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3년 3월 23일 (목요일) B4 경제 글로벌 금융 불안의 진원지가 된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의 파산을 두고금융당국의‘감시망부재’가자 초한결과란비판이거세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당국이 대 형은행 건전성을 최우선 과제로 다 루면서, 정작그사이급성장한중·소 형은행의 위험 신호는 놓쳤다는 게 비판의요지다. 현재 줄도산한 은행들 역시 이미 4, 5년 전 위기 조짐을 보였던 만큼 당국의 책임론이 재점화하는 형국 이다. ■SVB 파산…“중소 은행 느슨한 규제가위기자초” 20일(현지시간) 미월스트리트저널 (WSJ)은 금융당국이 몇년 새 몸집을 불려 온 중소 은행들의 위기 가능성 을 간과한 결과가 이번 참사를 불렀 다고 보도했다. 2008년 금융위기 이 후 이른바‘대마불사(큰 회사일수록 정부보호로망하지않는현상)’로통 하는 소수 대형은행의 건전성 관리 에만 집중하면서 이번 파산 사태를 막지 못했다는 것이다. WSJ는“소규 모 기업도 대형 기업이 실패하는 것 만큼의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 다는걸 SVB 사태가보여줬다”고꼬 집었다. 특히 중소 은행들에 대한 느슨한 규제를 자성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 왔다. 금융위기 이후 미국은 2010년 ‘도드-프랭크법’을 제정해 은행 규제 를강화했다. 이를 통해 은행이 비상 상황에서 도건전성을유지하는가를점검하는 ‘스트레스 테스트’ 제도가 도입됐다. 2018년미의회는당국의점검을받 아야 하는 은행의 자산 규모 기준을 500억 달러에서 2,500억 달러로 대 폭끌어올렸다. SVB의 자 산규모는 2017 년 말 기준 512억 달러로 감독 대상에 서 제외됐고, 지난해까지 자산은 4 배 수준(2,200억 달러)으로 불었다. WSJ에 따르면 연방준비제도(Fed·연 준)는 2019년에도 SVB의 리스크 관 리시스템에주의가필요하다고봤지 만, 이렇다 할 조치가 있었는지는 확 인되지않았다. ■“건전성테스트서도제외”…당국 SVB‘분할매각’ 결정 은행 관계자들도 느슨한 규제가 소규모 은행의 부실을 키운 측면이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SVB의 경우 채권 투자 비중이 과도해 손실 위기 를 키웠는데, 엄격한 스트레스 테스 트 등을 받았다면 상황은 달라졌을 수있다는것이다. 미국 지온스 뱅코퍼레이션의 제 임스 애벗 대변인은“스트레스 테 스트를 받고, 다양한 고객을 기반 으로 한다는 점이 은행의 안정성 을 보장해 온 게 사실”이라며“어 떤 유형의 자산이나 부채가 극도로 집중된 은행이 시스템을 통한 파급 효과를 일으킬 가능성은 아주 크 다”고 지적했다. 한편 미 금융당국은 SVB를 사업 부문별로 분할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블룸버그통신 등은 20일 SVB 파산 관재인인미연방예금보험공사(FDIC) 가 SVB를‘예금 사업부’와‘자산관 리 사업부’로 나눠 팔기로 결정했다 고보도했다. SVB 인수 후보로 거론되는 미 중 소은행 퍼스트시티즌스 뱅크셰어스 도입찰에뛰어들것으로보인다. <조아름기자> Wednesday, March 22, 2023 B6 WSJ“대형중심규제가소형은행위기놓쳐” 감독기준 500억→2500억달러대폭상향 연준 2019년에도‘경고’했지만감독은소홀 대형은행규제만집착$5년전‘SVB리스크’놓쳤다 <실리콘밸리은행> 미국 은행들이 실리콘밸리은행 (SVB) 파산이후연방준비제도(Fed· 연준)로부터 대출한 금액이 215조 원이상인것으로나타났다. 예금전 액 보호 등 긴급조치에도 은행들의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 우려가 여 전하다는분석이나온다. 16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 국 은행들은 지난 1주일(9~15일) 동 안 연준이 운영하는 대출 기구인 재 할인창구(discount window)를 통해 1,528억 5,000만 달러를 차입했다. 이는직전주의45억8,000만달러보 다 30배 이상 급증한 수치로, 2008 년금융위기당시기록한 1,100억달 러를 뛰어넘으며 역대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아울러 연준이 은행에 유동성 을 지원하기 위해 조성한 신규 기 금(Bank Term Funding Program· BTFP)에서도 119억 달러를 빌렸다. 연준은12일이기금을통해미국국 채와 주택저당증권(MBS) 등 적격 자 산을 담보로 은행·저축조합·신용조 합등금융기관에최대1년간대출을 제공하겠다는계획을발표했다. 블룸버그통신은“최근 1주일간 은행권이 연준에서 차입한 금액은 1,648억 달러에 달한다”며“이는 은 행들이뱅크런에대비하고있고미국 의은행시스템이여전히취약하다는 사실을보여준다”고설명했다. 연준1주간1,529억차입…금융위기후최대 재할인창구활용30배급증 은행뱅크런대비취약점노출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의 파산 으로일부은행의예금안정성에대한 우려가커지자투자자들이미국머니 마켓펀드(MMF)로눈을돌리고있다. 16일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 자산운용협회(ICI)의 자료를 인용해 전날까지 1주일간 국채와 기업어음 (CP) 등 단기 채무증권에 투자하는 MMF에 1,200억 달러 이상의 자금 이 순유입됐다고 보도했다. 이는 주 간 기준으로 2020년 6월 이후 최대 규모다. 특히 미 당국의 예금자 보 호 조치로 예금 인출이 가능해진 이 달 13일 이후 MMF에 역대 가장 많 은 자금이 몰렸다. 숀 콜린스 ICI 수 석이코노미스트는“직전까지만 해도 MMF의 현금 규모에는 변동이 거의 없었다”며“지난주를 기점으로 투자 자들이 일부 은행의 대안을 찾고 있 는것으로보인다”고분석했다. MMF는 저위험 상품으로 분류되 지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 연이은 기준금리 인상으로 최근 에는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게 된 상황이다. 여기에 금융시장의 불 안으로 잠재적 위험을 줄여야 할 필 요성이 높아지면서 MMF의 투자 매 력도가 올라갔다는 평가다. 시장조 사 업체 이머징마켓포트폴리오리서 치(EPFR)에 따르면 올해 들어 미국 MMF로 순유입된 자금은 2,500억 달러에 달한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된 2020년 2분기 이후 분기 기 준가장높은수치다. FT는“대다수예금자들이MMF에 대해추가이자를기대할수있는데 다 은행 리스크를 걱정할 필요도 없 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며“특히 15일은 미국 기업들이 세금 납부 등 을 위해 현금을 인출하는 날이라는 점에서 MMF로의 유입이 두드러졌 다”고설명했다. <김지희기자> 1주간1,200억달러이상순유입 2020년 6월이후최대규모 은행리스크에…투자자, MMF에눈돌린다 미국애리조나주의실리콘밸리은행(SVB) 건물.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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