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3년 3월 25일 (토요일) 오피니언 A8 김정자 (시인·수필가) 행복한 아침 권정희 의 세상읽기 세계경제는고인플레이션지속 과이에대응한금리인상등으로 경제성장세는뒷걸음질치고있 다. 월 스트리트 저널은 향후 미 국경제를침체상태에빠지지않 고상당기간호황유지를하면서 탄탄한둔화없는무착륙시나리 오가등장했다고논평했다. 곳곳 에서경고음이들려오고어두운 긴터널을앞두고비정상으로부 풀렸던시장경제가제자리를찾 아가고있지만편안하고고운말 들이실종되어가고있는흐름세 가 예전 같지 않다. 코로나 블루 여파가남긴인체반응이아닐까 싶을만큼이다.따뜻한표정과포 근한언행에서고운말이자리잡 는법인데언뜻보기에도갑작스 런기상이변사태에대처하듯마 음을사리고긴장이가시지않은 모습들이역력해보인다.벌여놓 은 비지니스 마저도 기사회생을 기대하며붙들고있는판인데간 발의움직임이겨우소강상태를 벗어나고는 있지만 영 신통치가 않다며연상죽을맛이라는말을 입에달고산다.불안한현실이지 만‘모든 게 곧 좋아 질거야’긍 정적인생각을마음에심어갈일 이다.긍정적인말에는힘이있다. 말이인생도운명도바꾼다고했 으니까. 일상에서 주로 사용되는 말들 이대부분긍정적이거나, 부정적 인 말이다. 매사에 임하는 태도 가 부정적이고 비관적이면 말도 자연스레 마음에서 흘러나오기 마련이라부정적일수밖에없다. 마음이 이완되고 긍정적이면 입 술의말도밝고부드러움이확보 된다.어떻게생각하고마음에싣 느냐따라입에올려지는말도달 라진다. 무엇을이루고싶다는간 절함과희망담긴표현이씨가되 어부메랑처럼돌아오게된다.비 즈니스를열고있는친구에게안 부를묻게되면‘힘들어’ ‘난뭘 해도 안돼, 재수 없는 인간인가 봐’지치고어두운기색이떠나지 않는 모습이 안타깝다.‘지금은 힘들지만 곧 좋은 날이 오게 될 거야’위로도듣는둥마는둥이 다. 긍정적인밀의힘이조달해주 는 역량과 능력, 도움의 맥을 헤 아려갖추다보면인격까지갖추 어지는행운도얻어질것인데. 인간은 말을 떠나서 존재할 수 없다. 일상에서말의힘이적용되 는 일들을 무수히 만나곤 한다. 가정에서도 비일비재 발견되는 것이말의힘이다, 성장하고있는 자녀들을 돌보고 있는 부모에게 도예외는아니다. 부모는자녀의 거울이라했다. 칭찬이든비난이 든평소부모가사용하는말들은 영상처럼마음속에새겨지고버 릇으로발전될만큼대를이어가 며전수된다. 판단력이 얕은 어린 아이라 해 서함부로대하거나무시하고상 처로남겨질말들은가능한피해 갈일이다. 인정받고소중한존재 로여김받고있기에스스로를높 이는자긍심을키워갈수있는말 을 심어 주어야할 것이다.‘겨우 이것밖에못하니’보다‘대단하 다. 다 잘 할 수 있다’라는 말로 바꾸어나갈일이다.일상으로옮 겨내기에는결코수월한일은아 니겠지만 지금부터라도 조금씩, 부드럽고 긍정적으로 밝게 말하 는습관을익혀가다보면기어코 초연의경지를맛보게될것이요 삶도밝아질것이분명하다.부부 나가족간에도,일터의동료들과 도열린마음으로대하게될교두 보가될수있을것이다. 말한마 디가세계를움직이기도한다. 말 의위력에서뿜어져나오는엄청 난힘에서파생되는지성과언어 습관을다듬어가다보면눈부신 언어학적 성찰의 경지를 맛보게 될것이다. 언어를 통해서 생각이 운용되 고 의외의 정신세계를 접하게도 된다.말은생각의창이되어생각 의향방길잡이가되어준다.낯선 분과초면대화를나눌때도말의 어법에마음을쓰게되기마련인 데묵은관계라해서무게감없이 뿌려지는말은삼가야할것이다. 관계 성숙을 염두에 두고 말을 가려서 해야하는 기본은 지켜내 야한다고생각된다.생각깊은사 람일수록말을아끼고,내면이부 족한사람일수록말이번다한편 이다. 빈 수레나 깡통이 요란하 듯.침묵은금이라는말을새겨보 면말의절제가그만큼어렵다는 요지일것이다.세상이고단할수 록활력을불어넣는말로툭툭털 고일어서게하는것도말의힘이 다. 말에서 벗어날 수 없는 것이 세상살이라서 말의 힘을 경건히 받아들이며, 정중히실천하다보 면명쾌한하루들을열어갈수있 을것이란확신이든다. 말은마음의소리다. 마음이풍 요로우면 넉넉한 언어습관을 보 유하게되고마음이궁색하면궁 핍한 말 밖에 나오지 않는 법이 다. 마음이 곱고 갸륵하면 아름 다운 생각을 품게 되고 아름다 운 말 버릇의 비롯이 된다. 마음 이 온순하고 부드러우면 성품에 서풍겨나는따뜻함이말가운데 서온화함이묻어난다.아름다운 말한마디가세상을바꾸어나갈 힘을분출해낼것이요,사려깊은 말의힘이안정되고평온한세상 으로인도해줄것이다. 우리모두함께말의힘에힘을 실어난국의국면을극복으로수 습해가는봄날로일구어나갔으 면 한다. 본디부터 늘 바라오던 일이었기에. 말의 힘 크리스토퍼웨이얀트작 케이글 USA 본사특약 시사만평 3월의 광란 3월의 광란 크레딧카드 주택비용 난방비청구서 식료품비용 교육비청구서 의료비청구서 파리가불타고있다. 프랑스가분노 하고있다. 파리마르세이유낭트등 도시마다시민들이거리로쏟아져나 와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철도노 조파업으로기차가멈추고, 교사파 업으로 학교가 문을 닫았다. 쓰레기 수거업체파업으로쓰레기가산을이 루고시위대는쓰레기더미에불을지 르며 경찰과 맞서고 있다. 불길이 치 솟고 폭죽이 터지고 최루가스 연기 자욱한지두달이다. 시민혁명의 나라, 프랑스가 연금개 혁을둘러싼마크롱정부대시민들의 대립으로아수라장이되었다. 집권2 기를맞은에마뉘엘마크롱대통령은 연금개혁을최우선과제로내걸었고, 노조를비롯한대다수국민들은절대 반대를외치며투쟁중이다. 23일노 동단체들의연대총파업과시민들의 대규모시위로투쟁은절정에이르고 프랑스는마비직전이다. 마크롱이 1월 중순 발표한 연금개 혁안의 핵심은 정년 연장이다. 현재 62세인 정년을 매년 3개월씩 늘려 2030년까지 64세로 연장하고, 연금 100%수령기준을근로기간42년에 서 2027년까지 43년으로 늘린다는 내용이다. 한마디로 더 오래 일하라 는 것이고 근로자들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맞선다.정년과연금을바라보 는마크롱과일반시민들의시각이많 이다르다. 전직 투자은행가이자 재무장관이 었던마크롱(45)은‘숫자’를본다. 숫 자가보여주는현실은연금시스템이 이대로는살아남지못한다는것이다. 연금은자신이세금으로적립해둔것 을은퇴후받는게아니다.현직근로 자들의봉급에서원천징수되는세금 으로 기금이 조성된다. 문제없이 가 동되던연금시스템이삐걱거리는것 은 인구구조 변화 때문. 은퇴인구는 늘고근로인구는줄어드는추세가문 제이다. 프랑스당국이제시한자료를보면 2000년근로자 2.1명이은퇴자한명 의연금을대던것이2020년1.7명으 로줄었고, 2070년이면1.2명으로줄 어들전망이다.조만간재정이고갈될 것은불을보듯뻔한일.연금수령연 령을늦추는게급선무라고마크롱은 주장한다. 반면 프랑스 시민들은‘인생’을 본 다. 프랑스인들은삶의질, 일과삶의 균형그리고안락한은퇴생활을대단 히중시한다. 일하고돈버는게인생 은 아니라는 것이다. 열심히 일하고 세금많이낸후62세에은퇴해인생 을 마음껏 즐기는 것이 그들의 문화 이다. 연금은보통현역당시봉급의 74%. 의료보험과 생활비(연금)를 국 가가보장해주니프랑스의노년은여 유롭고, 안락한 노후는 그들에게 자 부심이자권리이다.그런데정부가여 기에메스를대겠다고하니국민들은 분노했다.‘64세,노우’ ‘이제는전쟁’ 이라며격렬하게반대했다. 국민들의분노를더욱키운것은마 크롱이‘편법’까지동원해개혁을강 행한것. 법안이의회를통과할가능 성이낮자마크롱은헌법49조3항을 들고나왔다. 상황이긴급할경우정 부가의회동의없이도입법을가능하 게 하는 법이다. 이를 막으려면 의회 는 정부내각 불신임 결의를 해야 하 는데,지난20일두번의시도가실패 하면서마크롱의연금개혁법안은사 실상채택되었다. 2차대전직후군소 정당난립으로입법기능이마비되고 국정이난국에빠지는일이잦아지자 1958년만들어진법이지만행정부가 입법부를과도하게제압, 비민주적이 라는비판이근년제기되어왔다. 프랑스의 격렬한 시위사태를 보다 보니 러다이트 운동이 떠올랐다. 산 업혁명초반인19세기초“기계가우 리 일자리를 빼앗는다”며 영국의 노 동자들이 기계를 때려 부순 사건이 다. 사람이하던일을방적기가도맡 아해내자생계의위협을느낀노동자 들이 기계를 부수고 공장과 소유주 집에불을지르는폭동이수년간이 어졌다. 지금돌아보면비현실적이다 못해 웃음이 나오는 슬픈 해프닝이 다. 하지만수천년우리몫이던것을 갑자기잃게되자노동자들의충격은 컸다. 두손놓고있을수만은없었다. 하지만 산업화의 물결은 도도했고, 사람들은 기계와 더불어 일하는 데 익숙해졌다. 기계없이살수없는세 상이된지오래다. 산업화가 거스를 수 없는 대세였다 면인구고령화도그못지않은대세이 다. 점점많은사람들이점점오래사 는반면출산율은저조해서생산연령 인구가 날로 줄어들고 있다. 근로자 한명이은퇴자두세명을먹여살려야 하는상황이닥칠수있다.정년62세 를64세로올린다고시민들이격노한 사태가앞으로50년쯤후에는어떻게 보여질지모르겠다. 정년,연금에대한인식은앞으로크 게바뀔수밖에없다.“현실을직시하 자”는 마크롱의 말에 프랑스 국민들 은반발하지만, 이대로갈수없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당연하 게 누려온 것을 빼앗기고 싶지 않을 뿐이다. 62세에 연금 100% 받으며 은퇴하 는삶은조만간과거가될것이다. 사 회복지잘되어있는유럽대부분국가 에서도정년은65세이상이다. 미국에서 소셜연금 100% 수령 나 이는67세68세로계속올라가고, 65 세이상연령층의20%는여전히일을 한다. 근로자의 25%는 이러다 평생 은퇴못하겠다고막막해한다.길어진 노년을 버틸 만한 돈이 없기 때문이 다. 사회도 개인도 풀기 어려운 딜레 마,은퇴이다. <LA미주본사논설위원> 은퇴 딜레마
Made with FlippingBook
RkJQdWJsaXNoZXIy NjIxMj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