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3년 10월 6일(금) ~ 10월 12일(목) “다양한채널에서수많은콘텐츠를즐길수있는시대지 만영화만의에너지가그리웠어요.‘거미집’이딱그런에너 지를가졌어요. 대중적이면서도영화적인매력에흠뻑빠 질수있는작품이라더기뻤죠. 한국영화사상처음보는 스타일이에요. 그냥어떤에피소드만보여주면콩트인데, ‘거미집’은각자의욕망속에서허우적대는인간군상까지 보여줘요. 그래서영화가끝났을때‘이영화의메타포는 무엇인가’생각할수있어서참좋았어요. 그게영화만이 가질수있는강렬한맛이아닐까싶었죠.” 송강호가연기한김열은걸작을만들고싶어하는영화 감독이다. 호평받은데뷔작조차스승의유작이라는의심 을받고,이후작품은모두질낮은치정극이라는혹평에시 달리며괴로워한다. 그러다결말만다시찍으면걸작이될 것같다는강박에휩싸여바뀐대본을이해하지못하는배 우들과제작자의반대,검열당국의방해등온갖악조건을 딛고‘거미집’의재촬영을강행한다. “김열은열등감과일류감독이되고싶은욕망에사로잡 혀있는사람이죠.끊임없이자기능력을의심하고또좌절 해요. 우리주변에실제로이런분들이많고저스스로도 그런면이있어요.그래서김열을통해인간의보편적인감 정을보여줄수있다는게가장기대되는부분이었어요.” ‘거미집’은재촬영을하려는김열감독의촬영현장과그 가찍는영화속영화‘거미집’을교차시키며전개된다. 많은 사람들의 욕망이 부딪히는 촬영장은 컬러로, 멜로 와호러를넘나드는영화속영화는흑백으로보여주면서 더욱 드라마틱한 흐름을 이끈다. 특히 컬러와 흑백 사이, 1970년대시대상을고스란히녹여낸멋스러운의상과소 품들은이색적이다. 제작진은강렬한색채와세련된질감 을섞은미장센으로새로운볼거리들을선사했다. “한공간에서모든게이뤄지니까미술이나음악이굉장 히정교해야했어요. 그래서김지운이라는거장의손길과 감각이중요했고요. 70년대초한국영화현장이실제로그 랬대요. 영화편수가어마어마하게많다보니까다음촬영 장으로카메라가져갈사람이대기하고있는식이죠. 그런 장면은 당시 한국영화계에서 순수한 예술혼을 불태웠던 예술가들의오마주로보였어요.살벌했고티격태격싸우기 도했겠지만인간적인정이있었던시절같아요.” 카메라뒤,감독을연기한송강호의존재감은이번에도빛 난다.환희와좌절을오가며영화를만드는데온힘을쏟는 그의에너지는스크린밖까지전해질만큼역동적이다. 이 어김열의표정을클로즈업하며마무리되는엔딩은생각할 거리와여운을동시에남기며관객의뇌리에박힌다. 김열 은결국그토록바라던걸작을만든것인지,관객들의다양 한해석을이끄는엔딩의여운은송강호였기에가능했다. “엔딩장면은상징의극치였죠.김열이본인마음에드는 영화를완성한것인지아니면또다른야망때문에미진하 다고느꼈을지알수가없는표정이었어요. 그러니까인간 의욕망은끝이없는거예요. 저는볼때마다다르게보여 요. 행복한것같기도하고불만스러운것같기도하고요. 김열이만족했는지는알수없어요. 복잡한심정이었던건 분명하겠죠.” 영화를향한열정과야망으로똘똘뭉친김열은주변의 방해속에서도자신을믿고나아간다.도대체영화란무엇 이기에 또 창작이란 무엇이기에 누군가의 인생을 이토록 뜨겁게만드는지관객역시그의외로운싸움이가진의미 를찾게된다. 2019년‘기생충’(감독봉준호)의천만흥행 을이끌고,지난해에는‘브로커’(감독고레에다히로카즈) 로 제75회 칸국제영화제 남우주연상을 수상하며 배우로 서최고의영예를안은송강호에게창의적인연기에대해 묻자“정답이아닌정답을찾는게예술가의본질”이라고 강조했다. “후배들이참많이묻는것중하나인데요, 저는‘정답인 데우리가아는정답을적으면안된다,우리머릿속정답을 보여주면정답이어도감동이없다. 우리가모르는정답을 적어내야 한다’고 대답하곤 해요. 쉽지 않죠?(웃음) 23년 전쯤박찬욱감독님이한인터뷰에서‘송강호는정답이아 닌연기를하는데나중에보니정답보다더한정답을적었 더라’고말씀하신적있어요. 김지운감독님도‘송강호연 기는이상하게께름칙하다,전혀예상치못한걸보여준다’ 고하시기도했고요. 둘이같은얘기인것같아요. 계속뭘 새롭게꺼내서연기할수는없어요.똑같은답을내는데도 시선과호흡이달라질때새로운답이돼요.정답엔종류가 많아요.그중에서내정답을찾아가는과정이연기일겁니 다.” 조은애스포츠한국기자 사진=바른손이앤에이 A5 연예 영화‘거미집’ 송강호 독보적인매력에흠뻑… “영화만의에너지그리웠죠” 치열한혈전이예상되는올추석극장가,각기다른매력으로주목받고있는두편의영화가 관객들과만난다.‘거미집’(감독김지운)과‘가문의영광:리턴즈’(감독정태원·정용기)가그 주인공이다.‘거미집’이영화인의예술적고뇌를다룬블랙코미디라면‘가문의영광:리턴즈’는 보다가볍게즐길수있는팝콘영화다.여느때보다긴연휴,관객들은과연어떤작품의손을들어줄까. 오는27일개봉하는‘거미집’은1970년대,다찍은영화‘거미집’의결말만바꾸면걸작이될거라 믿는김열감독(송강호)이검열,바뀐내용을이해하지못하는배우와제작자등미치기일보 직전의현장에서촬영을밀어붙이는이야기를유쾌하게그린작품이다.주연을맡은배우 송강호는18일서울종로구삼청동의한카페에서<스포츠한국>과만나지난해여름선보였던 ‘비상선언’(감독한재림)이후약1년만에스크린에컴백한소감을밝혔다. 영화‘거미집’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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