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3년 9월 2일 (토요일) 오피니언 A8 김정자 (시인·수필가) 행복한 아침 대피선 플로리다동부해안 에세이 1등급 강도 허리케인 이달리아가 비상사태를 선포하게 만들더니 햇 살은남겨진더위를죄다풀어내야 할것처럼다시금폭염을풀어놓을 기세다. 허리케인이 해안선 쪽으로 빠져나가자안도의한숨과함께노 부부는또하루가줄어들었구나싶 어 애꿎은 하늘만 나무라 듯 흘겨 보게된다. 허리케인경로를지켜보 면서방콕을하기로했다.해마다이 맘때 쯤이면 행사처럼 허리케인이 생성되었기에 이 또한 지나가리라 한다지만 비가 질금질금 내리는 흐 린하늘이몹시스산하고을씨년스 럽다. 기상이변으로남겨지는자연 재해가심상치않다. 많은과학자들 이오래전부터경고해왔던지구환 경이 눈 앞에 닥치고 있는 상황인 데도 세상은 여전히 하던 대로, 살 던대로여념없이살아가고들있다. 나라마다지역마다내것과네것을 주장하는다툼과목소리가커야정 의롭다고 곡해한 소리들이 하늘을 찌르고있다.우리네후손들이살아 가야할 지구가 이토록 힘들어진데 대하여전인류가세계지도자들이 더 깊은 경각심을 가져주었으면 하 는마음이간절하다. 이달리아가 지나간 주변은 온통 상처투성이다. 물에잠긴건물이며 토네이도에 휘둘린 해변과 식물들 에게까지고통의시간이었을것이 다. 나무가 쓰러지고, 정전이 속출 하고 홍수로 주요도로들이 폐쇄되 었다.뿌리째뽑힌나무들의끝나버 린 생명력처럼 가혹한 자연재해가 계속 인류를 괴롭힐 것이다. 강풍 에시달린식물들은이미윤기가바 랬고들풀들의생명력도끝난것으 로보인다. 푸름으로청청한잎사귀 는마음을사릴수없다는듯축늘 어진 채 푸름을 공유할 날이 줄어 듦에조급해지는모습이역력하다. 앞으로 최소한 몇차례나 허리케인 이발생할지. 연례행사처럼몰려오 는태풍들로하여다가오는있는그 시점이시간트라우마가된다. 마치 LP판 바늘이 튀어 의도하지 않은 구간반복이통제되지않듯해마다 기다리고싶지않은불안이재생된 다. 머물러주었으면싶었던시간들 은빠른물살처럼지나가고얼른지 나갔으면하는날들은구비를도느 라 느려질 수 밖에 없는 흐름 앞에 초조해질 수 밖에. 해마다 여름 끝 무렵즈음이면힘들지않았던때가 있었던가싶지만남은여름자락을 안전하게보내고싶은마음이보채 듯불안하다. 자연순환 흐름에 실려 속수무책 가을이 선뜻 들어서기만을 기다려 야 할까. 지구 온난화로 인해 태풍 세력은갈수록강력해질것이다. 언 뜻찬기온이느껴지기만해도혹여 태풍이발생하는건아닐까노심초 사다.다행히찜질방같은더운기운 이수그러들고폭염은한결누그러 져 아침 저녁 서늘한 바람 결이 얼 핏끼어드는덕에한결가볍게산책 길을나서게된다.햇살도가을햇살 로느껴지기시작하는터라긴여름 의고달픔속에서도잘견디어낸식 물들의 씨앗이 여물어가는 진풍경 이보이기시작한다.계절이피워냈 던 꽃들이 지고 그 꽃이 진 자리에 탐스러운씨알이맺히고,넝쿨에매 달린포도열매는초록에서서서히 보라빛으로변신중이다. 사과밭에 도복숭아밭에도수확을바라보는 농부들의기대에상처입히는일이 없기를 간절하게 소망드린다. 열매 가맺히는길목마다에따가운가을 햇살과 부드러운 바람결이 결실을 도와주기를기도해야겠다. 그리도 덥고 힘든 나날을 묵묵히 제 몫을 다 해낸 식물들에게 만이 허락된결실의가을이소리없이다 가오며손짓을보내고있다. 절기로 입추,처서를넘겼지만아직남은여 름 폭정의 가혹함에 발목이 잡혀 가면서라도 기어코 가을날을 만나 고 싶은 바램을 알아차린 것일까. 과연여름과가을이서둘러만나고 있는것일까.세상순리는어쩌면이 리도모든것에대가를오롯이치뤄 야하는것일까싶기도하지만,세상 살이가아무리힘겹고힘이부쳐도 묵묵히할일을다치룬식물들에게 만은포상이주어져야마땅할것이 다. 가을결실이행복하고자랑스러 울날이나릿나릿서서히다가오고 있음을 흐뭇하게 기대하며 기다리 게 된다. 가을이 오는 소리가 저만 치서들려오는것같아서. 기다림을, 그리움을 인정 받을 수 있는 유일한 계절 가을을 허리케 인이달리아가데리고왔을지도모 를일이다. 뉘엿뉘엿노을이엷어지 고 하루 해가 점점 짧아지는 것 마 냥그토록찬란한윤기를머금었던 초록이 또 다른 저무는 색상을 연 출해내기시작했다.아침저녁기온 으로보면가을기색이엽엽한데여 름은제소임을다이루고가을에게 길을 열어주려 비켜서려는 추임새 다. 허리케인이달리아가떠난자리 에서가을을꿈꾸게되다니.사랑도 미움도기쁨도실망도자연재해앞 에선 속수무책이지만 한바탕 궂은 날씨를겪을때면미움이그리움이 되기도한다. 가을이다가오는조짐 일까.어디메쯤에서가을이들어서 고 있는 것일까. 설렌다. 가을 서정 에 젖어 들고 싶은데, 가을이 오는 소리가저만큼여름끝자락과가을 사이에서서성이고있다. 곡식이혀 를빼물고자라게한다는갈바람을 타고홀연히다가올가을날을기다 리면서 잠시 평온한 정적에 잠겨보 았다.여름과가을이만나는소리에 마음을기울이며. 여름과 가을이 만나는 소리 시사만평 노동절 연휴 대피 데이브그런랜드작 케이글 USA 본사특약 노동절 연휴 떠나기가 이럴 줄이야! 친구란 무엇인가? 사마천의‘계명우기’에는 네 종류의친구가있다고했다. 첫째는‘적우(賊友)’다. 도적 같은친구란뜻이다. 오직자신 의이익을위해친구를사귀는 사람,상대가더이상자신의이 익에도움이되지않는다고생 각되면 언제든지 떠날 사람이 다. 둘째는‘일우(?友)’다. 즐거 운 일, 어울려 노는 일을 좋아 하는친구다. 즐기는일이우선 이라 그것이 없어지면 소원해 지는친구다. 적우나일우는친 구가 어려움에 처하거나 나쁜 일이생기면상대방탓으로돌 리며 외면하거나 떠날 수 있는 사람들이다. 셋째는‘밀우(密友)’다. 진실 하고친밀한마음을나눌수있 는친구다. 비밀이야기를터놓 고 할 수 있고, 힘든 일이 생겼 을 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친 구다. 상대방의어려움을자신 의일처럼생각하는친구다. 넷 째는‘외우(畏友)’다. 서로 존 경하면서 장점을 배우고, 허물 을덮어주면서함께도와덕을 쌓을수있는좋은친구를말한 다. 꽃이 예쁠 때는 그 아름다움 에찬사를아끼지않다가꽃이 지고나면 돌아보는 이가 아무 도없듯,자기가좋을때필요할 때만 찾는 친구가 있는가하면, 저울처럼 자신의 이익 유무에 따라이익이큰쪽으로기울어 지는친구도있으며, 멀리서보 거나가까이서보거나 변함없 이반겨주는친구도있고,온갖 생명을 싹틔우고 자라나게 하 는흙과같은친구도있다.서로 를 얼마나 믿고 존경하느냐에 따라 우정도 깊어지고 오래가 며 뜻을 같이 할 수 있는 것이 다. 하나님 말씀 가운데 좋아하 는 구절이 있다.“친구를 위하 여목숨을버리면이에더큰사 랑이없느니라”라는말씀이다. 옛날 중국에 관중과 포석이 란두친구가있었는데관중이 큰죄를지어임금으로부터사 형선고를 받고 닷새 후로 집행 날자가 잡혀있었다. 그때 관중 은 고향의 어머니께서 돌아가 셨다는소식을들었다. 관중은 임금님께 어머님의 장례를 치르고 돌아오게 해달 라고 간청했다. 임금님이 네가 돌아온다는 것을 어떻게 믿느 냐고하자친구포석을대신붙 잡아 두었다가 내가 돌아오면 놓아달라고했다. 관중은친구포석에게사정을 이야기한다음대신감옥에있 게하고급히고향으로돌아가 어머님의 장례를 치르고 돌아 오고있었다.닷새안에돌아오 지못하면친구포석이대신죽 어야하기 때문에 반드시 닷새 안에돌아와야하는데오는길 에비가많이내려강을건널수 가없었다.닷새가다지나가도 록관중이돌아오지않자임금 은약속대로포숙을형틀에묶 어놓고 사형을 집행하라고 명 령을내렸다. 그순간저멀리서관중이달 려오면서“사형을 멈춰주십시 요. 내가 돌아왔습니다”라고 외쳤다. 임금은관중이친구를 배신하고 돌아오지 않을 것이 라 생각하고 있었는데 홍수로 강물이 불어나 늦어졌다는 사 연을듣고감동을받아두친구 를 모두 풀어주었다는 관중과 포석의우정이야기가있다. 필자에게도오랫동안골프를 함께했던 양경헌이라는 친구 가있었다.그는한동안암으로 고생하다가 지난해에 하나님 곁으로떠났다. 그런데 그는 죽음을 눈앞에 둔절망의극한에서, 함께골프 를치던세친구에게전해주라 면서골프장기프트카드한장 씩을남기고갔다. 건강한 보통 사람이 고마운 일이있거나감사의표시로선 물을주고받는것이야일상있 을 수 있는 일지만, 암 투병 중 임종을앞두고친구를위해골 프장기프트카드를남기고갔 다는것은예사로운일은아닌 것이다.그마음이얼마나따뜻 하고감동적인가?평소에도인 간성이 좋아 존경받을만한 친 구였다. 나는 가끔씩 친구 양경헌을 그리워한다. 친구따라강남간 다는 말이 있듯이, 좋은 친구 를만나면좋은사람이되고나 쁜친구를만나면나쁜사람이 된다. 친구를 보면 그 사람의 사람됨을알수가있다. 양경헌! 그는 친구를 위해 자 신의목숨을내놓은관중의친 구포석같은친구였다. 당신은 어떤친구를가졌습니까?나는 어떤친구입니까? 제이슨최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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