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3년 6월 3일 (토요일) 오피니언 A8 www.HiGoodDay.com 김정자 (시인·수필가) 행복한아침 송고 예정 파일 가격 인상만이 능사인가 기자들은업무특성상제때퇴근못할 때가 많다. 사건사고나 큰 뉴스가 터지 면취재해야하고저녁에타운행사들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기자들은‘출근 은제때해도퇴근은기약없다’라는말 을자주한다. 기자도 늦게 퇴근하는 날은 사우나에 서샤워를하고간다. 자주가는것은아 니고일주일에한번정도다. 타운내한사우나를주로갔는데여기 도 이제는 일주일에 한 번 가기도 사실 부담이 된다. 너무 가격이 올랐기 때문 이다. 코로나19 사태이전에 10달러, 12 달러하던것이지난2년간계속올라15 달러, 16달러, 18달러로 오르더니 지금 은20달러까지올랐다. 최근 이사우나를갈때마다고객은몇 명 없고 절간처럼 조용하다. 가격 부담 을 느낀 것은 비단 기자만이 아닌 것이 다. 사우나를하고나오면서업주에게“가 격이비싸서이제는자주못와도이넓 은 사우나를 혼자 쓰네요”라고 한마디 했더니업주도겸연쩍게웃으면서“가격 을 올린만큼 손님이 줄어 힘들다. 그렇 다고 가격을 다시 내릴 수도 없고”라며 말을흐렸다. 많은소매업소들이비슷한현상을호 소한다. 가격을올리니까고객이감소하 면서기대했던매출증대효과는미비하 다. LA 외곽에서미국인을상대로테리야 키식당을운영하는기자의한지인도‘ 가격인상→매출감소’현상을겪은후 폐업을피하기위해최근결단을내렸다. 메뉴 당 가격을 50센트에서 많게는 1 달러이상내리고주중저렴한점심스페 셜을제공했더니떠났던고객들이다시 돌아오는것을경험했다. 이 업주는“고객들이 갈 수 있는 식당 들이주위에널렸는데너무오만했던것 같다.요즘같은상황에서는메뉴별로마 진이 좀 줄더라도 많이 팔아 매출을 올 리는 박리다매 전략이 필요한 것 같다” 고말했다. 이업주는이어“식당등소매업소는직 원도돌려야하고자금이돌아야하는데 한동안자금난을겪었다”며“우리가잘 되니까인근경쟁식당들도가격인하경 쟁에가세했다”고말했다. 사실최근2년여간우리모두경험하고 있는역대급인플레이션은코로나19 사 태로인한공급망붕괴가주요이유였다. 물론 인건비와 자재비 등 사업 경비가 오른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 러나비정상적으로가격이올랐다면내 려가는것또한정상이다. 12개 기준 계란의 도매가는 불과 6개 월 전만 해도 5.46달러까지 역대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가 최근에는 0.94달 러 수준으로 약 83%나 폭락했다. 자동 차 제조사들은 반도체 부품 수급 문제 로코로나19사태당시비정상적으로올 렸던신차가격을일부모델을중심으로 다시내리고있다. 계란과자동차모두가격이너무오르 니소비자들이소비와구매를줄였기때 문이고공급망이정상화되면서내린가 격을소매가에반영한것이다. 최근 뉴욕타임스와 월스트릿저널 등 주요 언론들은 최악의 인플레이션이라 는 상황을 가격을 올릴 구실로 악용하 는다국적및미국기업들이적지않다고 집중보도했다. 이사벨라웨버매사추세츠대경제학과 교수는“현시점에서 기업의 가격 결정 구조를코로나이전과는전혀다른시점 에서봐야한다”며“기업들이가격을올 리면경쟁기업도가격을따라올릴것이 라는 암묵적인 합의가 이뤄진 상태”라 고지적했다.기업들이생산비인상폭만 상품 가격에 반영하는 데 그치지 않고, 수익을극대화하기위해가격을올렸다 는분석이다. 또한치솟은원자재가격을구실로제 품가격을올려이익을부풀린기업들이 원자재가격하락에도인상정책을고수 하고있다는것이다. 이들 언론들은 그러나 소비자들의 가 격저항에직면해이같은‘부도덕한’제 품 가격 인상이 결국은 동력을 잃게 될 것이라고예상했다. 언론들은 이들 기업들의 가격 인상이 사실상‘담합’수준이며최악의인플레 가발생한이유가이들기업들의‘탐욕’ 에도일부기인한다고지적했다. 사실 생각해보면 일부 한인 업소들도 이같은지적에서자유로울수있을까? 기자는많은독자들과지인들로부터“ 많은 한인 업소들이 코로나19 사태 기 간에 주류 업소보다도 가격을 더 많이 올린 것 같다. 예전보다 덜 애용하게 된 다”라는불만섞인애기를많이듣는다. 소득보다 훨씬 빠르게 치솟는 인플레 로 고통 받는 소비자들은 그 어느 때보 다가격에민감하다. 소비자들은더이상특정브랜드를고 수하지 않고 더 싼 가격의 제품을 구입 하는데 망설이지 않으며 외식 등 꼭 필 요하지 않은 지출은 과감히 줄이고 있 다. 최근 미 전역에서 팁 문제가 불거지고 있는것도코로나19사태를빌미로오히 려 늘어나고 있는 무리한 팁 요구에 대 한소비자들의분노표현이라고봐야한 다. 한인타운을비롯, LA지역을돌아다니 면서수많은소매업소들이폐업한것을 목격한다. 폐업에는여러가지이유가있었겠지만 결국은 이들 업소들이 소비자들의‘선 택’을받지못했기때문이다. 물론업주는가격을올릴자유가있다. 그러나특정업소를애용할지여부또한 소비자의자유다. 조환동 LA미주본사편집기획국장·경제부장 데스크의 창 ‘행복한 아침’이 한국일 보 애틀랜타 지면에 게재 되기 시작되면서 첫 구독 자로 자처하는 큰딸과 14 년이란 긴 시간을 작가와 독자 관계를 이어오고 있 다. 샌프란시스코 판 한국일 보‘여성의창’에서는엄마 와 딸이 번갈아 기고해왔 던 인연도 마치 문인 동호 회처럼이어오고있다. 온라인으로 구독해온 큰 딸은 독자 입장 을고수하면서격려고취차원의촌평을아 끼지 않았었는데, 지난 5월20일자 행복한 아침에‘아직도서툴기만한어른’이게재 된다음날로큰딸은고운마음을 e-mail 로보내왔다. 메일을보내올때마다엄마라 는호칭이얼마나정겨운부름인지,딸아이 들유년으로돌아가곤한다. 큰사위가샌프란시스코 소재GTU총장 으로재직하고있어오가는메일속에학교 이야기가자주등장하곤한다. - 엄마 한창 봄이구나 싶지만 날씨는 쌀 쌀한요즘입니다.봄이면뭔가새롭고시작 을맞이하는느낌이지만늘학교스케줄에 맞추기마련이라또졸업시즌이네요.보통 달력으로는 5월이지만 학교 스케줄로 보 면학기를마치거나졸업식이있는달이라 저희에게 5월은늘연말같은달이에요. 그 러다 보니 정리해야 할 일들도 많고, 주말 에는행사가많고, 사람만날일도많아요. 집돌이집순이들의수난의달이기도해요. 무언가정리를해야하는일을하다보면,언 제부터인지내마음도같이정리를하는버 릇이 생겼어요. 뭘 그리 완벽하게 해내고 싶은지. 더나은방법, 더나은모습, 더나 은 결과를 늘 만들고 싶었나 봐요. 돌아보 면그리크게달라진것도없는데, 뭘그리 아등바등나를못살게굴었는지. 내자신 에게좀더너그러워야겠다다짐합니다.조 금은엉망이거나어설퍼도괜찮아하는마 음의여유로사치할줄아는사람이되어야 지. 그래서내주위사람들이더불어편할 수있도록……. 한땐첫째딸이라는타이틀이참부담스 러운적도있었어요.하지만가만히생각해 보면큰딸로별로한일도없는데늘크레딧 만 받고 부담감만 가졌던 것 같아요. 그냥 겉옷일 뿐인데…. 그냥 별 일이 아닌데 너 무큰일로생각하고부풀리며사는건아닌 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저는 엄마가 이제 그만 미안해 하셨으면 해요.. 따지자면 저 도죄송스런딸인적이많으니그냥퉁치 고 말아요. 우리가 선택하지 못한 일들에 대해 힘들어 말았으면 해요. 그냥 마음 정 리를하다가엄마가생각나서몇자적었어 요. 늘강한부드러움으로마음을잘다스 리시는 엄마가 생각났어 요. 감사해요. 미처생각지 못한 많은 부분들까지 잘 챙겨주셔서. 건강하세요 . 연말같은5월의하루를보 내면서큰딸드림- 큰 사위와 딸 부부가 살 아온 과정이나 경로의 궤 적을 돌아보면 최선을 다 해온삶이었다. 주어진삶 에 감사하며 무슨 일에든 내 일처럼 혼신을 다해 왔 다. 일찍이 학장 자리에서도 일과 사람을 대하는기준이확고하다는논평을들어왔 고관용과책임감으로맡은일을수행해왔 기에부총장초빙을받은것을살펴보면바 람직한 리더 자질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 다. 총장으로 임명을 받으면서 학교 설립 이후최연소총장, 최초한인총장, 이사회 에서만장일치로통과된최초총장이라는 미담이 쟁점으로 떠올라 기사화되기도 했 었다. 윌리엄글렌(William D Glenn) 이사장은 “김 박사의 특출한 지도력과 과감한 행동 력, 학교에 대한 비전과 신념을 높이 사고 사람중심의겸손함도겸비해커뮤니티와 협력하는 리더임을 확인하고 이사회 만장 일치로총장으로임명했다”고발표했다. 캘리포니아일대한글일간지와샌프란시 스코한국일보를비롯한한인신문에한인 으로서주류사회로부터높은평가와인정 받음에대하여한마음으로기뻐하고축하 해주었다. 부부가어쩌면삶을향한, 지향하는목적 이 한결 같을까 싶다. 정신적 부요를 누릴 수만 있다면 그 무엇도 부러울 게 없음을 익히 삶 속에 적용하면서 살아온 맏이 부 부에게 조용한 찬사를 보낸다. 총장 취임 이후로 우리 큰 사위 부부에게 심은 대로 거둔것이라는말을아끼지않는다. 생각나는 대로 글을 써내려 가면서 과연 독자 분들 앞에 내놓아도 되는 글일까. 고 심 끝에‘송고 예정”파일에 저장을 해 두 고한주간을묵혀왔었는데,같은이민자로 자식을둔부모라면공감할수있을것이란 생각이부시시마음을흔들었다. 총장 추대 임명 4년차에 접어든 지라 이 젠긴장없이나누어도될시점이라는생각 에팔불출근성이발동하고말았다. “나 자신으로 살아가기”책을 열심히 읽 어낸탓인지나이를과하게의식하지않으 며자신으로살아가는것이옳다는문맥을 붙들면서발표예정이었던글이발표되는 사고가빚어지고말았다. 부디 나이든 아낙의 사고로 읽어 주시길 바램하면서너그러우신아량으로대해주 시기를간청드립니다. 팔은언제나안으로 굽는다는말을유념해주셨으면하는바램 과함께. 유월의 푸른 신록 내음이 바람에 실려온 다. 햇살고운유월, 초록희망이유순한표 정으로 찾아든다. 한 해의 허리가 접히는 유월이다.어느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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