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3년 6월 26일 (월요일) “결혼도, 출산도 절대안 한다는 게 아니에요. 굳이, 선택을하지않을뿐이 죠.” ( ‘출산’대신‘커리어’를택한직장인 임모 ( 30 ) 씨 ) 6년차 직장인임모 ( 30 ) 씨는 3년전 남편을 만나 가정을 꾸렸지만 출산 생각이전혀없다. 결혼 전부터 딩크 ( DINK·자녀를갖지않는부부 ) 족으로 살기로약속했기때문.이름을대면누 구나알만한금융회사에서부동산개 발업무를담당하며성공적으로커리어 를 쌓아가고있는임씨에게출산은미 혼 시절부터넘기힘든 허들로여겨졌 다. 결혼을 했지만 아이보다 일을 통 한 자아실현을 중요하게생각한다는 임씨는 “주변에서출산과 동시에업계 를 떠나거나,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육 아에얽매여힘들어하는여성들을수없 이봤다”면서“아이로부터오는기쁨도 크다지만 내삶에집중하면서느끼는 행복을 포기할 수없다”고 했다. 공기 업에다니는임씨남편도비 ( 非 ) 출산의 지가확고하다.그는자녀에게교육등 충분한 지원을 하지못한다면아이를 낳지않겠다는생각이다.임씨는“남성 과여성에게요구하는역할이다른 사 회에서아이를 낳기가 어려운 것이사 실”이라면서“의식주와육아에들어가 는부담을걱정하지않고사는시대가 온다면우리도아이를낳지않을까생 각도해봤다”고말했다. 멾뫊 칾짪졷핯쁢많혿뺂쭖슿 비출산을 결심한 이들이출산의최 대장애물로꼽는요인은성차별적가 족문화다. 개인이아닌부부를가족의 기본 단위로 보고이부부에게사회적· 경제적생존책임을전적으로떠맡기는 게전통적한국의가족문화.이는 ‘남성 부양·여성가사노동’이라는 성별분업 으로 유지됐다. 과거에는 효과적이었 지만 남성외벌이만으로 생존이불가 능해지면서현실적효용가치를 다했 다. 하지만여전히남성에게는주로부 양을, 여성에게는 가사노동을 요구하 는성차별적관념은뿌리깊다. 관념과 현실의괴리로 개인은 사회적성취와 출산·육아중한가지를포기해야하는 상황. 결국 ‘결혼+비출산’ 혹은 ‘비혼+ 비출산’이라는 선택지로 내몰리게된 것이다. ‘결혼 - 출산’을 전제로 가족을 상상 하는기성세대는이런선택을이해하지 못한다.임씨부부의부모님과주변‘어 른들’도마찬가지다.안정적직장에다 니는 부부의가구 소득은연 1억1,000 만원정도다. 부모세대에게이부부의 경제적조건은아이를낳기에부족함이 없는 수준이다. 정작임씨는 “업무상 1 주일에나흘은업계사람들을 만나는 데일과 육아를 병행하는것이가능하 겠느냐”고 반문한다. “육아의짐을엄 마에게만지우는현실이눈앞에있는데 결혼했으니자연히아이를 낳을 거라 고기대하기는어렵습니다.” ‘ 퓯팒쁢펒잖졹 ’ 쪒헏컿쪒쭒펓펺헒 결혼하지않은미혼남녀의생각도크 게다르지않다.이들은 사회적성취를 달성하면서출산, 육아를 동시에수행 하는고난도퍼즐을풀기보다는더나 은조건을갖추기위해,혹은부담과손 해를최소화하기위해‘결혼 - 출산’선택 지를 후 일로미 룬 다.취업해서연애를하 고이른 바 결혼적 령 기에결혼해출산하 는전통적생애주기사이 클 은더이상 유효하지않다.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최 근 내 놓 은‘가족 형 성과사회불 평 등연 구’ 보고서에 따 르면1 998 년부터 2 0 2 0 년까지한국노동 패널 자 료 를분 석 한결 과 30세시 점 의미혼 율 은 1 9 6 9 년생남 성의경우 3 7 .3 %였 으나 89 년생남성에 서 7 3 % 로 증 가했다. 6 9 년생여성의미 혼 율 역시13. 8%였 으나 89 년생여성은 5 3.3 % 로 증 가했다. 2 0년사이에30세여 성의미혼 율 이 네배 나 증 가한것이다. 결혼 후 집안살 림 과육아를전담하는 어 머 니, 꿈 을포기하고아이를 키 우는경 력 단절녀선 배 의사 투 를생생히지 켜 본 미혼여성들에게비혼·비출산은나름의 생존전 략 이었 던셈 이다. 중소기업사무직으로 근 무하는 최 수연 ( 27 ) 씨도 그런 경우. 최씨는 “작 은회사에서는아직도면 접 때‘남자 친 구있느냐’,‘결혼생각이있느냐’,‘애를 가 질 생각있냐’라고물어보는 곳 이있 다”며“여성에게는결혼과자녀계 획 자 체 가취업성 패 에 영향 을준다”고했다. 당장최씨가 처음 직장을 얻 었 던 한자 리가 바 로출산한이 후 복직하지못한 여직원의자리 였 다. 결혼을 한다 해도 육아와 가사노동을전담하는 상황은 결 코 마주하기 싫 은 미 래 다. 그는 “ 평 소에아 버 지는손하나까 딱 하지않고 어 머 니만 집안일을 도맡는 모습을 봐 왔 다”면서“세상이 돌 아가는 상황을 보면나 또 한 그 러 지않으리 란 보장이 없지않나”라고 토 로했다. 그는 “결혼 과출산은하고 싶 지도가능하지도않 은선택”이라고단 호 히말했다. 빶컿슲 “ 픦칺쁢핖힎잚 , 쭎퍟 핒뫊훟 ” 가족 부양은 남자가 책임 져 야 한다 는 성역할을 내면화한 남성들에게도 결혼과출산은 갈 수 록 고르기힘든선 택지가 되 고있다. 과거에비해양 질 의 일자리를 얻 기 쉽 지않은데다 출산과 육아를 선택하기위한 체감 비용이몰 라보게 높 아졌기때문이다. 가족을꾸 리고 아이를 낳을 의 향 이있어도 경제 적으로 안정 되 지않 았 다는 이유로 미 루 거나단념하는경우가부지기수다. 인터 넷 쇼핑 몰을 운 영 하는 최동준 ( 28 ) 씨도결혼하면자신이생계를책임 져 야 한다는 부담 감 에 4 년 간 교제한 여자 친 구와의결혼을 미 뤘 다. 인터 넷 쇼핑 몰사업을 갓 시작한최씨는“여자 친 구는경제적으로안정적인관계를원 하지만사업을 막 시작한나는그 럴 수 있는 상 태 가아니다 보니결혼이나 동 거에대해다시고 민 하게된다”고속마 음 을 털 어 놓았 다.최씨는“아이를 두명 이상낳고 싶 지만역시 돈 이가장 큰 문 제”라고말했다. 남성들 사이에서‘결혼과 출산은 소 득 순 ’이라는자조가나오는것도무리 가 아니다. 한국노동연구원이지난해 발 간 한 ‘노동과출산의 향 의동 태 적분 석 ’ 보고서에 따 르면 2 01 7~2 01 9 년 2 0 대중 후 반 ( 2 6 ~ 30세 ) 남성의소득상위 10 % ( 10분위 ) 의결혼경 험 비 율 은하위 10 % ( 1분위 ) 의3 배 를 뛰 어넘는다. 4 0대 중 후 반 ( 4 6 ~5 0세 ) 에이르면소득상위 10분위남성의결혼경 험 은 100 % 에가 깝 지만 하위10 % 는 10 명 중 3 명 이결 혼을하지못했다. 뽆솧킪맒뫊묞퓯찒훒펺퍊 칾컮 전문가들은 남녀모 두 가 불행한 성 차별적가족문화를 그대로 둔 다면 저 출산 문제의해결은 요원하다고 지적 한다. 성차별적가족문화를 혁파 하는 첫 단추는여성이경 력 단절을우려하지 않고회사를다 닐 수있도 록 노동 환 경 을개선하는것이다. 신경아한 림 대사 회 학 과 교수는 “여성이경 력 단절이 되 고복직하더라도임시직등의일자리로 밀 려나는 상황에서는 부부가 아이를 낳기로결심하기가어렵다”면서“국가 가남녀모 두 육아 휴 직을할수있도 록 기업들에인건비등을 강력 하게지원하 되 육아 휴 직자에게불이 익 을주거나눈 치를보게만 드 는기업들은문 닫 게하 겠다는각오를보여야한다”고 강 조했 다. 노동시 간 단 축 , 돌봄 서비 스 강 화, 교육비절 감 등은 필 수적이다. 이 러 한 정책들을 바탕 으로 남녀모 두 가일과 육아를 함 께 하는 성 평 등한 가족문화 가 형 성된다면 출산 율 도 높 아 질 것이 라는것이신교수의 설명 이다. 갈 수 록 다양해지는 가족 형태 를 고 려한 지원책도 필 요하다. 배 정원세 종 대 겸 임교수 ( 보건 학 박 사 ) 는 “ 젊 은이 들이 좀 더 쉽 게서로를만나고그안에 서아기를낳도 록 하려면 프랑스 나 핀 란드 , 스웨덴처럼 사실혼등다양한 형 태 의가족에게기혼가족에게 버 금가는 복지를제공해야한다”고제 언 했다. 배 교수는 “가족주의 란 것은 결국은 가 부장제를말한다”면서“혼인지상주의 국가가 돼 가고 있다는 건 다른 삶을 선택한이들에게불이 익 을준다는것이 고 결국 결혼 해 체 , 가족 해 체 혹은 국 가 소 멸 로 가게된다. 아이를 낳든 안 낳든개인의삶을행복하게해주는것 은국가의책무”라고 강 조했다. 손효숙·김민호기자 박상희인턴기자 비혼·비출산부르는가족내불평등 남성부양·여성가사성차별관념 여“결혼·자녀계획, 취업에영향” 남“부양부담돼혼인·출산미뤄” 개인의성취와출산양립어렵게해 아이낳을결심, 평등사회가낳는다 전문가“여성경력단절불이익없게 육아휴직지원등노동환경바꿔야” 교육비절감·돌봄서비스강화필수 혼인밖가족형태고려한지원책도 “애는엄마가봐야”“남자가더벌어야”$케케묵은역할인식,결혼·출산등돌린다 1부-인구충격진앙지,절반세대 2부-무너진시스템다시짜자 <1>가족의재구성 <2>직장의재구성 <3>이주의재구성 <4>병역의재구성 <5>교육의재구성 <6>연금의재구성 3부-절반세대가행복한세상 글싣는순서 9.5 41.7 48.0 0.7 12.6 66.2 20.6 0.1 미취학자녀가구의가사분담현황 (단위:%) 아내가전적으로책임 아내와남편이공평하게분담 남편이전적으로책임 아내가주로책임,남편이약간돕는정도 남편이주로책임,아내가약간돕는정도 ● 자료 서울시 맞벌이가구 외벌이가구 30세시점남녀미혼율 (단위: %) 1969년생 1974년생 1979년생 1984년생 1989년생 37.2 53.6 62.5 67.2 73.5 53.1 45.3 37.3 24.9 13.8 남성 여성 ● 자료 통계청,한국보건사회연구원 30 D5 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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