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3년 4월 18일 (화요일) A6 특집 기후변화에 따른 해빙으로 북극 항로의 경제적 가치도 갈수록 높 아지는가운데정부가유럽과아시 아간최단항로로꼽히는북극항 로진출작업을본격화한다. 관계 부처에 따르면 해양수산부 는 이번 달 러시아 정부의‘2035 북극해항로개발계획’분석작업 에착수한다. 앞서 러시아 정부는 지난해 8월 해당개발계획을최종승인했다. 2035년까지1조8000억루블(약 31조4000억원)을투입해유럽과 아시아를잇는북극항로인프라를 개발하는 대형 프로젝트다. 크게 화물 기반, 교통·인프라, 화물선· 쇄빙선, 항해안전, 항해관리및발 전등5개분야로구성돼총152개 정책과제가담겼다. 해수부가러시아개발계획분석 에 착수한 것은 북극 항로 진출의 가능성을타진하기위해서다. 러시 아 북쪽 해안과 맞닿은 북극 항로 는 유럽과 아시아 대륙을 잇는 최 단항로다. 당초북극항로를운항 할수있는기간은1년중8~9개월 에불과했지만기후변화로상황이 달라지고있다. 지구온난화로 빙하가 녹아 북극 항로운항기간도늘어나기시작한 것이다. 러시아는이르면내년부터 북극항로연중운항이가능할것 으로보고있다. 실제 북극 항로 물동 량도 꾸준히 늘고 있다. 해수부에 따르면 북극 항로 물동량은 2018년 2020만 톤에서 2021년 3487만 톤으로 3년 새 72.6%(1467만 톤) 급증 했다. 내년 북극항로 물동량 은5000만톤안팎에이 를것으로전망된다. 해수부의 한 관계자는 “이상기후로 북극해의 해빙기가급격히늘어날 것으로관측돼러시아도 북극 항로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 다”며“해빙기가길어지고북극항 로관련서비스가활성화하면관심 을 갖는 선사도 급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북극항로의최대강점은경제성 이다. 부산항에서 북극 항로를 거 쳐 유럽 최대 무역항인 네덜란드 로테르담으로 가는 운항 거리는 약1만5000㎞다. 이집트 수에즈운하를 거치는 기 존남방항로(약 2만 2000㎞)보다 32%가량 짧다. 수십억 원에 달하 는 수에즈운하 통항료도 아낄 수 있다. 그만큼 운항에 소요되는 시 간과 비용을 줄여 물류 경쟁력을 높일수있다는의미다. 대체항로로갖는의미도작지않 다. 북극 항로를 제외하면 아시아 와 유럽을 잇는 항로는 사실상 남 방항로가유일하다. 주요항로가하나밖에없는만큼 2021년 불거진‘에버기븐호 좌초 사건’같은돌발상황에취약할수 밖에 없다. 당시 초대형 컨테이너 선인 에버기븐호가 수에즈운하에 좌초하며 약 일주일 동안 운항이 마비돼 아시아와 유럽 간 96억 달 러(약 12조 6800억원) 규모의화 물운송이지연됐다. 다만지정학적리스크는변수다. 지난해터진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대표적이다. 당초 러시아 정부는 북극 항로 개발에 투 입할 1조 8000억 루 블 중 7830억 루블을 외부에서 조달하려 했지만 서방 중심의 국제 제재로 계획이 꼬였다. 현대글로비스도 북 극 항로의 지정학적 리스크를 보여주는 사례다. 현대글로비스 는 2013년 북극 항로 시범 운항에 성공했 지만이듬해크림반도 강제 합병 사태가 터지며 사업 계 획을철수했다. 얼어붙은 한·러 관계도 풀어야 할 문제다. 한·러 관계는 지난해 우크라이나전쟁을기점으로급격 히악화됐다. 한국이 미국·유럽연합(EU) 등 주요국의대러제재에동참하자러 시아는한국을‘비우호국’으로지 정하며맞불을놓았다. 러시아가자국해안과맞닿은북 극 항로 개발에 대한 주도권을 쥐 고 있는 만큼 한·러 관계 개선의 물꼬를 트지 못하면 북극 항로 진 출은요원하다는관측이지배적이 다. 정부가 장기적 관점에서 북극 항 로 진출 사업에 접근해야 한다는 지적도나온다. 홍성원 영산대 북극물류연구소 소장은“현재정세를보면북극항 로 진출은 1~2년 내 가시적 성과 를 내기 어려울 수 있다”며“하지 만 신항로 개발은 초기 리스크 부 담이 큰 만큼 정부가 장기 프로젝 트로 추진해 기업을 지원할 필요 가있다”고말했다. 이에해수부는다음달부터무르 만스크항 등 북극 항로 허브항과 의협력사업도발굴할방침이다. 부산항등국내주요항만과북극 항로 허브항 간 협력 사업을 통해 HMM등국적선사의진출기반을 마련하겠다는구상이다. 러시아가추진하고있는북극항 로 허브항 인프라의 개발 사업을 공동으로 하는 방안 등이 거론된 다. 해수부 측은“이미 북극 항로의 경제안보적가치에대한공감대는 형성된상황”이라며“단북극항로 협력사업은한·러관계가안정된 후추진할수있을것같다”고전했 다. 홍소장은“러시아도조선업기 술력을갖춘한국이필요할것”이 라며“향후 협력을 대비해 교류를 이어가야한다”고제언했다. <세종=이준형기자> “7000㎞ 짧아져”…한국 ‘북극항로’ 뚫는다 러, 인프라 구축에 31조 투입 해수부, 러 개발계획 분석 돌입 수에즈 거치는 남방 항로보다 운항거리 32% 줄어 물류비용↓ 내년 물동량 5000만톤 기대 속 한, 국적선사 진출기반 마련 구상 지정학적 리스크·한러관계가 변수 ■ 기후변화에진출작업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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