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3년 6월 30일(금) ~ 7월 6일(목) A8 여행 국토최남단비. 최남단비와장군바위의사연 선착장아래로마주하는풍광은독특하다. 자리덕선착 장인근은험상궂은바위형상이놀랍다.함포사격을받은 듯섬벽면에집채만한구멍이뚫려있다.파도에깎여생 긴해식동굴과투박한절벽들은외부인의접근을막아파 도가심하게치면배가닿지못한다.바람이거센자그마한 섬에는선착장만그렇게네곳이다. 유람선을타고마라도에도착한외지인들은두시간가량 휙섬을둘러보며조바심을낸다. 자전거부터빌리고짜장 면부리나케먹고, 포즈몇번잡아보며섬구경에나선다. 그짧은시간에옛초등학교와성당에들르고,최남단비에 서기념사진을찍으며감회에젖는다. 섬남쪽최남단비는국토의끝이자섬주민들의전설을담 아낸사연깊은곳이다.비석옆에우뚝솟은장군바위에는 하늘에사는‘하르방’이땅에사는‘할망’을만나러내려 왔다는전설이담겨있다.마라도사람들은장군바위를수 호신으로여겨왔으며이바위에오르면바다가노한다고 믿고살아간다. 섬골목에서맞는일몰과일출 섬의끝과끝을걸어서밟아보고교회당과돌담벽이들 어선골목골목을낮은눈으로지나쳐야마라도는참모습 을보여준다.마라도등대로가는골목길은호젓하다.마라 도의집들은바람을이기려고땅바닥에다닥다닥붙어있 다. 마라도해안선의길이는4.2㎞다. 새로단장한마라도등 대를거쳐북쪽으로향하면해녀들이액막이제사를지내 는할망당옆으로낮은바다가펼쳐져있다.날이좋으면송 악산너머멀리한라산까지겹겹이눈에들어온다.바위틈 에는거센바닷바람을맞고선인장들이옹기종기모여있 다.이곳의자생선인장은백년에한번꽃이핀다고해‘백 년초’라불린다. 마지막배가마라도를떠나고다음날첫배가오기전까 지온전히마라도는고요한세상이다.국토최남단의섬에 서맞는일몰과일출은울컥이는감동이다.노을이서쪽하 늘에서스러지면등대는먼바다로불을뿜어낸다.그불빛 에마을윤곽이간간이드러나고, 섬안에는개짖는소리 와술잔부딪치는소리가간간이들린다. 마라도에서맞는하룻밤은낮의풍경과는달리거룩함과 정겨움이깃들어있다.섬은국토최남단이라는밀물같은 감동과함께짙은여운을선사한다. 글·사진:서진여행칼럼니스트 국토 최남단 낮과 밤이 다른 섬 제주마라도 마라도성당. 해식동굴. 백년초. 제주도 최남단의 마라도는 낮과 밤이 다르다. 흥청대던 이방인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가면, 섬은 고요하고 아득한 제주의 진면목을 보여준다. 한낮의 마라도는 떠들썩하다. 사람들이 배에서 쏟아져 내리면 짜장면 가게의 호객이 시작되고, 마라도 분교를 외지인들이 담 너머로 기웃대는 게 흔한 모습이 됐다. 선착장 계단을 힘겹게 올라서면 자전거 대여점이 먼저 반긴다. 짜장면집간판. 마라도유람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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