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3년 7월 3일 (월요일) “연봉 3배” “사장급 특채”$ 끊이지않는 중국의인력^기술 빼가기 반도체소재관련대기업계열사 팀 장이었던김성진 ( 55·가명 ) 씨.반도체웨 이퍼 ( 원판 ) 연마 ( CMP ) 분야의‘대가’로 통했다. 그러나 2018년그가임원승진에서 탈락한 뒤,업계에서이상한 소문이돌 기시작했다. 김씨가중국반도체회사 인A사와동업하고있으며, 그를따라 중국에가면파격대우를받을수있다 는얘기였다. 당시김씨에게접근한 A사는웨이퍼 세정기술만보유하고있어,연마전문 가인김씨의도움이절실했다. 결국 A 사는 2019년 6월김씨와 CMP슬러리 ( 연마에쓰는 용액 ) 제조 동업을 약정 하며,기술을이전받기로했다.약정시 점은 김씨가 한국에서여전히일하던 때다. 김씨는A사와약정한뒤인 2020 년 1월에야 한국 회사를 퇴직하고 중 국으로 건너가, 그해 5월 A사의사장 급으로특채됐다. 그가중국으로넘어 간전후, 과거에함께근무했거나업계 에서평소알고지낸한국연구원3명이 각각A사의부사장,팀장,팀원으로채 용됐다. 나중에보니이과정에서불법기술 유출이있었다. 특허청과검찰등에따 르면,김씨와연구원2명은한국기업의 슬러리기술을 빼내사업계획자료를 만든뒤이를 중국업체인A사에제공 한혐의를받고있다. 슬러리기술만이아니었다.당시부사 장급으로이직한대기업연구원은국가 핵심기술 ( 유출 시안보나 경제발전에 중대한악영향을주는기술 ) 에해당하 는‘CMP 공정보안자료’를휴대폰으로 촬영해통째유출한것으로조사됐다. 이후중국엔한국설비와유사한공장 이구축된것으로알려졌다.김씨등일 당 5명은산업기술유출방지법위반등 혐의로국내에서재판을받고있다. 김씨사례는불법기술유출이의심되 는경우지만, 스카우트과정의합법·불 법을 가리지않고 중국 반도체기업에 선한국인을쉽게발견할수있다.한국 일보가중국선전에서만난한현지업 계관계자는“국내기업공장이없는허 페이 ( 合肥 ) 의국제학교에만한국인아이 들 80명이있다”며“갑자기허페이에교 민이늘어한국영사관이지역국제학교 를조사한적도있다”고전했다.허페이 는D램분야선도기업인창신메모리테 크놀로지 ( CXMT ) 의소재지다. 한국인반도체기술자들의중국행이 급증한 것은 중국이본격적으로 반도 체굴기를선언한직후인 2017년, 2018 년쯤이라고 한다. 당시중국기업들은 국내대기업연구원에게‘연봉 3배, 3년 근무’를보장하며,가족이거주할아파 트와 자녀의국제학교까지알아봐줬 다.임원승진이어려운 40대중후반직 원들중중국행을고민하는이들이많 았다고한다. 중국은임원길이막힌중견간부를 주로 노리지만, 한국 대기업에서고위 임원을 지낸 ‘대어급’에게은 밀 히접근 하기도한다.검찰은이 달 12일 삼 성전 자전무, SK 하이 닉 스부사장을거 친최 모 ( 65 ) 씨를산업기술보 호 법위반등혐 의로 구 속 기소했다. 최 씨는 삼 성전자 에서반도체공장 설계도와 공정배 치 도 등을 빼돌려시안 ( 西安 ) 삼 성전자 공장에서1.5 ㎞떨 어진 곳 에‘ 복 제공장’ 을세우려한것으로조사됐다. 미 국이중국 반도체산업을 제재한 이후, 중국이한국인재를 빼내려는 시 도는 더욱 과 감 해지고있다. 국내에아 예 연구· 개 발 ( R& D ) 센터 를 세 워 한국 연구원을 채용하거나, 국내기업지분 을 사들여경영 권 을 장악하는 방 식 으 로기술을빼는사례도늘고있는것으 로알려졌다. 기술유출이 끊 이지않는 것은 ‘유출 로 얻 는이 득 ’에비해 처벌 이 미 약한 탓 이라는지적이많다.국가핵심기술해 외 유출법정 형 은 징 역3년이상 최 대30년 까지,영업비 밀 해 외 유출법정 형 은 징 역 15년까지지만, 2019 ~ 2022년선고된기 술유출 사건 ( 445건 ) 중 실 형 선고 ( 47 건 ) 는 10.6 % 에불과했다. 걸 려 봤 자대 부분 집 행유 예 나 벌금형 선고를 받기 때문에, 업계에서는 “나중에 잡 히 더 라 도 목돈 을받고기술을넘 겨 주는게 남 는장사”라는 말 까지나 온 다고한다. 반도체인재를 국내에 잡 을 여건이 조성 돼 야 한다는지적도 나 온 다.이 혁 재서 울 대전기정보공학부교수는 “지 금 은기술전 쟁 중이니분명기술유출에 대한제한이 필요 한상 황 은 맞 다”면서 도“다만적절한보상도없이 첨단 기술 을보유한인재의이동을막는다면안 그 래 도 외 면받는이공계로 올 사 람 들 이 더줄 어들것”이라고지적했다. 이현주기자^선전=안하늘기자 “반도체굴기이미성공$과학존중^이공계출신정치인들이원동력” “중국의 목표 는 삼 성전자와 미 국을이기 는 게아 닙 니다. 중국 의 반도체 육 성정 책 은 국산 화 에 방점이 찍혀 있 습 니다. 그 렇 게본다면반도체굴기는 성공했다고 평가할수있 습 니다.” 지난 달 30일중국 베 이 징 에서한국일 보와만난이우근 ( 사진 ) 칭화 대 집 적회 로학원 ( 반도체대학원 ) 교수는 “중국 의반도체굴기, 성공한 것인가”를 묻 는 질 문에이 렇 게 답 했다. 서 울 대전자공학과를 졸 업한 이교 수는 미 국에서 석 · 박 사를 마 치 고 IB M 왓슨 연구소에서근무하다, 2006년부 터 중국 최 고이공계인재들이모인 칭 화 대에서 종 신교수로일하고있다. 한· 미 ·중의반도체사정을 속속 들이아는 몇 안되는전문가다. 그 런 그가중국반도체의성장이“무 섭 다”는진 단 을내 렸 다.근거가 뭘 까.이 교수는“한국은D램과낸 드 의기술격 차 를 말 하며여전히중국반도체를 얕 잡 아본다”며“그러나반도체분야에서 역사가 긴 국제고체회로학회 ( ISSS C ) 에 서 올 해 처음 중국 논 문수가 미 국을제 치 고1위에 올랐 다”고소 개 했다. 우선이교수는중국반도체굴기의본 질 을이해하기위해선기술격 차 가아 닌 , 산업자 생력 을 살펴 야한다고전제했다. 미 국제재로 최첨단 공정은 타 격을받았 지만 오 히려기 초 를 단단 히하며자체 생 태 계를구축할시간을 벌 었다는얘기다. 이교수가중국의시도를 ‘성공’으로 평가하는이유는이 렇 다.“반도체산업 은시행 착오 가 반 드 시 필요 해 요 . 그 런 데 중국반도체산업은 미 국제재이후 국가의 천 문학적재정지원을 받으면 서‘실 패 할 수있는기회’를 얻 었 죠 . 그 래 서지 금 은그동안부족했던장비,전 자설계자동 화 에 엄 청난 돈 을 쏟 아부 으며 생태 계전반을 끌 어 올 리고있 죠 .” 이 렇 게중국 반도체가 빠 르게성장 할 수있었던기반에는 △ 과학에대한 존 중 △ 이공계 출신 정 치 인의과학에 대한 깊 은이해가있었다는것이이교 수의주장이다. 중국은 1950년대부 터 이공계를경시하던전통과결 별 하기위 해중리경문 ( 重理輕文 ) , 즉 이과를 문 과보다 중시하는 교 육 정 책 을 펼쳐왔 다.이때문에장 쩌 민 ( 상하이교통대전 기학 ) , 후진 타오 ( 칭화 대수리공학 ) , 시 진 핑 ( 칭화 대 화 공 ) 등 최 고지도자들이 모 두 공대출신이다. 한 편 이교수는 미 중 갈 등이영원히지 속될 수는없는만 큼 ,한국이급 변 상 황 을대비한 ‘ 플랜B ’를마련할 필요 가있 다고 충 고했다. 한국이한 쪽 으로 치 우 쳐 있다가갑자기 미 중관계가해 빙 무 드 로전 환 되면‘ 낙 동 강오 리알신세’가 될 수있다는얘기다. 베이징=이승엽기자 무차별기술 유출실태 임원길막힌중견간부에파격제안 대기업임원지낸‘대어급’접근도 R&D센터세우고경영권장악등 미제재후인재영입더과감해져 기술유출사건 90%가집유^벌금 “국내에인재잡을여건조성해야” 이우근칭화대교수 중반도체정책은국산화에방점 기술격차아닌산업자생력봐야 한국, 미중갈등‘플랜B’마련을 <2>반도체굴기의성장방정식 최근5년간산업기술해외유출수 (단위:건) 5년간해외유출된기술분야 (단위:건) 국가핵심기술=해외유출시안보나경제발전에중대한악영향을줄우려가있는기술 자료:국가정보원 게티이미지뱅크 2018년 2019 2020 2021 2022 20 20 14 17 22 5 4 5 9 반도체 디스플레이 이차전지 자동차 정보통신 조선 전기전자 기타 24 20 18 7 7 7 6 4 10 전체 기술유출 국가핵심 기술유출 ⋚ܶ D5 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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