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3년 3월 11일 (토요일) 오피니언 A8 목표가무지개는아니었을까 뉴스칼럼 김정자 (시인·수필가) 행복한 아침 여러매체를통해만나지는기사 들 중 삶을 포기해 버리는 안타까 운사연들을만나게된다. 여러유 형과 경우마다 남다른 연유를 안 고 있어 더러는 수긍하며 더 이상 돌파구를 찾지 못한 딱하고 기막 힘에동조되기도하지만이해되지 않는불행한기사들중엔많은사 람들이 부러워하는 목표를 이룬 자들이 어찌 감사와 만족에 이르 지 못하고 나락으로 떨어지는가 하는의구심을갖게된다. 여러분야에서더이상의절정이 없는 최고의 자리매김에 이른 자 들이 생을 포기하는 길을 택하거 나마약에손을대는이유는왜일 까싶다. 목표에도달되어지고달 성과 성취를 얻는다 해서 그 성취 의 순간에 얻어지는 만족감을 시 간이 지난 후에까지 부러움을 살 만한 상태를 유지할 수가 없었던 것일까. 어쩌면 목표가 무지개는 아니었을까. 목표라는 고지를 향 해노력이란과정끝에결과를얻 게 되었지만 저들은 낙원에서 마 냥거닐순없었던것일까. 성취를 관철해낸고지를포기해버림에대 한 해답은 목표를 이룬 결과보다 과정의 행복을 간과해버린 건 아 니었을까. 인생은 어쩌면 실패를 징검다리 삼으며 걸어가는 것이 아닐까. 기 억 저변으로 밀려나버린 줄 알았 던 낭패의 기억들로 하여 실패는 두려움의 안개 속을 헤매기도 하 고 다시 시작해보려는 용기마저 스스로가 만든 올가미 덫에 걸려 들고만다. 걸음마를익힐때도수 없이 넘어지면서 다시 일어나기 를 반복하며 걸음마를 배운다. 밥 을손수먹는일도흘리기를수없 이반복했고, 수영을배울때도수 영장 물을 수없이 먹어가면서 수 영을배우게된이모든씁쓸한과 정들이있었기에목표로다가서게 된것이다. 참다운생의승리자는실패에연 연하며 머물러있지 않는다. 방황 하는 가운데서도 실패를 수없이 묵상했지만 얼른 털고 일어나 재 가에 도전하는 자만이 다시금 승 리를 향한 도전의 발걸음을 뗄 수 있을 것이다. 실패란 새로운 목표 를삼을수있는징검다리일뿐이 다. 일상중에흔히들’힘들다’는말 을쉽게입에담곤한다. 학생들은 학교에서, 직장인은 직장에서, 사 업가들은 사업의 길이 힘들다고 아우성하고 푸념하면서 살아간 다. 인생이란험준한산을넘고아 득한 골짜기를 빠져나가는 것이 다. 힘든과정을인내하는동안조 개 속에서 진주가 형성되듯 삶의 보람이 진주처럼 은은한 빛을 발 산하게될것이다. 진주는인내, 슬 픔이 만들어낸 보석이다. 조개를 괴롭히는 불순물을 인고로 품어 냈기에 생성된 것이 눈부신 진주 이다. 오래 전부터 은은한 기품을 상징해왔듯고통을인내로품으며 참고 견디다 보면 진주같은 인생 을꽃피우게될것이다. 하지만사모하고꿈꾸는삶의목 표를 다 이루고 안게되는 만족감 은결국가시적이것이되어버리고 참다운만족과행복은 목표를향 해가는 과정 과정에서 얻어진다 는 것이다. 이루어낸 목표도 어쩌 면인생이란긴여정에서는그렇게 커 보이지 않는 작은 과정의 일부 일수도있을것이나, 꿈을이룬후 에갖게되는성취욕의기쁨보다목 표를 이루어가는 경로 중에 행복 을 발견해가야 한다는 것이다. 목 표를진행해가는노정에서좌절의 고통까지 인고 끝에 견고한 문으 로 들어서도록 디딤돌이 되어준 것도소홀히여기거나홀대해서는 안될 일이다. 과정의 행복을 채집 하지 못한 이룸은 사상누각이 될 위험을안고있다. 수많은 등산가들의 꿈인 에베레 스트정상정복또한 과정없는이 룸은 없다는 것이다. 과정은 목표 를 향한 일치를 이루어가는 고결 한 생의 가치이다. 설정한 목표를 향해서 내딛고 있는 일련의 과정 이 관철해낸 결과가 있기에 모든 과정들을 거치는 동안 일상의 작 은 편린들이 서로 마주치며 얽히 기 마련이다. 크고 작은 편린들이 고스란히 담긴 묶음을 집중해서 들여다보면 아름다운 땀방울이 고여 있기도 하고 빛나는 지혜가 보석처럼 숨겨져 있다. 과정은 순 간순간의시간이모여지금이되 고 미래가 되고 흘러가 버린 과거 로머물러있기도한다. 목적을향 해 다가서고 있는 순간들의 만족 감을 위해 목표를 설정하는 것은 바름을 향한 접근이요 바름이 진 행되고있는것이다. 과정속에서삶의여정이진액으 로 숙성되는 아름다움을 간과하 고 목표만을 지향하며 달려 간다 는 것은 마치 유년시절의 운동회 에서 마지막을 장식하는 단체 계 주에서 바통을 두고 무작정 달리 는데만열중하는모습과다를바 가없는것이아닐까. 과정을통해 미래가 보이고, 과정을 통해 목표 는점점더선명해진다. 과연최상의목표를쟁취하는것 이 우리 인생에게 주어질 만족의 결과가 되는 것일까. 아닐 것이란 확률의공산이더높을수도있음 이다. 목표의이룸과함께과정에 서 얻어지는 행복감도 유실치 않 으며 누림을 위해 보듬어야 할 것 이다. 목표는 무지개가 아니다. 해 서 목표와 과정은 삶을 위대하게 하는것이다. 시사만평 열차 탈선 위험! 노포크서던 (열차회사) 앨런쇼CEO 오하이오주이스트팔레스타인 탈선사고 연방상원청문회 R.J. 맷슨작 케이글 USA 본사특약 “쇼 사장님, 입장이 아 주 거창하시네요…” 실종된 ‘가해자책임’ 윤석열 정부가 일본과의 최대 외교현안인 강제동원(징용) 피 해자배상문제에대해 6일발표 한 공식적인 해법에 후폭풍이 거세다. 우리국민들을강제동원해노 역을시켰던일본기업들이피해 자에게배상하지않고행정안전 부산하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 원재단이 국내 기 업으로부터‘자발 적으로’출연한기 금으로 조성한 재 원으로 배상금을 지급하는 이른바 ‘제3자 변제방식 이 정부가 밝힌 해 법이다. 실질적으로는 우 리가 일본기업들 의책임을대신져주는‘셀프배 상’에다름아니다. 그동안 윤석열 대통령은 일본 과의 관계개선에 대해 조급증 을 보여 왔다. 지난해 9월 뉴욕 유엔총회를 계기로 열렸던 한 일정상간의만남은윤대통령 이 기시다 총리의 행사장을 찾 아간끝에불과30분만에끝나 ‘굴욕외교’라는 비판을 받았 다. 그리고그런조급증은이번발 표로다시한번확인됐다. 발표 가 있기 전 주무부서인 외교부 는 일본 쪽의 보다 성의있는 조 치를 얻어내야 한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또한 원로 보수인사들조차도 너무 서둘러서는 안 된다며 속 도조절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 졌다. 이번발표는여러가지문제점 들을 안고 있다. 무엇보다도 피 해자들의입장이전혀반영되지 않았다. 피해자들의 입장을 대변해야 할 한국정부가 먼저 나서 일본 가해기업들의사법적책임을면 책시켜준형국이다. 또한 식민지배의 불법성과 전 범기업의 반인도적인 불법행위 에대한배상책임을인정했던지 난 2018년 대법원의 판결도 부 정하고 있다. 사법부의 판단을 행정부가이렇게자의적으로부 정할 수 있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없다. 일본의 배상과 관련해 한국은 일본에외교적으로호된되치기 를당했던경험이이미있다. 지난2015년발표된위안부문 제합의때“한국은해외소녀상 과 기림비 건립을 지원하지 말 아야 한다”는 등의 이면합의가 존재했던 것으로 밝혀져 큰 파 장이일었다. 합의에‘불가역적’이라는 표 현이들어간과정도어처구니가 없었다. 본래는‘되돌릴 수 없 는사죄가돼야한다’는뜻으로 이 문구를 넣을 것을 주장했지 만 일본의 되치기에 걸려들면 서 이 문구는‘되돌릴 수 없는 최종적합의’라는뜻이돼버렸 다. 묵과할 수 없 는 굴욕적인 합 의였다. 그런데 이번 징 용 해법에 대해 서는“위안부 합 의보다도 못하 다”는 거센 비판 과 반발이 일고 있다. 그래도 당 시위안부합의에 는‘마음으로부터의 사죄와 반 성’이라든가‘일본정부예산10 억엔거출’같은최소한의성의 나마들어가있었지만이번에는 아예그런것조차찾아볼수없 다. 이런해법이나온데는기본적 으로 윤 대통령의 의중이 가장 크게작용했겠지만대통령의일 부 최측근 인사들의 입김과 영 향도컸던것으로보인다. 그런 인사들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사람이 석동현 민주평 통 사무처장이다. 대통령의 40 년 지기로 일컬어지는 검사 출 신 석동현 사무처장은“안보를 위해서는 일본과 잘 지내야 하 고 그런 점에서 나는 친일파가 되겠다고”고 공공연히 말해왔 다. 지난달 미국을 방문했던 그는 한 강연회에서는“내가 전문가 들을모아윤대통령의3.1절기 념사에담길메시지에대해건의 를했다”고밝힌바있다. 논란을 일으킨 대통령의 3.1절 기념사 와 이번 발표 내용을 보니 무엇 을건의했을지짐작하기어렵지 않다. 한국정부가 징용 배상 문제를 이처럼 서둘러 봉합하려 한 데 는 한미일 안보 공조에 대한 바 이든행정부의채근이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과 추측이 나오 고있다. 해법발표후곧바로윤대통령 의 미국 국빈방문 발표가 나온 게 우연으로만 보이지 않는 까 닭이다. 해법이 나온 배경과 대통령의 소신이무엇이든간에가해자와 피해자의입장을뒤바꿔놓은일 방적인합의는‘역사의정의’라 는관점에서타당성을부여받기 힘들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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