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3년 5월 8일 (월요일) C4 골프 골퍼를하면서빠지기쉬운함정은 골프를승패를가리는스포츠로받 아들이는것이다.투기종목이나구기 종목은반드시꺾어야할상대가있 다.육상같은기록경기는본질적으로 기록과의싸움인데도함께기록에도 전하는출전자모두를적으로돌리는 게당연한것으로받아들여지고있다. 상대와승패를겨루는스포츠는반 드시승자아니면패자로나뉘게돼 있다. 패자가되지않기위해서는반 드시상대를이기지않으면안되는데, 상대방을쓰러뜨려야만승리를얻을 수있는이대결구도에서모든갈등 과마찰이잉태된다. 이겨야한다는강박관념에서비롯 된갈등과마찰은승패가결판난뒤 에도다른모습으로이어진다. 승자 는승리의기쁨을누리지만승리에도 취해자만에빠지거나언젠가자신에 게패배를안길새로운승자의출현을 기다리며불안을맛본다.반면패자는 쓰디쓴패배감을맛보긴하지만패배 에승복하고더나은결과를위해겸 허하게자신을돌아볼수있는기회 를맞는다. 골프는수많은스포츠중에서가장 고독한경기의하나다.자신을제외한 모두를이겨야만승자가될수있다. 그러나핸디캡을인정하는아마추어 골프에서의승패의기준은자신의핸 디캡이다. 프로선수들의경기는모두 가동등한조건으로경기를펼치지만 주말골퍼들은자신의핸디캡과겨룬 다. 그래서더욱고독하다. 자신과의 고독한 싸움에서대상없는고고한 승리를추구해야하기때문이다. 골프를 대결구도의쟁투(爭鬪)로 인식하는골퍼는골프를즐길수도, 골프의진수를깨닫기도힘들다.골프 를대결구도의투쟁적긴장관계를해 소하는 ‘석쟁(釋爭)의경기’로받아들 일때비로소골프의진수에다가갈 수있다. 동반자는 물론 자연조건들, 골프 도구들, 많은장애물들과의대립·대 결관계를풀고물아일체(物我一體)의 조화를추구할때골프의새로운세 계를체험할수있는것이다. 실제로누군가를깨부수겠다고작 정하고나섰던수많은라운드를떠 올려보면골프가쟁투의게임이아닌 솔루션의게임임을실감할수있을것 이다.누구를혼내주겠다거나,신기록 을달성하겠다는각오로나선라운 드는어김없이실패한라운드가되고 만다. 오히려골프를즐기자는편안 한마음으로임한라운드에서의외의 신기록을세우거나승자가되는경험 을하게된다. 골프에서생기기쉬운대결구도를 허물고자신의게임을펼쳐나가기위 해서는철저하게모든대상들과화해 하는자세가필요하다.상대가어떻게 생각하든내마음속에서적으로서의 상대를지워없애는일방적화해, 무 조건적화해의비법을터득하고나면 새로운차원의골프세계가열린다. “나의기쁨을위해남에게사랑을베 푼다”고실토한마더테레사처럼내 가 원하는 라운드를전개하기위해 남을배려하는자세가바로솔루션의 열쇠다.여기에는동반자를먼저배려 함으로써동반자로부터불이익을당 하지않겠다는원초적이기주의가없 는것은아니지만 종내에는이런선 후관계가사라져자신도모르는사 이물아일체의집중이가능해진다는 말이다. 올봄에는솔루션의자세가나에게 얼마나큰변화를안겨주는가한번 체험해보자. golf ●칼럼니스트방민준 서울대에서국문학을전공했고, 한국일보에입사해 30여년간언론인으로활동했다. 30대후반골프와 조우,밀림같은골프의무궁무진한세계를탐험하 며다양한골프책을집필했다. 그에게골프와얽힌 세월은구도의길이자인생을관통하는철학을찾 는항해로인식된다. 유 토이 미 지 골프의진 수 에다 가갈수있 는 열쇠$ ‘배려’ 36 2 0 2 3년 4 월 24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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