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3년 10월 7일 (토요일) 오피니언 A8 김정자 (시인·수필가) 행복한 아침 크리스토퍼웨이얀트작 케이글 USA 본사특약 삶과 생각 시사만평 추락 게이츠씨, 다음번에는 비행기가 착륙하기 전에는 기장을 쫓아내지 마세요… 연방의회 시월로 접어들었다. 시월의 숲은 무성했던 우거짐을 내려놓으며 초 록은뉘엿뉘엿빛바램으로접어들 고 있다. 초록 발육이 한계점에 이 르렀지만푸름의향훈이아직은머 물렀고여름의무르익음이지친채 고여있는경쾌한계절길목이다.구 름한점없는하늘은코발트빛으 로높아가고바람도아름드리고목 이며 하늘 우러른 까마득한 나무 사이로 조신해야 할 여유조차 없 다는듯한바탕허물없이휘감기며 불어댄다. 막힌 데 없는 바람 길이 개운하고후련하게마음을트이게 해준다. 인생들의 생각대로 바람 흐름을 한치라도지연할수있었냐고질문 을던져대는바람흐름새가서늘하 고 상쾌하다. 인적 드문 숲이라 싱 그럽게뻗어있는수목에압도당하 는느낌은모처럼안아보는안도감 같기도하고오묘한성취감같기도 하다. 숲내음, 산내음에바람흐름 까지 그윽한 충만이다. 서둘러 단 풍으로물든잎새들이언뜻언뜻시 야에 들어온다. 잘 보존된 원시림 의 위용 앞에 압도 당하는 느낌이 바로숲의매혹이요대범의여백이 다. 눈부신햇살이시월숲에드리워 지고 숲은 곧장 다음 계절로 갈아 입어버릴모양새다.산기슭을흐르 는물소리에도생기가느껴진다.아 무리 숲 그늘이 짙어도 시월이 돌 아오면이내푸른잎맥실핏줄의퇴 색이두드러지듯돋보임이애잔하 다. 찬기운이감돌기시작하면엽 록소의 소진을 예감하게 되나 보 다. 엽록소로 불리우는 잎 파랑이 는 식물에 함유된 녹색 색소로 광 합성의핵심분자인빛에너지를흡 수하는안테나역할을하는색소를 칭함인데,지구자전축의기울기로 하여햇살에너지가줄어듦으로하 여초록엽록소도기능을잃어가게 된다.시월이계절의길목에서가늠 자를들이대고있음에도아직은푸 름의 특권인양 초목은 제 키를 자 랑하고덩달아새들의노랫소리로 하여 숲은 평온에 젖어있다. 숲에 서 듣게 되는 새들의 합창은 언제 들어도평화롭고바람도숲도평안 하기그지없다.깊은심호흡이토해 진다. 시월의 숲에 잠겨 있노라면 세상으로부터받는자극의무질서 나 혼란이 잠재워지고, 아픔도 외 로움도 초록 푸름 속에서 정화된 다.질서와조화가아우러진넉넉한 기쁨과안녕으로채워진다. 나무와 나무가 어우러지면서 숲 을 이루었기에 홀로 서 있는 나무 에도눈길이머물지만어우러져이 룬숲은서로를너그럽게감싸며밀 어내지않는용납으로숲을조성해 낸밀집성의따뜻함을칭송하며따 르고 싶다. 나무를 바라보고 있노 라면 여린 바람 결에도 바람 맞는 모습이어찌보면애절함으로뒤흔 드는 모습이라 무참한 바람 결에 술렁이는숲의술회가맑고애잔하 게와닿기도한다. 숲은언제나이 듯하늘을우러르면서도우주를포 옹하는대범을보여준다.이슬로목 을축이고천둥번개폭풍에도겸허 로 내린 뿌리는 대지 품을 파고들 며결코만용을부리거나시샘하지 않는다. 계절 환승 무렵이라 사람 틈에서유난히외로움이밀려들면 숲을 찾게 된다. 가지를 뻗으며 서 로를포용하려는몸짓으로바람이 일면서로를비벼대며외로움을삭 이고있는숲과동병상련을나눌수 있어 금상첨화다. 숲의 순환은 우 리네인생여정을침착하게보여주 고있다. 숲을이룬나무의생장을뒷받침 해온광합성작용은이산화탄소를 소비하고산소를내놓는다. 물질만 능현대사회속에서의광합성작용 이야말로세상의호흡창구라고생 각된다. 숲의생존을본받은존경 받을 만한 인성을 지닌 지성의 모 습이점점드물어지고희귀해지는 세상으로가고있다. 혼탁해져가는 세상살이에서맑은공기로숨쉴수 있는여지를확보해주는,세상을정 화할수있는유일한양심의건강한 폐활량같은존재로생각된다.숲이 탄소동화작용을통해맑고신선한 공기를내어주듯이지성은사회를 정화하고선도하는양심의창이되 어주기에지성의외침이절실한시 대이다. 빌딩 군집과 매연으로 가 득한도심이삭막하기이를데없음 같이 지성의 대성 질호 호통이 사 라져 가는 세상은 도태될 수 밖에 없는 사해 같은 세상이 도래할 수 밖에없음이다. 세상이 분출해내는 어지러움과 불편,일상의조화가깨어지는것에 까지도삶의광합성작용이절실한 시점이다.일그러진세상풍조를잠 재울수있는발상을외면한채앞 만 주시하며 질주할 수 밖에 없는 일상들이지만 잠깐이라도 도심을 떠나, 사람을떠나, 일을잊고, 관계 를잊고대자연의충만한아름다움 에몸과마음을맡겨볼수있는길 이이렇듯열려있는것을. 푸른하 늘, 울창한나무와숲, 방만한바람 의난무에어우러지며느껴보고노 래할 수 있는 숲이 얼마든지 가까 운 공원들이 주변에 자리잡고 있 는 터인데. 각박한 삶을 쉽게 해소 할수있는지혜를제공받을수있 는자연과의대화를마냥억제하는 마음들을 어이해야 할까 싶다. 숲 에서얻은삶의지혜를보답할길을 찾기로기약하며아쉬움으로숲을 떠난다. 살아간다는 것은 마치 시 월 숲이 쏟아놓는 수다의 미로 속 을걷는것이나다를바없을듯하 다. 숲의과묵한다변이마냥경쾌 한시월이다. 시월의 숲 1986년 1월 28일은 매우 추웠 다.그날환자들을대기실에서잠 시기다리게하고간호사,사회복 지사들과 오피스에서 커피를 마 시며스페이스셔틀챌린저우주 선발사장면을보고있었다. 우주선이 동부시간 오전 11시 39분 플로리다 케이프 캐너버럴 에서발사된후 73초지나자 TV 화면에 강아지 꼬리처럼 보이는 가느다란연기가피어올랐다. 조금후 4만6,000 피트상공에 서우주선이폭발해승무원 7명 전원사망이란참사뉴스가뒤따 랐다. 모두놀란나머지“오마이 갓”한숨쉬었던기억이난다. 대기권을 벗어나 우주궤도에 정상적으로 진입하지도 못한 채 사라져 버린 우주선의 단명이었 다. 물리적 궤도는 한 물체가 중력 에 의해 다른 물체 주위를 타원 형으로 도는 자리 길을 뜻한다. 궤도를 벗어나면 물체는 곤두박 질을 한다. 우리의 삶도 사고나 충격같은심리적중력에떠밀려 인생이란궤도를돌고있다. 일반적으로인생궤도는영유아 기인생후 3년동안에자리를잡 아간다. 이 시기엔 몸과 두뇌가 아주빠르게발달하는인생의기 초공사기간이다. 또한애착관계 가형성되는때이기도하다. 부모 나양육자가제때먹여주고,기저 귀갈아주고, 따뜻한신체접촉과 환한 웃음을 웃어주는 좋은 보 살핌은 아이의 두뇌를 발달시키 고정서적안정을주어긍정적애 착형성이이루어진다. 좋은 애착관계는 또한 두뇌의 잠재력을 자극하여 언어, 인지, 사회성의 발달을 촉진한다. 좀 불려말하면영유아기가아이의 인생을좌우하는하나의축이될 수 있다. 뇌 신경세포는 엄마 자 궁속에서임신5-6개월쯤에생 성되기시작하여출생시에는성 인과 비슷한 1,000억개 가량 만 들어진다. 하지만 뇌 신경세포들 간의 연 결은 성인의 15% 밖에 못 미친 다. 성장하며주위환경과상황에 자극을받아적응하는과정에서 생후 3세까지 뇌세포 연결이 빠 르게형성되는것이다. 현대사회의 뿌리깊은 문제인 불안과 우울은 이제 청소년기, 아동기에도나타난다. 이는영유 아발달과정과밀접한관계가있 다. 어려서애착형성이잘이뤄지지 않으면후에정체성혼란,감정조 절문제가생기고바람직한인간 관계유지에어려움이따른다. 따라서 소속감이 부족한 열등 감에사로잡혀일생을상처받은 영혼으로살아가기싶다. 심리적 중력이 너무 강한 경우 현실의 스트레스를 잘 이겨내지 못하면자살로생을마감하는비 극도발생한다. “삶이 아프고 힘든가요? 함께 세상 떠날 사람 찾습니다.”한국 의 어느 초등학교 6학년생이 자 살카페에올린문구다. 한국청소년3명중1명이학업 스트레스로 자살충동이 있다고 들었다. 자살충동은스트레스와 불안증, 우울증을 가진 사람들 에게흔하다.그들은자신이쓸모 없는존재이고주위사람들에게 짐만 되며, 앞으로도 상황이 변 하지않을거라는부정적생각에 잠겨있다. 파란색안경을 끼고 보면 세상 이 온통 파란색이다. 부정적 생 각이계속뇌에전달되면인지기 능을담당하는뇌가실제로세상 은파란색이라고믿게만든다.그 래서자살충동을동반한우울증 치료는 항우울제 처방과 인지치 료를함께한다. 앞만보고달려가야하는젊은 현대인들은많이지쳐있다. 그들 은넉넉한포켓머니를삶의가치 와의미를재는척도로본다. 진짜행복감을주는내면의행 복감은 텅 비어있다. 하지만 그 들은크게신경쓰지않는다. 그 것은 그 다음 일이라고 떠넘긴 다. 어쩌다앞이잘안보이면좌 절과 절망에 빠진다. 그들의 휘 어진인생궤도를바로잡아주기 위해서는긍정적마인드와회복 탄력성을 키워주는 게 중요하 다. 집에문제가생기면수리기술 자를불러야하듯영혼이망가지 면 영혼을 바로 잡아줄 수 있는 곳을찾아야한다. 교회, 성당, 사 찰도좋고, 임상심리사나정신과 전문의오피스도좋다. 조그만고무패킹하나가추위 로 얼어붙어 우주선 참사를 불 렀듯 하찮은 마음의 상처를 내 버려두면영혼이곪아터져자살 을 부추긴다. 삶을 인생 궤도에 서 완전히 벗어나게 만들고 만 다. 인생의 궤도 천양곡 정신과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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