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3년 10월 14일 (토요일) 오피니언 A8 김정자 (시인·수필가) 행복한아침 뉴스칼럼 *모든 칼럼은 애틀랜타 한국일보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LA시의회가2023년10월9일 을 기점으로 매년 10월 9일을‘ 한글의날’로지정했다. LA시의회의존이시의원(12지 구)의 결의안 발의로 하여 한국 어가LA시에서통용되는언어의 하나로공식인정을받게되면서 해마다한글의날을기념하게된 것이다. 한류문화를 통해 한글과 한국 어에도 세계적인 관심이 이어지 고 있다. 한인사회 외에 다른 커 뮤니티와의이해폭이확대될수 있다는 기대감의 반영 측면에서 보면 분명 한글이 전세계로부터 인정받고있음이분명하다. 한류 열풍이K-팝, K-드라마,방탄소 년단, 오징어게임에태권도에이 르기까지의 그간 쌓아온 이미지 로하여지금은어디서든인종구 분없이‘안녕하세요’ ‘감사합니 다’정도는 쉽게 들어오는 터이 다. 또한 세계적으로 한글 사용 인 구가 15위권에 진입했으며 세종 학당 또한 전 세계에 260여 군 데로진출해있으며한글을제 2 외국어로 사용하는 나라가 18 개국으로한글학교가전세계에 약 1800 개가 운영 중이라고 한 다. 유엔 공식언어로도 한글을 쓰 자는캠페인이일어나고있다. 한 편으론태국에서개최된문자올 림픽대회에서세계 27개국문자 를 분석 검토한 결과 1위로 한글 의소리문자, 2위로인도의텔루 구어 문자, 3위로 알파벳이 선정 된소식도겸한다. 훈민정음해례본이 유네스코‘ 세계 기록 유산’에 지정받으면 서 1990년부터문맹퇴치에공이 큰사람으로‘세종대왕문해상’ ‘ KING SE JONG LITERACY PRIZE’상을수여하고있다. 한글의 날이 지정되기에 앞서 10월 5일에 LA 시티 칼리지에 서세종대왕동상제막식이열렸 다. 미국 대학 캠퍼스에 한글을 창 제한세종대왕동상이설치된일 은 최초로 시행된 일이며, 10여 년전부터한국학강좌가개설되 었고현재한국어수강자가천여 명이 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 다. 하지만 한국어가 세계 중심에 서기에는아직갈길은첩첩산중 이다. 가까운 아시아권 언어인 중국 어나일본어보다아직위상이미 치지못하고있는실정으로고교 교육과정중AP 클래스포함여 부가미비한상태이다. 중국어나 일본어는 아미 2003 년도에 AP과목에 포함되었지만 우리한국어는계속좌절을겪고 있다. AP과목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는 동기부여와 국가적 대책 마련이미미한수준일뿐아니라 한국어 교과목 확대에도 추진력 부족이여실하다. 현지 한인사회 역량만으로는 한계점을 거듭 실감하고 있기에 자국 정부 전략과 체계적지원이 극히절실하고간절한기점임을 널리알리고싶다. 이민자의 부모님들은 이미 한 국학교를통해한글과한국어를 습득할 기회를 제공하면서 가정 에서는한국말을잊지않도록일 기를 쓰게 하고 가족 대화도 한 국말로소통하려고노력하고있 는모습들이얼마나귀하고아름 다운지가슴이뭉클해질만큼이 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한국어 교 육이 한민족 정체성을 지켜내는 덕목으로 삼아왔는데 이즈음에 이르러서는 고국의 국제적 위상 에따라글로벌시대를살아가야 할우리후손들이영어와한국어 를구사하는데따른스펙으로작 용하게되는세상으로변하고있 다. 한글 가치가 갈수록 상승 일로 치닫고 있기에 우리말 한국어를 잘하면사회진출에도그만큼유 리한보탬을얻을수있는필요성 이점점확대되고있다. 재외 한인으로 살아오면서 모 국어로 써왔던 고운말들을 고스 란히 간직하면서 살아가고 싶은 데그지정이점점엷어져가고있 다. 안타까운 것은 모국에서 사용 하고있는말들이변질되고있음 을그냥지켜보고만있어야할것 인지 철저한 연민과 안타까움이 인다. 굳이 이유 없는 필요성에 의해 억지스레 만들어진 신조어 사용 을되레자랑스럽다는듯거들먹 대며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가끔은 TV 마저 꺼버릴 때도 있 다. 이방에버려져모국과격세지감 착각이일만큼뒤쳐진기분이들 때도 있다. 근본 없는 불순물이 마구잡이로 섞여버린 야릇한 말 들이난무하고있다. 무차별적인 가치관 난립으로 한 순간에 허물어져가는 우리 말을 속수무책으로 방관한다면 자국민의 정신세계에 까지 막대 한 영향이 미친다는 것을 체감 으로 자숙하지 못하고 있는 걸 까. 세종대왕의 한글 창제 근본 정신과는 무관한 기본 바탕이 소실되어 버린 조악한 말들이 난무하고아름답고순수해야할 언어 환경이 무참히 짓밟히고 있음을 한국 정부는 무심코 보 고만있는걸까. 허물어지는것은한순간이지만 바로세우는데는몇배의시간과 노력이필요한것인데. 고위 공직자나 정치인, 심지어 는 국회의원들 사이에서도 국적 불명의 외래어와 범벅시켜버린 무차별 신조어를 아무런 거름망 없이솔선수범하듯언론을부추 기고 있는 실정이다. 심각한 줄 을 깨닫지 못하는 것이 더욱이 심각하다. 한글이 추하게 망가지는 소리 가이방인으로살아가는이국에 까지요란하게전해지고있다. 수많은 한글학자들이 일제 강 점기를 겪어오면서도 우리말을 보존하고 지켜내기에 헌신해 오 신이유는말이란단순히생각과 의사를소통하는데에그치는것 이아니라겨레의얼과넋이고스 란히 배어 있는 정신의 열매이기 때문이다. 망가진 언어를 사용하면 민족 정신이 허물어지는 일들을 역사 가익히역설해주고있다. 많은이민자가정에서자녀들에 게 한글을 잊지 않도록 한글 교 육에힘쓰신분들께서는민족자 긍심으로 우리말을 간직해 오며 보호해 오신 역할을 해오셨다고 믿는다. 우리말 보존을 위해 한글 위상 을지켜내시려여러모로견지하 며 옹호해오신 우리말 문화재나 다름없으신한글지킴이모든분 들께힘찬박수갈채를보내드립 니다. 세계 속에서 우리 한글 위 상의빛남이얼마나장하고뿌듯 한지요. 우리 한글이 세계 구석구석으 로 빠르게 안착되어 자랑스러운 한글의 빛남이 대대손손 이어지 는일에함께마음이모아지기를 소망드리게된다. 한글위상 정말 속 쓰린 ‘은메달’ 각종스포츠제전에서1등에게 는금메달, 2등에게는은메달, 그 리고 3등에겐 동메달이 수여된 다. 성적에 대한 만족감이 순위에 서나오는것이라면가장행복한 선수는금메달을목에건선수이 고 동메달을 딴 선수는 그런 만 족감이은메달선수에못미쳐야 한다. 하지만 연구들에 따르면 의외로 동 메달리스트가 은 메달리스트보다 더큰기쁨을느끼 는 경우가 많은 것 으로나타난다. 관련연구들가운 데 가장 널리 알려 진 것은 아이오와 대학의연구이다. 아이오와대연구 팀은2000년시드니올림픽에서 부터2016년리우데자네이루올 림픽까지 5번의하계올림픽에서 시상대에오른 67개국 413명선 수의시상식사진을표정분석소 프트웨어로분석했다. 그 결과 동메달 선수가 은메달 선수보다 더 큰 기쁨을 느끼는 것으로나타났다. 은메달리스트 의순위가더높으니까더기뻐해 야 할 것 같지만 연구 결과는 달 랐다. 물론 가장 행복해 하는 건 금메달리스트들이다. 왜직관에반하는이런현상이 일어나는것일까. 심리학자들은 이런 역설적 상 황이‘기대치’로 인해 발생한다 고설명한다. 은메달수상자들의경우주로‘ 상향식 사후 가정 사고’를 갖는 경우가많다는것이다. 이것은‘~했으면더좋았을텐 데’라는 식으로 더 나은 결과를 가정하는사고법이다. 상향식사 후 가정 사고는 실망과 같은 부 정적감정을동반하는경우가많 다. 반면동메달수상자는‘하향식 사후 가정 사고’를 가지는 경우 가많다.‘~라면큰일날뻔했다’ 고생각하는것으로, 더나쁜결 과를가정하는사고법이다. 상향식과는 반대로 안도, 기쁨 과 같은 긍정적 감정을 동반한 다. 아이오와대학 연구팀은 선수 들의 비교 잣대가 다른 것도 이 런현상의원인일수있다고분석 했다. 은메달 선수는 금메달 선수와 비교해생각하는경향이있으며 그렇기때문에“내가좀더잘했 으면 금메달을 땄을 텐데”라고 생각한다는것이다. 특히은메달 리스트의 행복감이 가장 크게 떨어지는 경우는“1위를 당연한 것으로 여기다 2위로 내려앉았 을경우나1∼2위의실력차가거 의종이한장차이일때”라고연 구진을설명했다. 지난2020도쿄올림픽여자기 계체조 단체전에서 은메달을 획 득한 미국 대표 팀 의 분위기가 그랬 다. 올림픽 6관왕이 유력하게 점쳐졌던 시몬 바일스의 기 권으로 미국은 러 시아올림픽위원회 (ROC)에 1위를 내 줬다. 미국 팀 분위기는 침울그자체였다. 반면 동메달을 획 득한영국은약100년만에따낸 단체전메달에감격해눈물을보 였다. 15일간의열전을마치고지난 8일 폐막한 항저우 아시안게임 에서도 전혀 행복하지 않았던 비운의은메달리스트들이 있었 다. 3,000m계주에서막판역전을 당해금메달을놓친롤러스케이 트한국남자대표팀이다. 마지막 바퀴를 돌 때까지만 해 도선두를달리던한국은결승선 바로앞에서대만에역전을허용 했다. 마지막 주자는 결승선을 통과 하기 직전 승리를 예감했는지 허리를 펴고 두 팔을 번쩍 들어 올리며때이른세리머니에나섰 다. 그때뒤에있던대만선수가끝 까지 포기하지 않고 왼발을 쭉 내밀며한국선수보다먼저결승 선을 통과했다. 불과 0.01초 차 이. 우승으로 착각하고 태극기 세 리머니에나섰던한국선수들은 뒤늦게 공식 기록을 확인한 뒤 당혹감을숨기지못했다. 시상대에 오른 한국 선수들은 침울하다 못해 거의 울 것 같은 표정들이었다. 그도그럴것이한선수의순간 적 방심으로 금메달을 놓쳤을 뿐만 아니라 일부 선수의 병역 면제혜택까지날아갔기때문이 다. 승부의 세계에서는 한 치의 방 심도 허용되지 않으며, 끝날 때 까지는끝난것이아니라는것을 롤러스테이크 한국 대표 팀의‘ 속 쓰린 은메달’은 생생히 증언 해주고있다.
Made with FlippingBook
RkJQdWJsaXNoZXIy NjIxMj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