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3년 9월 12일 (화요일) D5 모로코 강진 체면 찾는 왕궁, 각국 도움 손사래$맨손 주민들 “정부는 어딨나” 규모 6.8의강진이덮친지사흘째인 10일 ( 현지시간 ) ,북아프리카모로코남 부 산악지대에‘정부 구조대’는 보이지 않는다. 각자도생의현장일뿐이다.지 진피해가집중된외딴 산악지역은도 로마저끊겨구조와지원의손길이닿 기힘든데도, 모로코정부는 국제사회 의도움제공에소극적이다.‘불쌍한나 라’로비치는걸경계하는탓이라는해 석이많다. 모하메드 6세국왕이사실 상전권을행사하는엄격한 ‘중앙집권 체제’가 신속한 대응에걸림돌이됐다 는비판도나온다. 그사이통상 72시간으로 여겨지는 ‘구조골든타임’만속절없이흐르고있 다.지진사망자가최대10만명에달할 수있다는전망도제기됐다. 유럽·지중 해지진센터 ( EMSC ) 에따르면지진이 발생한 8일밤이후모로코에는이날까 지 25차례의여진이이어졌다. 최대몇 달 동안지속되면서피해규모를키울 가능성도배제할수없다. “우리는 ‘도움’을 원합니다. 그것이 우리가바라는전부입니다.” 모로코 강진진원지인근아틀라스 산맥의마을 두아르트니르에사는 주 민압데사마드아이트이히아 ( 17 ) 는 10 일까지도 정부 구조대원이모습을 드 러내지않았다면서미국 뉴욕타임스 ( NYT ) 에이같이호소했다. 골든타임 시한이다가오자 두아르트니르의주 민들은 사랑하는이를 구하려맨손으 로무너진건물을들어올렸다. 모로코 정부는 이날 국영방송에서 “지진으로 2,122명이상이죽고, 2,400 명이상이다쳤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뿐이다. 구조작업은더디기만하다. NYT와 영국 BBC방송은 “아틀라스 산맥의건너편, 마라케시에서불과 1~2 시간 떨어진마을도정부의공식지원 을거의못받는처지”라고짚었다. 마케라시인근 타페가그테는 하룻 밤만에마을전체가폐허가됐다.전체 주민 200명중 90명이숨졌다. 주민하 산은 “매몰자 구조를 위한 중장비도, 외부전문가도오지않았다”고분통을 터트렸다. 아미즈미즈에서두아이를‘주검’의모 습으로 만날 수 밖 에없었 던 아 버 지아 포 우자르는“ 난 집을 잃 었고, 또 가 족 을 잃 었다” 며 “현장에정부는없었다”고 워 싱턴포 스트에 말 했다.무너진집에 갇힌 가 족 의도움 요청 을 듣 고,이 웃 과 함께 땅 을 파헤 쳤으나소 용 이없었다. 겨우 잔 해에서생 존 자를 찾 아내도 병 원 이송을 기다리 던 중, 끝 내 숨지 는 일 역시 빈번 하다. 구 급 차는 드물 었고, 부상자는대부분자가 용 이나오 토 바이로 옮 겨졌다고NYT는 보도했 다. 구호 품 도 턱 없이모자라다.식수조 차 부 족 하다는 아우성마저 곳곳 에서 나온다. 이 번 지진을 ‘ 재난 이후의 재난 ’으로 키우는건모로코정부라는지적이나 온다. 폐 쇄 된도로와여진탓에수 색 은 좀 처 럼 속도를내지못하고있다. 모로 코정부는수 색 ·구조를위해 군 대를 투 입하고, 2,500명이상의의 료 진을동원 하 겠 다고밝혔지만구조상 황 은 알 길 이없다. NYT는 “모로코정부는지진 발생이후구조 활 동정보를거의공 개 하지않는다”고 꼬 집었다. 지진이후 미국과 프랑스, 튀 르키 예 등 수 십개 의나라에서지원의사를밝 혔는데도 모로코가 받아들인 건 스 페인과 영국, 카타르, 아 랍 에미리트 ( UA E ) 등 에불과하다. 모로코내무부 는성명에서“조 율 이부 족 하면역 효 과 를 낳 을수있다”는이유를 댔 다. 국경 없는의사회는 “모로코정부가 구조대 를 완 전히 막 고있다”라고 분통을 터 트렸다. 올해2 월 대지진 직 후국제사회의도 움을 적극 받아들 였던 튀 르키 예 와는 대조적이다. 프랑스 경제 학 자 실비 브 루넬 은 “모로코는 수 색 과 구조 역 량 을지 녔 다는걸보여주고 싶 어한다” 며 “전세계가 도와주려는 ‘불쌍한 나라’ 로행동하지않으려는것”이라고르피 가로에 말 했다. 모하메드 6세 국왕의안일한 대처 도 도마에오르고있다. 그는 지진 발 생 12시간 이상이흐 른 9일 오후에 야 비상회의를 열 었다. 국영방송과 사회 관 계망서비스 ( SNS ) 로 성명을 발 표 했을 뿐, 아 직 까지도 대중 앞 에 모습 을 드러내지않았다. 사미아에라주키 스 탠퍼 드대 교 수는영국 가디 언 에“엄 격히통제되고 중앙집중 화 된 정부가 재난 대응을 방해하고있다” 며 “모로 코에 선 왕 궁 의 승 인없이아무일도이 뤄 지지않는다”고 비판했다. NYT는 “2004 년 모로코 동북부 알 호세이마 강진 때 에도 총 리가국왕보다 먼 저모 습을 드러 낼 수 없다는 ‘ 관 례’에따라 정부 고위 관 계자가 현장에 뒤늦게 나 타 났 다”고지적했다. 전혼잎기자 72시간‘골든타임’소진우려속 수십개국가지원의사밝혔지만 스페인^영국^UAE 등일부만허용 “불쌍한나라로비칠까봐”분석 중장비없어삽^곡괭이로파헤쳐 구급차부족구조후사망도속출 강진사흘째, 사망자 2122명집계 대규모강진으로피해가발생한모로코의역사 도시마라케시에서10일외국인관광객들이손 상된건물 사이로여행가방을 끌고이동하고있다. 이날미국 뉴욕타임스(NYT)는마라케시에서 외국인관광이재개됐다고보도했다. 마라케시=AFP연합뉴스 모로코에규모6.8의강진이발생한지사흘째인10일아다실인근티흐트마을건물이초토화되어무너져내린가운데종탑으로보이는건물만덩그 러니남아있다. 아다실=AFP연합뉴스 120 년 만에북아프리카모로코를덮 친규모 6.8의강진이이나라의경제도 휘청 거리 게 만들고있다. 지진에따 른 경제적손실이수 십 조 원에달할 것으 로 예 상되는가 운 데, 핵심 산업인 관광 업도 커 다 란 타격을입는 게 불가피해 진탓이다. 특 히이달 말 부터모로코는 본 격적인 관광 시 즌 을 맞 는터라, 코로 나19 대유행 당 시경 험 했 던 지역경제 의 붕괴 악 몽 이 재 현 될 것으로 우려하 는 목 소리가많다. 10일 ( 현지시간 ) 미국 월 스트리트저 널 ( W S J ) 은 현 재 까지 2,100명이상의 사망자를 낳 은이 번 지진이가 뜩 이나 심 각한 경제위 축 을 겪 는 모로코에치 명타를 가하 게 됐다고 보도했다. 앞 서미국지 질 조사국 ( U S G S ) 은지진의 경제적손실이최대 100 억 달러 ( 약 1 3 조 원 ) 에달할 것이라고 추 정했다. 모 로코 연 간 국내 총 생산 ( GDP ·2021 년 기 준 1, 3 27 억 달러 ) 의 약 8 % 에달하는 규모다. 특 히 관광 산업이 직 격 탄 을 맞게 됐 다. 모로코는코로나19 대유행 직 전까 지만해도 매 년 1,000만~1, 3 00만 명의 여행 객 이 찾 는,아프리카에서손 꼽 히는 관광 대국이었다.지 브롤 터해 협 을사이 에 끼 고유럽대 륙 과불과 14 ㎞ 떨어진 지리적이 점 에더해, 천년 고도 ( 古都 ) 인 마라케시구도 심 메디나 등 유 네 스코 세계문 화 유산으로 등록 된유적지가 9 곳 이나있어외국인의발길이끊이지않 았다. 경제 협력개 발기구 ( O EC D ) 에따 르면코로나19가전세계를 휩쓸 기전 인 2019 년 , 모로코 GDP 의7 % 이상이 관광 수입에서나 왔 을정도다. 그러나 코로나19 국면을 거치면서 연 간 3 00만명안 팎 으로여행 객 발길이 뚝 끊 겼 다. 그나마 엔 데 믹 ( 감염병 의 풍 토병화 ) 과 함께 회 복 기미를보이기시 작했고,이달 말 본 격적인성수기 개막 을 앞 두고 관광객 유입에기대를걸고 있었다. 그 런 데이 번 지진으로모두물 거 품 이됐다. W S J 는 “지진이강타한 마라케시에서 관광 산업은지역주민들 의생계를 책 임 질 ‘ 밥줄 ’이나 다 름 없었 다” 며 절망적인현 상 황 을 전했다. 미 국 싱크탱크 ‘중동 연 구소 ( ME I ) ’의라 치드아우라즈 연 구원은 W S J 에“하 필 관광객 이몰리 던 마을이 완 전히 파괴 됐 다.지진으로모로코경제전체가영 향 을받을것으로보진않지만,피해지역 의경제는 완 전히 붕괴돼 회 복 에만 수 년 이걸 릴 것”이라고내다 봤 다. 지진이전부터‘위기’ 상 황 이었 던 모 로코경제가더 욱 악 화 할것이라는우 려도 크 다. 코로나19 대유행과극 심 한 인 플레 이 션 , 재 정적자 등 이 맞 물리면서 이나라의실 질GDP 증 가 율 은 2019 년 7.9 % 에서지 난 해1.2 % 까지 추락 한 상 태였 다. 특 히고 질 적인 빈 부 격차가 한 층 더 극 심 해 질 수있다는전망도나온다. 블 룸버 그통신은 “마라케시는 사업가와 스 포츠 스타 등 세계 억 만장자들의 별 장이많은 곳 으로도유명하지만, 기 본 적서비스조차 보장받지못하는 가 난 한이들이모여사는 곳 ”이라 며 “지진이 모로코의소 득 불 평등 실 태 를 조명하 게 됐다”고전했다. 조아름기자 연 1300만명찾던관광대국복원기대물거품 마라케시등세계문화유산 9곳 엔데믹후본격적성수기앞두고 관광객몰리던마을완전히파괴 극심한인플레등경제위기고조 고질적빈부격차심해질우려도 마라케시관광재개한모로코정부 30 모로코강진 2 2023년9월11일월요일 “ 완 전한 혼돈 ,진정한재앙, 광 기 였습 니 다.” 8일 밤 11시 11분 ( 현 지시간 ) , 규모 6.8 지진이아프리카 모로코의남서부 도시마라케시를강타한 순 간을 주 민 미카 엘 비제 ( 43 ) 는이 렇 게표 현 했다. 잠 자리에들었던그는격 렬 한진동에 눈 을번 쩍떴 다.비제는A F P통신에“ 침 대 가 날아가는 줄 알았다. 반 쯤 벗은 채 거 리로 뛰쳐 나 갔 다”고했다. 눈앞 에는 말 그대로‘재앙’이 펼쳐 져있었다. 9일 외 신들이전한생 존 자들의 목 격 담 은 혼란 과 공포 , 그자체 였 다.“발치 에서 흔 들리던건물이무너져내리고, 건물 잔 해사이엔주 검 이 널 려있었다” 는 증언 이 쏟 아 졌 다. 마라케시에서 휴 가를보내던영 국 인아자 레머 는“ 숙 소 로 돌아 오 던 중 에폭발 음 이들려 처음 엔 테 러 공 격인 줄 알았다”며“ 땅 이 흔 들리고, 눈앞 에서돌이 떨 어져내리는 걸 보고 지진이 났 다는 걸 알았다”고 영 국 BBC방송 에 말 했다. 레머 는 “ 몇 초 전지나왔던집들이무너지기시 작 했다”고 급박 했던상황을전했다. 가 족 과 광 장으로 무사히대피한 마 라케시의 식료품 상아지즈타 키 ( 40 ) 에 게도 악 몽 같은 밤 이었다. 타 키 는 “ 긴 밤 을나기위해 필요 한 담요 를가지러 다시동네로 돌아 갔 을 때엄 마 와 어 린 아들,건물에서 뛰 어내 린 남자등 8명이 죽 어있는것을봤다”고미 국워싱턴포 스 트 에 말 했다. 그는 “ 당 신 앞 에서 죽 어가는 사 람 이한 때 이 웃 이자 친 구 였 다고상상해보라”며 애 통해했다. 세계보건기구 ( WHO ) 는 30만 명이 상이지진피해를입은것으로 추 산했 다.지진발생이틀만에사망자는 벌써 2,000명을 넘 어 섰 다. 건물 잔 해더미에 깔린채 구조손 길 을기다리는사 람 도 셀 수없을정도다. 미 국 지 질 조사 국 ( USGS ) 에 따 르면 이번 지진은 마라케시에서 남서 쪽 으 로 72㎞ 떨 어진하이아틀라스산맥에 서발생했다. 이곳으로부터반경 500 ㎞ 안 에서발생한규모 6.0 이상의지진 은 1900년이후 처음 이다.모로코 와 동 쪽국 경을 접 한알제리는물 론 ,지 브롤 터해 협 건너스 페 인과 포 르투 갈 에서도 진동이 감 지됐다. 진원깊이도 26㎞로 얕아파괴 력 이 컸 다. 120년만의강진이 덮친 이지역은지 진대에서는비 껴 있는곳으로알려져있 다.라 센 하다 드 모로코상원의원은“지 진이자주 발생하는지역이아 니 다”라 고아 랍권 매체알자지라 방송 에 말 했다. 크리스 엘 더스 호 주 커틴 대 학 지 질학 자 는“대부분지진은 훨씬 더 북쪽 인지 중 해연 안 에서발생해왔다”고설명했다. 2004년최소 628명의생명을 앗 아간지 진도모로코동 북 부알 호 세이마에서발 생했다.이번지진의진원과는약 800㎞ 떨 어져있다.모로코에서지진이 났 던곳 은주로아프리카판과유라시아판사이 에위치한 북 부지역이었다. 결 국 비 교 적지진 안 전지대로여 겨졌 던남서부지역을이 례 적규모의강진이 덮 치면서속수무 책당할 수 밖 에없었 다는분석이나 온 다.지진대비가소 홀 했던터라,‘ 예견 된 참 사’라는지적도나 온 다.USGS는“이지역에서이정도규 모의지진은 흔 하지않다”면서도“ 예 상 치못한것은아 니 다”라고밝혔다. 특히주 민 대다수가 지진에매우 취 약한 오래 된건물에 거 주한 탓 에피해 가더 커졌 다. 미 국 뉴욕 타임스 ( NYT ) 에 따 르면피해는 농촌 지역에집 중 됐 는데,대다수는모로코전통 방식 인진 흙벽돌로지은집에 거 주하고있었다. 모로코 북 부도시카사블 랑 카의건축 가아나스아마지르는“이나라의건물 상 태 를 감안할 때 이번인명피해는 예 상됐던것”이라고 짚 었다. 유네스코세계문화유산으로지정된 역사적도시마라케시의구시가지가직 격 탄 을 맞 은것도같은이유다.내진설 계가 돼 있지않은 오래 된건물의돌과 진흙이단 숨 에우르르무너진것이다. 진원지가구조대 접 근이어려 운 산간 지역인것도 희 생자를대 거낳 은 요 인이 다.큰피해를입은시 골 마을대부분이 험준한산악에위치해있고,이곳으로통 하는소수의도로마 저 무너진건물 잔 해 로 막 혀있어조기구조 작업 이 애 를 먹 고 있다고 NYT 는전했다.이들지역은통 신과전기도 끊긴 상 태 다. 많 은사 람 이 잠든 한 밤중 에지진이일어 난탓 에대피 가 늦 어진것도 막 대한피해를 불렀 다. 여진발생가능성도있다. 이미지진 발생19분만에규모 4.9의여진이일어 났 다. 빌 맥과이어유 니 버시 티칼 리지 런 던의지구물리 학 명 예교 수는 “파괴 적지진이 드 문곳에서는강한지반 흔 들 림 에대 처할 수있을 만큼 견 고하게 지어지지않은 많 은 건물이붕괴해사 상자도 많 아진다”며“강진에 따른 여 진발생가능성이높아 추 가인명피해 는물 론 ,수색 및 구조 작업 도어려 움 을 겪 을것”이라고우려했다. 권영은기자 WHO, 피해자 30만명이상추산 세계문화유산지정된옛도시포함 120년간반경500강진발생없어 주민대다수전통진흙벽돌집거주 잠든시간늦어진대피도피해키워 “테러같은굉음$순식간에이웃잃어” 산간지역에여진가능성, 구조난항 ‘지진안전지대’ 내진설계안 된흙집도시$한밤 재앙에속수무책 모로코마라케시에서9일한여성이지진으로무너진자기집앞에서오열하고있다(왼쪽사진).같은날진원지근처인마라케시남서부타페가그테산악지역에서아이를안은남성이폐허가된마을을빠져나오고있다. 마라케시=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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