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3년 2월 10일 (금요일) 6일새벽 ( 현지시간 ) 평화롭게잠들어 있던튀르키예와시리아국민들의목숨 과행복을앗아간규모 7.8 강진진원지 인 튀르키예남동부 도시카라만마라 슈.8일밤현지에도착한한국일보는인 근에서가장큰병원인네치프파질병원 부터찾았다.병원풍경은그자체로 ‘건 물안에펼쳐진지옥’이었다. 강한여진이계속되는데병원이라고 안전할 리는없었다. 병원은 10개층건 물이었지만붕괴우려때문에1층만사 용하고있었다.비좁은1층공간을병원 이라고 불러도 될지혼란스러웠다. 시 신, 부상자,의료진과의약품,의료장비, 구호물품이뒤죽박죽섞여있었다. 영하의기온에도병원문은전부열린 채였다. 사망자와 부상자가 시시각각 쏟아져들어오기때문에닫아둘틈이없 다고했다.병원안기온은영하1,2도였 지만,의료진과구조대는정신없이움직 이느라연신땀을흘렸다. 병원안으로조금들어가니차디찬콘 크리트바닥에초록색과파란색천으로 8일밤 ( 현지시간 ) 튀르키예남동부도 시카라만마라슈. 한국일보가 목격한 구조현장에선사투가벌어지고있었다. 붕괴돼콘크리트와철근더미밖에남지 않은 9층짜리건물터앞에서주민압둘 라만 ( 52 ) 씨를만났다.회색먼지를뒤집 어쓴그는두손을가지런히모으고구 조작업을조용히지켜보고있었다. 압둘라만씨는회계사다.다른지역출 신이지만가족과함께카라만마라슈에 정착했다. 그는행복하게잠들었던 5일 밤의안온한공기와향긋한냄새부터이 야기했다.여느평범한 밤처럼, 그는 배 우자 ( 40 ) 와 12살 딸을 품에안고 누워 잠을청했다.6㎡크기의방은그에게천 국같았다. 천국은몇시간만에영영사라졌다.암 흑속에눈을뜬압둘라만씨는외마디비 명을질렀다.그와배우자,딸의몸을무 너진건물잔해가짓누르고있었다. 6일 새벽4시17분에닥친강진이집을순식간 에집어삼킨것이었다.영하의기온과칼 바람을 막 아 줄 게아무것도없었다.하 늘 을향해 뚫 린공간을 통 해비가섞인눈이 들이 쳤 다. 노 출 된곳 부터몸이 젖 기시작 했다.체온이 급 격히 떨 어졌다. 그 래 도다행이었다. 3 명모두가살아 있는게신의선물로 느 껴 졌다. 서로를 꼭끌 어안고잠 든 압둘라만씨의가족은 잔해에 깔 려있을 때도 서로를 꼭 끌 어 안은채였다. “ 한기가 심 해질때마다,기 절 해서잠들것같을때마다더 꽉 안았 다 ” 고그는 말 했다.아무도정신을 놓 지 않도록서로에게계속 말 을 걸 었다. 대 변 과 소변 도서로를안은상 태 에서 해 결 했다. 압둘라만씨는 “ 그런것 쯤 은 하 나 도 중요 하지않았다 ” 고했다. 시계도, 휴 대전화도없었던 탓 에시간 이 얼 마 나흐 른지 알길 이없었다.더는 버 티 지 못 할지도모른다는 생 각이스 칠 때 쯤 구조대원의 발 이보였다.압둘라만씨 가족은그 렇 게구조 됐 다. 매몰된 지40 시간만의일이었다.압둘라만씨는 “ 딸이 가장먼 저빠 져 나왔 고,그다 음 아 내 가 나 왔 다 ”며“ 아 내 와딸이구출되는장 면 을 보 면 서‘아,이 제 는 끝 났다’는 생 각에그 제 서야몸에 힘 이 풀 렸다 ” 고했다. 압둘라만씨는지진으로집, 차, 사무 실등말 그대로모 든재산 을 잃 었다. 휴 대전화도지니고있지않았다. 그는 “돈 도,물건도 필요 없다. 나 에 겐 가족이있 다.가족이살아있으 면 그 걸 로 된 다 ” 고 말 하 며 눈물을 훔쳤 다. 다시찾은구조현장은 끔찍 한기 억 을 불러일으 켰 다.압둘라만씨는그러 나꿋 꿋 이현장을지 켰 다.압둘라만씨가족의 집터바로 옆 건물잔해에 젊 은 엄 마와아 이 등실종 자 2명이있다는 소 식을들은 뒤 발 이 떨 어지지않았다.그는 “내 이 웃 들 이 나 처럼살아있기를바란다.그들에게 가 닿 도록가장가 까 이에서기도를하고 싶 었다 ” 고했다.그리고이 내말 을 줄 였 다. 엄 마와아이가보 낼 지도모르는 희 미 한구조신호를 놓 치지않기 위 해서였다. 카라만마라슈 ( 튀르키예 ) = 글·사진신은별특파원 ‘하루에시신 600구’ 지옥이된병원$의료진 “한명이라도더” 사투 건물아래서 40시간 만에구조된남성 “이웃들도살아있길”현장 돌아와기도 아내·딸과자던중갇힌압둘라만씨 “기절할까봐서로계속말걸며버텨 전재산잃었지만가족이살아다행” 무너진건물에깔렸다구조된뒤실종자찾기를바 라며현장에돌아온압둘라만씨. 신은별특파원 현장르포 Ԃ 1 졂 ‘ 않잚잖않큖읊많삲 ’ 펞컪몒콛 카라만마라슈는인구 117만 ( 2021 년 기 준 ) 의 번성 한도시였다.지진이 휩쓸 고 간뒤로는온 통침묵 과암흑이다.여진 피 해를우려해건물을모두비 운까닭 이다. 어 둠 을 밝 히는건 생존 자를 수 색하기 위 해켜 둔군 데 군 데의불 빛뿐 이었다. 밤공기는 피 부를 찌 를것처럼차가웠 다. 낮 부터영하로 떨 어졌다는 기온은 좀 처럼오르지않았다. 도시 중심 부 주 변엔 사람들이 몰 려살았다. 실종 자가 그만 큼많 았다. 구조현장은초조함으 로 꽉 차있었다.이 제 부터는 단 한시간 이 생 사를가를 수 있기때문이다. 생존 자가 나 오자마자 바로 싣 고 병원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들것을대기시켜두고 앰뷸 런스문을 활짝 열어두었다. 구조대원들은오직 생 명만 생 각했다. 카이 세 리시의시장이방문했지만,한구 조대원은 “저 런사람들은 중요 하지않 다. 우리에게 중요 한건한 명이라도더 구하는일이다 ” 라 며 외 면 했다. 구조대 원들은 헬멧 에 달 린 희 미한 조명으로 잔해사이사이를 비 추 었다. 숨 소 리, 신 음소 리를 놓칠까 신경을 곤 두 세 웠다. 그러 나희소 식은 좀 처럼들리지않았다. 잔해주 변엔 어린아이의것으로보이는 작은 양말 과더러워진 베 개가 뒹굴 었다. 짝 을 잃 은 하이 힐 도있었다. 누 군 가의 죽 음 을가리키는물건들이었다. 도시전체가 매캐 한 악취 와 뿌 연 매 연으 로가 득 했다. 실종 자를기다리는사람들, 갈곳 이없어 노숙 하는사람들이몸을 녹 이느라 쓰레 기,가구 등 을닥치는대로 태 웠기때문이다.여동 생 이 매몰됐 다는 소 식 에카라만마라슈로 달 려온한여 성 은 수 십 시간을바 깥 에서기다렸다고했다. 멍 하게모닥불을바라보던그는 멀 리 떨 어 져있는남 편 에게서 “수 색작업에진전이 있 나” 라는전화를 받 은뒤 엉엉울 었다. 한 학생 에게 “ 누구를찾느 냐” 고 묻 자 “ 친 척 이 묻혀 있다 ”며 고개를 숙 였다.그 는아주작은 힘 조차기도에 쓰겠 다는 듯 “ 더이상 말 하고 싶 지않다 ” 고했다.한남 성 은가족이 실종 되지않았는데도건물 잔해 옆 에서 텐 트를치고지 내겠 다고했 다. “소중 한사람들이살아 나왔 을때‘ 수 고했다’고 말 해주고 싶 어서 ” 라고했다. 집을 잃 은사람들은 승 용차를 임 시 거 처삼아지 낸 다.지진으로 깨 진 창 문대신 담요나옷 을둘러 추위 를 막 았다.건물이 추 가붕괴해 몰 려 든 차 량 으로공터마다 만원이었다.기자도대 학교옆 공터에차 를대고 헬맷 을쓴채 쪽 잠을 잤 다. 그럼에도 희 망은 존재 했다.사이 렌소 리가 울릴 때마다 사람들의 얼굴엔절 망과 희 망이동시에스 쳤 다. “ 누 군 가가 죽었다 ” 는 뜻 일 수 있지만, “생존 자가 나왔 다 ” 는 뜻 이기도하 므 로. 서로의마 음 을누구보다 잘 아는 실종 자가족들 은서로의어 깨 를 끌 어안고몸을부비 며 위 로했다.이방인인기자조차 환 대 받 았 다. 구조작업에파 견된 한경 찰 은기자 에게자신이두르고있던목도리를건 넸 다. 포 기하지않는한,그 렇 게 희 망은어 디서 든 살아 날 것이다. 추위녹일불때느라도시엔매연가득$승용차거처삼아생존소식기대 문닫아둘틈도없이부상자쏟아져 영하로떨어진실내서의료진구슬땀 시신둘공간없어콘크리트바닥에 건물붕괴우려에1층에서만치료 트라우마돌발행동우려경비삼엄 9일(현지시간)튀르키예카라만마라슈의한건물이몇개층이었는지조차알아볼수없게폭삭내려앉았다.부서져내린건물콘크리트더미위에누군가의신발만덩그러니뒹굴고있다(오른쪽사진). 덮 인무 언 가가 줄 지어 놓 여있었다. 끝내 살아 돌 아오지 못 한사망자들이었다.방 수 처리때문인 듯반짝거 리는천이시신 을한구 씩 고이 감싸 고있었지만,바 깥 으로 빠 져 나 온시 퍼 런 발 은이미 생 명의 흔적 이사라진상 태 라는 걸 가리 켰 다. 한 병원 관 계자는 “끊임 없이 밀 려 드 는시신을둘공간이없다. 그 래 도함부 로방치할순없다.병상 침 대를다른 곳 으로 옮 기고시신만보 관 하는구역으로 쓰 고있다 ” 고했다. 의사도, 간호사도 턱 없이모자 랐 다. 손 길 을보 태 기 위 해이스 탄 불에서 급 히 왔 다는의사에 쉬 는 “ 정 확 히 셀겨 를조 차없었지만오 늘 하 루 에들어온시신만 600구정도 ” 라고 했다. 병원으로이 송 돼치료 중 인부상자 ( 500명안 팎 ) 수 보 다 많 은 숫 자였다. 시신의신원이파 악 돼장 례 식장으로보 내 진다 면 그 나 마다 행이다.앞으로는 최소 한의 존엄 도기대 할 수 없다.튀르키예 내 무부 산 하 재난 관 리국은 “ 시신신원이 확 인되지않아도 발견 5일이 내매 장 절 차를 밟 을 것 ” 이 라고 발표 했다. 병원경비는 유난 히삼 엄 했다.경 찰관 도배치돼있었다. “ 죽 음 직전 까 지 갔 었 던트라우마, 사 랑 하는이를 잃 은 충 격 에 휩싸 인사람들의 위험 행동을우려해 서 ” 라고했다. 기자는병원에서 임 시 취 재허 가를 받 았지만,이 내나 와야했다. 병원을 빠 져 나 오는동안인공호 흡 기 를부착한채 실 려들어가는남 성 과 마 주 쳤 다. 바 퀴달 린 침 대에누 운 채였다. 침 대 옆 에 달 린 혈 압계는 ‘ 최저혈 압 3 0’ 을가리 켰 다. 눈 엔 초 점 이없었다. 그는 다시살아 날수 있을 까 .그순간 답 을아 는사람은아무도없었다. 카라만마라슈 ( 튀르키예 ) = 글·사진신은별특파원 D3 튀르키예ㆍ시리아 대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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