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3년 6월 2일 (금요일) C9 골프 그리스신화의다이달로스는뛰어 난 건축가이자 조각가·발명가였다. 그레타섬을방문한그는제우스와 에우로페의아들인미노스왕의환대 를받고왕의시녀와의사이에서이카 로스를낳았다.비슷한시기에크레타 의왕비파시파에가포세이돈이보낸 황소와 간음해황소 머리에사람의 몸을가진미노타우로스를낳았다. 이에분노한미노스왕은다이달로 스에게이괴물을영원히가둬둘수있 는미궁(迷宮)을만들도록했다.미노 스왕은나중에다이달로스가파시파 에의간음을방조한 사실을알고는 다이달로스와그아들이카로스도그 미궁에가두었다. 손재주가비상한다이달로스는자 신이만든미궁에갇혀있으면서도작 은창문으로날아드는새들의깃털을 모아밀랍으로붙여날개를만들어이 카로스와함께미궁을탈출했다. 다 이달로스는이카로스에게너무높이 날아태양에가까이가지말것을경 고했으나이카로스는새처럼나는데 정신이팔려아버지의경고를잊고높 이날아올랐다가태양열에날개를붙 인밀랍이녹아에게해에떨어져익사 했다. 다이달로스는이카로스의시신 을건져섬에묻었다. ‘이카로스의날개’는미지의세계에 대한인간의동경과그한계를상징한 다. 동시에비상없이추락이없고추 락없이는비상도있을수없다는모 순된진리도전한다. 날개가있다는것은그것때문에날 수있으나결국추락할수밖에없고 추락하더라도 날개때문에다시날 수있다는수수께끼를닮고있다. 이 때문에 ‘이카로스의날개’는많은문 학작품의소재가되었고샤갈, 루벤 스등많은화가들이이를소재로명 화를남겼다. 골프황제타이거우즈도그동안수 없이추락했다. 컷오프를 당하기도 하고꼴찌나 기권의수모도겪었다. 특히불륜스캔들에휘말리고의문의 교통사고로바닥없는추락으로떨어 지는시기도있었다. 그때마다타이거 우즈는 ‘이카로스의날개’를펼쳐‘황 제의귀환’을되풀이했다. 1996년PGA투어에뛰어든그는 데뷔첫해에2승,이듬해4승등경이 적인우승퍼레이드를펼쳤다. 2010, 2011년무승을기록할때까지매년 1~9승을올렸다. 이후 2년간 무승의기간을 보낸 뒤2012년3승, 2013년5승등완 전히 부활한 모습을 보였다. 다시 2014~2016년무승의기간을보낸 그는 2017~2018시즌투어챔피언 십우승, 2018~2019시즌마스터스 우승으로진정한황제의귀환을실현 했다. 2019~2020시즌조조챔피언십우 승이후그의추락은계속이어지고있 다. 2021년2월의교통사고로다시 는필드에돌아오는 것이불가능해 보였으나다리를절며간헐적으로대 회에모습을드러내고있다. 그는PGA투어통산 82승으로샘 스니드의최고기록과타이를이뤘고 메이저우승 15승으로잭니클라우 스의18승에3승뒤져있다. 교통사 고를당하기전두기록은그에의해 깨질것으로보였으나지금으로선기 대하기어렵다. 일부에선대회컷통과도어려울것 이란전망도나오고있다. 그러나그 는대회에나타나는것만으로골프팬 들을열광시키고자신의존재감을확 인한다. 골프황제도추락이뻔한데도날갯 짓을멈추지않는데주말골퍼가몇 번의추락에낙망해실망저주자학에 휩싸이는것을보면안타깝다. 어떤의미에서추락은희망이다. 날 개가있기에날수있었고날수있었 기에추락도있는것이다. 추락하는골퍼들이여, 그대의추락 은날개가있다는증거이고다시비 상할수있다는희망이다. 골퍼의종 말은추락이아니라비상을포기하는 순간임을잊지말자. golf ●칼럼니스트방민준 서울대에서국문학을전공했고, 한국일보에입사해 30여년간언론인으로활동했다. 30대후반골프와 조우,밀림같은골프의무궁무진한세계를탐험하 며다양한골프책을집필했다. 그에게골프와얽힌 세월은구도의길이자인생을관통하는철학을찾 는항해로인식된다. 유토 이미지 추락 은 비상 의전조 (前兆) 이 카 로스와골 퍼 36 2 0 2 3년 5 월 8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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