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3년 3월 21일 (화요일) “얘네들이탈하려고오는거예요.” 14일인천연안부두인근한선사건물 안에있는단칸방숙소.입국과정에대 해설문조사중인베트남선원10여명을 가리키며회사 사장이대뜸말했다. 선 원들은현지의민간인력회사 ( 송출업체 ) 에1,500만원넘는돈을줬고,들어와선 임금·퇴직금체불에시달린다고호소하 던중이었다.입국할때부터갈취의덫에 걸린이주선원과결국엔도망쳐손해를 입힐거라고생각하는선주사이에놓인 ‘불신의벽’은상당해보였다. 이날만난94년생A씨는베트남송출 업체에1만7,000달러 ( 약2,200만원 ) 를주 고외국인선원제도 ( E - 10 - 2 ) 를통해2020 년한국땅을처음밟았다.대출로마련 한돈을갚기위해매달 250만원을받 으며인천에서꽃게잡이배를탔다.그는 “한번조업나가면한달내내배에서지 냈고,하루근무시간은보통18~20시간 이었다”고말했다.현재는다른배를타 고있지만첫직장의퇴직금 ( 375만원 ) 은 아직도못받았다. 이주선원 송·출입문제를 개선하고 자 설문조사 중인 성요셉노동자의집 김호철사무국장은 “이주선원모집·관 리를모두민간이맡고있어막대한송 출비용이발생하고, 제대로 된근로감 독도이뤄지지않고있다”고지적했다. 선원법대상인외국인선원제도의주 무부처는해양수산부다.하지만E - 10 - 2 비자이주선원모집·관리는해수부→ 수산업협동조합→국내민간 송입업체 →현지사설 송출업체로 이어지는 다 단계하청구조로돼있다.관련업무를 위탁받은 수협이송입업체에이주선원 모집·관리를 재위탁하고, 현지송출업 체가인력을 보내주는식이다.이때송 출업체는이주선원이계약기간내배를 떠날 경우 돌려받지못하는이탈보증 금수백만원을송출비용으로함께받 는다.이탈을막고자송출업체가집·땅 문서를보관하는경우도잦다. 이한숙 이주와인권연구소장은 “비 자연장,선박이전때마다 100만원안 팎의불법수수료를떼가던관행이선 원법위반으로어려워지자최근엔송출 비용에포함시켜미리받은 뒤차감하 는 방식을 쓰고있다”고 말했다. 송출 비용이뛴배경이다. 장시간 노동과 폭언,임금체불은일 상적이고, 사고가나도제대로보상받 기어렵다.어선원재해보상법의적용을 받는 20톤이상배의경우해수부가수 협에위탁해재해보험이운영된다.앞서 2016년대법원은이주선원에대한 재 해보상 시내국인선원과 동일하게해 수부 장관이고시하는 기준임금을 적 용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6년전이주 선원들이기준임금보다낮은최저임금 으로 재해보상액을 산정·지급받은 것 에대해소송한결과다.그러나판결이 후 에도 바뀐 게 없 다. 갈취와차 별 로 얼룩진 입국·노동 환 경 은이주선원의이탈로이어지고,어업선 원부 족 문제는도돌이 표 처 럼 반 복 된다. 지난해E - 10 - 2 비자로들어 온 베트남이 주선원의이탈 률 은 21.6 % 였다. 누 적이 탈 률 은 37.8 % 에달한다.베트남이주선 원이처음 온 때부터지난해연말 까 지1 만4,040명이들어와 5,304명이근무지 를 벗 어나불법체 류 자가 됐 다. 그 런데 도해수부의문제개선시계는 더디 게 흐 른다.앞서2012년12 월 국가 인권위원회는내국인선원노조와선박 소 유 자단체가이주선원의최저임금을 정하도 록 한 고시를개정해임금 차 별 을시정하라고권고했다. 해수부는이 듬 해4 월 개선하 겠 다고 답 했으나10년 가 까 이지난 지난해에야 2023년부터 이주선원최저임금을단계적으로 올 려 2026년엔내국인선원과 같 게하 겠 다 고 밝혔 다. 국제사회에서대 표 적인인신매매로 규 정하는신 분 증·여권 압류 문제가 불 거 졌 을때도마 찬 가지다. 2013년관련 대 책 을 내놓으면서이주선원 ‘동의’가 있으면선주 등 이대리보관할수있도 록 지 침 을 둬 오 히 려인권 침 해를 정당 화 했다. 그러다재 작 년선박 소 유 자의 대리보관을금지했다. 민간에떠맡 긴 이주선원 모집·관리, 희 박한정 책 개선의지가이주선원과선 주사이의불신의벽을 높 이고, 모두를 피 해자로만들고있는 셈 이다.이소장 은“송출입이영리를취하는민간에맡 겨져 있는 한 최저임금이오 르 면송출 비용도함께 뛰 어이주선원에게돌아갈 혜택 이 줄 게 될 것 ”이라며“ 뱃 일을 잘 해도송출비용이 없 으면 올 수 없 는상 황 ”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송·출입과 정에서 공공 성을 강화 해야 한다고 강 조했다. “수협에 위탁한 송입업체 지 정·퇴출권을 회수해해부수가직 접 관 리하고, 장기적으로 정부가 이주선원 송·출입을 주관하는 방 향 으로 가야 합 니 다.” 인천=글·사진변태섭기자 수급 불 균형 의씨 앗 은 2007년 싹 을 틔웠 다. 당시선박소 유 자단체인한국 선주협회와 선원 노동자 단체인전국 해상산업노동조합연 맹 은단계 별 외국 선원고용정원 확 대에합의했다. 국적 선박 수가 빠르 게 늘 어한국인선원이 부 족 해 졌 기때문이다. 대신선박을 국 가 필 수국제선박·지정국제선박·일반국 제선박으로 나 눠 일정 규 모의한국인 선원을고용하도 록 했다. 현재전시에물자수송을 담 당할 국 가 필 수국제선박 88 척 은 선장·기관장 포함 해기사 8명을 모두 한국인으로 고용해야한다.노사합의로 승 선인원 을정한지정국제선박 212 척 은기관사· 항 해사 중 1명만 외국인으로 쓸 수있 다. 나 머 지일반국제선박은 선장·기관 장을제외한기관사· 항 해사도모두외 국인으로 채울 수있다. 이 센 터장은 “상대적으로 인건비가 싼 외국인 2, 3급 해기사를 들여오면 서결과적으로 한국인시 니 어 ( 선장·기 관장·1급 항 해사·기관사 ) 육 성 길목 을 막아 버 린게 됐 다”고 지적했다. 실 제 2007년만 해도 선장과 1, 2급 항 해사 수는 800여명으로비 슷 했다. 현재국 내에들어 온 외국인해기사는 3,500여 명안팎이다. 쾒헏혾힏 · 쭎혿풚않쨆옪퓮 많콛 전문가들은약 10년 후 면국적외 항 상선이1,500여 척까 지 늘 어날 것 으로 전망 되 는만 큼 2010년최 종확 정 후 10 년넘게제자리인국가 필 수국제선박·지 정국제선박수를 확 대해야한다고조언 했다. 늘 어난시 니 어해기사일자리를 채 우려면 2, 3급 항 해사·기관사를 육 성해 야하고,이를통해해기사부 족 문제도 어 느 정도해소할수있다는 것 이다. 전영우 한국해기사협회해기인력정 책 연구소장은 “노사합의에맡 긴 현재 방식을 바꿔 해수부가 몇 년주기로국 가 필 수국제선박·지정국제선박수 범 위 를정하면노사가그안에서정하는식 으로개선해야한다”고말했다. 영국·독일처 럼 선원임금의소 득세 를 면해주거나, 승 선기간대비 휴 가기간 을 확 대하는 등 선원업무의매력을 높 이는 유 인 책 도 필 요하다.국내 LNG 운 반선의경우 6개 월 연 속 근무하고 2개 월휴 가를 갖 지만, 영국 선사는 3개 월 일하고 3개 월쉰 다.전소장은 “국내에 서어렵게 육 성한 1급 항 해사·기관사를 유럽 계선사에다 빼앗길 상 황 ”이라고 말했다. 군 대와 같 은 폐쇄 적조직문 화 도 개 선할 점 이다.2018년3 월 사우 디 아라비 아해상을지나던선박에서 스스 로 목 숨 을 끊 은 3 등 기관사구민회 ( 당시25 세 ) 씨는 사망 전 “기관장이나 윗 사 람 들에게말해도안 먹힌 다”며 친 구들에 게막막한 심 경을 토 로했다.함께배를 탔던 2급 기관사는 구씨에게 선상근 무수 칙 을 수기로 써 오게하거나 보일 러 작 업을시키며매일 잠 을자지못하 게했다. 수 십 일 동안 써온 항 해·기관일지를 처음부터다시적게한다거나, 방청소 검 사 명 목 으로 서 랍 을 뒤지는 경우도 다반사다. 1급기관사 김모씨는 “해기 사를 배출하는 곳 이한국해양대와 목 포해양대, 해사고 등 으로적기때문에 혹 시라도 찍 힐 까 봐 문제를 제기하기 어렵고,회사에서도구두경고로넘어가 는경우가 많 다”고 토 로했다. 부산=변태섭기자 쿦믗쭖뮮 … 컮핳 · 믾뫎핳퓯컿잗 컨테 이 너 선과액 화 천연가 스 ( LNG ) 운반선, 원 유 · 석유화학 제 품 을 운송하 는 탱커 선 등 외 항 상선은국내수출입 의99 % 이상을 담 당한다.해운업은수 출의 존 도가 높 은한국산업에서중요 한 위 치 를 차지하지만,이대로 가다간 해기사가 없 어선박을 운 항 하지못하 는경우 까 지발생할수있다.해기사는 선장·기관장· 항 해사·기관사 같 은간부 선원을말한다. 현재외 항 상선선장은1,221명 ( 2021 년기준 ) 이다.하지만아 래 직급으로내 려갈수 록 인원은 급감한다. 1 등 항 해 사 1,049명→2 등 항 해사 721명→3 등 항 해사는 659명이다. 역삼 각 형 구조는 기관장~기관사 역 시마 찬 가지다. 이상일한국해양대선원연구 센 터장 은 “처우가 열악 하 니까 1급 항 해사·기 관사로 올 라가기전에 80~90 % 가 그 만 둔 다”며“지금이야어 떻 게 든굴 러가 지만 10년 후 외 항 상선인력난은정말 심 각할 것 ”이라고우려했다.지난해액 화 천연가 스 ( LNG ) 운반선선장·기관 장의 월평균 임금은 1만1,791달러 ( 약 1,500만 원 ) , 1급 항 해사는 8,471달러 로주요선원 공 급국인 폴란드 ·루마 니 아의 절 반수준이다. 다른선박의임금 수준도국제 평균 을 밑 돈다. 국적별이주선원누적이탈률 ● 단위 명,지난해연말기준 ● 자료 해양수산부 인도네시아 베트남 중국 미얀마 스리랑카 입국자 이탈자 이탈률(%) 2,380 1 만 5,502 5,304 1 만 4,040 1,201 1 만 2,185 47 56 18 54 15.4 9.9 83.9 37.8 33.3 임금은 유럽절반, 폐쇄적조직$ 외면받는 ‘K마도로스’ 선주“도망갈애들”선원“입국부터돈떼여” 이주선원이탄배안에는불신이넘실댔다 한국인선원의이유있는감소 2007년외국인선원고용늘면서 한국인1급해기사육성기회줄어 국제평균밑도는임금·처우여전 80~90%가승진포기하고배떠나 전문가“휴가확대등처우개선을” 괴롭힘방관조직문화도문제지적 쌚젙뫊빻잚 , 쭎픦캏힣핂섦 ‘ 잖솒옪큲 ’ 많칺않힎몮핖삲 . 컮핳 · 믾뫎핳핂 칺 · 믾뫎칺쫂삲잜픎펻캊맏묺혾펞삲 , 컮핳 · 믾뫎핳픦몮옇밚힎몇 핂삲 . 힎쁢컮풞쭎혿퓒믾펞솒컮칺쁢묻헪쿦훎픒짟솒쁢믊줂펺멂 · 핒믖 맪컮펞펺헒훊헎몮 , 퍟쿦칾쭎쁢잖쌓퓮핆 픒뺂뽡힎좉몮핖삲 . 힏핳뺂묂옻잖헎퀺퀺쁢폂팓믊옪몋픎잖솒옪큲핂 엺펞쭖픒 힎젾콚졆픦많콛삺픒짭몮핖삲 . 14일인천의한이주선원숙소에서베트남이주선원들이송출과정에대한설문조사를하고있다. 외국인선원차별,선원수급난키워 민간이전담하는이주선원모집·관리 ‘1500만원내야입국’시작부터갈취 과로·임금체불감독소홀,이탈초래 “해수부가직접관리해공공성높여야” 게티이미지뱅크 D4 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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