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3년 6월 12일 (월요일) D5 기획 베트남특파원 허경주의 <4>정치압박카드된‘과일의제왕’ 수출길열어주고쥐락펴락$동남아흔드는중국의‘두리안외교’ 지난 4월베트남남부동나이성탄푸지역의한두리안농장.섭씨35도뙤약볕 아래농민 6명이숨돌릴틈없이두리안나무에핀꽃과열매를다듬고있었다. 주렁주렁열린어린이머리크기열매사이로아기주먹만한작은열매가보이자 농장주인응우옌반티 ( 60 ) 가전정가위를밀어넣어재빨리잘라냈다. 수확을 3 주가량앞두고마지막숙성이필요한데자칫새로난열매가기존열매의영양 분을빼앗아갈수있는탓이다. 티는 2016년부터10헥타르 ( ㏊·약 10 만㎡ ) 크기의이농장에서두리안나무 700여그루를 키우고있다. 베트남 동 남부지역주요상수원인동나이강 상 류에있는 데다 1년내내덥고 건조한 기후여서대체적으로 작황이좋은 편 이라는 게 그의설명이다. 크게 잘 자 란 두리안열매는껍질을포함한 무게 가약 7, 8㎏에달한다. 나무한 그루당 20~35개열매를수확하는점을감안하 면2만개안팎의과실을얻는셈이다. 티가 수확한 두리안 대부분은 중간 수출업체를통해중국으로향한다.그 가기업에도매로파는가격은㎏당약 6만5,000동 ( 약 3,600원 ) 수준. 업체는 이를㎏당약 15만동 ( 약 8,300원 ) 에중 국으로넘긴다. 중국마트에서는㎏당 20만~30만 동 ( 약 1만1,000~1만6,000 원 ) 에팔린다. 이지역의두리안이중국식탁에오른 세월은 길지않다. 지난해 7월 중국이 베트남산 두리안을 처음 수입품목으 로인정하기전까지주요 판매처는 호 찌민을비롯한인근 베트남 도시였다. 중국이문호를 개방하면서매출이크 게늘었다. 티는 “시기에따라가격변동이조금 있지만 중국에제품을 수출한이후전 ( ㎏당약4만동 ) 보다더높은값을받게 돼수입이늘었다”고했다.이어“수출입 기관과세관의까다로운검사를통과해 야수출자격을받을수있다”면서“컨 테이너1개에서두리안 5개를무작위로 선정해검사하는데,하나라도진딧물이 있거나썩은작물이발견되면전체수출 길이막힌다”고설명했다. 콞훟묻펞짢뷞솧빶팒뽛펓솒 ‘천국의맛,지옥의냄새’로불리는열 대과일두리안이동남아시아를뒤흔들 고있다.두리안은호불호가확연히갈 리는 과일이다. 뒷걸음질쳐질정도로 고약한 첫 냄새탓이다. “음식물 쓰레 기냄새같다”거나 “시궁창 냄새가 난 다”고 말 하는 사 람 이있을정도다. 악 취 가 멀 리까지 퍼 지는 데다 냄새가 좀 처 럼 없어지지않는 탓에인도 네 시아, 싱 가포르, 태 국 등 일부국가에서는대 중 교 통이나 호 텔 로의반입을 금지하 고있다. 그 러 나반전이있다. 노 란과 육 을입에 넣는 순 간달 콤 한맛이 퍼 진다.식감도 버 터같이부 드럽 다.한 번 맛을보면 헤 어나 오지 못 하기에베트남에는“두리안에 미 치 면 집 도팔고 배 우자도판다”는 속담 이 있다.두리안을‘ 악 마의과일’이자‘과일의 제 왕 ’이라고부르는이 유 다. 인 구 가 14 억 인 중국은 동남아시아 두리안의 큰손 이다. 중국 농업당국이 자체재 배 를연 구 하고있지만, 기후가 맞 지않아아 직큰 성과가없다.중국은 그간 두리아 수요 대부분을 태 국에서 조달해 왔 다. 급증 하는수요를따라 잡 지 못 하자지난해 7월과 올 해1월부터 각각 베트남과 필리핀에도 수출 문을 개방했다. 지난해중국이사들인 두리안은 82 만 톤 에 달한다. 금 액 으로는 총 40 억 3,000만 달 러 ( 약 5조3,647 억 원 ) 다. 수 입과일중부동의1위로, 2017년 ( 22만 톤 ) 보다수입량이4 배 늘었다. 같은기 간 전 세 계 두리안 총 수출량이 205만 톤 인점을감안하면 40 % 를 중국이 쓸 어 담 은셈이다. 삲읆뽛핟줊맖팒펜몮숞읺팖핺짾 중국의두리안 사 랑 은 동남아시아 국가 농업판도를 바꿨 다. 2021년 태 국상 공회 의 소 대 학 ( UTCC ) 국제무역 연 구센 터는 2011년이후 태 국 두리안 재 배 농 토 가 6 배 늘었고, 동부지역농 민 80 % 가 고무나무를없 애 고 두리안 을재 배 했다는연 구결 과를발 표 했다. ‘ 돈 ’이되는두리안나무를 심 기위해업 종 변 경 을불사했다는의 미 다. 베트남 사정도 다르지않다. 너도나 도 농 경 지를 갈아 엎 고 두리안 생 산에 나 섰 다.탄푸지역에서만난 또 다른농 장 주인 즈엉 반 딘 ( 31 ) 은 “원래 잭프 루 트 ( 열대과일의일 종 ) 와 아보 카 도 농 사를지었지만해 외 에서두리안에대한 관 심 이높아진다는 소 식을 듣 고 2020 년부터재 배종 을일부 바꿨 다” 며 “ 묘 목한그루당 10만~15만동 씩총 160그 루를 심 었다”라고설명했다. 뒤 늦 게중국시장에 뛰 어 든 필리핀도 적 극 적이다.필리핀두리안수입업체돌 차 이나관 계 자는“수요가 워낙많 아운 송 비가 비 싼 항공 으로도 수입하고있 다” 며 “필리핀두리안가격은 태 국이나 베트남산에비해 저렴 하다”고자 신 감을 드러 냈다.이 회 사는연간 2,000 톤 의필 리핀두리안을중국에수입 할예 정이다. 픦홂솒뽠팒힎졂⚥핓밎펞 ‘수출 활 로확보’는국가 경 제에호재 다. 그 러 나베트남과필리핀정부는마 냥웃 지 못 한다.대중국수출의존도가 높아질수 록 시진 핑 정 권 의 압박 과입 김 을무시하기어 려워 지는탓이다. 과일 수입을 금지한다고 중국이 큰 손 해를입는 것 은아 니 다.안먹으면그 만이다. 피 해는 고 스 란히중국 시장만 바 라보는농민 몫 이다. 미 국과 중국의갈 등 이격 화 하는 상 황에서중국이두리안 수입을 지 렛 대 삼 아 동남아시아 국가를 쥐락펴락할 위 험 도크다.이 미 전 례 도있다. 2021년 초 까지중국은 대만산 파인 애플 수입 비중이가장높은국가였지만,같은해 3월돌연수입을중 단 했다.“대만파인 애플 에서 유 해물질이나 왔 다”는게중 국주장이었지만, 당시 미 중갈 등 과양 안 ( 중국과대만 ) 갈 등 이거세지는데대 한보 복 이었다는분 석 이 많았 다. 게다가 파인 애플 이 주로 재 배 되는 가오 슝 , 핑둥 등 대만 남부 지역은 ‘대 만 독립 ’을주장하는민주진보당지지 기반이두터운 곳 이었다. 중국의수입 중 단 이후대만 파인 애플 시장은 크게 흔들 렸 다. 2020년 생 산량의 9 1.2 % 에 달했 던 대중국 파인 애플 수출이 2021 년에는 3.1 % 로 곤 두 박 질 쳤 다. 동남아 시아의두리안이 언 제 든 ‘제2의대만파 인 애플 ’이 될 수있다는의 미 다. 중국이 베트남과 필리핀에 두리안 수입문을열어준시점도 미묘 하다. 지 난해 5월 베트남은 미 국이중국의영 향 력 확대를 견제하기위해만 든 경 제 협력 체인도· 태평 양 경 제 프 레 임워 크 ( IPEF ) 참 여를 결 정했다. 중국의베트 남산농산물수입 결 정은그로부터두 달뒤나 왔 다.필리핀의수출 허 가역시 페 르 디 난 드 마르 코스 주 니 어필리핀 대통 령 이 취임직 후 조 바 이 든 미 국 대 통 령 과 정상 회담 을 하는 등 노골 적인 친미행 보를보인지 넉 달만에나 왔 다. 동남아시아국가연 합 ( ASEAN ·아세 안 ) 핵심 국가들이 미 국과 손잡 는 것 을 저 지하기위해중국이당근 책 을 꺼 냈다 는해 석 이가 능 한대목이다.이른 바 ‘두 리안 외교 ( Durian diplomacy ) ’다.그 러 나 ‘당근’은 언 제 든 상대국을정 치 적으 로 압박 하는 카드 이자농민들의 생 존을 위 협 하는 채찍 으로 탈바꿈할 수있다. 싱 가포르 싱 크 탱 크 ISEAS - 이 샤 크 연 구소 르 홍힙 연 구 원은“중국에상품 을팔면팔수 록 베트남정부는중국과 의관 계 를해 치려 하지않을 것 ”이라 며 “중국이국 경 무역을전 략 적영향 력행 사도 구 로 활용 하는 것 아 니냐 고의 심 하는 시 각 도있다”고 말 했다. 메콩 델 타 지역전문가인레안 투 안 껀 터대 교 수는 “중국에 대한 수출량이 증 가 할 수 록 중국의존도는높아질수 밖 에없 다” 며 “중국이 외 다른수출 활 로를적 극모색 해야한다”고지적했다. 탄푸 ( 베트남 ) ·방콕 ( 태국 ) =글^사진허경주특파원 중, 지난해82만톤‘5조원대’수입 최근베트남^필리핀에도시장개방 양국IPEF 참여이후 승인결정 ‘친미행보견제용’해석도나와 베트남^필리핀농촌두리안심기열풍 농가매출늘었지만‘양날의검’우려 친미보복대만‘파인애플사태’처럼 영향력행사도구가능성전전긍긍 중국이대만산파인애플수출을금지한2021년 3월차이잉원대만총통이타이베이에서내수소 비활성화를촉구하고있다. 타이베이=로이터연합뉴스 1. 4월베트남동나이성탄푸지역인근한 전통시장에두리안이진열돼있다. 2. 근처두리안농장에서직원이나무에 매달린두리안을살펴보고있다. 3. 4일태국방콕의지하철역에두리안 반입을금지하는안내판이세워져있다. 1. 2.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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