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3년 7월 24일 (월요일) D4 기획 “중국인들에게 화웨이는 자존심이 죠. 화웨이라면성능이좀 떨어져도최 우선으로고려하는사람이많습니다.” 지난달 19일 중국 최대통신장비업 체화웨이본사가자리잡은선전.여기 서만난 중국인은 4세대 ( 4G ) 만 지원 되는 화웨이스마트폰을 선택한이유 를묻자이렇게답했다. 한때화웨이는 삼성전자를 제치고 세계스마트폰 시 장 1위에올랐지만,미국규제에직격탄 을맞아현재는구형제품만출시하는 신세다. 그러나 지금 화웨이는 스마트폰을 대신할새로운먹거리를찾아필사적인 생존노력을펼치는중이다. 마치중국 인민해방군출신인창업자런정페이회 장의별명인‘늑대’처럼말이다. 선전에서가장부유한지역으로꼽히 는만상천지 ( 万象天地 ) 구역.이곳에위 치한화웨이플래그십매장에들어갔을 때처음든생각은 ‘여기가진짜화웨이 매장 맞나’였다. 화웨이의대표제품인 스마트폰은구석에진열된반면, 가장 눈에잘띄는매장입구엔화웨이자동 차부품이들어간전기차가있었다.2층 공간도 대부분은 스마트홈 ( 가정자동 화 ) 관련제품이차지하고있었다.화웨 이가시장에서집중하는제품은스마트 폰이아니라는점을확실히알수있다. 미국의강력한 규제로 팔다리가 잘 린 화웨이는 지금 커넥티드카 ( 네트워 크에연결되어실시간으로 각종 정보 를제공하는자동차 ) 시장에눈독을들 이는중이다. 고사양반도체가필요없 으면서도, 앞으로 성장세가 두드러질 것으로예상되는시장이기때문이다. 2018년 중국이첨단기술 분야에서 급성장하자, 미국은 화웨이를 콕집어 첨단 반도체 기술과 장비 수출을 금 지하는 규제를 시작했다. 화웨이통신 장비에백도어 ( 정상적보안을 우회하 여 시스템에접근할 수 있는 경로 ) 가 숨어있다는게표면적이유였지만, 미 국의기술 위상을 위협할 중국의기업 을제대로손봐주겠다는게진짜목적 이었다. 화웨이가 스마트폰 대신 자동차에 집중한것은중국정부와 교감이있었 기때문이라는 분석이많다. 전병서중 국경제금융연구소장은 “화웨이의방 향이곧 정부의방향”이라며“중국 정 부지분이들어간대형완성차업체들이 당연히화웨이의자율주행 솔루션을 우선적으로선택할것”이라고말했다. 화웨이가 재기할 수 있는 원동력은 정부의지원 말고도 또 있다. 바 로 중 국 국민들이자 발 적으로 화웨이제품 을구매해주고있다는점이다. 화웨이 ( 華爲 ) 라는이 름 자체가 ‘중국 ( 華 ) 이한 다 ( 爲 ) ’ 또 는 ‘중국화하다’는의미다.전 소장은 “중국입장에서화웨이는 망 해 서도안 되고, 망 할 수도없는 기업”이 라고말했다. 화웨이는 중국인들의‘ 애 국 소비’ 대 상이다. 화웨이가 최근 출시한 스마트 폰 ‘ 메 이트 X3 ’는미국규제 탓 에4G 통 신 칩 을 쓰 면서도, 가격은 삼성전자 최 신제품인‘ 갤럭 시 Z폴 드4’보다 20 % 이 상비 싸 다. 하지만화웨이매장직원은 “현재주문해도 2, 3개월 기다려야 할 정도로인기가많다”고말했다. 이처럼 ① 중국정부의강력한지원과 ② 중국인들의 애 국 소비를 기반으로, 화웨이는당장수 익 을거 둘 수있는제 품을 내놓 으며자본을 축 적하고있다. 이자본은 바 로중국정부가 꿈꾸 는첨 단 반도체자 립 을위한 투 자로이어진 다. 지난해화웨이는연구 ·개발 ( R&D ) 에전체매출의2 5% ( 약 3 0 조 원 ) 를 썼 다. 전 소장은 “화웨이는 자기들이그 동안 세계최고기업으로부 터받 은 노 하우를 자국 기업에그대로 전수하면 서, 10년 걸릴 시행 착오 를 줄 여 3~5 년 에 쫓 아가겠다는전 략 을 펴 고있다”고 말했다.미국의제재로세계1위에서강 제로 끌 려 내 려 온 화웨이가, 정부와 애 국심이라는두 날개 를양 쪽 에달고다 시비상하고있다. 선전=안하늘기자 <4^끝>반도체굴기,망상인가미래인가 ⋚ܶ “화웨이는중국의자존심”$ ‘정부지원^애국소비’ 양날개로 재비상 반도체원 료 는 규소 ( 실리 콘 ) 다. 반 도체원 판 인웨이 퍼 자체가 순 도 100 % 에가 까 운실리 콘덩 어리다. 그런 데 실 리 콘 은 사실지구 표면에서 산 소다음 으로 흔 한 원소다. 그 흔 한 물 질로 21 세기기술의 총 아첨단 반도체를 만든 다.반도체를 ‘마 법 의 모 래’라비유하는 것도그때문이다. 누 구나선 망 하는이‘마 법 의 모 래’를 둘 러 싼 국제전이점입가경이다. 주요 참 전국은 미국 중국 한국 대만 일본. 이전 쟁 의 끝 에 21세기 산 업 패권 의주 도 권 을보장하는 ‘ 절 대반지’가 놓 여있 다. 바 로이전 쟁 을 다 룬 바 이 블 같 은 책 ‘ 칩 워’의 저 자가크리스 밀 러 ( Chris Miller^ 사진 ) 미국 터프츠 대플 레 처스 쿨 교수다. 한국일보는 창간기 획 ‘중국 반도체 굴 기의현주소’를 마 무 리하면서 밀 러 교수와 화상 · 이 메 일인 터뷰 를 진행했 다. 밀 러교수는“반도체 산 업의기술적 성 취 나 공급 망 의중요성에서중국은 ‘단 순참 여자’일 뿐 결정적인주체는아 니다”라고단 언 하며“중국이반도체의 어 떤 분야에서든 글 로 벌 리 더 로 올라 서기 까 진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강 조 했다. 밀 러교수는 중국에서반도체가 가 지는 ‘정치적 함 의’를 먼저언 급했다.중 국정부는 권 위주의통치체제를 유지 하기위해정보통신 ( IT ) 기술을대국민 통제 · 감시에 활용 했다. 그결과인공지 능 ( AI ) 과독재를결 합 한 ‘ 혼 종’을만들 었다. 그런 데막 상이감시시스템은 외 국 산 반도체가없으면작동하지 않 는 다. 그래서미국과유 럽 연 합 ( EU ) 등 이 백도어우려가있는화웨이의통신장비 사 용 을 금지하 듯 중국도 반도체생 산 을 더 는 해 외 기업에 맡 기지 않 겠단 의 지를다지고있는것이다. 밀 러교수는“중국의 모 든중요기술 은 언 제 깨 질지 모르 는 외 국 산 실리 콘 위에서있었다”며“중국지도자들에게 반도체해 외 의존 문제는 단 순 히공급 망 불 안정을 피 하기위한 것만은아니 었다”고 설 명했다. 밀 러교수는 그런점에서반도체 패 권 전 쟁 의신 호 탄은 중국이 쏘 아 올 렸 다고 주장한다. 기존 반도체 공급 망 에 균 열을 내 고 싶 은중국과,거대한중 국 시장을 잃 지 않 으면서도 중국의성 장을 막 아야하는미국한국일본대만 등 의 힘싸움 이라는해석이다. 그는 “서 방지도자들은현상 황 이잘 못 되어중 국 시장접근이제한되는 상 황 을 원치 않 는다”며“서방의대중 제재가 스마 트폰과 컴퓨터 ( PC ) 등 소비자 기기가 아 닌 그래 픽 카드 ( G PU ) 와 AI 반도체 를중심으로 굉 장히제한적으로이 뤄 지 는이유”라고말했다. 밀 러교수는 “중국제 조 업체들이국 내 시장을독 식 할수있도 록 중국정부 가 산 업재 편 에나 설 가능성이 높 다”며 “대만한국미국으로부 터 의수입을점 차 줄 이면서반도체 · 전자 산 업에서 더더 욱 보 호 주의경향을보일것”이라고예 측 했다.이어“중국정부의정 책 이성공 할수 록 외 국 기업들의 판 매 량 과 매출 은 줄 어들수 밖 에없다”고 덧붙 였다. 그러나 밀 러교수는중국반도체 굴 기의성과를 어 느 정도 인정하면서도 중국이반도체 패권 국가가 되 긴 어려 울 것이라고 내 다 봤 다. 밀 러 교수는 “중국의반도체 굴 기는기술라이선 싱 등 교 류 와분업을통해적 극 적으로공 급 망 에 편 입하면서단기간에주요 플 레 이어로 성장한 TSMC , 삼성전자와 정반대의 길 을 가고있다”며“고도로 전문화된반도체공급 망 속 에서장비 · 디 자인 · 소 프 트웨어생 산 에 수반되는 복 잡성은 기술강국들과의교 류 없인 따 라잡을수없는 영 역”이라고진단했 다.중국의장기인‘단기간대규 모 자본 투 자’가반도체에선만병통치 약 이아니 라는의미다. 그는 이어 “ 굴 기의 성공 여부는 미 국, 일본, 네 덜란 드의수출 통제정도 에 따 라 좌 우 될 가능성이 높 다”면서 “중국이반도체 굴 기를 밀 어 붙 이고대 만에대한 군사적 압박 을이어나가는 한서방의제재는계 속될 것”이라고예 측 했다. 중국이기 초 과 학 투 자를 늘 리는 등 장기전 략 으로 전 환 한 것에대해서도 그는 “ 산 업적성공과 기 초 과 학 에서의 성과는 별 개 ”라며선을 그었다. 밀 러 교수는“중국과 학 자들이많은분야에 서 훌륭 한 논 문을 발 표하지만,정작중 국기업들은해당분야에서1위를하지 못 한다”며 “중국의보 호 주의성향은 오 히려중국 반도체기업들의경 쟁 력 에장 애물 로작 용 할수있다”고 평 가했 다. 이승엽기자 <1>중국반도체어디까지왔나 <2>반도체굴기의성장방정식 <3>미제재에굴하지않는중국 <4>반도체굴기,망상인가미래인가 글실은순서 ‘칩워’ 저자밀러교수화상인터뷰 중장기인단기간대규모자본투자 반도체산업에선만병통치약아냐 보호주의는경쟁력장애물로작용 서방제재따라굴기성공여부좌우 “반도체공급망은고도로전문화되고복잡 중, 기술강국과교류없이패권잡긴어려워” 지난달18일방문한중국선전화웨이플래그십매장.작은사진은화웨이자율주행 솔루션이탑재된전기차. 안하늘기자 미규제직격탄맞고재기안간힘 선전최고번화가플래그십매장엔 스마트폰대신자율주행기술집중 “정부와교감$차업체들우선채택” 중국인들에‘화웨이=중국화’의미 구형4G폰이삼성최신폰보다비싸 “주문2, 3개월밀릴정도로큰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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