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3년 3월 9일 (목요일) 오피니언 A8 수 필 박경자 (전숙명여대미주총회장) 애틀랜타연극협회 코리언아메리칸아리랑 제3부 - 아리랑 여정의 종착역 애틀랜타(83) 지천(支泉) 권명오 (수필가·칼럼니스트) 1990년 3월4일 한만희, 김동식, 심중구, 이웅길, 권명오, 김철, 최왈 수, 정바른씨가 연극협회를 창립을 했다. 초대회장으로선출된나는창 립공연작아메리카저멀리카(정하 연 작 권명오 연출)를 연극협회 창 립첫공연작으로결정해막을올린 것이뜻밖에대성공을이루게된후 계속 8회까지새작품을무대에올 리면서연극의꽃을피우고한인사 회에극예술의향연을펼치고관객 들의격찬을받으면서고달프고각 박한이민사회에예술의꽃을피웠 다. 그런데그렇게찬란하고어렵게 공연을 해왔던 애틀랜타 한인연극 이지금완전히중단된채유명무실 하게사장된상태라너무나가슴이 아프고원망스럽다. 나의마지막연출‘울고넘는박달 재’와서희경연출‘어머니’공연이 전성기였다. 그동안 애틀랜타 연극 의성공은연극협회회원들의헌신 적인피나는노력과함께한인단체 들과동포들의사랑과후원때문에 가능했다. 그중 실험극단 단원이었 던김철씨와중대연극영화과졸업 생인 김경식씨와 국립극단에서 조 연출을했던정바른씨및라디오성 우출신허경림씨와이옥경씨등이 큰 역할을 했다. 그리고 적극 참여 해준김동식씨와김문성씨및연극 에 처음 참여한 1.5세 연기자인 문 형재, 김용훈, 이창욱등젊은1.5세 들과 후에 참여한 이원경, 강신범, 최영찬, 김은정, 김정은, 정정미, 허 견, 최창덕, 박경희, 강옥희, 김두만, 유은혜씨와특별출연한김복희, 이 순주씨등훌륭한연기자들의노력 으로공연이이어졌고그와함께뒷 스탭들과 연예인협회 회원들의 참 여와후원이있기에가능했다. 그 당시 미국 한인동포 사회에서 애틀랜타가 연극활동이 가장 활발 해 격찬의 대상이었다. 나는 한때 연극에전념하고11년간TV탤런트 로수많은드라마에출연했다. 그러다가이민을선택하고새인생 을시작한후에도극예술에대한꿈 과희망을버리지못하다가다시애 틀랜타에서꿈을펼치게됐다. 무엇보다1.5세문형재,김용훈,이 창욱, 김은정, 김정은 등 젊은 학생 들이적극참여하고또연기도훌륭 해연극에대한미래가밝았다. 훗날후세들이1세들이겪은피눈 물나는이민사를영어로무대에올 려 미국사회와 국제무대에서 한인 연극인들이극예술에새역사를장 식할꿈에부풀었었다. 그런데 이민사회의 현실은 연극 을한다는그자체가모험이었고무 엇보다먹고살고정착해야될문제 가 시급해 연극을 계속할 수가 없 어각자생활전선으로복귀해더이 상연극을할수없게됐다. 어떻게 든연극을다시하려고노력했지만 회원들이생활에바빠어쩔수가없 다. 지금도많은분들이왜연극을안 하느냐고묻지만나는할말을잃고 그저가슴이답답할뿐이다. 언젠가 누군가가 애틀랜타 연극 의 꽃을 피우게 되기를 간절히 바 란다. 어찌됐든연극의꿈을접어야 하는 현실이 가슴 아프다. 인생은 연극인데내인생의미완의연극도 막을 내릴 날이 다가오고 있기 때 문이다. 시사만평 기후변화 시한폭탄 피터쿠퍼작 케이글 USA 본사특약 사람의 가슴에도 봄은 오려나 ‘이화에 월백하고 은한이 삼 경 인제/일지 춘심을/자규야 알랴마는/다정도 병인 양하 여/잠못들어하노라’ (고려말 이조년의시) 천지가생명의봄을노래하는 데사람의가슴에도봄은오는 가… 배꽃이 흐트러진 밤 삼경이 이르도록잠못이루는옛시인 의 맑고아름다운봄밤의이야 기는과연무엇이었을까… 이 봄 말고 아름다운 이야기 를 나눌 수 없음이 슬픔이 아 닐수없다. 버들강아지폭신한 솜털이고개를들고봄에는꽃 이 아닌 것이 없다. 죽은 듯한 황량한 대지에 흙속에 묻어둔 생명의꽃씨는희망의봄을 키 운다. 전쟁으로폐허가된거리,거리 에버려진 피난민속에죽어간 아이들의 울음소리… 사람의 가슴에도 봄은 오는 가…전쟁속황량한벌판같은 세상에무슨시?시를소개하면 서 포도주한잔에의지할때가 많다. ‘춘래 불사춘’이란 말이 있 다. 봄은 왔지만 봄같지가 않 다는 뜻이다.그러나시는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인생을 음미 하는노래아닐까. 오랑캐 땅에는 꽃과 풀이 없 어봄이와도봄같지않네요/절 로옷과띠가헐거워지니/허리 위해그렇게된건아니랍니다. (동방구왕소군의원망) 허리나옷이헐거워지는것은 고향그리움 봄이와도봄같지 않다는뜻이기도하다. ‘춘래 불사춘’의미는 봄이 와도 희망과 생명만으로 이해 할수없는세상의아픔을말함 이기도하다. ‘보릿고개 험하기는 태행산 같은데/단오지나야비로소보 리타작시작되네/풋보리한사 발 어느누가들고가서/주사의 대감님맛보시라고나눠드릴 까’(시정약용) 봄이 아름다운 것은 죽음을 딛고일어선겨울의아픔때문 이리라. 땅속에자신을완전히갈무리 하고 지난해의삶을스스로죽 임으로서 새 봄, 새 생명을 꿈 꾸기때문이리라. 흙속에서우주의비밀을전해 듣고 이봄태어난생명은옛생 명이아닌 새생명의환희다. 꽃이 피는 의미는 화려함, 꽃 의잔치만은아니다.땅속의꽃 시계는 자신이피어야할시기 를안다. 매화가선두로피기시작하면 벚꽃, 살구꽃, 복숭아꽃, 장미, 해당화, 목련, 목단 등 꽃들의 피는바람, 신기가다르다. 우리 인생의 계절도 꽃과 다 름이없다. 한청춘의 광풍이 지나면 우리 인생의 꽃피움도 다르다. 꽃으로 봄이 아름답듯이 인 생의계절도 생애가장빛나는 꽃피우는지점에 피울꽃이있 다. 요즘우리아이들에게는꽃을 피울시간도없고,꽃을꺾어던 질 강물도 없다. 지난달 14살 소녀가 학교생활을 못 견뎌 자 살을했다. 우리 아이들에게 학교는 더 이상배움의성역이아니다. 매 년일어나는학교총기사건,친 구들의따돌림, 부모들의채찍 질‘최고가되라’ ‘돈되는사람 이 되라’우리 아이들에겐 청 춘의꽃을피울인생의아름다 운봄이없다.잘난어른들이만 든전쟁으로 지구촌사람들은 아름다운봄꽃소식을잃었다. ‘하늘에무지개보면/내가슴 은 뛰노라/내 인생이 시작되었 을때그랬고/지금어른이돼서 도그러하며/늙어서도그러하 기를/그렇지않으면차라리죽 는게 나으리/아이는어른의아 버지/내 살아가는 나날이/자 연에대한경외로이어질수있 다면’(윌리워즈워드, 시,무지 개) 그런데 누군가가 어린 시절 로다시돌아가고싶으냐물으 면단호히‘아니다’이다. 내인 생 한 번의 아픔으로 충분하 다. 공산무인수류화개 <황산옥> 이 아침의 시 문정희 코미디를 보다가 와락 운 적이 있다 늙은 코미디언이 맨 땅에 드러누워 풍뎅이처럼 버둥거리는 것을 보고 그만 울음을 터뜨린 어린 날이 있었다 사람들이 깔깔 웃으며 말했다 아이가 코미디를 보고 운다고 그때 나는 세상에 큰 비밀이 있음을 알았다 웃음과 눈물 사이 살기 위해 버둥거리는 어두운 맨 땅을 보았다 그것이 고독이라든가 슬픔이라든가 그런 미흡한 말로 표현되는 것을 알았을 때 나는 그 맨 땅에다 시 같은 것을 쓰기 시작했다 늙은 코미디언처럼 거꾸로 뒤집혀 버둥거리는 풍뎅이처럼 ‘늙은 코미디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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