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3년 2월 25일 (토요일) *모든 칼럼은 애틀랜타한국일보의편집방향과 다를수있습니다 ▲ 이메일: ekoreatimes@gmail.com 여러분의 의견을 기다립니다 오피니언 A8 전문가 에세이 김정자 (시인·수필가) 행복한 아침 뜨개질 양지 김케이 임상심리학박사 살아가는 일로 분주했던 날들이 어느 결에 사위어 가고 빈 둥지에 은퇴라는 처음 겪는 한아함이 당 황스러웠지만, 미루어왔던 여행도 계획하게되고지인과의만남을주 선하기도하면서우아하고멋진노 후 청사진을 그려갈 즈음에 팬데 믹시대로돌입하면서비대면시대 추이로 사람을 만나는 일이 줄어 들고여행미루기도수용해야하는 장애물로막아섰다.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도 멀 어지기마련이라자제되는만남에 도익숙해지고삶의걸출한부분에 서 밀려났는데도 불편한 줄 모르 고 진부한 습관처럼 지내는 일상 에친숙해지면서집안에서지낼시 간이길어질수밖에없는틈을타 서 한동안 잊고 지냈던 묵은 뜨개 질 도구를 찾아내기에 이르렀다. 도구를 닦고 고운 실타래를 고르 기 시작하다 보니 꽃향기처럼 은 은한무아경이꿈만같다. 딸내가 족들의목도리에모자, 조끼, 퀼트 담요에 다양한 문양의 쿠션을 만 들기도 하면서 스웨터를 만들어 나누어 입고 무릎 담요에 이불이 며 성탄 트리 장식 소품까지 두루 두루섭렵한끝에다양한동물인 형을만들어보기로했다. 뜨개질거리를만져본사람은다 알고 있다. 실이 엉키는 일은 다반 사지만무지근한인내심앞엔어쩔 수없이풀리고만다. 진행중인무 늬가한올이라도얽힌걸보면망 설임없이풀어내고는다시시작한 다. 한올의뒤틀림을용납할수없 는 가차없음이 완벽에 가까운 완 성품을 완성할 수 있다는 자부심 이 팽팽하게 버티고 있다. 아무도 알아주거나인정해주지도않는데 도 말이다. 무늬가 얽히거나 코 수 에 이상을 발견했을 땐 다시 풀어 서 뜨면 된다는 뜨개질 철학이 아 직은유효하다. 감당하기힘든일과마주했을때 마음을 다스리고 본연의 중요한 삶의 지략을 붙들 수 있는 저력이 터득된다. 바늘에실을걸고뜨다 보면 마음을 붙들고 있던 곤고한 상황들이어느새잊혀지고뜨개질 바늘 움직임에 집중하게 된다. 작 품들이완성되기까지시행착오도 있었지만 소심이 빚은 완벽주의를 추구한다는주변핀잔에도꿋꿋하 게 생의 지침으로 삼고 있음을 떳 떳하게내세울판국이다.복잡하고 인내가필요한일에는뜨개질로다 져진무지근한끈기의과정들이일 맥상통함을 반기게 된다. 생이란 금자탑그늘에는시행착오를거친 눈물과 땀이 적셔지지 않은 삶이 어디있겠는가. 둥글둥글 감겨진 실뭉치들이 출 전 준비를 끝낸 횡대처럼 손길을 기다리고있지만얼기설기인생살 이정답이묻어있는것같다. 시도 의오류에서시행착오가발생하고 문제 해결로 접근해야 하는 통찰 력 이론을 사용해야 하는 접근법 이 문제 해결의 기본 수단이며 관 점임을 받아들이게 된다. 뜨개질 속에 생이 숨쉬고 뜨개질에 묻혀 있는 동안 생을 깨닫고 난해한 인 생길의첩경을발견하기도한다. 뜨개질은 치매 예방에도 좋다고 한다. 퇴행성 관절 예방에도 좋고, 더욱이 사랑 나눔에도 호응도가 높다. 추운겨울홈리스분들에게 나눠 주기도 했던 일이며 딸내 가 족들이 할머니가 만든 목도리를 두르고 모자를 쓴 사진을 보내 주 었을때, 그행복감은장수보약에 비할바없는환상적인기쁨이다. 뜨개질이가져다주는여유로움, 그풍요로움은철학적담론과내면 적 형이상학적 탐구에, 상상력과 이상주의적 변증법에까지 사색적 미학 탐구 등 부수적으로 얻어낸 것들이 얼마나 크고 값진 행복인 지. 뜨개질거리를붙들고있는동안 만은 편안함의 극치에 도달하는 시간이다. 뜨개질에 집중하는 시 간은 초집중도, 초긴장을 하지 않 아도 되는 잔잔한 열정만이 흐를 뿐이다. 감성이 휴식을 누리는 시 간이다. 회피하고 싶은 사람이 휘 저어 놓은 놀이터에 적응이 쉽지 않은대인관계로부터파생된부정 적 감정들로 글이 잘 풀리지 않을 때의 난감함보다 더 강도높은 견 딤이 필요할 때는 나도 모르게 뜨 개질거리를 붙들고 앉는다. 긴장 을이완시켜주고잡념도불안함도 다 잊혀지니까. 하루라는 퀼트 조 각을 뜨고 적절한 조화를 구사하 며 완성품을 만들어 내는 과정이 우리네가살아가는과정과흡사하 다. 코로나가 끝없는 변이를 반복하 고있는막막한미래도삶의한조 각이될수밖에.삶의완성도가퀼 트 조각이불 완성처럼 언젠가는 완성이란디딤돌위에서게될날이 올 것이란 깨달음을 얻게 된다. 지 금의일상을소중히여기며어려움 을견디며한계의마지막까지최선 을다할일이다. 일상을취향문제에입각해서본 다면주변에서일어나는만사는비 교대상이나부러움대상이아니더 라는 것이다. 삶의 다채로움을 부 추겨주거나적당한가미가더해지 는축복으로의외의감사의발견이 선물처럼안겨지는것이었다. 뜨개질은 명암 없는 양지만 있을 뿐이다. 뜨개질이 풀어내는 삶의 시행착오가삶의무지개로소망을 불어넣은풍선처럼심미안의세계 로 훨훨 날개를 달게 해주었다. 뜨 개질 속에서 생의 양지를 찾은 것 이다. 시사만평 빙산의 일각 크리스토퍼웨이얀트작 케이글 USA 본사특약 미친날씨 기후변화 식욕이 밉다 위장은 말이 없다. 배부른 걸 느끼는 부위는 당연히 뇌다. 주 인이음식을자꾸집어넣는다고 해서위장이“제발그만!”할수 는없다. 배부른 느낌은 뇌가 담당한다. 포만감이란‘내장기관이기계적 으로 팽창했구만!’이라는 사실 이뇌에전달되었을때생기는느 낌이다. 이 포만감이 우리 식욕 을조절한다. 좀더먹을까?아니 야, 정신차리고숟가락놓자! 를 결정짓는다. 위장이 팽창한 걸 뇌는 어떻게 알았을까? 세계적 과학잡지‘네이처’는 서울대 김 성연 교수팀의‘포만감을 느끼 는 신경세포 발견’논문을 공개 했다(2020). 실험대상은 쥐. 실험쥐들에게 물이나고체음식을먹이면척수 에서 뇌로, 또는 뇌에서 척수로 신호가전달되는통로일정부분 이활성화되더라는것이다. 먹어서 소화기관이 부웅~ 늘 어나면 포만감을 느끼는 그 지 점신경세포가활성화되고이어 서식사량과수분섭취도줄어든 다. 옳거니! 그렇다면내브레인속 의 이 부분을 조절하면 다이어 트에 성공하겠나? 라는 기대는 좀 이르다. 왜냐하면 포만감이 음식먹기시작하는일을말리기 는 하지만, 일단 시작한 먹기를 멈춰주지는않기때문. 다이어트는 많은 사람들의 인 생과제다. 18세 이상 한국여성 85%는다이어트를시도해본경 험이있다(한국갤럽, 2018).배는 부르고 살 안찌는 음식은 뭐지? 토마토? 알긴 아는데 실천은 어 렵다. 배고플 때 떠오르는 음식 은토마토가아니라빵, 떡, 짜장 면 같이 칼로리 높은 메뉴들이 다. 먹는 일은 정서와 깊은 관련이 있다. 9.11 테러 직후 미전역의 식료품점,식당에서소위컴포트 푸드(Comfort Food)로 꼽히는 달고기름진음식의판매가25- 40%증가했다는게‘경제타임 즈’의 보도다. 우울, 불안, 가족 갈등, 회사 스트레스, 자신의 신 체이미지에대한불만등먹는일 에영향을끼치는심리적원인은 수없이많다. 정신의학에서‘섭식장애’라고 부르는 여러 증상 중에 가장 흔 한‘폭식장애’는먹는행위에대 한 통제력을 잃고 한번 먹기 시 작하면 멈출 수가 없다. 자기 신 체에대한만족도가떨어질수록 폭식이 증가한다. 짧은 시간 안 에 폭풍흡입 한 다음 체중증가 를걱정한나머지곧바로토하거 나 설사유도제를 사용하는‘신 경성폭식증’도있다. 밤에혼자있을때, 스트레스를 받거나 우울할 때 엄청 먹은 다 음토해내지만몰래하기때문에 가족들이 눈치 채지 못하는 경 우가많다. ‘음식중독’은 우울, 불안, 중 독등과관련이깊다. 주로설탕, 소금,빵,지방,카페인등이포함 된 음식이 중독을 만드는데 가 장 심리적 위험이 높은 증상이 다. 반대로‘섭식 억제’는 한마디 로 식욕을 미워한다. 식욕에 대 항, 먹는 일을 극도로 제한하고 억제하는데 대부분 다이어트가 목적이다. 주로 완벽주의자들이거나 강 박적 성향, 신체이미지 불만족, 낮은 자존감 등 만성적인 심리 특성을보인다. 건강한음식에대한집착이지 나쳐서강박적으로몰두하는것 은‘건강음식집착증’이라 부른 다.영양불균형에심각한체중저 하가생기기도하고자존감이나 정서상태까지좌우된다. 밤이되면속이출출하면서뜨 끈한 국물 한 대접을 떠올리는 사람들도 있다. 이때 하루 먹은 양의반이상을또먹는다면‘야 식증후군’으로본다. 늦은시간야식을먹고나면잠 의 질도 안 좋아지고 비만도 걱 정이된다. 밤아홉시, TV를보다말고“라 면 곱빼기에 매운 김치, 계란 하 나 풀고!”이 유혹을 이기지 못 한다면대개는그릇된스트레스 반응일수있다. 먹는일은곧심리상태의반영 이다.‘에잇! 잘먹고잘살아라! ’는욕이아니라축복의후렴구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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