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3년 8월 25일(금) ~ 8월 31일(목) A5 연예 ‘콘크리트 유토피아’속 각자도생이기본값이 된 상황, ‘그래도다같이살방법을찾아야하지않겠냐’고외치는 사람이있다. 누군가는미련하다고, 비현실적이라고하겠 지만그의존재덕분에사람들은재난한복판에서도희망 을이야기할수있다. ‘콘크리트유토피아’속명화를연기한박보영은“시나리 오를한3번정도멈추면서읽었다. 뒤로갈수록이야기에 빠져들었고‘나라면이럴수있을까?’싶었다.변해가는사 람들을보면서‘이래도되나?’걱정하기도했다.마지막페 이지를넘긴뒤에는‘너무하고싶다!’외쳤다.시나리오를 보면서제가느꼈던흥미진진함이영화에도잘담긴것같 다”며만족감을드러냈다. 박보영이연기한명화는황궁아파트주민이다.대지진이 후 남편 민성(박서준)과 생존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와중, 간호사로서다친주민들을돌보는데적극적으로나선다. 하지만점점변해가는사람들을보며불안해한다. “명화는강단이있어요. 집단내에서의심스러운사람의 뒤를파헤치고사람들앞에공개까지할수있는사람이에 요.저라면그런용기는못냈을텐데연기하면서도대단하 게느껴졌어요.외적으로는‘어떻게해야더꾀죄죄하고지 저분하게보일까’고민하면서머리에오일을계속발랐어 요.오래못씻었을테니까머리기름기부터보여주고싶어 서요.가장고민했던건명화가아니라자꾸박보영이튀어 나와서였어요. 원래저는명화보다밝은사람이고목소리 에콧소리도있거든요.자꾸애교섞인말투가나와서고민 이었어요. 민성이가화장실에숨을때‘오빠도빨리들어 와’라는대사가‘빨리들어왕’으로들리더라고요. 관객분들은모르실수도있지만그런디테일이아쉬워서 후시녹음할때다시작업하곤했어요.” 명화는등장인물중유일하게흔들리지않고자신의선한 신념을지킨다.내일을장담할수없는절망적인상황속에 서도분위기에휩쓸리지않고곤경에처한외부인에게선 뜻방한칸을내준다.그래서남편민성과갈등하기도하지 만‘콘크리트유토피아’의유일한희망으로관객들의마 음을붙잡는다. “변화를겪는사람들속에서명화만혼자신념을가져가 니까평평해보일수있을것같긴해요.그래도민폐라거나 답답하다고생각하진않았어요. 오히려명화같은캐릭터가‘콘크리트유토피아’의매력 이라고느꼈어요. 꼭영화처럼재난상황이아니더라도명 화는우리사회어딘가에분명존재하잖아요.저는명화의 선택을응원하고싶어요.” 박보영은힘있는목소리와또렷한눈빛으로무너진세상 속, 따뜻한마음을나누는명화의단단한심지를그렸다. 한동안통통튀는캐릭터들로사랑받아온박보영의한층 성숙해진매력을만날수있는기회다. “많은분들이제게기대하시는얼굴이분명있긴한데그 걸깨고싶은욕심이있어요.이전에도알게모르게도전은 많이해왔어요.‘콘크리트유토피아’도그연장선상에있 고요. 갑자기180도바뀐모습을보여주기보다제얼굴안 에서조금씩변주하는작전으로가고있어요.그래도배우 라면모든장르의문을다열어봐야하지않나싶거든요.그 런도전이겁나기도하지만슬프고박살나더라도해봐야 한다고생각해요.새로운제모습이생각보다괜찮았던적 도있으니까요.” 특히박보영을비롯한이병헌, 박서준, 김선영, 박지후, 김 도윤 등의 연기앙상블은‘콘크리트 유토피아’의 빼놓을 수없는볼거리다.배우들은무너지지않은아파트속,서로 다른가치관을가진다채로운캐릭터들을현실적으로그 려내며호평을얻었다.“훌륭한선배님들과함께했지만특 히이병헌선배님의연기는스크린으로보는데도감탄이 절로나오더라고요.현장에서는더깜짝놀랐어요.저는연 기할때예열이필요한데선배님은그런것도필요없더라 고요.막상촬영장에같이있다보니무력감을느끼기도했 어요. 나는정답찾는게너무힘든데선배님은늘정답을 잘찾으시고심지어정답도많이알고계신것같았거든요. 그앞에서제가너무부족하게느껴지곤했는데결국‘나는 이병헌이아니고병아리다.갈길이멀다’인정하니극복할 힘이생기더라고요.또선배님도여전히작품을마주할때 긴장하고걱정하신다는이야기를듣고위안이됐어요.” 앞서 tvN‘오 나의 귀신님’(연출 유제원, 극본 양희승), JTBC‘힘쎈여자도봉순’(연출이형민,극본백미경)등이 흥행하면서박보영은꽤오랜시간‘뽀블리’(박보영+러블 리)로불렸다. 사랑스러운이미지의수혜를입기도했지만,여느배우가 그렇듯박보영에게도이름앞에붙은수식어는언젠가한 번쯤넘어야할산이됐다.박보영은“‘뽀블리’라는애칭을 좋아하지않았다.우울할때도‘뽀블리’로불리면‘척’하는 것처럼느껴져서다. 이젠‘이것도나구나’싶고오히려감 사하다”고말했다. “예전엔동안에대한불만이있었죠. 지금은‘감사한줄 알아야지’그런마음이들어요.강점이하나라도있다는게 얼마나감사해요. 저도이제 30대중반이라제눈에는좀 성숙해진게보이는데그래도동안이라면시간이좀천천 히흐른다고생각하니행복해요. 배우로서열심히관리도 해요. 다른관리가아니라‘나이를잘먹어보자’는의미로 요.건강관리도하고사람들앞에보여주는직업이니까자 연스럽게성숙해지려는노력을부단히하고있어요. 한살 씩나이를먹고경험이쌓이는게저는좋아요.시간이지날 수록표현할수있는게많아지고요,얼굴에세월이묻어나 니까선택지도많아져요. 지금보다어렸다면명화를못했 을거예요.” 조은애스포츠한국기자 영화‘콘크리트유토피아’명화역 박보영 “박살나더라도도전, 관객예상깨고싶죠” 이병헌호연에감탄하기도… “동안이미지뛰어넘고파”
Made with FlippingBook
RkJQdWJsaXNoZXIy NjIxMj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