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3년 3월 27일 (월요일) D5 기획 13 2023년3월25일토요일 피아니스트백혜선은올해초첫에세이집 ‘나는 좌절의스페셜리스트입니다’를출간했다. 그는 “살면서 좌절할때가가장좋은때이고,기쁘고성취감을느낄 때가가장위험한때”라고말한다. 하상윤기자 의박수는박하고박했다. 스승변화경의조 언이떠올랐다. “제게힘을 많이불어넣어주셨죠. 기교를 보여주겠다는생각을버리고마음에닿는연 주를 하겠다는 자세로치라고, 음악으로 호 소해관중과오케스트라의마음을움직여야 한다고요.” - 믆앦컪펂쎉멚빦푢 . “호소정도가아니라제몸에불을지르면 서친다고느낄정도였어요.관객이저를불쌍 하다고느꼈을지도몰라요. 온몸이 ( 땀으로 ) 다젖었죠.연주가흐르면서오케스트라도제 피아노소리에점점더집중한다는느낌이들 었어요. 첫곡을마치고무대뒤로왔는데박 수소리가끊이지않는거예요.러시안특유의 ‘짝짝짝,짝짝짝’ 하는박수가계속이어졌죠. 러시안피아니스트가아니면받지못하는박 수였죠. 그 소리를 듣는데눈물이나는 거예 요.‘나도이박수를받을수가있구나.’” 두 번째곡을치러무대로 다시나가야 하 는데그는 시간을 끌었다. 관객은 그가 모습 을 드러낼때까지박수를칠기세였다. 나가 자는지휘자에게“잠시만”이라고 말한뒤물 을좀더마셨다.관객의화답을좀더만끽하 고싶었던거다. 무대에다시선그에게관중 은환호까지내질렀다. 두번째곡은이콩쿠 르의지정곡, 그유명한차이콥스키피아노협 주곡1번이었다. - 쩖ퟆ몯픒펾훊쌚퐎쁢잜픎멚삺않혚멮 쁢섾푢 . “오케스트라 단원들도 활로 박수를 쳐주 는 거예요. 보통 그런법이없거든요. 차이콥 하하.‘다시식당종업원을해야하나, 장거리 전화회사도이젠없어졌는데어디에취직해야 하나’ 생각도 했어요. 프리랜서연주자라는 게, 한창연주제의가 들어올땐너무바빠서 정신없다가한석달간한건도안들어올때 도있거든요. 그래도하나님께서계시는구나 싶었던게아이둘다공립학교에들어가서겨 우가르칠수있었어요.” 자녀둘은모두하버드대에입학했다. - 짆힎픦킲 , 믆얺삖밚팒힏폲힎팘픎킲펞 샎캫맏쫆헏솒핖빦푢 . “나이가들면서무대기회가점점적어질거 라는 생각을 해요. 이미내손가락도젊었을 때처럼자유자재로된다는느낌이적죠. 그러 니노력을훨씬더많이해야해요. 그런데나 이들고많은경험을한나는, 사람들마음속 에무언가여운이남는연주를 할 수있다는 것또한알죠.” 그가 1월에낸책‘나는좌절의스페셜리스 트입니다’를보자마자그를만나야겠다고생 각했다.실패를대놓고인정하고아예책제목 으로까지삼은이피아노의대가를 ‘실패연대 기’가안 만나면누가 만나겠나.이런경지에 이르기까지그의시간,마음의흐름이궁금했 기때문이다. - 킲픦몋핂펾훊펞솒뽇팒슲밚푢 . “매일매일이좌절과실패의연속이지만, 그 걸 극복하고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만들기 위 해노력하는거죠. 오늘의실패가있으니까 그걸경험으로 더 성숙 한연주를 할 수있게 되 는거예요.” - 힎믖밚힎몋킲슲옪킲읊헣픦쫆삲 졂줦밚푢 . “실패 란꼭 경험해 봐 야하는것, 그리고나 를한단계 넘 어서게하는디 딤돌 이다.게다가 예 술 가의실패는단 순 한실패가아니라경험 의여정이거든요.” - 킲읊졶읊쌚픦짿컮뫊몋핂픦짿 컮픎삲읂섦많푢 . “ 굉 장 히 달라요.이제는 산 전수전다 겪 어서 피아노라는목소리에도그다 양 한 감 정이 담 기죠. 비 로소음악으로말을할 줄 알게 됐 다 고나 할까요. 젊었을 땐어 떻 게하면 완벽 한 연주자가 될 까하는생각을많이했어요.이제 는 마음에가닿는연주를 하는 사람이 란 말 을 듣고싶죠. 그러니내게연주가 더 뜻깊 어 졌어요.” - 핆캫픦 몮핟픎킲많팚엲훎캄픦솒쁢줢 많푢 . “실패를 사 랑 할 순 없어요. 그러나 실패에 감 사할 줄 은알게 됐 어요. 실패를 모르는 백 혜 선은인생을 살 지않은거나마 찬 가지죠.” 그는 다음 달 5 일제주 서 귀포 예 술 의전당, 11일 엔 서 울 예 술 의전당 콘 서트 홀 무대에선 다.예 술 의전당전관 개 관 30 주 년 을기 념 하는 특 별 음악회다. 좌절과 굴욕 , 실패의가치를 아는피아니스트여서, 그의연주는 분 명우리 인생을 닮았 을것이다. 김지은선임기자 스키피아노협주곡 1번이‘ 빰빰빰빰빰! ’이 렇 게시 작 하 잖 아요 ? 오케스트라도 열 정을다해 서연주하는 게느 껴 지더라고요. 3 악장까지 마치고나니까관객이기립박수를 쳤 어요. 환 호 와함 께요.저한 테 사인을요 청 하는러시안 도있었죠.‘나한 텐네 가1 위 다’라고말해주고 간사람도있고요.” 당시 심 사 위 원들은 1 위 를 뽑 지않 았 다. 2위 는예 상 대로 루 간스키였다. 그리고 3위 로그 의이름이불 렸 다. - 짦 않핂쩖쌚퐎찒묞졂줞많삺앞픒밚푢 . “ 태 도죠. 생각해보면, 반 클 라이번콩쿠르 때는처음 부터 ‘내가 백혜 선이야’하는자만 심 이있었죠. 동양 인피아니스트중에저만 큼 스 포 트라이트를받는연주자는없었거든요.연 주곡들도과거에너무많이친곡들이니내온 정 성 을불 살 라서친다기보다 ‘언제든치라고 해도칠수있지’하는 태 도였어요.” - 핂 큲 읂쌚쁢헖킲빦푢 . “그 렇 죠. 그 렇 게 준비 해 본 적이없었어요. 비 장하기도 했죠. 물 론 만 반 의 준비 를 해도 떨 어질수있다고마음을다졌지만요.” [ 4악장:아피아체레] 좌절과실패, 눈물이 담긴연주는 차이콥스키콩쿠르에서한 국 국 적의연주 자가입 상 을 한 건사 상 최초 였다. 그것도 ‘1 위 없는 3위 ’.‘콩쿠르여제 백혜 선’이라는인지 도를만든계기다. - 핂 큲 읂많븫빪쉲맧픎컪풆샎 많묞쿦옪믾푷펂푢 . 펾콚묞쿦폎삲몮푢 . “만스물아 홉살 이었으니까요.주 위 에서다 그 랬 죠.‘너는이제인생에 걱 정이없겠다.어 떻 게다가졌니’. 그때제가 ‘ 성 공시대’라는다 큐 멘터 리에도나 갔 다니까요.” - 믆얾섾 10 뼒잚펞묞쿦힏픒칺핒횮 . “서 울 대에재직하는 1 0년동 안 3 주에한번 꼴 로연주하러해 외 로나 갔 어요.학교 측 에서 저를많이 배려 해 준 거였죠.사실처음 부터 ‘내 옷 이아니 네 ’싶었어요. 샤워 하면서 맨날울 정 도였죠. 난 연주자니까, 연주가 곧 논 문이고 연구고 배 움이 잖 아요. 그 시기아들, 딸 이 잇 달아 태 어나지않 았 다면,아마 5년 만에그만 뒀 을거예요.” 그의 표현 을 빌 리면, 그는안정적인 국 립대 교수자리를버리고미 국 으로떠나‘ 광 야의피 아니스트’가 되 기를 택 했다.그건어 쩌 면기 꺼 이또 닥 칠지모르는 실패의 순 간을 맞 이할 준비 를한것일 테 다.그것도나이마 흔 에. - 쭎묾뫊펂힎몮핞핞뼎숦뫊썮빪멂섾숞 옃힒팘팦빦푢 . “너무 순진 해서 뭘 몰랐던거죠. 연주자로 돈 을 모으고, 틈틈 이재 테크 도 하면아이둘 키우 며 사는데문제가없을거라고생각했어 요.한 3 , 4년 은 괜찮았 어요.” - 캫몒많헞헞펂엲풚혚묾푢 . “이러다 진짜 굶 어 죽 는거아 닌 가싶었죠. - 펂썮켶빦푢 . “ 발표 를 하는데제이름이안 불리는 거예 요. 너무 기가 막혀 서 멍 하더라고요. 그런데 그때저를 따 라다니던프로 듀 서가인 터뷰 를 해야 한다는 거예요. 거절도 못 하고알 았 다 고 그 랬 죠. 스 튜 디오 같 은데에 갔 는데소 감 을 묻 더라고요. 거기다 대고 날 왜떨 어 뜨렸 냐 고할수도없고 … ” 그는 당시이 렇 게말했다고기 억 했다. “콩 쿠르에나가면, 붙 기도하고 떨 어지기도하는 거죠. 왜탈 락했는지모르겠지만, 심 사 위 원들 이생각하기에그 럴 만한이유가있었을거라 고생각해요. 그 렇 지만인생은계속 되 는거 잖 아요. 여기서 떨 어졌지만, 이 결 과가 내 삶 을 크 게좌우하 진 않을거예요.” - 잞픒핦뻲푢 . “그래놓고는집에가서 펑펑울 었어요. 윌 리 엄카펠 에서우승한 백혜 선이라는 피아니 스트가 반 클 라이번에서는 본 선 1차에 탈 락 했다고 미 국 전 역 에 방송 이 됐 죠. 어 딜 가나 ‘너 PBS 에서 봤 어.너무아 깝 게 떨 어 져 서안 됐 어’이러는거예요.아니, 왜 그프로를안 본 사 람이없어.하하.” - 큲줊펺섭캂펞 삲앎킲많 팒폶먾뻲푢 . “한 달은 누 워 서지낸 듯 해요. 완 전 히 무기 력한 상태 였어요.” - 팒뽆솒뽡팒쩒옆빦푢 . “ 네 ,안 쳤 죠. 반 클 라이번콩쿠르가 5 , 6 월 쯤 열렸 거든요. 그래서그해여름은 어 떻 게 지 냈 는지모르겠어요. ‘나는이제 뭐 하지’ 싶 었죠.” - 팒뽆읊핮킪퀾멚팒삖않팒폖믆잚숦캫맏 핂펖빦푢 . “ 8 월 쯤됐 을때친구를만 났 는데,전화회사 에다 닌 다기에나도좀거기에소 개 해달라고 했죠.” - 퐪믆엕멚밚힎빦푢 . “피아니스트는콩쿠르에나가지않으면 먹 고 살길 이없어요. 콩쿠르에 출 전해서입 상 하 면 부상 으로음악회기회를주거든요.매니지 먼 트회사에도들어 갈 수있고요.그럼 개 런 티 를받고연주회를다니는거죠.그런데이 렇 게 됐 으니,직장을구하자고마음 먹 고전화회사 에나간거예요.” 그회사는미 국 장거리전화회사인 MCI 다. 당시업계1 위 였던 AT&T 의경 쟁 사였다. - 잯픎핊핂줞폎빦푢 . “가입 상담 전화가 오면 홍 보하는일이었 죠. 그런데내가 설 명을하면 열 이면 열 명모 두 MCI 에가입하겠다고하는거예요.당시매 니저가‘ 네 가이 층 에있는 상담 원을통 틀 어서 톱 이야’라면서 칭찬 을했죠.” [ 3악장:콘푸오코 ] 벼랑끝에서택한꿈의 콩쿠르 매니저승 진 을 앞둔 그에게변화경교수가 연락해왔다.“전화회사가 웬 말이 냐 . 다그만 두고 피아노 연습만 해. 차이콥스키콩쿠르 안나 갈 거야 ? ” - 핂 큲 읂쁢붖픦줂샎핤팒푢 . “그때까지피아노는치지도않고있었거든 요.그런데변선생님손에끌 려 가다시피해서 신 청 했죠.” - 핂 큲 읂읊훎찒쁢잖픚핂펂쌮빦 푢 . “제안에선계속 ‘1차에서 떨 어지면어 떡 해’ 이런 걱 정을하고있는거예요.피아노만치면 눈물이나고요. 반클 라이번때가생각나면서 이제는내게어 떤 일도일어 날 수있다는생각 이드는거예요.” 차이콥스키콩쿠르는 러시아의 텃 세가 만 만 찮 은 무대다. 콧 대 높 은 러시아 관객과 심 사 위 원, 심 지어오케스트라도그가 넘 어야할 장 벽 이었다.게다가그는 1 990년 대에보기도 드문 동양 인,그것도한 국 여 성 피아니스트였 다.당시 참 가자중 엔 니 콜 라이 루 간스키라는 러시아피아노스 타 도있었다. - 읂뫊헣픎펂쎉멚멺셮빦푢 . “기 죽 지말자고 다 짐 에다 짐 을 했죠. 마음 을움직이는연주를하자고요. 1차예선을지 나 2 차 본 선이 끝날 무 렵 에관중의 태 도가달 라졌어요. 제게 꽃 을 건 네 는 사람도있었죠. 거기다운도 따 랐어요.당시차이콥스키콩쿠 르가1 0 회째여서과거1, 2위 수 상 자들이 심 사 위 원으로 참 여한거예요. 그래서여느때 와 는 달리 심 사 위 원 1 2 명중에러시아 사람은 3 명 뿐 이었죠.” 3 차 결 선에올랐다. 진출 자 8 명중 마지 막 순 서였다.직전연주자는일 본 인이었다. 관객 㜬 ⋚⇥ᑲᾙẹ⅁ℕἎώᑎ ㏚ ᠍ᗝ♽ ㏛ Ἅ⋅ᠩጽٕ㍘᪦߹⅑ٕ ㏚ ፵⪉ጽಱඍ ㏛ ⇙⇙ౙ፵ٕ㍘ㄙፍℍ⎉ᾹᲥ⩭ຸℽ ㏚ ⤡⹁῭⤝ ㏛ ᾽ᇵ⼡ٕ ㏚ Ἅ⼅Ἅ♽ᇑ ㏛ ⅙⃩ሶٕ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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