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3년 11월 4일 (토요일) 오피니언 A8 김정자 (시인·수필가) 행복한 아침 크리스토퍼웨이얀트작 케이글 USA 본사특약 내 마음의시 이태원의 절규 (1년 전 오늘) 할로윈이할퀴고간이태원 싱싱한에너지의함성이뭉친호흡으로변하고 119에죽음을알린두청춘도비명소리에갇혀서 멈춘시간속을뚫고하늘로갔다 화살처럼파고드는안타까운찰나 순간,분노는도돌이표되어제프리디버의‘스틸키스’ 장면으로뒤죽박죽떠오르면서열하루가지난오후 이태원을향했다 젊음을삼킨거리는침묵했고상상을초월한좁은골목에 눈길이섬뜩하자울컥,미움이깊어진다 흰국화꽃위에가을빛이힘없이내려앉아울음을다독이고 숨가뿐목탁소리에목메인아우성이묻혀있다 간간이꽃송일갖다놓고기도하는중년들의떨림속에 핏줄을부르는울부짖음이진하게묻어퍼져나가자 4년만에온고국의서울풍경이미치도록서럽다 미안한눈물방울들이형광옷을입은경찰에머물고 늦은흔적을남기기위한보도진들의카메라가 검은나비춤추듯허공을흔들때마다 그날의숨멎음이진액처럼뿌려진다 다시는다시는...다짐을낙인찍으며 우울하게눌렀다스마트폰의셧터를 이태원압사사고 - 2022년10월29일 외국인 26명포함 158명사망(남자 56명, 여자 102명) 단풍이 아름답게 피었습니다 시사만평 총기폭력 비극 한 편에서는… 우리 거는 당신네들을 막기 위해 우리가 돈을 주고 있는 정치인들의 숫자야. 미국내 총기 사망 미국 내에서 라스베가스 다음으 로 결혼식 선호도가 높은 테네시 소재 개틀린버그 경유로 미국내 최고의단풍을감상할수있는그 레이트 스모키 국립공원을 찾아 나섰다. 먼 능선들이며 산자락이 최상의 가을풍경으로 반겨준다. 존재 이유였던 푸름의 산화를 겪 어내며마지막을불태우고떠날줄 아는순복을고하고있는가을정 취의 황홀경을 빚어낸 눈부신 단 풍이라서아름답게피었노라고예 찬하지않을수없음이다. 깜짝추 위가 지나간 흔적이 역력하다. 봄 이면 꽃으로 쏟아지는 꽃비가 좋 아서, 가을이면 낙엽으로 흐드러 지게 쏟아지는 꽃비가 좋아서 해 마다늦은봄에, 늦가을즈음에스 모키산자락을찾곤한다. 장엄한 산세의 위용으로 만날 때마다 숙 연해진다. 룩아웃마다 다붓하고 호젓한 풍광이 색다른 감성으로 다가온다. 남은날의짧음을상기 하라는 메시지가 원색 잎 서리서 리에 맺혀있다. 수북히 쌓인 가랑 잎 까지도 버림의 미학을 전시하 는생태체험미술관같다. 낙화하 듯 쏟어지는 낙엽의 내려놓음과 나목의 비움이 비장의 몸부림으 로보인다. 다음해를기약한다하지만실은 다음 해의 낙엽은 올해의 잎새가 이미 아니라는 석별의 마음이 서 걱거린다. 스모키 산맥 최정상에 서 두손을 입에 모으고‘단풍이 아름답게 피었습니다’라고 외쳐 본다. 계곡이만든충분한진폭과 산세의 흐름 따라 되돌아오는 파 장도 단풍 빛깔 메아리가 되어 돌 아온다. 신기루 단편처럼 산이 깊 어질수록원색의향연이더해가는 것같다. 흙으로돌아갈가랑닢아 우성이 숲을 흔들고 산자락은 축 제에 젖은 듯 존재하는 모든 색감 들을 불러들였다. 겹겹이 흐르는 산세의 능선과 능선, 계곡과 산자 락 마다 저만의 색조에 집중하며 여념없이 원색 축제를 위해 온 산 하를 물들이고 절경의 최정점을 이루어놓았다. 겹겹이쌓인아스 라한 능선은 선과 선으로 이어지 며 가물거리는 지평선 여백이 담 백한 수목화를 연출해 내고 있다. 무한대의 깊음을 묘사해낸 선과 선이 이어지는 붓끝의 예기가 서 려있다. 삶의 지난함이 빚어낸 생 의 조감도가 한겹씩 겹쳐진듯 하 다. 생의 유한성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처연한 체념까지 직시할 수 있는 적절한 겨를을 열어준 것 이다. 방문객들의 발걸음도 이러 함을 지켜보기 위해 찾아나선 걸 음들로보여진다. 온대띠를두르고있는모든변방 도함께물들고있어우주에서바 라보는 지구 별은 단풍으로 채색 된 빛으로 우주 공간에서 으뜸된 아름다운 별로 빛날 것이다. 무리 지듯 쏟아지는 낙엽 춤사위가 웅 장한 심포니 울림에 감응된듯 온 통마음을휘저어놓는다. 낙엽의 마지막을 지켜주는 조문객처럼 찾아든 걸음들의 조화가 어찌보 면동상이몽같다. 낙엽또한해마 다수많은조문객을불러들이는 재주가 있었던 것을. 잎새의 마지 막을 지켜주고픈 마음을 담아 판 타지동화같은빛깔고운낙엽몇 잎을 거두어 들인다. 구비구비 결 고운 산세를 연출 해내려 아름다 운 단풍 꽃으로 머리부터 발끝까 지 깔 맞춤하려는 미묘한 돌발적 의지로 보인다. 꽃으로 피워낸 단 풍이 정서적 피안으로 안내해 준 다. 감성적인 다감한 길잡이에 이 끌리듯지극히현실주의였던인생 들도낭만주의를자처하게된다. 가을이아름다운계절로주목받 는사유는 열풍처럼섬약하고세 심한 센티멘탈로 이끌어 주기 때 문인것같다. 새순으로시작한신 록의 아름다움에서 생명력을 느 끼게해 주었던 아름다움의 소멸 의 공허를 깨달음하게 해주는 모 순의아름다움까지. 가을산은선 별된아름다움을펼치고있다. 계 곡사이로흐르는개울에실려긴 여정을 떠나는 낙엽도 눈에 띄인 다. 세월에 실려 흘러가는 인생의 옆모습으로 언뜻 보인다. 골짜기 마다 단풍이 만개했던 것도 잠시, 바람에 실려 꽃비처럼 쏟아지는 산자락마다 비움과 고독, 쓸쓸함 과 쇠락, 몰락으로 인한 내려놓음 의 정석을 펼쳐내고 있다. 비움과 내려놓음을묵언으로일깨워주고 있는 가을 날이 얼마간 남았을까 싶은데 가을처럼 살고싶은 마음 길이트이고있다. 비워야할것이무엇인지, 내려놓 아야할 것이 무엇인지를 이미 알 아버린 가을 산야의 고해성사가 이리도 아름다울줄이야. 가을 산 은 소멸의 아쉬움 조차도 연민의 도취라 우기며 과잉된 감정 소모 가 아닌 순수로 물들게하는 저력 까지 지니고 있었음을. 극적인 화 려함에서 적막함으로 추락하는 단풍과 낙엽의 최정점이 교차하 는 압축된 생태계 현장을 목격하 면서 한편으론 초토화된 가랑잎 패권이 전쟁으로 몸살을 앓고 있 는 지구촌 모습으로 비견된다. 멋 있게 떠나려는 가을 심중에는 영 혼을 어루만지는 힘의 내재로 하 여 흐뭇하고 흡족한 풍경과의 석 별이 아쉽다. 능선과 능선은 메아 리로 마음을 나누고 낙엽은 낙엽 끼리 낙엽의 언어를 나누는데 머 리에 서리앉은 나이든 아낙은 아 무말도 알아듣지 못한다. 낙엽이 꽃이 되어 거샌 빗줄기처럼 쏟아 져내리는계곡을바라보며‘단풍 이아름답게지고있습니다’하고 외쳐본다. 초록 향연에서 보냈던 호시절을 추억하게 되는 계절 둔 덕에서. 필명:연선(康娟仙) 서울. 1985년 LA 이민. 2017년 애틀랜타 이주 / 2007년(신춘문예) 미주 중앙일보 중앙신인 문학 상‘당선’-시 / 제 3회 해외 풀꽃 시인상 수상- 나태주, 풀꽃문학관/ 문학세계 신인상-수필 / 한 국미래문학신인작품상-시 / 애틀랜타연합장 로교회 부설 행복대학 문예창작반(글여울) 강사 / 글여울신인문학상운영위원장 / 재미시인협회, 미주한국문인협회, 고원기념사업회-이사 / 시 집-텔로미어(꿈꾸는 시앓이) / 공동시집 - 물 건 너에도시인이 있었네, hwashik219@gmail.com 강화식
Made with FlippingBook
RkJQdWJsaXNoZXIy NjIxMj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