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3년 4월 20일 (목요일) 오피니언 A8 수 필 박경자 (전숙명여대미주총회장) ▲팩 스: 770-622-9605 ▲이메일: ekoreatimes@gmail.com 여러분의 의견을 기다립니다 솔을가슴에안아본적이있나요 봄에는 흙도 달더라 얼마나 뜨 거운 가슴이기에/그토록 고운 생명으로/다시 태어나는가/영 혼 갚숙이 겨울을/울어…/울 어…/아픈 가슴 사랑의 불 지피 더니/죽었던 겨울 나무 가지마 다/생명의 함성/일어나라/일어 나라/잠자는 내 영혼 흔들어 깨 우네/한줌의 흙/수많은 생명의 넋 흙 속에 숨어 살고/너와 나 또하나의생명이더니/죽어도다 시사는영혼의혼이여/목숨 또 한 사랑이더라/흙내 어머니의 젖무덤/그 사랑의 젖줄 물꼬/이 봄 다시 태어나리/꽃으로…/바 람으로…/사랑으로…(시, 박경 자2000년쓴시) 맨발로 흙을 밟으며 솔숲 사 이를 거닐다 몇 번 소개한 흙내 를 이 봄 내 영혼이 맑은 혼으 로 다시 태어나고싶어나의옛 시를 오늘 다시 읽는다. 서산에 해 기울어 산그림자 내릴 무렵, 허겁지겁 달려온 세월 속에 나 의 그림자 하나 서성인다, 무얼 하러그리도허둥대며살아왔는 지… 오늘아침어떤시를올려야하 나망설이다가 100년된노송들 이 세월속에 나의 죽마고우된 솔에 등을 기댄다. 우뢰같은 그 침묵, 거칠은 솔의몸속에 솔의 침묵을 듣는다. 이름 모를 철새들이 솔가지에 서지난밤잠이들었나보다.‘솔 을안아보셨나요.’나는이민의 삶 속에 길이 보이지 않는 날엔 조용히 솔을 가슴으로 안아본 다. ‘천인 무성’그 무서운 태풍 속 에서도 가지를 몇 개 떨어트릴 뿐청푸른잎새로침묵으로세월 속을 거닐은다. 솔은 은자의 나 무라, 선비의 나무라… 나무 옆 에 선비공에 쓰여있다. 세상이 사랑이 망가진지 오래 인데 스스로 사랑이 되어 봄길 을 거닐은다. 가슴엔 수많은세 월의 아픔 나이테를 감고 눈도 감고, 하늘 우러러 스스로 봄길 이되어홀로걸어간다. 솔밭사 이 나의 채소밭에 맨발로 흙을 밟는다. 거긴 내 어머니의 숨결 이 살아있고 흙을 밟으면 살아 있는우주의기운을받고생명의 기운이솟아난다. ‘흙을 가까이 하라/흙에서 생 명의 싹이 움튼다 /나약하고 관 념적인도시의콘크리트사막에 서 벗어날 수 있다./인간에게 흙 은 영원한 모성이요/흙은 우리 의 생명의 젖줄이다. 흙을 가까 이 하면/흙의 덕을 배워 순박해 지고 정직해 진다./흙에는 거짓 이없고/전쟁도모르고/총기사 용도 모른다. (법정스님의 명상 의글중에서) 나의 흙밭에는 이 봄, 심지 않 아도 매년 태어난, 야생미나리, 쑥, 질구쟁이, 신선초 이름모를 봄채소아이들과봄식탁의입맛 을 다시찾는다.솔사이야생미 나리가 밭을 이루어 소쿠리로 가득베어다가모임음식점에부 탁해 봄나물로 시큼상큼 봄나 물을 만들어 우리숙명후배들 에게이봄맛을선물했다. 흙은 그생명의젖줄로흙의덕 으로 사랑을 키운다. 기왕에 솔 이야기가 나왔으니 돌산 호숫 가에 다쓰러져간고목소나무 를 옆에있는단풍나무가 뿌리 로 솔을 켜 안고 살려낸 소나무 와 단풍 나무의 사랑의 전설이 지금도살아서두나무가서로껴 안고 건강하게 자라고 있다. 단 풍나무는 그거목의 솔을 살리 려 몇 미터나 강한 뿌리를 내려 행여 솔이 넘어질까봐… 지금 도 건강하게잘자라고있다. 나 무에도 사랑의 혼이 살아 있다. 사람은 한 치의 땅을 더 빼앗기 위해그많은생명을 죽이는인 간은나무의혼에게물어봐야한 다. 지구별인간들이여/우린 과연 왜 사는지를…/길이 끝나는 곳 에서도/길이 있다/길이 끝나는 곳에서도/길이 되는 사람이 있 다/스스로 봄길이 되어/걸어가 는 사람이 있다/강물은 흐르다 가 멈추고/새들은 날아가 돌아 오지 않고/하늘과 땅사이의 모 든 꽃잎은 흩어져도/보라/사랑 이 끝난 자리에서도/사랑으로 남아 있는 사람이 있다/스스로 사랑이 되어/한없는 봄길을 걸 어가는 사람이있다. (시,봄길,정호승시인) 배심원 단상 ‘하퍼리’의유명한고전소설‘앵 무새죽이기’(To Kill a Mocking- bird)는남부앨라배마주에서일어 난 자전적 실화를 바탕으로 배심 원제의폐단을그려내퓰리처상을 수상한작품이다. 소설 속 주인공 국선변호사 애티 커스 핀치는 백인여성을 성폭행하 려 했다고 모함을 받고 있는 흑인 톰로빈슨의무죄를입증하기위해 백방으로 노력하지만 백인 일색의 배심원단에막혀뜻을이루지못한 다. 배심원단의 유죄 평결에 절망 한 톰은 탈옥을 시도하다 결국 총 에맞아죽고만다. 미국은 수정헌법을 통해 배심원 재판을 받을 수 있는 권리를 보장 하고 있다. 하지만 위의 경우처럼 배심원들이적대감을가지고있다 면 그것은 있으나마나 한 권리에 지나지않는다. 역사적으로 노예제와 밀접하게 얽혀있는 남부지역 백인 배심원단 의 흑인에 대한 만행은 수없이 반 복된슬픈흑역사다. 돌이켜보면 이게 비단 미국 남부 에만 국한된 일이 아니었다. 불과 37년 전인 1987년까지만 해도 검 사들은‘전단적 기피’(peremp- tory challenge)라는 특권으로 배 심원후보중에서흑인이나소수계 인종 등 자신에게 불리해 보이는 사람을 특별한 이유를 대지 않고 기피할수있었기때문이다. 이런 관행은 켄터키주에서 주거 침입죄로재판에회부된흑인남성 제임스뱃슨사건을계기로전환점 을맞게된다. 백인 일색의 배심원단으로부터 유죄를선고받은뱃슨은검사가배 심원 후보 중 흑인을 부당하게 기 피했기때문에공정한재판을받지 못했다며 항소했고, 연방대법원이 1987년 뱃슨의 손을 들어준 것이 다. 이 사건에서 채택된 개선안을 법 률용어로는‘뱃슨의 도전’(Bat- son Challenge)이라 일컫는데 배 심원 선정단계에서 변호사가 적극 활용한다. 즉, 검사가 피고인과 같 은인종을배심원에서배제하기위 해‘전단적기피’를행사하면피고 측변호사는‘뱃슨의도전’으로이 들을배제하지못하도록응수하는 식이다. ‘뱃슨의도전‘으로배심원선정에 서의 인종적 편견 문제는 어느 정 도공평해진셈이다. 하지만 최근 필자가 법정에서 느 끼는새로운문제점은배심원후보 군의범위가근본적으로좁아지고 있다는점이다. 배심원 재판이란 게 짧게는 며칠 에서 더러 몇 달씩 걸리는 경우도 있는데 현실적으로 이 긴 기간 동 안온전히일터를비울수있는사 람이 많지 않기 때문에 생기는 현 상이다. 봉급을 받는 회사원들이야 배심 원결근은당분간의불편이나업무 복귀 후 잔무 처리 등의 불이익만 감수하면 그뿐 금전적 피해는 없 다. 그러나하루벌어하루먹고사 는일용직노동자나자영업자들입 장에서는생계에막대한지장을초 래할수밖에없다. 뉴욕주의 경우 배심원들에게 매 일 40달러씩 지급한다. 하지만 이 돈도 6~8주 후 체크로 주는데다 온종일의배심원업무에비하면최 저시급도되지않는금액이다.여기 에다법원에오가는교통비와식비 등을 감안하면 실비에도 훨씬 못 미친다. 상황은 연방법원도 별반 다르지 않다. 연방배심원은1~9일차까지 는 하루에 50달러, 10일째부터는 60달러를받는다. 따라서 판사 입장에서는 이런저 런 딱한 사정을 고려하여 이들을 대개배심원명단에서빼주는데그 렇게빼주고나면배심원후보군은 샐러리맨이나대학생정도로좁혀 질수밖에없다. 과거에는인종적편견이제일문 제였다면 지금 와서는 직업적 편 견이떡하니그자리를메우고있 다. 이런 문제점을 어떻게 보완하고 개선해야할지법조계에몸담고있 는한사람으로서고민이깊다. 손경락 변호사 법률 칼럼 꽃불 인다고 봄 산이 탈까요. 꽃 피자 천둥치자오시는비는야속했지요. 꽃 가루씻기는거야내아픔이지만, 벌나 비 젖어 날개가 상할세라. 사랑인지도 모르고 젖고, 미움인지도 모르고 맞았 습니다. 이별인지도 모르고 흐르고, 그 리움인지도 모르고 맺혔습니다. 내가 꽃피자낙화하는동안, 당신은사랑을 점치고 계셨군요. 빗소리도 들리지 않 는이중창호안에서. 괜찮아요, 하나라 도울지않는봄밤이길! 반칠환<시인> 이 아침의 시 이봄밤빗방울이나를적신다생각하면 나는누군가를사랑하고있는것이다. 이봄밤빗방울이나를때린다생각하면 나는누군가를증오하고있는것이다. 봄비지만하늘변죽을울리며멀리천둥치고 이봄밤빗방울이흘러내린다생각한다면 나와누군가의사랑이이별로흐르는중이고 이봄밤빗방울이맺혀있다생각한다면 나와누군가사랑이그리움으로익는중이다. 오늘은어두운창가에눈발인듯빗방울붐비고 최윤정 ‘Feu’ ‘빗방울’김왕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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