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3년 11월 13일 (월요일) D4 신은별의 별의별 유럽 덥거나추웠을뿐이다. 또는비가오 거나눈이내린다는정도였다. 과거날 씨는이렇게그냥, 평범하게받아들여 졌다. 하지만이제는 ‘전례없는’ ‘사상 최악의’ 같은수식어가 붙는일이잦아 졌다. 기후위기의시대를살고있다는 점을전세계인류는잘알고있다.그러 나‘당신주변엔어떤위기가닥쳤나’혹 은 ‘위기를대처하기위해당신은 무엇 을해야하나’라고구체적으로묻는다 면주저하는이가많다.교육의부재탓 일가능성이크다. 포르투갈북서부에위치한루사다시 는그래서‘제대로된환경교육’을하겠 다며팔을걷어붙였다. 지역내동식물 연구를 토대로 ‘루사다 맞춤형교육’ 을개발하고, 시관할 37개초·중·고등 학교에환경교육을 정식으로 도입했 다.노인프로그램등주민모두가참여 할수있는수업도별도개설했다.인구 약 4만8,000명의소도시가감당하기에 는수고와부담이커보이지만,시는도 리어“안될게없다”고자신한다.지난 달 8~10일(현지시간) 루사다시(市)를 직접찾아교육내용과운영비결을살 펴봤다. 핆묺 5 잚팖쇦쁢콚솒킪폲폊킺맏 루사다는포르투갈제2의도시인포 르투와 40㎞쯤떨어져있다.지금은포 르투의베드타운으로 기능하며많이 성장한도시가됐으나,10년전만해도 한달에두차례마을공터에서열리는 시장이최대행사였을정도로개발되지 않은곳이었다. 환경오염과 거리가 먼 도시였을 것 같지만 그렇지는않았다. 논밭에서사 용하는 화학물질, 산업단지에서나오 는매연등으로이미오염돼있었다.문 제는 이를 개선해야 한다는 문제의식 이주민들사이에자리잡지않고있었 다는것이다. 누구도제대로가르쳐준 적이없어서다. 더큰 문제는 도시에서 살 날이더많은아이들에게조차 관련 교육이거의이뤄지지않고 있다는 점 이었다. 루사다시잘못은아니었다. 포르투 갈 중앙정부 관할 사안이기때문에시 당국이별도로 수업을 마련할 책임이 없었다. 2013년포르투갈사회당소속 페드로 마차도 시장의당선으로 함께 시정에참여하게된마누엘누네 스 시의 원 은지난달 9 일한국일보인터 뷰 에서 “미래세대인아이들에대한 환경교육 이시 급 했다”고회상했다. 누네 스 의 원 등시관계자들은당장 교육자 료 개발에나 섰 다.역내에사는 동식물전수 조사가 시 작 이었다. 기 존 자 료 를 활 용해도될 텐데 , 왜굳 이자체 자 료 를만들기로한것일 까 .누네 스 의 원 은이유를이렇게설명했다.“‘ 빙 하가 녹 으면 북 극곰 이위 험 해 진 다’고 교육 하면, 가르치는사 람 입장에선 편 하다. 그러나이는 실생활 과 관련이없다. 내 집 마당, 뒷 산에사는동물을알아야내 가 왜 환경을보 호 해야하는지 깨 달을 수있다.” 조사는 2년간 진 행됐다. 시는 동물 210 종 , 식물 370 종 이역내에서식하고 있 음 을 확 인했다. 포르투갈 국 립 공 원 인 ‘페네다 제 레스 ’에서식하는 동식물 종 류와 맞 먹 었다. 백 과사전형 태 로정 리한연구결과자체가교육자 료 로 활 용됐다. 시는자 료 의 활 용도와교육의 효율 성을 높 이기위해학년별·수준별 자 료 를 따 로만들었다. 초등학 생 을위 해선역내동식물이등장인물로나오는 동화를만들고, 상대적으로학업중 요 도가 큰 중·고등학 생 을 위해서는이러 한자 료 를과학등다 른 교과 목 과접 목 해가르치는식이었다. 보다 체계적인교육을 위해시당국 안에 강 사 진 도별도로 갖췄 다.시가직 접고용한환경교육담당직 원 은 총 5 명.이들은직접현장에나가아이들을 가르치기도하지만,일선학교 교사들 에게교육 법 을 전달해학교가 자체적 으로 환경교육을 할 수있도 록 돕 는 다. 누네 스 의 원 은 “환경교육담당조 직을 구비한 곳은 포르투갈뿐아니라 유럽에서도드물다”고 말 했다. 핆뫃펾좉캫줊팒핂슲핂헣읺쫂몮 현장에서도 잘적용되고있을 까 . 10 일한초등학교를 방 문해봤다. 아이들은주위에있는 생 명이무엇인 지정 확히 인지하고있었다. 그래서이 들을보 호 하기위한행동에도적 극 적이 었다. 학교를 둘 러보니교내 언덕 과들 판 에학 생 들이직접 심 었다는 푸릇푸릇 한식물이보였다.물기하나없이 말 라 있는주변식물과는다 른 모 습 이었다. 교사세 우 는“포르투갈의여 름 은기 온 이40도이상으로치 솟 고 가 뭄 이 심 해 식물이 바싹 마르는 데 , 곤충 들로선 먹 이가 사라 진 다는 의미”라며 “이때문 에여 름 에도 마르지않는식물을일부 러 심 어 둔 것”이라고 했다. 나무 곳곳 엔 겨울철 에 먹 이를구하기어 려워 하는 새 를위한 먹 이 통 이달 려 있었다. 고 온 건 조한 기후를 고 려 해시당국이조성 한인공연못에서는 그간 파 악되지않 았 던곤충 이 새 로 발 견 됐는 데 학 생 들 은이를정리해시당국에 따 로보고하 기도했다. 무엇보다아이들은 환경교육을 즐 거 워 했다. ‘지속 가능한 도시’를 주제 로한환경수업이한 창 인교 실 을들 렀 더니루사다 내자연보 호 구역위치, 해 당장소가 생태 계보 호및 주민 건강 에 이로운점등에대한이 론 교육이한 창 이었다.조별로모여장난감 블록레 고 로모형도시를만드는프로그램도 진 행됐다. 학 생 들은 수업에서 배 운 내용 을 바탕 으로 “인공연못을 만들면 좋 겠다”“자동차보다는기차가다니도 록 철 도를 깔 자”등의의 견 을내며도시를 조성했다. 블록 으로 숲 을만들고있 던 마팔다(10)는 “도시에는 공 원 이 꼭필 요 하다”며 웃 었다. 중앙정부가 마련한 정 규 교과 과정 에환경수업을더하는게 쉬 운일은아 니었다.‘ 새 로운것’에대한학교 측 의거 부감이적지않았다. 그러나 반 감은오 래가지않았다. 누네 스 의 원 은 “2년의 조사를거쳐‘이 런생 명이주변에살고 있는 데 모 른 체할수있 느냐 ’고설 득 하 니수 긍 할 수 밖 에없었 던 것 같다”며 “대신 교육 현장의부담 등을 감안해 처 음 부터환경교육을전면도입하는 대신시범사업으로 실 시한 뒤확 대했 다”고설명했다. 201 5 년시범사업으로 시 작 한 환경 수업은지난달 말 기준 37개학교에서 3,382회 진 행됐다.이에참여한학 생 수 는 총6 만7,324명(누적인 원 )에달한다. “ 졶숞많 펺팖졂잞ힿ솒욶줃 ” 학 생 들을 통 해환경교육 효 과를 확 인한시당국은교육대상 확 대에나 섰 다. 201 9 년도입한노인교육프로그램 이대 표 적이다. 시관계자인터 뷰 를 토 대로 고 령층 에주 목 한이유를 정리하 면이렇다. ① 고 령층 은자연을접한경 험 이많기때문에교육 흡 수 율 이 좋 다. ② 직접 농 사를 짓 거나 사업체를 운영 하는 경 우 가 많아 환경에직접적인영 향 을 끼칠 수있다. ③ 가정내지위나역 할을고 려 할때이들에대한교육이자 식, 손 주에게전 파 될가능성이크다. ④ 부수적인 효 과도있다. 은 퇴 이후사회 적교류가 적어지는 고 령층 에게 환경 교육은 사회와 새 로운 관계를 형성할 수있는공간으로 작 용할수있다. 세대를 아 우 르는 프로그램도 마련 했다. 고 령층 이어린이와 한두 시간 씩 만나 자연을 주제로이야기하고 관련 활 동을함께하는식이다. 10일시내 광 장에선 6 , 7세학 생 들이주 워온 나 뭇잎 을지점토위에 올려잎 모 양 을 새 기는 놀 이가 한 창 이었다. 노인대학에다니 는어르신들은아이들에게나 뭇잎 이어 떤 나무에서나 왔 는지살 뜰 하게알 려 주며나 뭇잎 모 양 이지점토에잘 새겨 질 수있도 록 도 왔 다.은 퇴 후이러한 활 동 에정기적으로참여하고있다는조지는 “아이들이‘할아 버 지를 빌렸 다’고 생각 하는것같아기 분 이 좋 다”며“이 런활 동속에서 우 리도많이 배 운다”고했다. 노인교육또한 쉬 운일은아니었다. “이나이에무 슨 교육이 냐 ”라는 생각 을 가 진 사 람 이적지않았다. 루사다시환 경교육 팀 소속페드로 새 는 “직 원 들이 고 령층 을일일이 방 문하며사업을 홍 보하고교육 필요 성을설 득 했다”고 말 했다.이 런 과정을거쳐 9 00명의참여를 이 끌 어 냈 다. 루사다시는 시내중 심 부, 숲 등에별도환경교육장을마련하고 온 가 족 이참여할수있는프로그램도 활 발 히진 행하고있다. 주민들에게적 극 적인 환경 교육을 전개하는 활 동을 인정받아 루사다시 는세계 각 국의지 방 자치단체2, 5 00곳 으로 구성된국제자치단체환경 협 의회 ( ICLEI )로부터 201 9 년 ‘변 혁 적행동 상’도 수상했다. 교육 내용과 방법 을 배우려 는 방 문 객 도 각 국에서 끊 이지 않는다. 이같은성과에도루사다시는 ‘더많 은 사 람 이, 더 좋 은 교육을 받을 수있 어야한다’고 욕심 을 낸 다.기후위기가 삶 을 위 협 하는일이더많아지고있는 만 큼 , 루사다내에서뿐만아니라전세 계에서환경교육이 활 발 히 이뤄지도 록 하는 데 기여하고 싶 다는게시당국의 설명이다. 누네 스 의 원 은이렇게물었 다.“환경보 호 , 몰 라서못하는일은 막 아야하지않을 까요? ” “북극곰은그만$뒷산의동식물을배우자”환경보호머리맞댄아이들 루사다(포르투갈)=글·사진 신은별특파원 포르투 지중해 대서양 리스본 지브롤터 마드리드 포르 투갈 스페인 루사다 포르투갈루사다 환경교육 지역내동^식물 2년전수조사후 백과사전식정리한자료만들어 37개초중고에환경교육도입 노인프로그램등대상확대도 2019년‘변혁적행동상’수상 벤치마킹위해각국서방문도 “환경보호교육더많이받아야” 지난달 10일포르투갈루사다에서환경교육프로그램에참여한아이들이이곳에사는동물들모습을담은엽서를들어보이고있다. 왼쪽작은사진 은포르투갈루사다의마누엘누네스시의원이지난달 9일환경교육장에서자체제작한교육자료를들어보이는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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