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3년 8월 31일 (목요일) 오피니언 A8 수 필 박경자 (전숙명여대미주총회장) 그리스 로마 시대 보석류에 정통 한미술사학자이타이그라델박사 는지난 10년동안이베이의한셀 러에게서70여점의유물을사들였 다. 그런데어느날올라온한물품 을 봤을 때 뭔가 이상하다고 느꼈 다. 영국박물관(British Museum) 의웹사이트에서봤던유물과같은 물건이었다.그러고보니셀러의아 이디가그뮤지엄의큐레이터가트 위터에서사용하는이름과같다는 사실도알게됐다. 닥터그라델은이사실을 2021년 2월 영국박물관의 하트비크 피셔 관장과조나단윌리엄스부관장에 게 알렸다. 그러나 그의 신고는 무 시됐고,몇달후“철저한조사결과 모든 소장품은 잘 보호되고 있다” 는 답변이 돌아왔다. 사안의 중대 성을직감한그라델은이사회에연 락을취했고, 결국지난 25일피셔 관장과 윌리엄스 부관장은 사태를 책임지고사임했다. 지난주 세계 박물관 업계를 뒤흔 든 충격적인 뉴스다. 이에 따르면 그 도둑은 영국박물관에서 30년 이상근무한지중해문화담당큐레 이터로, 20년 동안 약 2,000점의 유물을 빼돌려 팔아넘겼다. 유물 들은 기원전 15세기∼19세기의 금 과은장신구, 동전, 세라믹등수장 고에보관돼있던작은물품들이다. 전시용이아니라연구용이고,아직 등록작업이이뤄지지않아서누구 도쉽게알아차리기힘들다는점을 악용한것이다.그는해고됐고경찰 수사가시작됐으며박물관측은유 물을회수하기위해노력중이라고 발표했다. 놀라운것은이런도난사건이처 음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2017년 영국박물관은그 6년전 100만달 러에달하는까르띠에다이아몬드 반지를분실한것을발견했다. 2004년에는중국보석15점을도 난당했고, 2002년에는2,500년된 그리스대리석머리가사라졌다.법 조계에따르면박물관절도는세계 적으로큰문제이며종종직원이연 루되어있다.수장고에들어갈수있 는사람은제한돼있기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사실이 대중에 알려 지는 일은 거의 없다. 가끔씩 들려 오는미술품도난사건은유명화가 의작품들인경우이고,수장고에서 잠자고있던예술품이도난당했을 때는거의신고되지않고따라서회 수도못한다는것이예술품보안전 문가들의전언이다. 때로는박물관 이도난사실을깨닫기까지수년에 서십수년이걸리는경우도있어서 회수가더어렵다. 소장품이 많은 대형 박물관들일 수록 이런 범죄에 더 취약하다. 메 트로폴리탄 뮤지엄의 경우 150만 점에달하고, 루브르는약 50만점, 라크마(LACMA)만 해도 15만여 점을 헤아린다. 이런 곳들이 컬렉 션을잘관리하고있다고믿는것은 순진한생각이다.그많은소장품의 전체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업 데이트하는일은시간과비용이엄 청나게소요되는작업이다. 그만큼 관리와 보안이 느슨해질 수있고, 나쁜직원이마음만먹으 면소품을훔치는일은어렵지않다 는것이다. 한대형박물관은도난 발생15~20년후에유물이사라진 것을발견했다. 나중에수사당국은 유물이어디에있는지알아냈지만 회수하지 못했다. 그 박물관의 가 장 최신 목록이 1920년대의 것이 어서 그 후에 소장된 해당 유물이 박물관소유임을입증할수없었기 때문이다. 반면루브르박물관은1983년도 난당한이탈리아르네상스시대갑 옷두점을 2021년프랑스의한가 정에서발견, 찾아올수있었다. 개 인소장품으로 둔갑해있던 유물들 을회수할수있었던건온라인데 이터베이스에 등재돼있었기 때문 이다. 스페인국립도서관은가치를 매길 수 없는 갈릴레오의 1610년 책원본이 2014년전시중에사본 으로바뀐것을알게되었다. 당시엔 몰랐지만 나중에 연구자 들이책을살펴보던중인쇄와장정 이400년전의것으로보기엔너무 깨끗하다는 점을 이상하게 여겼고 결국위작임을알게되었다. 하지만 도서관 카탈로그에는 계 속 진본을 소장한 것으로 기록했 고, 4년이지나서문제가커지자도 난 사실을 경찰에 신고했다. 범인 은학자로위장해수장고에드나들 던인물임이확실한것으로드러났 지만책원본은아직도오리무중이 다. 이외에도여러박물관이최근도 난피해를입었다.지난해바이에른 만칭에있는켈트로마박물관에서 는약500개의고대금화가도난당 했고. 2019년 드레스덴의 그린 볼 트박물관에서약1억유로상당의 보석이도난당했다. 다행히 3년후 5명의 절도범이 체포됐고 보석의 대부분은회수되었다. 소장품 도난이 이렇게 자주 일어 나는데도뮤지엄들이쉬쉬하는이 유는여러가지다.제대로간수하지 못했다는당혹감과수치심,보안취 약점이드러나면다른기관으로부 터 미술품 대여가 어렵다는 점, 또 다른 도난을 조장할 수 있다는 우 려,컬렉터들이작품기증을꺼리게 될까봐,그리고조용한수사를위해 수사기관이침묵을요청한경우등 이다. 하지만FBI등도난미술전문수사 요원들은빨리신고할수록회수가 쉬워진다고강조한다. 많은사람이 작품을알아보게되면도둑이판매 하기가어려워지기때문이다. 한예로2011년남가주마리나델 레이의 리츠칼튼 호텔에 걸려있던 렘브란트의작품‘심판’이사라졌 을 때 경찰은 공개수사를 택했고, 이틀 후 샌퍼난도 밸리의 한 교회 에서그림을발견했다.엔시노의한 교회에놓아두었다는제보전화를 받고 일대를 수색한 끝에 찾아낸 것이다. 뮤지엄 수장고에는 우리가 모르 는사건과사연들이많다.전시장에 서‘무사히’만나는작품들에게대 해서도감사의마음을가져야겠다. <LA미주본사논설실장> ‘천인무성’그우뢰같은침묵 수많은소리가 사라지는 / 문득 소리가 사라지는 그자리 / 묵언 은 선함을위하여 / 자리를비우 는그내성의고요함,그겸손함/ 솔의시적의미는침묵과속세를 초월한선비의향 / 우직한바위 와청솔,그고고한모습/고고한 청솔에등기대면옛선비의숭고 함/내려놓아라,그냥마음하나 비우라… / 옛 선비님의 그 침묵 의 속세를 초월한 /‘천인 무성’ 노송의묵언의침묵을듣는다. / 시끄러운이세상에 침묵의사유 의향/노송의묵언의 말없음이 야말로‘무위 자연이다’/밖에 서들어온수많은소음을 / 노송 의 침묵의 체로 걸러낸다 / 장중 한한그루노송은옛선비의/속 세를초월한그 장엄한모습이다. /늙을수록 하늘우러러 장중한 /노송의그품격,그고고한침묵 의소리에귀기울인다. (시,청솔, 박경자) 요즘 같은 세상에 솔 이야기는 시대에 어울리지 않는 소음일 지도 모른다. 아무것도 부족함 이없는 풍요로움, 그밝은세상 에 왜그리아픔과어둠이많을 까… 가끔 글이 쓰여지지 않는 날노송에마음기댄다. 옛선비님기침소리, 언제들으 신걸까…옛선비님 기침소리 에잠자는영혼을흔들어깨우신 다. 솔에는뛰어난 영감으로 쓰 여진 묵언의 침묵의 향이 흐른 다. 그 고통하는 마음을 어루만 지는솔의등을어루만지는이야 기를내아픔을치유하는내성에 눈을뜨고자함이다. 솔은옛선 비의향을지닌나무이다. 그유명한옛선비추사김정희 ‘세한도’는 노년의 추사가 자신 의 생의 마지막 솔 그림이다. 허 름한초가집옆에허리가굽은노 송, 상처 투성이의 솔의 속세를 초월한 솔의모습이다. 나는 이민의 삶을 한그루 솔에 담는솔그림을그린다.감히추사 의그림이야기를담을수는없지 만 솔과 더불어 함께 살아온 이 민자의아픔이다. 지난 5월우리집에서아틀란타 이민자들의소수민족이함께하 는모임에는로렌스빌데이빗스 틸 시장님이 참석하셨다. 이민 50년의 나의 삶의 이야기, 살아 온내삶에지난날을어떻게살 아왔는지를물으셨다. 텍사스에 서살때입은블루유니폼은무 엇이었느냐…물으셨다. 그유니 폼은맥도날드에서일할때입는 유니폼이었다. 나는밖에서테이 블을 닦고, 남편은 부억에서 햄 버거를구었다고대답했다. 하루 100불매상에 흑인시장에서20 년을일하던시절,이것도음식이 야며접시를내게던진그날의아 픔 등…‘지리산 나뭇꾼’내 책 속의이야기들이었다. 또어떻게 많은사회활동을하는가…물으 셨다. Not For Self라 대답했다. 돌이켜보면이야기들을주고,받 으며이민자의애환을우린그밤 함께 나누었다. 20년의 나의 아 픈고독을한그루솔에담은‘청 솔 그림’을 데이빗 스틸 시장님 께 선물로 드렸다. 상처투성이 의솔의아픔, 눈물이솔가슴에 얼룩진그림이었다.얼마전로렌 스빌시장님께서나의솔그림을 City Hall 자신의사무실에걸으 시겠다는 엽서를 받고‘20년의 고독을 이겨낸 이민자의 아픔’ 을읽어주신시장님께감사를드 린다. 삶이란 수많은 오늘을 만들어 가는작은깨달음의약속들이다. 그 상처 투성이의 솔 옆에는 참 을인(忍)자와 사랑(love)이쓰여 있다.동양인의속세를초월한그 노송의 침묵, 그 아픔을 어떻게 외국인이솔의아픔을느끼신걸 까… 바람도 없는 빈 하늘에 / 수직 으로떨어지는갈잎새는 / 그누 구의발자취입니까 / 푸른하늘 에 무서운 구름은 누구의 얼굴 입니까 / 꽃도지고없는깊은산 옛 선비의 발자취 / 하늘 스치 는 노송의 솔향기 / 근원도 알 지 못하는 곳에서 서성이는 나 의발자취 / 과연누구의노래입 니까 / 연꽃 같은 발자취로 가 이 없는 바다를 밟고 / 옥같은 손으로 푸른 하늘을 만지면서 낙엽 떨어지는 날 / 그 곱게 단 장한 저녁 놀은 누구의 시입니 까? / 타고 남은 재가 다시 기름 이 되어 / 그칠줄 모르는 타는 나의 가슴은 / 누구의 밤을 지 키는등불입니까 (알수없어요, 시, 한용운) 뮤지엄 수장고의 수난 청솔 이야기 시사만평 연휴 여행 어디로? 데이브그랜런드작 케이글 USA 본사특약 그냥 집으로 돌아가서 뒷마당에서 야외 파티나 해야 하나! 노동절 연휴! 산불 지진 홍수 사이클론 상어 가뭄 폭풍 우박 살인말벌 폭염 정숙희 의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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