 저마을에/꽃은지리라/다정하고 한 많음도 병인 양하여/달빛 아 래 고요히 흔들리며 가노라. (그 의시,완화삼) 옛시를 읽으면서몸과마음, 영 혼깊숙이새겨진 드높은정신세 계, 멋과 지조로 가슴이 저민다. 기계문명에찌들어사람도기계 가되어버린감각이마비된세상 에…오늘조지훈시인, 옛선비의 맑은 시혼이 내 영혼을 흔들어 깨운다. 강나루 건너서/밀밭 길을/구름 에 달 가듯이/가는 나그네/ 길은 외줄기/ 남도삼천리/ 술익은 마 을마다/타는 저녁 놀/구름에 달 가듯이/가는나그네(시,나그네) 인간은흘러간한송이구름 이밤을어디서쉬라하는가 막내의 바이올린 레슨이 끝나고 근처에 있는 마켓‘트레이더 조스 ’에들렀다. 당근을찾는데보이지 않는다. 다팔렸나?설마그렇게흔 한당근이없을까. 그때 딸이 노란색, 갈색, 자색 당 근이 들어있는 봉지를 집어서 준 다.“엄마이거당근이라고쓰여있 는데?”나는한참을요리조리살펴 봤다. 낯선 색깔이다. 잠시 고민했 지만, 당근이 필요하니 카트에 담 았다. 식사준비를하면서어제산 당근을 꺼냈다. 당근은 원래 주황 색아닌가? 최근에는농부들도색있는작물 을많이재배하고소비자들도찾는 다고한다.‘보기좋은떡이먹기도 좋다’는 말처럼 고정의 색을 탈피 해서 다양함을 추구한다. 다양한 색이입맛을돋운다. 게다가이런자연색상의채소들 은 단순히 보기만 좋은 것이 아니 라영양도풍부해서실제로우리의 질병발생률도감소시킨다.다양한 색깔에는다양하게영양소가들어 있다. 안토시아닌 성분이 많은 보 라색과 적색 채소, 베타카로틴 성 분이많은노란색채소, 리코펜성 분이 많은 초콜릿색 토마토. 나는 왜한번도다양한색의당근을사 지않았을까? 사람은보고싶은것만보는존재 다. 내눈에는좌우살필것도없이 그냥‘주황색당근’으로직행이었 다. 선입견이라는것은별거아닌거 같아도참큰것이다. 나는내가열 린 마음을 가진 사람이라 생각했 는데 오늘 보니 유연함이 아주 부 족한사람이었다. 아이들에게는 틀림이 아니라 다 름을가르치고다양함을보여주고 싶다고했지만실제로나는식탁에 서조차그런다양함을보여주기에 부족했다. 사소한 것 같아도 식탁 의문화와교육은무시못할힘이 있다. 팬데믹이 시작된 이후 아시안 증 오 범죄가 끊임없이 증가하고 있 다. 캘리포니아주에서는 지난해 3 월 한인사 인종학이 포함된 인종 학모델커리큘럼이고등학교졸업 시이수해야하는필수과목으로지 정됐다. 인종학은 미국이 지금까지 성장 해온 과거로부터 현재에 이르기 까지 역사 속에서 소수민족이 끼 친 공헌에 대한 이해를 돕는 학문 이다. 이제 가주의 고교 학생들은 1903년하와이이민에서부터도산 안창호선생, 김영옥대령, 새미리 박사 등 한인 이민사의 역사를 공 부하게 된다. 이런 결실을 이루게 된 데에는 많은 한인들의 수고와 노력이있었다. 칸트는‘인간은교육받지않으면 인간답지않다’라고말했다. ‘MakeAmericaGreatAgain’어 떻게미국을위대하게만드는가.교 육을통해미국안에다양함을인 정하고 함께 살아가는, 더 위대한 미국이되기를기대한다. 김미혜 / 한울한국학교교장 색에 대한 편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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