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3년 6월 15일 (목요일) 특집 A10 이런한계는19세기산업혁명을거 치면서 본격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한 ‘철강’ 기술의 발전과‘승객용 승강 기’의 개발로 극복됐다. 하지만 이때 까지만 하더라도 사람들은 더 높은 주거용건물의필요성을느끼지못했 다. 초기의 승강기가 산업용으로 화 물을 나르는 용도로만 사용되고 사 람들은 이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1854년‘비상정지장치’가개발되면 서 비로소 사람들은 승강기를 활용 하기 시작했고 초고층 주거 건물의 역사가 시작됐다. 여기에 철근콘크리 트기술이발전하면서두껍고비효율 적이었던기존의구조적문제를해소 하게 됐다.‘압축력’과‘인장력’이 매 우 강한 철근콘크리트 기술이‘신이 공학계에 내린 선물’이라고 찬양받는 이유가바로여기에있다. 기술적 진보는 초고층 건물에 대 한 패러다임을 완전히 뒤바꿨다. 마 침 도시화에 따라 늘어난 인구를 수 용하기 위해 저층 건물을 재개발해 초고층으로 바꾸는 개발 경쟁이 시 카고와 뉴욕에서 시작됐다. 우리나 라가 일제강점기하에 있던 1931년, 381m 높이의 102층짜리‘엠파이어 스테이트빌딩(뉴욕)’이 탄생했고 1위 자리를 40여 년간 이어갔다. 1974년 442m 높이의 110층짜리‘시어스타 워(시카고)’가 완공되면서 그 자리를 넘겨받았다. 미국이 차지하고 있던 초고층 건축의 독점적 지위는 1998 년 말레이시아의‘페트로나스타워 (452m 높이)’의 준공을 계기로 서양 에서 동양으로 넘어오게 된다. 이후 홍콩·상하이·두바이등아시아와중 동이주무대가됐다. 현재초고층건물의정의는어떻게 될까. 세계초고층건축도시학회(CT- BUH)에서는 고층 건물 가운데 높이 300m 이상의 건축물을‘슈퍼톨빌딩’ 으로, 600m 이상을‘메가톨빌딩’으 로분류하고있다. 전세계적으로115 개의 슈퍼톨빌딩이 있으며 메가톨빌 딩은 단 3개에 불과하다. 전 세계에 서 가장 높은 828m 높이의‘부르즈 할리파(아랍에미리트)’ , 632m 높이 의‘상하이타워(중국)’ , 601m 높이 의‘마카클록로열타워(사우디아라비 아)’ 등이다. 우리나라는 150m 이상의 마천루 를 기준으로 중국·미국·아랍에미리 트·일본에 이어 세계에서 다섯 번째 로 많은 마천루를 보유한 나라다. 한 국의 높아진 위상을 알 수 있는 대 목이다. 한국에서는 건축법상으로 층 수가 50층 이상이거나 높이가 200m 이상인 건축물을‘초고층 건축물’로 규정하고있다. 우리나라초고층건물의역사는약 5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20 년 리모델링을 완료한 서울 종로구 관철동의‘삼일빌딩’은1970년대에지 어진 국내 최초의 마천루이자 당시 아시아에서세번째로높은빌딩이었 다. 이후 1985년에완공된‘63빌딩’이 그자리를이어받았다. 63빌딩은당시 북미를 제외한 전 세계에서 가장 높 았고 그 이후로 2002년까지 약 20년 간 국내 최고층 빌딩의 타이틀을 유 지했다. 2003년이후에는‘목동하이 페리온’‘타워팰리스’ 등 초고층 주거 빌딩의전성기를지나현재는세계에 서 다섯 번째로 높은‘롯데월드타워’ 로그역사가이어지고있다. 올해기 준 상위 10개 건축물 가운데 7개가 주거용기능을겸하고있다. 최근서울한강변일대에 50층이 상초고층으로재건축을추진하는단 지가우후죽순늘어나면서국내초고 층 건물의 역사도 다시 쓰일 것으로 전망된다. 2014년 서울시의 서울도시 기본계획(2030 서울플랜)에 따라 한 강변에아파트를지으려면‘35층룰’ 을지켜야했다. 오세훈서울시장이올 3월 해당 규제를 폐지한‘2040 서울 도시기본계획’을발표하면서곳곳에서 ‘35층 천장’을 뚫는 초고층 재건축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여의도 시범아파 트(1971년)가 최고 층수 65층, 대교아 파트(1975년)가 59층, 진주아파트(1977 년)가 58층, 한양아파트(1975년)가 54 층으로초고층을계획했다. 압구정재 개발의경우최저 50층, 최고 70층건 축계획도세우고있다. 높은비용에도초고층을추진하는 것은 그 이상의 가치를 기대하기 때 문이다. 초고층으로지어진주거용건 물들은 해당 지역의 최고가 아파트 로자리잡는다. 20~30층아파트에서 도 뷰가 잘 나오는 로열층과 저층 간 의 시세가 적게는 10~20%에서 많게 는그이상차이가나는것처럼초고 층 건물과 그렇지 않은 건물의 가격 도 크게 차이가 난다. 부자들을 노린 대형평수일수록가격방어도뛰어나 다. 해운대엘시티전용면적 186㎡(약 75평)의 경우 올 4월 27일 30층이 47억 원에 거래됐는데 2021년 5월에 는 46층이 43억 5000만 원에, 2022 년 8월에는 49층이 48억 원에 매매 되는 등 부동산 하락기에도 시세에 큰변동을겪지않았다. 이명식한국초고층도시건축학회회 장(동국대건축학부교수)은“한강변 초고층건축은토지의효율적인이용 으로 이미 과밀화된 도시 문제를 해 결할수있을뿐아니라도시내랜드 마크로서경관적측면과상징적측면 에서 장점을 지닐 수 있다”며“도시 경관과어우러지는디자인이먼저검 토되고여기에맞춰경제적으로최적 의층수를찾고자율주행·드론등최 첨단기술을어떻게접목할지고민한 뒤고층화가이뤄지는것이장기적으 로바람직한방향”이라고말했다. <변수연기자> Wednesday, June 14, 2023 B8 ■ 한국 위상 반영하는 초고층빌딩 ‘고고한욕망’…서울^대한민국을바꾸다 1970년대삼일빌딩국내최고·아시아3위높이 1985년 63빌딩은 북미 제외한 전세계 1위 2000년대들어롯데타워 세계 5번째위용 ‘스카이스크레이퍼(마천루)’. 초고층건물을일컫는이단어는‘하늘을긁 어내는듯높은건물’이라는뜻이다. 신이하늘에있다고믿었던인간은 절대적존재에대한경외심을담아건물을높게쌓아올렸고여기서부터 초고층빌딩의역사가시작됐다. 하늘에닿는높은건물을짓고자한인 간의욕망은성경속바벨탑에서부터출발한다. 초고층건물의첫구현 은4500여년전건설된이집트의쿠푸피라미드다. 이건물은약147m 의높이로수천년간전세계에서가장높은건축물자리를지켰다. 이 기록은 1980년 161m높이의독일울름대성당이완공되면서경신된다. 수천년이지났음에도석조건축물의기술적한계로높이는겨우14m만 높아지는데그쳤다.벽돌을사용해건축물을쌓아올리기때문에상층부 의무게를견디기위해아래쪽벽의두께가매우두꺼워졌는데이때문 에창문이작아지고공간의효율성은떨어지는치명적인단점이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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