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3년 4월 8일 (토요일) 오피니언 A8 기고문 (애틀랜타거주) 김대원 김정자 (시인·수필가) 행복한 아침 요즈음 미국의 미디어에서 는 소위 챗 지피티(Chat GPT, Generative Pretrained Trans- former)의효용성과사회적인부 작용에 대한 논란이 큰 이슈로 등장하고있다.심지어최초로지 피티라는 것을 개발했다는 이론 머스크와샘올트만은앞으로 6 개월동안챗지피티의개발을더 이상못하게통제하는법안을의 회에서만들어닥쳐올큰재앙을 사전에 방지해야 한다고 강조한 다. 그리고 두 사람은 인공지능 관 련저명한과학자들그리고교수 들과 경제계의 거물급들 2천 명 의연서명을받아서미디어에공 개했다. 이론 머스크는 이미 몇 개월전챗지피티를속수무책으 로방치하면앞으로핵폭탄보다 더욱가공할만한파괴력으로등 장할것이라고경고한바있다. 현대 물리학자들에 의하면 이 우주는138억년전바늘구멍보 다 더 작고 밀도가 엄청나게 높 은 특이점(singularity point)이 찰나에폭발하면서우주가생겨 났다는 이론에 모두 동의한다. 양자역학에서는에너지보존법 칙에 의해서 어떤 것도 저항을 받지않으면엄청난에너지를갖 고 있던 특이점이 폭발하면서 무에서 유가 생겨날 수 있다고 한다. 과학계에서도역시인공지능이 인간의지능을능가하는시점을 특이점이라고 말한다. 2016년 3 월 9일부터 15일까지 서울에서 는바둑의명인이세돌과구글에 서개발한알파고의세기적인대 결에서 4승 1패로 알파고가 완 승을 했던 사실을 우리 모두는 기억한다.그때사람들은구글의 알파고는이미저장된엄청난정 보를확률적으로조합해서이겼 을것으로추측했다.그런데이번 에는상황이좀다른것같다. 필자도 궁금증 때문에 마이크 로 소프트의 빙에 들어가서 챗 지피티를시도해보았다. 어떤문 제나궁금증이라도신속히대답 을 해 주는 것뿐만 아니라 대학 의논문이나소설심지어멋진시 까지지어주고작곡도하다니이 건요술방망이나다름없는것같 다. 전문가들은 지피티의 다양한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지만 핵심 적인것은그걸가지고지피티가 엉뚱한 잘못된 정보를 공개함으 로써사회에크나큰혼란과무질 서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앞으로는챗지피티때문에 자신이일하고있는직장이하루 아침에 인공지능에게 잡혀먹힐 수있는위험이도사리고있다고 한다. 챗 지피티와 관련해서 우리가 꼭한가지알아야할지혜의말 씀을 여기에 소개하려고 한다. 장자라는 책은 모두 7장으로 구 성되어있는데마지막장인응제 왕편에는다음과같은재미있는 우화가담겨있다. 옛날에남해의임금인숙( 儵 )과 북해의 임금인 홀(忽)이 있고 중 앙에는혼돈이란임금이있었다. 숙과홀은어렵게처음으로혼동 의 땅에서 만났다. 혼돈이 두 사 람을 아주 잘 대우해주었다. 그 래서 숙과 홀은 혼돈의 은덕을 갚고자 의논했다. 사람은 칠규( 일곱구멍) 즉콧구멍둘, 귓구멍 둘, 눈구멍둘, 그리고입을가졌 는데혼돈은구멍이없으니우리 가혼돈에게구멍을뚫어주자고 했다. 하루에 한 구멍씩 뚫었다 고한다. 그런데 혼돈은 7일째 된 날에 죽어버렸다고한다. 혼돈은일곱 구멍이없을때는전체의식,진리 의의식밖에없었는데숙과홀이 구멍을 뚫어줌으로써 전체의식 즉 진리의식을 잃어버린 것이다. 진리의 자리에서 보면 전체의식 진리의식을 잃어버리면 죽는 것 이다. 이 일곱 구멍이 뚫려진 혼 돈의모습이바로현대인의모습 이아닐까? 근대 서양철학을 대표하는 데 카르트가말한인간의이성은좌 뇌의작용이라고하는데전체뇌 용량의 maximum 10퍼센트 정 도 발휘할 수 있는데 반해 나머 지90퍼센트는우뇌의작용이라 고 한다. 이성이 지식을 습득하 는것이라면우뇌는명상이나참 선을통해서얻을수있는지혜의 샘이라고한다.그래서영국의역 사가 토인비는 21세기에 인류가 존속하기 위해서는 동양의 지혜 를본받아야한다고의미심장한 말을남겼다. 우리 모두는 아침에 눈 뜨자마 자 인터넷에 접속해서 허접스러 운 뉴스의 홍수 속에 휘말려서 맑은영혼과의식을빼앗기고영 혼은점점시들어가고이젠아예 인공지능에게 호모사피엔스의 자리마저내주어야할신세로전 락해가고있지는않나하는노파 심이왠지우리를불안하게만든 다. 공원을 걸으며 봄의 파릇파릇 한새싹들에게자신을맡기고자 연과의 진정한 만남을 체험해보 자. 그들은 우리들에게 아무것 도요구하지않고늘베풀기만한 다. 친구와 마주 앉아서 커피 한 잔을놓고마음껏웃으며정겨운 대화를가져보면어떨까? 인간들은 순수한 지혜로부터 너무멀리떠나온것같다. 2천4 백 년 전에 장자가 말한 숙과 홀 의우화는우리현대인들에게깊 은울림으로다가오는것같다. 한자&명언 ■ 私費(사비) *사사로울사(禾-7획, 4급) *쓸비(貝-12획, 5급) 일을벌이기전에크고작은일 을잘따져보아야한다. 그러나 지나치게따지거나아끼면○○ 을놓칠수도있다. 먼저‘私費’ 에대해알아본다음에공란에 들어갈말을찾아보자. 私자가 원래는‘벼의 일종’(a kind of rice)을 이름하기 위한 것이었으니‘벼 화’(禾)가 의미 요소로 쓰였다. 본래 의미에서 보자면 厶 (사사사)는발음요소 에 불과한 것이었다. 그런데 그 본뜻보다는 발음요소인 厶 의 의미 즉,‘사사롭다’(private) 는 뜻으로만 쓰이는 매우 특이 한예다. 費자는‘돈을 쓰다’(spend)가 본뜻이었으니,‘조개(=돈) 패’ (貝)가 의미요소이고, 弗(아니 불)이발음요소인것은沸(끓을 비)도마찬가지다.후에‘사용하 다’(use)‘써서없애다’(consume) 등으로확대사용됐다. 私費는‘개인이 사사로이[私] 부담하는 비용(費用)’을 이른 다. 비슷한 말로‘자비’(自費)가 있고, 반대말은‘공비’(公費)이 다. 한자 지식이 있으면 비슷한 말, 반대말을 금방금방 이해할 수있다. 8자로된중국속담하나를우 리말로 옮겨서 소개해 본다. 이 가운에맨앞문제의답이들어 있다. 한자 공부를 겸해서 8자 를몽땅외워두면좋을듯! “큰일을 이루려고 하는 자는 작은비용을아끼지않는다.” 成大事者,성대사자 不惜小費.불석소비 -歐陽修 전광진(성균관대명예교수 속뜻사전편저자) 소리의 길 장자의 칠규(七竅)와 GPT 아늑한봄날밤이다.먼기차기적 소리가적막을뚫고긴여운을남긴 다. 농익어가는 봄날 밤이 만들어 내는소리에귀를기울이다보면음 률이 실리지 않은 소리가 없다. 보 이지 않기도 하거니와 만져지지도 않는소리들이질펀하다.봄이깨어 나는소리며무르익어가는소리까 지봄날은밤은밤대로낮은낮대 로소리로가득하다. 소리를들을줄알고헤아릴줄알 아야계절과의사귐을가질수있는 것인데꽃샘바람이요란스러우면 뉘우침으로들리기도하고영혼이 쓴맛을토해내는소리로들리는것 이 지레 속단일까, 소리의 길을 모 른다면소리흐름도붙잡을수없는 것, 꽃잎이 낙화하는 아우성까지 한계를어쩌지못하는소리들의난 무같지만되려청정하게들리기도 하고, 잦은 봄비 마저 미상의 곡조 로들리기도한다.어쩌자는것인지 들리지도않는것까지도죄다들릴 것같은꽃봄밤이다. 소리는 진동 과정을 그쳐야 하기 에고요하게전달되지못한다.공기 떨림이,바람의파동이귀청에전해 지고비로소소리를느끼고듣게되 는것이다.소리의울림은가슴으로 들어야 하고 눈으로 보아야 하고, 몸으로느끼고 마음으로전해지는 공감이없다면듣게되는소리는소 리의전부를들었다고할수없음이 다.소리가들려오는요건을세분화 해보면소리의세기가음향으로,높 낮이의음파와음색의파장이진폭 을만들면서소리궤도로들어서게 된다,이렇듯다가온소리는촉수의 느낌으로 전달되면서 눈으로 전신 의느낌으로전해진다. 모든 피조물에는 움직임이나 파 동이있기마련이라상호궤도가어 긋나게 되면 소음을 빚게 된다. 질 서가무너져버린소음은인간무지 가 만든 한계의 봉착이다. 세상은 지금서로가지켜내야할궤도를벗 어나면서 무절제하게 파생되는 깨 지고 부서지는 소리로 만신창이가 되어가고있다. 살아있는동안에는 소리들과 동행하는 것이라서 모든 소리들이가지런하게있어야할곳 에놓여있어야할절기의길목같은 데. 기상이변 소용돌이 가운데 바 람을이겨내지못하는나무가지들 의 부대낌을 바라보면서‘누가 바 람을 보았나요?’작가 크리스티나 로젯이떠오른다. 소리 존재여부를 드러내려 하는 서술을 빙 둘러서 풍자하 듯 바람 에게전가시키는묘사를선연한문 체로밀도감있게시현해냈다. 꽃잎 이낙화하는시각에바람이지나갔 기때문이란다.바람흐름과소리의 존재여부를시각적으로처리한오 감의기교가새뜻하고첨예하다.소 리의길을모색하려는표출기법이 소박하다. 지구가 자전, 공전을 이어가면서 우주와스치는소리를특별한녹음 장치를 통해 들을 수 있는 세상이 되었다.디지털시대답다. 지구와 우주가 만나면서 생성되 는소리는마치휘파람소리같기도 하고 먼 파도 소리로 들린다 한다, 별이쏟아지는밤,별들이흐르면서 들려주는소리는어떠하며별들이 운행하는우주의소리는어떻게들 려질까. 지구별에는무르익어가는 봄날이빚어낸현란하고미묘한소 리들로 가득하다. 꽃 잎이 낙화하 는 소리, 꽃나무 가지 사이를 휘도 는바람소리, 산새소리, 다람쥐가 꽃나무가지들을건너다니는소리. 비가되어내리는봄소리까지꾸밈 없는맑음그대로의소리들이다. 소리는 자연 그대로의 소리뿐만 이아니다.하늘로서내려주시는전 능자의말씀이마음에새겨지면심 성에서울림으로우러나는소리가 순수의 진수가 아닐까. 문명의 발 달이가져온세상을살아내기위해 서는넘치는정보와비축해야할것 들이갈수록불어나는세태로가고 있다.문명의이기에의존하면할수 록정체성을잃어가고세상유혹에 미혹되고자유로운취사선택조차 본인의지와는무관한분별없는선 택이 반복될 위험을 안게 된다. 타 인을 흉내내느라 보편적이고 선한 가치관을외면하게되고타인의삶 에 몰입되는, 타인의 삶을 추종하 느라좌충우돌하는삶을배회하게 된다.마음의소리를외면하고세상 이던져주는소리에몰두하다보면 삶은점점힘겨워지는고달프고피 폐해지는삶이되고만다. 마음이일러주는소리의길을외 면하고타인의소리에집중하다보 면들려오는소리들을제대로다스 리지못하게되지만소리의길을다 스리는 자는 세상을 읽어낼 수 있 다.다양한얽매임에서벗어나야선 함이 이끌어주는 삶을 살아 낼 수 있을것이다. 아름다운 삶이란 덧없고 속절없 는망령됨에서벗어나심성깊숙이 고여있는소리의길을지혜롭게간 직하고순종하는것이다.일상중에 도마음의소리가명시하는소리의 길에집증하다보면좌로나우로나 치우치지않을것이요,세상이아무 리어지럽고요란해도마땅하고떳 떳한 바른 길로 들어설 것이다. 마 음의요소인지, 정, 의에초점을맞 출수있는소리의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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