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3년 3월 6일 (월요일) D3 특집 지겹나요?네. 힘든가요?네. 숨이턱까지찼나요?네네. 할수없죠,어차피시작해버린것을.네… 단한가지약속은틀림없이끝이있다는것. 진짜요? 끝난뒤엔지겨울만큼오랫동안쉴수있다 는것.?! 여 기라디오에서흘러나오는 노래에꼬박 꼬박말대꾸를하고있는12년차회사원 이있다.이별뒤엔세상모든슬픈노래가자기 노래처럼여겨지는이치로 나는 ‘달 리기’만 들으면 윤상이내게율 무차를 건네며어깨를 두 드려주는듯한기분이 든다. 그의‘단한가 지약속’을 어떻게 받아들여야할지 모르겠지만 말이다. ‘끝난뒤엔지겨울만큼오랫동안쉴수있다 는것’도예측할수없는불경기를통과하는현 대인에게조금불길하게들리지만말이다.회사 원에게끝이란언제일까.서로를탐색하고서로 의눈치를보고서로의마음을사고싶어했던 시절은옛날에지나간오래된연인처럼나는종 종회사와의끝을생각하면서도그다음이어떻 게될지막막하고두려워생각을그치곤한다. 삶의모퉁이를 돌아야 할지말아야 할지망설 일때나는책을읽는다. 한책을두번이상읽는일은거의없다.아는 이야기를 곱씹는 데서큰 기쁨을 느끼지못해 서다. 하지만어떤책은몇년주기로꺼내어읽 는다. 무라카미하루키의‘달리기를말할때내 가하고싶은이야기’가바로그책이다.스무살 때그의소설을읽고 맥주를 마시기시작했다. 흰운동화에대한애호를 가졌고재즈를 들었 고달리기를선망하게됐다. 그가등단한서른 살의나이에오랫동안 신경썼다. 스무 살에서 서른 살까지시간은 충분하다고생각했다. 그 러다가스물아홉살이됐고나는더이상 등단을미룰수없다고생각했다. ( 웃어 도좋다.나도웃고있다. ) 그래서1년동 안 글을 썼다. 나는 등단하지못했고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그리고 가끔 ‘달리기를 말할 때내 가 하고 싶은이야기’를 꺼내 읽었다. 스무살에처음읽은그의소설 은 끝을알 수없는 따뜻한 검 은 우물에빠져드는 듯한 감각 을불러일으킨다는점이놀 라웠다. 더놀라운것은읽고나면도무 지내용이기억나지않는다는점이 었다. 뭐가좋았더라. 사람으로치면 함께있는동안시간이어떻게흘러갔는지 알수없을정도로말도잘통하고농담코드도 잘맞고흥미롭고즐거웠는데헤어지고나면그 래서우리가무슨얘기를했더라란생각이드는 그런기분이었다.좋은감정은확실한데그게왜 그렇게된건지는모호해서어 쩐 지한번더만나 고싶어지는거다. 그의에세이에도 그런게있다.이 천쌀 로 만 든 젤 라 토 처럼 좀 처럼 손 에 잡히 지않는 사소 하고 희 미하고미 묘 한 삶의감각들을잘도 잡 아 낸 다. 그리하여일주일에 60km씩 달리는사 람이‘인생에대해생각해보면때때로 나 자신 이해 변 에 밀 려 온 한 낱 나무 토 막에지나지않는 듯한 느 낌 이들기도 한다’라고 하면일주일에 6km 도 걸 을까말까하는나 같 은사람이고 개 를 끄덕 이게 되 는것이다. 결 코대작가에 비견 할 만한인생을살고있지는않고실제로 전혀 달 리지않지만,인생이라는달리기를어 쨌 든간에 하고있기때 문 이리라. 책에서하루키는달린다는것은운동인동시 에 유효 한 메타포 라고이야기한다. ‘나는 매 일 매 일달리면서 또 는마라 톤 경기를거 듭 하면서 목표 달 성 의기 준 치를조금 씩높 여가며그 것을 달 성 하는 데따라 나 자신의 향 상 을도모해나갔다. 적 어도이루고자하는 목표 를 두고 그 목표 의달 성 을 위 해 매 일 매 일노 력 해 왔 다. 어제의자신이지 닌 약점을 조금이라도 극복 해나가는것 그것이더 중 요한 것이다. 장 거리 달리기에있어서이겨야 할상대가있다면그것은바로과거의 자기자신이기때 문 이다.’나는오랫동안달 리기를 좋아한다고 생각했는데사실은 달리는사람의이야기를좋아했던것 같 다.자기자신을 향 상하고자하 는 마음과 실 행 을 엿 보는 데서 오는자 극 에 심취 하는가하면 달리는 게언제나 즐거운 것 은아 니 라는고 백 에서느 닷 없는동지애를느 낀 다. 달리고 싶지만 달리기 싫 은 사람을 위 한 애 증 의 러 닝 가이드‘나는달리기가 싫 어’는‘나는달리기가 싫 다’라는 문장 으로 시작한다.이 문장 하나 때 문 에이책을 샀 다고해도무 방 하다. 베 테랑 마라 토너 인작가조차도달리러나가는게 싫 다는데나 같 은 범 인은 말해무 엇 하 냐 의 심 정인것이다.물 론 그는 ‘ 영 감 찾 고자시고하는 사람은아마 추 어다. 우리 같 은사람들은무조 건나가서일을시작할 뿐 이다’라는화가 척클 로스의말을인용하며그날의기분이 니컨 디 션 이 니 다제치고 나가서단 몇분이라도 달리는 게 낫 다고이야기하지만말이다. 달리기에대한책을읽는것은글 쓰 기에대한 책을읽는것과 비슷 하다.이책들을읽는사람 은 누구 인가. 달리면좋을것 같 지만달리지않 는사람과글을 쓰 고싶다고생각하지만글을 쓰 지않는사람이다.이런 류 의책 좀 읽어 본 사 람이라면다알고있다.정말로하고싶다면일 단 나가서달리는 것, 일단 쓰 는 것말고는 방 법 이없다는것을. 1 km 를 뛸 수있다면다음엔 2 km 를 뛸 수있다고 한 문장 을 써 야 그다음 문장 을 쓸 수있다고. 내 직업 은 카피라이 터 이다. 글을 잘 쓸 거라 는오해를받는다.어 쩔 수없다고생각한다.그 리고 나는 ‘내일은 체력왕 ’이라는 운동에세이 를 냈 다.스 포츠 에대한글을잘 쓸 거라는기대 를하는것 또 한어 쩔 수없다고생각한다.그런 오해와기대가있었기에이지면에글을실을수 있게된것이다. 4 주에한 번 2 0매 분 량 의원고 를 쓴 다는 건 굉장 한 경 험 이었다. 글 쓰 기에대 한책과운동에대한책을더 많 이사게 되 는일 이었다. 때로는 썩 마음에들었고 때로는아무 도읽지말았으면하는 마음이드는일이었다. 솔직히 말하면대 체 로 절망스러웠다. ‘다음엔 좀 더일 찍준비 해서마음에 쏙 드는원고를 써 야지!’라든가 ‘나도 밑줄 그어지는 문장같 은 걸 써 보는거야!’라고 마음 먹 어보아도 매 번 발 등 에 떨 어진불을 눈물로 끄 며한 글자 씩뱉 어내 기를 반복 했다. 달리는 사람이 되 고싶으면이 렇든 저 렇든 울며신 발 끈 을 매 더라도 밖 으로 나가는 수 밖 에없듯이, 쓰 는 사람이 되 고싶으 면이 랬 든 저랬 든울며한글자 씩써 야했다.그 렇게여기까지 왔 다. 종이를 찢 어 먹 고 싶을 만큼 잘 쓰 는 작가 를 보고 배 가아 파 떼굴떼굴 언 덕 을 굴 러내려 가는날에는그렇게가 장낮 은 곳 에도 착 한날 에는 하루키의이 문장 을 지 팡 이 삼 아 일어나 고싶다. “ 내가 다른 누구 도아 닌 ‘나’라는 것은 나에 게있어하나의소 중 한 자 산 인것이다. 마음이 받게 되 는아픈상처는 그와 같 은인간의자 립 성 이세 계 에대해지불하지않으면안될 당 연한 대가인것이다. ” 그렇게대단한 문장 이나작 품 이아 니 더라도 다른 누구 도아 닌 ‘나’의글을 써 야한다.세상이 내게그것을요 구 해서가아 니 라그 저 내가 되 고 싶은게‘ 쓰 는사람’이라면그수 밖 에는없다는 것을기억하고싶다. 강소희작가·카피라이터 㐰 מ ᭕ㄵ㍠᫥ぱ⅁℡⅚⇍⪉⅍㐱Ᾱⅵፅ᎑⠲಑ಭ㍗ ߁ ජἑ Ἡඎ⼽⋅ᬝ᫥ ک Ꭲ᱾಑ಭ㍗ 달리기도한발짝, 글쓰기도한글자에서시작된다는말씀 㐰ವ፵߹㐱׉Ჭ፹⃭᪊㋊⎚ 㐰⨽፵ᬹ㐱 ㏖㋉㋇㋇㋇㏗ ⸥⎉㍗ ߁ ዂç㍗@㍗ç㍗׉ಭᲥᝑᆵ ㋉㋇㋇㋉଍ᗥ⸥⼡߹ඍ⽑ಭ㍗ 㐰੡ౝವ፵߹׉Ჴώ㐱⸥⎉ ㏖⁅⒆᩵⎍㏗ ᓽᅅ⠽ᗁ⼡኱⩭℡ವ፵߹ᾙᬁℽ 㐰ವ፵߹ፅ᎙⼩༕੽׉⼡ ک Ჿ℉ ℽὅ߹㐱⸥⎉㍗ 때때로자신이해변에밀려온 한낱나무토막같은데도 매일노력한다는하루키에공감 달리고싶은데달리기싫고 글쓰고싶지만쓰지않고있어도 목표라면일단시작하는수밖에 강소희·서효인의 <28>윤상, 하루키와함께한 ‘달리기란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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