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3년 11월 6일 (월요일) D3 기획 2023년11월4일토요일 13 실패연대기 ⋅᎙ & 그가몸에차고있는것이못주머니다. 시노(끝이휜쇠막대기),망치,연필,마카,여러 종류의못, 줄자등을늘몸에지니고있어야 한다.안전모와안전화도필수품이다. 안전화는못같은날카로운물질에찔리지 않도록발을보호한다.안경도자외선이 차단되는것을써야작업에방해가되지 않는다. 안산=최주연기자 면서현장에있어야하나’싶었죠.” - 핟펓뺂뺂핳펞컪묂옪풮픒 섾펂쎉멚 빦푢 . “다행히공사가다끝나기전에그반장이먼 저현장을나갔어요.저는끝까지버텼고요.” - 핂핊핂훊쁢쫂앚픎줢많푢 . “하다 보면힘만으로 되는 게아니라는 걸 터득해요.그런게재미있죠.새로운기술을하 나씩배울 때마다 기쁘고요. 동료들이 ‘오늘 수고했어.네덕분에작업수월하게했다’고인 정해줄때도엄청보람을느끼죠.일로인정받 은 거니까. 그런보람 덕분에계속 출근할 수 있었던것같아요.” - 좆픒튾쁢핊쫂삖밚펂쎉섦많푢 . “힘들어요. 저녁이면늘 ‘힘들다.아, 힘들다’ 하면서집에들어가요. 그래도아침에눈을뜨 면또 나오죠. 이제는 다른일을 하기도어렵 고,내일이됐다는생각이들어요.”  [실패란]  안주하는게곧실패 통계청에따르면, 2014년 15만4,000여명 ( 8.5% ) 이었던건설현장여성노동자는 올해 엔 26만2,000여명 ( 12.5% ) 으로늘어났다. 그 래도아직건설현장 노동자열명중아홉은 남성이다. - 삲읆펺컿멂컲뽆솧핞읊잚빦졂펂썲많푢 . “제가전국건설노조경기중·서부지부 소속 이거든요.여성건설노동자모임을많이해요. 수련회를하거나토론회도열죠. 그들도저와 같은길을걸어왔으니느끼는 공감대가있어 요.여성이드문현장에서일하는소수자로서 연대하게되는마음이있죠. 존재만으로위로 가돼요.” 요즘은일할수있는현장까지줄어고충이 더커졌다.그는 8월부터벌써석달째쉬고있 다.건설경기가나빠진탓이다.게다가윤석열 정부가 건설노조를 ‘건폭 ( 건설 폭력배 ) ’으로 몰아붙이고검경까지수사에나서면서건설사 들이건설노조소속노동자들을꺼리는분위 기도있다. - 핂킪믾읊펂쎉멚쫂뺂몮핖빦푢 . “맨날현장에서몸쓰던사람이쉬려니까오 히려힘들죠.이시기에과연여성들이얼마나 많이살아남을지걱정도돼요.건설노동을그 만두고 다른일을 찾은 사람도 많아요. 그래 도이어려운시기가언젠가는끝날거라고생 각하면서버티고있어요. 새로운기술도배우 고요.” - 핂얾쌚솒킪빶컿쫂삲펺컿핂섢핊픒 믾많펂엲풂많푢 . “건설경기가안좋아지면,여성노동자를더 쓰지않으려고해요.저도오랫동안함께일한 남성노동자들에게일자리좀알아봐 달라고 부탁도 했는데팀장들이꺼리나 보더라고요. 그런걸보면건설현장은아직도남자들세계 구나싶어요.” - 핊킪핟쌚많혿슲짦픟픎펂쌮빦푢 . - 펆헪 쇦삖잚섦많푢 . “3개월쯤 되니까 그런실수가 줄어들기시 작했죠.” - 픚픊옪 ‘ 핊핦삲 ’ 몮핆헣짩픎멚 펆헪핆많푢 . “6개월이지나서예요.일당이5,000원더오 른계기였죠.시멘트바닥에못을박을때는일 반못이아니라 ‘공구리못 ( 콘크리트용못의일 본어투 표현 ) ’을 써야 하거든요. 공구리못 중 제일긴게90㎜짜리예요. 70㎜짜리를박아도 되는데그날은현장에90㎜만있는거예요.그 래서그냥그걸로100개쯤을박았죠.” - 믆뺳좉솒믆잚 짣믾많슲멑맧픎섾 . “게다가 90㎜ 공구리못은 남자들도 힘 들다고 안 박으려고 하죠. 20개 정도 박 을 때까진 별 느 낌 이 없 는데 100개 이 상 박으면 팔 이 끊 어 질 것 처럼 아 프 죠. 그 날 반장이 ‘못 질 잘 하네 ! 일당 올려줄게’ 라는데 정 말 기분이 좋더라고요. 집에 가 서 얼음 찜질 을 하면서도 신 이 났어요.” - 몋엳펞싾않핊샇솒폲읂빦푢 . “ 처 음엔 양 성공 단 가, 6개월지나면 준 기 능 공, 1년 넘 으면팀장이 평 가해서기 능 공 단 가 를 줘 요. 저는 2019년에기 능 공이됐죠. 첫 일 당이15만 원이었는데, 지 금 은 25만 원을 받 아요.” - 믆엊믾쁳뫃핂쇞픒쌚솒 홙팦멮뻲푢 . “부 담 감이있었어요.나도남자들하고 똑 같 이일해야하는데아 무 래도힘은남자를따라 갈 수가 없잖 아요. ‘여자한 테왜 기 능 공을 줬 냐 고 뭐 라고하는사람이있으면어 쩌 지’하는 걱정도 들었죠. 실제 ( 남자들이 ) ‘ 왜 여자들이 우리와 똑 같은 돈 을받느 냐 ’고따지는일이있 으니까요.” - 펺컿뽆솧핞슲핂핳킲핂빦 픦킲 쌚줆펞잜핂슲펂삲몮섦섾푢 . “공사현장이 처 음엔 허허 벌 판 이거든요.아 무 것도 없 어요. 화 장실이지 상 에있긴하지만 멀 고요. 그 러 니까 휴식 이나 식 사 시 간 까지 참 는거죠. 작업하다가언제거기까지다 녀 오 겠 어요. 옛 날엔그나마있는여자 화 장실도남자 들이써서못 갈 때도많았죠.요즘은 ‘ TBM ( 툴 박 스 미 팅 ·작업전모임 ) ’ 시 간 에‘남자가여자 화 장실쓰는것도성 희롱 ’이라고엄청 주 의를 줘 요. 탈 의실도기대하기힘들고요. 요즘엔그 냥 차 안에서 갈 아 입 어요.” - 빮핊몮솚팒맢픒쌚펂쌮쁢힎믾펃 빦켆푢 . “그래도오늘하 루잘 끝났구나. 오늘하 루 잘 해 냈 으니,내일도버 텨 보자.” - 멂컲핳펞솒펺얺핊핂잜픎섾퐪 졷쿦읊빦푢 . “여기 ( 안 산 건설기 능학교 ) 가 형틀목 수기 능 학교 였어요.그 러 니까고르고 말 고할수가 없 었죠. 실제현장에가보니까 도배, 방 수, 타 일, 전기,배 관 같은여 러 일이있더라고요. 타워 ( 크 레 인 ) 기사도현장에서 처 음 봤 어요. 타워 기사 중에도여성이많아요. 그 렇 게 멋 있어보이더 “가 스 기 능 사와보일 러 기 능 사자 격증 요. 첫 직장그만 둔뒤 에 혹 시몰라배 워뒀 죠.거 푸 집 자 격증 도있어요. 형틀목 수를하면서 땄 죠. 혹 시나‘여자라서그런자 격증 도못따는거야’라 는 소리를 들을까 봐. 실제 형틀목 수일을 하 는 데는 별도 움 이안 되거든요. 남자 형틀목 수들도대부분 없 죠.현장에서는 필 요 없 는자 격증 이지만,‘자 격없 다’는소리 듣 기 싫 어서따 뒀 어요.” - 멂컲핳펞컮핟픎킲쿦많칺몮옪핂펂힎믾솒  삖줂 혾킺큲얺풆멑맧팒푢 . “아시바위에올라가서안전 벨 트하나에의 지해서작업도해야하고,아래 쪽 에있는사람 들과 소리를 질러 가면서소통해서일해야 하 니 호흡 도 잘 맞 아야 해요. 아 무 리안전모를 쓰고있어도 머 리에 뭐 가 부 딪 히면엄청아 파 요.몸도여기저기자 주 다 치 고요.집에가서 씻 을때가돼서야 ‘여기에 왜멍 이들었지’,‘ 왜머 리가 띵 하지’하죠. 물 기 먹 은 코팅합판 에미 끄 러져 서구르기도많이 굴렀 고요. 그래도제가 통 뼈 인가봐요.아 프 긴하지만 괜찮 더라고요. 하하.” - 핳펞컪컪얺풂핊픎펔펖빦푢 . “1년전위 암 진 단 을받아서수술을했어요. 다행히 초 기라서 항암치 료는하지않았죠.그 래도 돈 을벌어야하니까오래 쉴 수가 없 었어 요. 한 달있다가 현장에나갔는데아 무 래도 전 처럼 힘을못쓰 겠 더라고요. 당시반장이대 놓 고 다른 사람한 테 저를 두고 욕 설을 하는 걸들었어요.그때‘내가저런소리까지들어가 라고요. 젊 었을때건설일을배 웠 더라면 타워 기사를했을것같아요.지 금 은나이가많아서 할엄두가나지않아요.”  [실패 Ώ ]  ‘저런소리까지들어야하나’ 싶었지만 - 믾묺헪혾뫃핳펞컪 15 뼒핂빦핊횮 . “ 셋 째언니가다니고있었거든요. 고 등학교 졸 업할때,하고싶은일을찾기보다는 무 조건 아버지와 떨 어 져 서지 낼 수있는게우 선 이었어 요.그래서안 산 에있던 필 기구공장에오게됐 죠.15년8개월일했어요.” 그는그 간 거 친 일터마다일한기 간 을 꿰 고 있었다. 다른지 역 으로이전하는 바람에 필 기 구회사를그만 둔뒤 ,반도 체 공장에들어갔지 만 “ 손 이빠르지않다”고 3일만에 잘렸 고, 그 다음엔 휴 대 폰 부 품 회사에들어가내장 메 모 리에 스 티커를 붙이는야 간 작업을 1년 2개월 간 했다. 주간 노동을 하고싶어들어 간 자동 차 부 품 회사에 선 ‘사람대 접 ’을받지못해3년 5개월만에사표를 냈 다. 그 바람에실업 급 여 도 받지못했다. 작업을 하다 손 바닥 뼈 가 골 절 되는 부 상 을 당했는데도 고작 3일쉬게하 고 출근하라고했던회사다. 크고 작은 부당 한 대우가 쌓 여어느 날 그가 폭 발 했다. 그는 작업팀장에게“우리는사람아니에요 ? 아 무 래 도여기서는 사람이아 닌 가 봐요 ! ”라는 말 을 남기고그만 뒀 다. - 핊믾맒핂봲쇦쁢섾핞멷흫솒핖빦푢 . “엄마한 테 는 처 음부터자세히 말 을하지않 았어요. 뒤늦 게아시고 나서저를 볼 때마다 ‘그만두라’고하 셨 죠.제가그 랬 어요.‘엄마,건 설현장에여성이별로 없 지만내가열 심 히하 다 보면 앞 으로 많이늘어날 거야. 그 간 남자 들이많이했을 뿐 이지,여자가못하는일이아 니야.’엄마가 몇 해전 돌 아가 셨 는데,걱정하 셨 던게마음에많이남아요.” - 믆앦솒힎믖밚힎핦폲몮핖횮 . “ 믿 을건나 밖 에 없 으니까요.” - 핊핂앎멂핞킮펞멚펂썲픦짆핆많푢 . “생계를 유 지하는수 단 이자, 미래를 준비 하 는도구죠.어려서부터엄마가‘ 먹 고살수있는 직업만있으면 혼 자서도충분히살수있는세 상 이니 꼭누 구 ( 배우자 ) 를찾아서의지할생각 을하지않아도 될 것같다’고하 셨 거든요. 그 래서 꾸준 히일해왔죠. 자연 스럽 게 결혼 할생 각도하지않았고요.” - 믆맒폶킲픦몋펞찒 쫲픒쌚 , ‘ 킲 ’ 앎삶펂읊밎팮쿧잚픦펆펂옪 헣픦쫆삲졂줦밚푢 . “저어제도실패했어요 ! 분야별건설노동자 를대 상 으로한기 능 대회가있었거든요. 형틀 목 수는 오각기 둥 만드는 게과제였는데 4시 간 안에 완 성해야해요.제가정 말잘 만들었거 든요 ! 그런데시 간 이부 족 했어요. 10분 만있 었어도 완 성했을 텐 데,1 등 은몰라도 2 등 은했 을것같은데 !너무 아까 워 요.어 쨌 든, 실패 란 하나만생각하는게실패아 닌 가싶어요.제가 첫 직장에서15년 8개월일했다고 했 잖 아요. 너무 안 주 했다는생각이들어요. 그때새로운 일들에도전했다면지 금 의나는다른 삶 을살 고있을것같거든요. 용 접 일을한다거나, 타 워 크 레 인기사가 된 다거나. 아예 형틀목 수를 그때했을지도모르고요.” - 믆몋펞컪펉픎 ‘ 캄픦솒 ’ 쁢줢많푢 . “제가 매 일아침저한 테 하는 말 이있어요. ( 두 팔 을 교차 해자 신 을토닥거리 며 ) ‘ 애숙 아, 훌륭 하게 잘 버텼어. 오늘도 힘내보자 ! ’ 요즘 은거기에다 ‘ 곧 좋은 날이올거야 ! ’까지더해 요. 원래는 ‘ 애숙 아, 오늘도 파 이 팅! ’이라고했 는데, 형틀목 수를 하면서는일이힘들어서그 런지 스스 로 쓰다 듬 어 주 게되더라고요. 나를 위로하고 응 원할사람이나 밖 에더있나요.” 그덕분에여기까지 온 거다.인터 뷰 를하면 서그에게그 간 있었던고 비 를여 러번물 었다. 그런데그는 “힘든일은 잘 기 억 이나지않는 다”고했다. “생각을안 하려고해요. 아마 힘 든일이엄청많았을거예요. 욕먹 은일도수 없 겠 죠. 그런데 잘 생각이안 나요. 기 억 하고싶 지않아서 잊 으려고 많이노력했어요. 마음에 두면내일아침내가일어나지못할것같았거 든요.” 일이 주 는고 난 은 잊 고 스스 로를위안하기. 그가 매 일 새마음으로 건설 현장 바닥에두 발 을내 디딜 수있었던힘이다.한 번 그의 주 문 을따라해 볼 일이다.내두 손 으로나를토닥 이면서. 안산=김지은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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