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3년 9월 22일 (금요일) 오피니언 A8 마음의 풍경 최 모세 (고전 음악·인문학 교실) 가을 숲의 소나타(주명곡) 여름의 활기찬 생명력이 넘쳤던 시절은사라져가며어느덧화려한 색채로 물들이는 가을을 맞고 있 다. 가을이짙어가는풍요로움속 에서사슴의짝짓기가시작되었나 보다. 맥다니엘팜팍전원을산책하며 숲길이나개울가에서는사슴여러 쌍을쉽게볼수가있다. 가까이다 가가 스마트 폰 카메라를 사슴에 게 들이대면 경계의 눈빛으로 주 춤하며망설이다가이내숲속으로 달아난다. 도심지 숲에서 쉽게 사 슴을 볼 수 있음은 숲의 생태계가 아주양호하다는증거이지싶다. 숲언저리에서한가로이풀을뜯 고 있던 갈색 무늬의 토끼는 인기 척을 느끼자 깡충깡충 뛰어가며 숲속으로사라진다. 나무위를잽싸게오르내리는청 솔모가 열매를 모으기 위해 더욱 분주한 때이다. 자연이 베풀어 주 는숲속의생동감있는풍경에환 호한다. 오후에 자신의 그림자를 앞세우 고 숲길을 걷는 모습이 왠지 왜소 하게느껴진다. 현실의 중압감에서 온 왜소함이 초라하게 나타나지 않았으면 한 다. 자연의아름다운풍경속에서 건강한자신의정체성을맑게회복 하고픈열망에휩싸인다. 이따금숲속의정적을깨는새들 의 청아한 울음소리에 삶의 신선 한리듬이살아나고있다. 최근에내내걷지않다가숲을찾 아 걷고 있으나 그동안 다리의 힘 이 풀려 내딛는 걸음이 느려졌고 보폭이좁아졌다. 매일걸으면서다리의단단한근 육질을 키워 빠른 걸음으로 걷는 건강유지에힘쓰고있다. 심장이힘차게고동치는순간내 면에흐르는가을숲의노래가싱 그러움을뿜어내고있다. 아름다운계절에언제나숲의노 래는 영혼을 정화시키며 마음을 풍요로움으로가득채운다. 가을 숲의 맑은 화음의 선율이 삶의 숨결 위에 수놓아지고 있는 희열의 순간을 오래 기억하게 되 리라. 가을 숲을 스치는 바람과 나무 잎새의살랑거리는감미로운이중 주인환희의세계를말이다. 자연의음악에서마음이순화되 고영혼의순수함을지닐수있는 축복에감사한다. 한사람이걸어온음악적삶에서 고양된 영혼과 순수한 내면의 숨 결이 오롯이 피어나는 투명한 가 을 숲의 주명곡(소나타)이었으면 더없이좋겠다. ‘모차르트’는‘클라리넷협주곡 K622’를 작곡할 때 다가오는 죽 음을 예감한 듯 담담한 심경으로 표현한 이 곡은 고요하고 엄숙한 음색이짙게배어있다. 제2악장의 아름다운 선율에 흐 르는 삶을 체관한 쓸쓸함과 영혼 의 깊은 울림이 깃들어 있어 숙연 하게한다. 영화‘아웃오브아프리카’의전 편에‘클라리넷협주곡’의주제선 율이 케냐의 넓은 초원에 흐르며 영화분위기와잘어울려한층더 짙은감동을주었던곡이다. 이 가을에 듣고 싶은 음악 중에 단연첫번째곡으로꼽게되는이 유는 모차르트의 만가에서 들을 수 있는 삶의 아름다운 시가이기 때문이다. 어느새바람소리가깊어졌다. 서 늘해진 바람에 실린 가을빛 향기 가 이미 짙게 묻어나고 있는 때이 다. 이가을에건전한의식의명료 성과 합리성을 갖추기 위해 진지 한성찰을원한다. 성찰에의한영혼의고결함과마 음의 순수를 회복하는 훈련이 사 람다운품격을지니게한다. 바람에실린나의간절한염원이 사유체계의 균형과 조화를 이루 는 계기가 되었으면 더할 나위 없 이 좋겠다. 건전한 의식의 흐름을 멈추게하는것은위선과편견, 고 정관념이아닐까. 어느 한 곳에 생각이 멈추어 화 석처럼굳어있는상태에서의식의 다양성을 받아들일 수 있을까. 숲 이 따뜻한 햇볕과 비바람을 맞으 며 날마다 새로운 풍경을 만들어 가듯이사유체계의유연성을키우 는힘이성숙된삶의절정을약속 한다. 사람은 역경을 겪으면서 원대한 삶의 절정에 이른 기쁨을 우렁차 게노래할수있으리라. 환희의물 결을 따라가는 희망찬 삶의 찬가 를 말이다. 고통의 세월에서 삶의 아름다움을 노래할 수 있는 역설 을마음에깊이새긴다. 어느덧가을이깊어가는숲의풍 경이 고운 빛깔로 물들이는 경이 로움에전율하고있다. 별 바람이 서늘도 하여 뜰 앞에 나섰더니 서산머리에 하늘은 구름을 벗어나고 산뜻한 초사흘달이 별 함께 나오더라 달은 넘어가고 별만 서로 반짝인다 저 별은 뉘 별이며 내 별 또 어느게요 잠자코 홀로 서서 별을 헤어 보노라 서늘한가을초저녁에바람을쐬려뜰앞에홀로나와 서녘하늘에 구름이 걷히고 나타난 산뜻한 초사흘달 (초승달)과반짝이는별들을바라본다. 한폭의아름다운풍경화가눈잎에펼쳐진듯서경적 (敍景的)이며마음속깊은곳에서일렁이는가을의정 취(情趣)가 분수(噴水)처럼 뿜어나오는 서정적(抒情 的)인시조라생각한다. 세상살이 번민(煩悶)을 흘흘 털어내고 동심(童心)으 로 돌아가 검푸른 밤하늘을 아름답게 수놓은 별들을 한동안헤아리다가어느새무념무상(無念無想)의별 나라뜰앞에서있었으리라. 내일(9월23일)이추분이다. 저녁에는제법바람이서늘하고하늘도꽤높아졌다. 초저녁 하늘 한 가운데 나온 반달을 바라보며 맑고 선선한가을을맞이하자. 이가을에는부디부질없는속앓일랑하지말자. 이시조를가사로한이수인의가곡‘별’이애창되고 있다. 가람이병기(1891~1968) : 독립유공자, 교육자, 국문 학자, 시조시인이며서울대교수, 학술원회원, 국방부 전사(戰史)편찬위원장을역임하였다. 문화포장(褒章)과학술원공로상을받았으며건국훈 장애국장(愛國章)이추서(追敍)되었다. 저서로는 국문학전사(全史), 국문학개론, 가람문선 (文選),가람시조집등이있다. 종우이한기(미주한국문협회원) -이병기(李秉岐)- 한시(漢詩) 한 수(首) 시사만평 자동차 노조 파업 어댑터가 필요할 거 같애… 제프코터바작 케이글 USA 본사특약 전기차를 지지합니다 자동차노조를지지합니다. 바이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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