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3년 4월 17일 (월요일) D5 기획 16 2023년4월15일토요일 공실옆에또공실$동대문‘패션1번가’의몰락 ‘S/S신상’ 대신 ‘입점문의’, ‘파격세일’ 대신 ‘임대 문의’, 들뜬손님대신헐벗은마네킹이무리지어서있는 쇼핑몰이다. 휑한매장에는진작에장사를접고떠난 이들이미처치우지못한흔적과아직떠나지못한 이들이야금야금쌓아놓은적재물이따끈한신상을 대신하고있다. 12일하루동안동대문의류쇼핑몰 일대를돌며촬영한공실의극히일부만으로조합해 만든사진이다. 이날찾은서울중구동대문패션타운관광특구의대형 의류쇼핑몰내부는대낮임에도불구하고어두운곳이 많았다. 휴업,단축영업을넘어아예방을뺀매장이 많은탓이다. 그나마남은상인들역시적막한분위기를 달래려삼삼오오모여담소를나누고있는경우가 많았다. 공실률이90%에달하는한쇼핑몰의경우 수년째에스컬레이터조차수리하지못해어두운로비 중앙에위치한에스컬레이터를직접걸어올라야했다. 에스컬레이터를오르자손님은예상하지도못한듯이 곤히잠든상인의머리가매대너머로보였다. 한때 ‘패션1번가’로서동대문을상징하던의류 집합상가세곳은공실률이각각90%, 50%, 35%에 달한다.당장공실은아니지만휴업중인매장까지 고려하면이수치는더암울하게느껴진다. 그나마 공실률이35%에 ‘불과한’ 쇼핑몰역시이날직접현장을 확인한결과층별공실률이최대76%에달했다. 쇼핑몰의핵심이라고할수있는1층조차215개매장중 22개매장이완전히철수해10%이상의공실률을 보였다. 갈수록텅빈공간이늘어나니들어오려던 방문객도발길을돌리기십상이다. 동대문패션특구는2006~2007년전성기를맞은 이후하나둘악재가쌓이며쇠락하기시작했다. 국내 패션수요가브랜드제품과온라인쇼핑중심으로 재편돼중국수요의존도가높아졌지만사드(THAAD) 배치논란으로한한령이내리자1차직격탄을맞았다. 이후코로나19사태가외국인수요를전멸시키며 사실상사망선고를내렸다. 일각에서는원단부터완성복까지한생태계에서 조달하는동대문형의류산업은이미한계에다다랐다고 보기도한다. 관광특구사무국관계자는 “동대문의 강점은좋은옷을저렴하게공급할수있다는 점이었는데현재는인건비가너무올라가격경쟁력을 잃었다”며 “2007년까지만해도동대문시장옷중 95%는국산원단으로짓고, 일부만중국원단으로 지었지만현재는비율이반대다”고설명했다. 때문에쇠퇴한시장을과감히떠나다른업종을할수 있도록제도개선이필요하다는목소리가나온다. 동대문의의류쇼핑몰과같이각점주가건물지분을 나눠갖고있는집합상가의업종을변경하는것은 지역조합재건축을성공시키는난도에비견된다. 의류 산업이활황이던2000년대에결정한업종규제에 아직까지얽매여있는것이다. 사무국관계자는 “도매 시장은그나마공실률이15%대지만이곳역시해를 거듭할수록나가는업장이많다”며업종동대문의 생존을위해서는업종다양화가필요하다고주장했다. 글·사진이한호기자 이한호의 선을 로 는이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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