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3년 7월 14일(금) ~ 7월 20일(목) 모항해변노을. 영화 ‘변산’의배경이된해변 변산반도의끝자락에매달린모항해변은 노을이아름답다.바다는삼면이육지로둘 러싸여 아늑하다. 숨죽인 물결에 붉은 기 운이잔비늘처럼내려앉는다. 모항의 노을은 한적함 속에 무르익는다. 모항해변은사람들에게덜알려져찾는사 람이뜸하다. 인근변산해수욕장과격포해 수욕장의명성에비하면고요하게석양을 음미할수있다. 그노을이해마다, 날마다 다른모습으로다가선다.노을이가슴을채 워낮에봤던주변의다른풍광들은‘가난 해’보이는착시현상을불러일으킨다. 먼바다에나갔던고깃배가돌아오고, 멀 리풍력발전기가돌아가는모습이분위기 를더한다. 문득갈매기한마리가석양을 가로지르며여운을남긴다. 포구와갯벌, 평온한어촌마을 언덕아래모항해변은차를타고무심코 지나치기쉬운곳이다. 격포에서곰소항으 로향하는해변길정도로인식돼왔다. 인 근에국립변산자연휴양림이문을열며모 항의존재가세간에알려지기시작했다. 해수욕장뒤로넘어서면모항과갯벌, 한 적한어촌마을이함께한다. 이른아침눈 을 떠 골목을 거닐면담 낮은 집들 사이로 노을만큼평온한마을풍경이펼쳐진다.그 물이 흩어져 있고, 옥수수가 익어가고, 경 로당으로할머니가걸어가는정겨운모습 이다. 채석강에서이어진해안절벽을모항 주변에서도발견할수있다. 늦은 오후면 모항이 종점인 군내버스가 들어온다. 읍내에서하교하는고등학생한명, 마을 주민한명,배낭을멘여행자한명을내려 놓고버스를홀연히마을을떠난다. 모항에서 국립변산자연휴양림까지는 해 변을따라변산마실길이지난다.바닷게가 길목에 가득하고, 염소가 풀 뜯는 한가로 운풍경을걸으며만날수있다. 모항바다 건너로보이는땅이전북고창이다.고창앞 바다의외죽도가손에잡힐듯가깝게다가 선다. 모항해변은최근전국 10대청정해변에 이름을올렸다.송림아래로는캠핑사이트 가마련됐고,‘차박’을위해모항을찾는 사람도늘었다.모항방파제역시낚시꾼들 이찾는명소가됐다. 글·사진:서진여행칼럼니스트 모항해변나무데크길. 모항포구와마을. 고깃배와모항바다건너고창. 전국을 쏘다니다 보면 유독 발길이 머무는 곳이 있다. 부안 모항해변은 우연히 들렀다가 포근해서, 오붓해서 다시 찾는 바다다. 북적이는 계절, 해마다 그리움에 찾아들면 노을과 바다가 가슴에 사무친다. “내 고향은 폐항, 내 고향은 가난해서 보여줄 게 노을밖에 없네.” 영화 ‘변산’에 등장하는 대사다. ‘변산’은 한 무명 래퍼가 고향인 변산으로 내려가 겪는 우여곡절을 그린 작품이다. 주인공 학수(박정민 분)가 학창 시절 노트에 적었던, 선미(김고은 분)에게 들려주는 대사는 변산 모항에 가면 주문처럼 읊조려진다. 영화 속에서 모항은 두 주인공이 포장마차에 들러 소주 한잔을 기울이던 공간으로 나온다. 내소사경내. 모항해수욕장. A8 여행 모항해변기암괴석.
Made with FlippingBook
RkJQdWJsaXNoZXIy NjIxMj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