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3년 8월 7일 (월요일) D5 기획 “여 기가 로도스다,여기서뛰어라 (hic Rhodus, hic salta).”이 솝우화에나온유명한구절이다.“내가 왕년에로도스에서열린멀리뛰기대회 에서우승을했다”고잘난척하는사람 에게,어떤이가저렇게일침을 놨단다. 에게해남부에있는 그리스의섬로도 스는 고대올림픽의최고 스타였다는 기원전 2세기육상선수레오니다스의 고향인데, 스포츠가꽤나유명했던모 양이다.이솝우화의허풍선이가진짜로 뛰어보였는지는알 수없지만이야기 속구절은허세부리는사람을일갈하 는관용어로자리잡았다. 그런데진짜로 로도스에서바다로 뛰어든가족이있다. 우화가아닌긴박 한현실의스토리다.아들둘을데리고 로도스로휴가를온한영국인가족은 지난주말불길을피해바닷가를달려 군용보트에몸을실었다.지중해를건 너유럽으로 가려는 북아프리카와 중 동난민들이흔히타는고무보트‘딩기’ 에올라타고간신히대피할수있었다. 그리스곳곳이초대형산불에휩싸이면 서벌어진일이다. 퍟픦 쫃짩픎펞멚픦컺 ‘올여름 유럽은/ 아시아는/ 북미는 기록적인고온’이라는 뉴스가 해마다 되풀이되고, 지중해일대의산불도 해 마다커져만간다.이제는초대형산불, 즉 ‘메가파이어’가연례행사가 돼버렸 다. 올여름에도 그리스는 화마에휩싸 였는데특히로도스와코르푸등지중 해섬들의피해가크다고한다.영국인 들이이지역에여름휴가 여행을 많이 가는데항공사들과 여행사들이로도 스를비롯한 그리스여행상품을 대거 취소했다면서영국BBC방송은딩기로 대피한가족의이야기를전했다. 로도스는그리스본토에서360㎞떨 어져있고,지중해성기후답게여름에는 고온에다몹시건조하다.면적1,400㎢, 주민은 12만5,000명인데문화·종교적 으로구성이다채롭다.기나긴세월동 안여러제국이거쳐간까닭이다. 로도스의역사는기원전16세기미노 아인들에게거슬러올라간다.이어미케 네인이도래했고,도리아인의시대를지 나, 마케도니아의지배를 거쳐, 로마에 복속 됐 다. 고대에 태 양신 헬 리오스를 섬 겼 고, 거대한 태 양신의 석 상이있었 다고한다.그래서‘ 태 양의섬’이라는 별 명이있다.하지만 ‘로도스의 석 상’으로 불렸던거대한조 각 상은기원전226년 대지진으로 파 괴됐 고, 후대사람들이 그린상상도로만남았다. 로마제국이동과서로갈라진 4세기 이후로는비 잔틴땅 이었다.하지만 7 세 기중 반 부 터 무슬림이 발 을 딛 기시 작 했고,이슬람과비 잔틴 양대세 력 이 맞 부 딪치 는 곳이 됐 다. 14세기초 반 부 터 200여년동안은 ‘성 요 한 기사단’이라 는기 독 교세 력 이섬을지배했기 때 문에 ‘기사들의섬’이라는 또 다 른별 명이 생 겨났 다.그러다 결 국1522년오스만 튀 르크제국에 함락됐 다. 튀 르크의 위 대 한 황 제로 꼽 히는 술 레이만 대제는이 섬을 차 지하기 위 해군 함 400척과 10 만명이 넘 는군대를보 냈 다고한다. 1 9 세기에그리스가 독립 하면서 400 년간이어진 튀 르크의지배에서 벗 어 났 지만현대사도 순탄치 는 않 았다. 20세 기초 반 오스만과 이 탈 리아의전 쟁 에 휘 말렸고, 이어그리스와 튀 르 키예 의 ‘주민교 환 ’을 겪 었다. 두 나라에수 백 년동안 주민들이 섞 여서 살 아 왔 는데, 나라가갈라 졌 다는이유로 튀 르 키예 에 살 던 그리스 계 와 그리스에서 살 아온 튀 르 키예계 주민들을 ‘교 환 ’했던 것 이 다. 두 나라 모 두 에상 처 로 남은이 강 제이주의역사는 프 랑 스 작 가 루 이스 드베 르니에의‘코 렐 리의만 돌 린’ 같 은 작 품에잘 묘 사돼있다. 이 탈 리아가 잠 시섬을 장악 하면서 로도스는영국과 파시스트 세 력 간의 전 쟁터 가되기도했다. 자동 차 브랜드 로 더 유명한 엔 지니어 페루치 오 람보 르기니도이 탈 리아 점령 기에로도스에 서 태 어난 사람이다. 독 일군까지 끼 어 들어영국과‘로도스전 투 ’로알려진싸 움 을벌이고한동안섬을 점령 했다. 생 명의 위험 을 무 릅쓰 고 나 치 수용소에 끌 려갈 뻔 한 유대인 42가족 200여명 을구한 ‘로도스의 쉰 들러’인 튀 르 키예 영사의미 담 이전해져온다. 나 치 의 패 망 과 함께 ‘보 호령 ’이라는이름의영국 점령통치 를거쳐섬은그리스로 통합 돼 현 재 에이르 렀 다. ‘ 컿컪펞빦폺쩣핺팧 ’ 칾쭖센 곡 절 많은역사만 큼 이나 유적도 많 아, 로도스 구시가지는 유네스코 세 계 문화유산으로 지 정 돼있다. 에게해의 푸 른 바다와 유적지 덕 에유럽의관 광 명소로 손꼽 히는데올해불길의 습격 을 받 았다.이달중 순 부 터 시 작된 산불 이갈수록커져서지난 26일 ( 현지시간 ) 까지섬주민과관 광객 2만명이상에게 대피 령 이내려 졌 고 3 개 지역에비상사 태 가선포 됐 다.이 웃 한에비아섬에서는 소방 헬 기가 추락 해조종사들이 숨 지 는사고도있었다.본토도곳곳이화 염 에휩싸였다.성서속‘고린도’로유명한 코린트는주 요 도로가 봉쇄됐 고, 당 국 은아 테 네 쪽 으로도 불길이 번질 까 걱 정 하고있다. 점점잦 아지는그리스의대형산불은 기후 변 화에 따른 고온현상과 무관 치 않 다. 200 7 년여름 몇 건의방화와 자 연 발 화로 시 작된 화 재 는 그리스 국토 의 4 % 를 태웠 다. 올리 브밭 과 숲 이시 커 먼재 가되어사라 졌 다. 200 9 년에도 대화 재 로 유럽국가들의소방 지원과 원조를 받 아야했다. 2012년에는 튀 르 키예 와 마주한 키 오스섬에서 8 ,000 헥 타르 ( ㏊ ) 가 불 탔 고, 유럽전역이열파 에휩싸인 201 8 년여름에는 ‘아 티 카화 재 ’로불리는산불이휩 쓸 었다. 2021년, 2022년, 그리고 올해에도어 김 없이메 가파이어가 들이 닥쳤 다. 정 부는 지난 해에산불이 급 속도로 번 지게만 드 는 낙엽더 미와 덤 불 등을 치 우는 삼 림 청 소프로그 램 을시 작 했지만 2,200만유 로 ( 약 310 억 원 ) 를들여 7 , 7 00 ㏊ 를 정 비 하는데에그 쳤 다. 그리스만이아니다. ‘그리스 산불’에 서‘남유럽산불’로영역이 확장 돼이 탈 리아,스 페 인,포르 투 갈등곳곳이 재 난 을 당 하 더 니 몇 년 새 ‘지중해산불’로 화 재범위 가 더넓 어 졌 다. 2021년에는 튀 르 키예 와 키 프로스 등 지중해동 쪽 나라들에도 산불이 번졌 고, 레바 논 에 서는 국기에도 들어가있는 유명한 백 향 목숲 들이타들어 갔 다. 올해에는지 중해남 쪽 북아프리카의알제리와 튀 니지상 황 이남유럽 못잖 게 심각 하다. 알제리북부에서는 30명이상이 목숨 을 잃 었다. 그중에서도 로도스를 덮친 산불은 ‘성서에나올 법 한 재앙 ’이라는 말까지나온다. 인공 위 성이 찍 은 섬의 사진에는 불길이 붉 게 치솟 은 숲 의모 습 이 생생 히보인다. AFP ·로이 터통 신 등이전송한 사진에는길가에불타 죽 은 염 소들과 시커 멓 게 줄 기만 남은 바 닷가나무들의모 습 이 찍혔 다. 천막 은 타버리고 앙 상한 철골 만 남은서 핑센 터앞 모래 밭 에는 서 핑 보 드 들만 뒹굴 고있다. 당 국은 힘겨운 진화 작업 이 며 칠 간 더계 속 될것 이라고했다. 캄픦 헒핑몮솒 … 칾쭖핂쇦캂읾핆윦팮 임 시대피소로 몸을 피한 사람들을 위 해기 꺼 이문을연로도스섬사람들 의이야기도들려온다. 로도스북부일 리소스 마을의 경 기 장 에 관 광객 들이 모여들었다. 생필 품도 없이스타 디움 바 닥 에몸을 뉘 어야 하는이방인들을 위 해 주민들이 먹 을거리를 모아 전해 주고,일부는 집 으로데려와방을내 줬 다고 현지 언론 카 티 메리니는전했다. 그곳 뿐 아니라여러마을의대피소에서 비 슷 한일이일어 났 다. 재 난속에서 빛 을 발 하는 따뜻 한도 움 의 손 길이이 번 에 느 닷없이나타난 것 은아니다.“2015년에도우리는그렇 게했다.”자원 봉 사자로나선주민들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이다. 그해내전 을피해도 망 쳐나온 시리아 난민들이 대거유럽으로향했고, 유럽의 첫번째 기 착 지가 그리스였다. 그중에서도 로 도스는 난민들이 밀 려들어와 대 규 모 캠 프가 설치된 곳이었다. 난민 체류 가 길어지자열 악 한 환경 속에불이나거 나 폭력 사 태 가 벌어지고일부 주민이 반발 하기도했다. 그러나많은주민들 은전 란 을피해온이들을 집 에 받 아들 여보 호 하고 새삶 을 찾 게도 왔 다. 로 도스사람들은산불속에서그 때 의 경 험 을되 살 리고있는 것 이다. “그 때 우리는 뭐 라도해야했다.” 카 티 메리니와의인 터뷰 에서한주민이한 말은 따뜻 하면서도서 글 프다.“이 번 에 도우리는의무 감 을 느낀 다. 재 난을만 난 것 은관 광객 들잘 못 이아니다. 하지 만슬프다.그들은모 두떠 나 겠 지만우 리는 잿더 미속에남아야하니까.” 구정은국제전문저널리스트 파란 바다 하얀집$태양의축복받은섬, 화마‘재앙의섬’으로 국제전문저널리스트 구정은의 지금세계에서가장뜨거운이슈를나라,장소,공간으로자세하게풀어봅니다. ㋉㋍ⅅ ߁ ፵ᱭሥඍᱭ℡᩹ᾙ ى ℉Ᾱ߹⼅ώ῭ጽ ک ⅑ಭ㍗ 㜬 ሥඍᱭ㚨ሥℽ⫹Ᾱ⼲ఽᱭ ᩹ᝑ⎍ᾙ᭕ᗲ⾵߹㋉㋌ⅅ ߁ ፵ᱭ ሥඍᱭ℡⼥᎑ℍᾙᔅℍ☍⁹ ک ⅑ಭ㍗ 㜬 ሥඍᱭ㚨ሥℽ⫹Ᾱ⼲ఽᱭ 지중해휴양지그리스로도스섬 세력간쟁탈의역사에문화다양 고온에맑은날씨, 휴가지로인기 기후변화탓지중해산불대형화 “로도스화마성서나올재앙”심각 “뭐라도돕자”재난속빛난인류애
Made with FlippingBook
RkJQdWJsaXNoZXIy NjIxMj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