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3년 8월 1일 (화요일) 특집 A10 Monday, July 31, 2023 B7 이들 통계 자료를 종합해보면 미 국 경제가 많은 경제학자들이 우려 했던 침체를 어떻게 피해가고 있는 지 이해할 수 있다. 강력한 노동 시 장에 힘입어 소비자들은 인플레이션 과 대출 비용 급등에도 불구하고 지 출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식료품, 주거비, 여행비 등 생활물가가 잡히 지 않자 향후 경제를 바라보는 미국 인의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많 은 소비자는 그동안 은행 저축을 여 러 지출에 사용해왔지만 잔고 하락 을우려하는사람이많아졌고 1~2년 전잔고수준을회복할수있을것으 로기대하는사람도거의없다. 미국최대은행인 JP모건체이스인 스티튜트의 크리스 위트 대표는“팬 데믹사태로정부가전례없이큰규 모의 지원금을 소비자들의 은행 계 좌에입금했다”라며“2020년이이미 오랜 전처럼 느껴지지만 당시 우리 가족의 은행 잔고도 풍성했던 것으 로 뚜렷이 기억한다. 아마도 그런 기 억때문에 인플레이션의 영향을 받는 지금 은행 잔고가 그때보다 훨씬 적 게느껴질수있다.”라고설명했다. 미국 경제는 계속해서 전문가들의 예측을뒤엎고있다. 연방준비제도의 기준 금리 인상으로 경제 여러 분야 가냉각되고주택, 금융, 테크부문에 서는 대규모 해고가 발생해 불과 얼 마 전까지만 해도 침체에 대한 우려 가 높았다. 그러나 경제학자들의 올 해초예측과달리노동시장은여전 히 뜨겁고 소비자 및 기업의 건전한 지출은경제버팀목이되고있다. 1년 넘게 지루하게 이어진 인플레 이션과 바이든 행정부의 미숙한 경 제 대처 능력에도 불구하고 미국인 의 경제 전망은 낙관적이다. 미시건 대학의 조사에 의하면 7월 소비자 심리는1년반만에최고수준을기록 했다. 미시건 대학 소비자 조사부문 조앤 쉬 디렉터는“소비자들은 인플 레이션이 둔화되고 있다는 것을 잘 느끼고있다”라며“여전히강한노동 시장과 높은 소득 수준이 최근 소비 자지출급등요인”이라고분석했다. 은행 계좌에 전보다 많은 현금이 유입되고 있는 미국인도 많아졌다. 루이스빌 운송회사의 토니 옥스 매 니저는 팬데믹 이후 세이빙 계좌 잔 고가 거의 세 배나 불었다. 월급이 두 번 올랐고 커미션과 보너스를 포 함한총급여가50%이상증가한덕 분이다. 최근 401(K) 기여금 비율을 3%에서 15%로 5배나높였다는옥스 매니저(39)는“월급이 정말 많이 올 랐다”라며“물가가오르긴했지만세 후 월급의 25% 정도를 저축하고 있 기 때문에 인플레이션 영향은 크게 느끼지않는다”라고팬데믹이전보다 한결 나아진 현금 사정을 설명했다. 옥스 매니저는 약간 사치스러운 지 출도 즐기고 있다. 여자 친구와 일주 일간의 칸쿤 여행에서 돌아온 그는 부모님의 크루즈 여행비도 내드렸다. “전에 이렇게 많은 돈을 번 적이 없 다”는옥스매니저는“부모님여행을 보내 드린 것이 이번이 처음이다”라 고뿌듯해했다. 지난해만 해도 물가 상승이 임금 상승 속도를 앞섰지만 최근 이 같은 현상은 역전되기 시작한 것도 침체 우려가 낮아진 이유다. 조사에 의하 면 최근 임금 상승 속도가 4개월 연 속 인플레이션을 앞질렀다. 연방노동 통계국에따르면지난 1년동안시간 당 평균 임금은 4.4% 올라 같은 기 간 물가 상승률인 3.3%를 앞지른 것 으로조사됐다. 덴버에서 공공기관 채용담당자로 근무하는 니키 시미노(40)도 팬데믹 기간 저축한 돈을 계속 써왔다. 이혼 과 콘도 구입으로 지난 3년간 그녀 의 지출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었다. 그런데 이번 달 높은 폭의 급여 인 상을 받아 그녀의 연봉은 6만 5,000 달러로 높아졌다. 팬데믹 이전과 비 교할 때 30%나 높아진 것이다. 재정 적으로 안정감을 확보한 그녀는 다 음달친구들과사우스캐롤라이나머 틀 비치로 여행을 떠날 계획이다. 시 미노 는“인생이 바뀐 것 같다”라며 “은행 예금을 쓰지 않고 여행을 떠 날수있게됐다”라고기뻐했다. 지난 3년간 소용돌이처럼 일어난 팬데믹, 대규모 경기 부양금, 최악의 인플레이션과 같은 사건들이 미국인 의 재정에 다양한 변화를 가져왔다. 집에 갖혀 있었던 팬데믹 초기 경기 부양금이 지급되면서 미국인의 은행 잔고는 두둑해졌다. 그러다가 인플레 이션이 발생하고 많은 소비자들이 이른바 보복 지출에 나서면서 잔고 는 빠르게 빠져나갔다. 그러나 경제 전문가들에 따르면 팬데믹 이전 소 비와 저축 패턴을 회복한 가구가 최 근 다시 늘고 있다. JP모건체이스 인 스티튜트의 위트 대표는“경기 대침 체와 팬데믹 발생까지의 10년 동안 미국인 은행 잔고는 큰 폭의 변동없 이 안정적으로 유지됐다”라며“현재 그러한 패턴이 다시 나타나고 있다” 라고반겼다. 팬데믹 이전 10년 간 고소득층 가 구는은행에27일치여유자금을보 유하고 있었다. 고소득 가구의 여유 자금규모는2021년43일치까지늘었 다가올해 3월다시 35일치로감소했 지만팬데믹이전보다는높은수준이 다. 저소득층 가구의 여유 자금 규모 는 훨씬 적지만 비슷한 트렌드를 보 이고 있다. 팬데믹 이전 13일치에 불 과했던 저소득층 가구의 여유 자금 은대대적인경기부양금이지급되던 시기에 22일치까지늘었지만최근다 시 16일치로 감소했다. 이 같은 추세 는모든소득계층과인종그룹에걸 쳐비슷하게나타나고있지만현금자 산 불균형 현상은 여전하고 일부 경 우오히려악화된것으로나타났다. JP모건체이스인스티튜트의자료에 의하면 팬데믹 초기 흑인과 히스패 닉가구의은행잔고가가장큰폭으 로증가했다. 당시경기부양금, 자녀 세금 환급액, 추가실업급여 지급 등 으로 이들의 은행 잔고는 2020년 1 월~2021년 4월 사이 96%나 급등했 다. 이와비교해같은기간백인과아 시안 가구의 은행 잔고는 75% 증가 하는데그쳤다. 연방 정부의 일시적인 경기 부양 프로그램 시행으로 오랜 기간 지속 되어온인종간은행잔고격차를줄 이는데 도움이 됐지만 이후 최근 그 효과가 다시 사라지고 있다. 흑인과 히스패닉 가구는 이른바 팬데믹 수 입을백인과아시안보다빠르게소진 하고 있다. 그 결과 2022년 말 인종 간은행잔고격차는 2010년대평균 격차보다 더 벌어지고 말았다. 위트 대표는“팬데믹 초기 인종간 유동 자산 격차가 12~18개월까지 줄어든 바있지만지금은그효과가다사라 졌다”라고말했다. 경제학자들은경제상황이바뀌면 인종간 자산 불균형이 더욱 악화할 것이라고 경고한다. 4월 역대 최저치 로 떨어졌던 흑인 실업률이 전체 실 업률이 하락한 6월 유일하게 높아졌 다. 노동 시장이 식어가면서 저임금 서비스 업종을 중심으로 근무 시간 이단축되는경향도나타나고있다. 6 월에는 파트타임 근로자가 3년 만에 가장큰폭인45만2,000명증가했다. 샬럿의 한 점포 점원인 앰버 브랜 든(24)은 최근까지만 해도 재정적으 로 안도감을 느꼈다. 시간당 15.60달 러를받는그녀는매주 100~200달러 정도 지출할 수 있었다. 그런데 그녀 가 일하는 식료품 도매점이 직원 근 무시간을줄이는바람에브랜든의주 당근무시간이 24시간에서 8시간으 로 단축됐다. 필수품 구입을 위해 은 행 저축액에 손을 데기 시작했고 동 시에 의류, 간식 등의 지출은 줄였다. “주급이 500달러에서 120달러로 줄 었다”라는 브랜든은“대학교로 돌아 가학위를다시따고싶은데그계획 을 중단했다. 희망은 있지만 재정 상 황이 달라졌음을 실감한다.”라며 실 망감을표했다. <준최객원기자> 최악의인플레에도팬데믹전보다두둑해진은행잔고 덕분에미경제침체피해갈수있어 임금인상률, 2년만에인플레역전 급여3배오른월급자들까지전국속출 팬데믹이전소비·저축패턴회복세 인플레이션으로물가가역대최고수준이지만미국인들의은행잔고는팬 데믹 이전보다 여전히 높다. 최근 발표된 은행 체킹 및 세이빙 계좌 통계 자료에 따르면 미국인 은행 잔고가 2019년 대비 10~15% 불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팬데믹기간유입된추가현금을빠르게소진하는가구 가최근늘고있어경제및금융당국이주시하고있다. JP모건체이스인 스티튜트가 체이스 은행 고객 900만명의 계좌를 분석한 바에 따르면 은 행계좌중위잔고액은 2021년 4월최고치대비 41%나감소, 3년만에최 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2021년 4월은 정부가 지급하는 경기 부양금과 세 금환급금으로미국가구의현금사정이여유로웠던때다. 팬데믹 이전보다 두둑한 은행 잔고와 물가 상승세를 앞지른 임금 상승률 덕분에 미국경제가침체를피해가고있다는분석이나왔다. <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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