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3년 6월 5일 (월요일) D4 기획 이미온라인스트리밍이대세였던시대.20대 이하는LP는커녕CD를한번도보지못한이 가많다.그들은‘지름12인치 ( 30㎝ ) 에분당약 33번회전하는 음원저장 매체’라는 LP의설 명을보고도무슨말인지모르는게당연하다. - 퐪삲킪 LP 폎빦푢 . “내가제일잘하는걸해야겠다고생각했어 요.아무리생각해도온라인스트리밍은아니 었죠.내가그세대는아니라서.” 적이있었다. 미국 워싱턴대강당에서유학생 을모아놓고한공연이었다.그음원의저작인 접권을그가갖고있었다.관객한명이카세트 테이프에녹음해둔 음원이그에게전달된것 이다.그는인터파크와함께2012년한정판으 로그공연실황을담은LP 세트를만들었다. 이어CD로제작했던영화 ‘만추’OST도LP로 다시내놓았다. 본격적으로 LP 제작에나선 것이다. [실패 ] 사람에게당하고잡은버스운전대 그는사서였다. 도서관학과출신이당시가 장선호하는직장이라는의학전문도서관이일 터였다. 안정적이었지만 재미는없었다. 우연 한기회에음반사로연이닿아직장을옮겼다. 운명인걸까.새일터는클래식전문성음 ( 폴리 그램 ) 이었다. 입사한지얼마되지않은어느날,회사건물 지하로직원들이호출됐다. 전국에서올라온 LP판 재고가 가득 쌓여있었다. 일일이판을 부수고깨서포대자루에넣었다. 전통적인베 스트셀러부터신보까지음반은이미CD로대 체되기시작했다.음반가게매대도CD차지였 다.‘LP가이렇게버려질수도있다니.’제손으 로음반을부수면서도충격을받았다. 그의업무는신보담당.본사의신보정보를 받아어떤음반을얼마나배급할지를결정하 는 자리다. 도이치그라모폰, 데카, 필립스,아 르히브…폴리그램의레이블도 다 꿰게됐다. 적성에맞았고 능력도인정받았다. 2년뒤엔 EMI로이직해승승장구했다. 음반시장의흐 름을파악하는능력.그가음반회사재직시절 얻은재산이다. 2000년대초반엔 음반기획사를 공동으로 창업했다.그시절유행한 ‘컴필레이션앨범 ( 편 집음반 ) ’도 그의손을 거쳤다. 클래식명반을 CD 10장에담은앨범‘순수’로시작해재즈,대 중가요까지그의표현을빌리면“내는것마다 대박을쳤다”. 음반기획아이디어가샘 솟 을 때 였다.회사를 등진 건일이아 닌 사 람때 문이었 다. 공동창업자와의 견 충 돌 도있었다.‘내가 잘 알 고잘할수있는걸하자.’ 그는동 료 들과‘아름다운동행’이 란 음반레 이블을새로이만들었다.“ 멈 추면 죽 는다는생 각으로 계속 음반을 냈 어요. 돈 이되는음반이 면다 했죠. 피 자 브 랜드 라디 오 프로모션도 했으니까요.” 그러나이번에도 예상 치못한 난 관이그를 괴롭혔 다. 또 사 람 이었다.“그인 간 도다시보 고 싶 지않고,일도못하겠 더 라고요. 모 든 걸 그만 두 는것 밖 에는 답 이 떠오 르지않았어요.” 그가 택 한새로운일은마을버스운전. 혹 시 서 울 에선 알 아보는 사 람 이있을까 봐김 포로 갔 다. 새 벽 4 시 30분 첫 차로 나가, 오후 10시 30분 막 차로 복귀 했다. 하루에한 노 선을 6 0 번 돌 았다. “ 오후 5 시 쯤 되면 김 포아파트 단 지에 불 이 탁탁 켜 지기시작하거 든 요. 그 때 어 김 없이 눈 물이그렇게나는거 예 요. 할 머 니승객이손수 건으로 닦 아 줄 정도로.” - 믆쌚줂큶캫맏핂슲펖빦푢 . “내가 왜 이러고있지, 왜 이렇게 눈 물이나 획, 페 스 티벌 기획…200 6 년부터3년여를 줄 기 차게달 렸 다. 버스 운전을 하던시절그가 품 은 질문의 답 이‘음반’이라는 건나중에 알 아 차 렸 다. ‘음반’으로 돌 아온 건 200 9 년이다. 그의 귀 결은그시절이미대세였던디지 털 음원이아 니라 피 지 컬 음반이었다. 마 침 DM B 채널 에서 일할 때 고 김광석 의미공 개 공연실황을박학 기 등 지인들의인터 뷰 와 함께편집해 방송 한 는 거야,이 감 정이 뭐 지, 이거내일아니 잖 아. 그 럼뭘 해야할까.이 런 생각이 머릿속 을 맴돌 았죠.” [실패 Ύ ] 돌고돌아 내가제일잘아는것에게로 그는이력서를여기저기내기시작했다.재 취 업한회사는DM B 방송 업체.이어파 티 공연기 LP전문제작사 ‘제작소화수분’을만든최성철아트버스터대표를지난달23일인천서운단산로에 있는사무실에서만났다.그는2016년부터LP음반만내왔다.LP판이검정이라는건옛날얘기. 그가자신이만든다채로운색의판을들고있다. 인천=홍인기기자 ‘LP (Long Play record) 는갔구나.’ 26년전그는그렇게생각했다. 실제LP는쓰레기취급을받았다.클래식전문음반사 성음 (폴리그램) 에다닐때다. LP (바이닐) 판들이3.5톤트럭가득 실려왔다.전국각지의도매상들이LP판재고를올려보낸거였다. 직원들이팔을걷어붙이고LP판을뜯어망치로때려부수고포대자루에넣었다. 1997년, LP의시대가가고바야흐로CD의시대가도래한것이다.LP의시대가 가기는,간것처럼보였을뿐.미국레코드산업협회 (RIAA) 가발간한 2022년음악산업수익보고서에따르면,지난해미국에서LP 판매량 (4,100만장) 은CD (3,300만장) 를앞질렀다. 방탄소년단 (BTS) 의진,블랙핑크의지수,로제같은글로벌 스타들도새음원을내면서LP판도발매했다.제손으로 LP판폐기에나섰던그는뒤늦게깨쳤다. ‘LP는사라진 적도,사라질수도없다’고. 2012년다시LP판제작에나선이유다. 2016년부터는아예LP로만음반을낸다.이젠직접LP공장을 만들겠다고나섰다. 26년동안 ‘음반장이’로,그중10년은LP에 미쳐산최성철 (54) 아트버스터대표를만났다.그는올해1월LP 전문 ‘제작소화수분’을만들었다.그는제작소화수분의COO (최고운영책임자) 다. 제작소화수분이가동을시작하면국내에도최신설비를갖춘LP공장이생기게 된다는의미가있다.그간한국에LP공장은한곳뿐이었다.그에게 LP는단순히음악을담는도구가아니다.추억과향기,질감, 감성이어우러진예술의총체다.음악을듣기시작한때부터LP가 없었던순간이없었다.자신이가장잘알고,좋아하는것. LP는 그의삶이자직업이다.인생을포기하고싶었던순간에도LP가 떠올랐고,덕분에그는행복을 ‘LongPlay’하고있다. < 9 > ’음반장이’ 최성철 돌고돌아좋아하는일, LP도행복도돌아오더라
Made with FlippingBook
RkJQdWJsaXNoZXIy NjIxMj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